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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헬스케어 AI, 자금력 있는 제약사와 생태계 구축 필요"

  • 레드오션·온프레미스·코어 부재…AI 비즈니스 3대 장벽 지적
  • 수가로 수익 경직된 병원보다 제약사 등 산업적 접근 강조
  • "의료 AI도 돈 되는 길 찾아야"…산업‧정부 협력 촉구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박용민 LG AI연구원 팀장은 헬스케어 분야 AI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병원이 아닌 제약사를 겨냥한 사업 전환과 성과 기반의 신사업 모델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18일 열린 KHF2025 K-디지털헬스케어 서밋에서다.

박용민 LG AI연구원 팀장
박 팀장에 따르면 AI 활용이 '돈이 안 된다'라는 지적에 대해 레드오션화된 시장 환경, 온프레미스(on-premise) 중심의 구조적 한계, 본업과 분리된 부가적 도구에 머무르는 AI라는 세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그는 "의료 AI 솔루션 시장이 카메라 앱처럼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을 만큼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졌다"며 "최근 1~2년 사이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오픈소스화되면서 개발 난이도가 낮아지고 수익 창출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들이 안전성 등의 이유로 클라우드 대신 자체 서버에 설치하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에 돌아오는 수익이 극도로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령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차지하는 비용의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하드웨어 구축과 유지보수 인력 등 부대 비용으로 빠져나가 정작 소프트웨어 개발사 몫은 미미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 AI의 본질적 가치 부재 역시 현장에서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어려운 허들로 언급됐다.

현재 많은 의료 AI 업체들이 AI 모델 자체를 상품화하여 판매하지만, 정작 핵심 비즈니스와 분리된 보조 도구로 취급되다 보니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불투명하다는 주장이다.

박 팀장은 "AI 자체가 돈이 되는 것이 아니고, AI를 품고 있는 본질 사업이 돈이 돼야한다"며 "의료 AI가 병원의 핵심 수익과 연결되지 못하면, 구매 결정자로서도 굳이 돈을 낼 이유를 찾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가‧도입 지연’ 의료AI 허들…발상의 전환 촉구

또 박 팀장은 기술 발전이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보험 수가 체계를 예로 들며 의료 AI 기업들의 수익성 부족에는 산업 구조적 장애물도 큰 몫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년 전 기술로 만든 AI나 최신 기술의 AI나 똑같은 돈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혁신적인 AI라도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결국 기술 고도화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 동기도 약해지고, 시장에는 유사한 기술의 난립만 가중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기술이 병원에 도입되는 과정도 AI 솔루션을 병원 전산망(EHR)에 연동하려면 각 진료과 심의와 병원 IT위원회 등 복잡한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야 해 비효율적인 도입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특정 솔루션 도입에 6개월가량 걸린다고 가정하면 해당 기간은 업데이트된 기술이 나올 정도로 긴 시간으로 결국 사용자인 의료진과 공급자인 개발사 모두 도입 효과를 체감하기도 전에 기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업 방향 전환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박 팀장은 예산이 한정된 병원 서비스보다는 자금력이 있는 제약사의 가치 사슬로 들어가야 AI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예컨대 환자의 생활 데이터를 수집하는 건강관리 앱도 임상시험의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수집하는 도구나, 신약 출시 후 환자 모니터링을 위한 컴패니언 앱(companion app)으로 활용하면 제약사 입장에서 가치와 지불 의사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똑같은 기술도 신약 개발 쪽으로 시각만 바꾸면 훨씬 넓은 세계가 있다"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박 팀장은 발표를 마치며 "의료 AI도 돈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조적 한계를 인식한 현실적인 전략 수정과 산업 간 협력을 통해서만 의료 AI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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