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익·규제 강화·재평가 '삼중고'…안연고 연쇄 공급난
- 김진구 기자
- 2026-03-11 0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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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 ‘오플록사신 안연고’ 생산중단…위탁 업체들 공급절벽 도미노
- 저수익 구조 고착화…안연고제 생산라인서는 타 제품 생산도 불가
- 무균제제 GMP 강화로 재투자 기피…28년 동등성 재평가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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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오플록사신 성분 안(眼)연고 제품의 수급 불안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주요 생산업체가 제조라인 재편을 이유로 출하를 멈추면서, 위탁생산을 맡겼던 연쇄적으로 공급 차질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별 기업의 사정을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안연고제의 채산성이 워낙 낮은 상황에서 규제당국의 무균제제 GMP 강화와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 압박이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생산 의지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이러한 공급난이 오플록사신 외에 다른 성분과 제형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일제약 생산 중단 결정 이후 위탁사들도 연쇄 공급난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최근 ‘오페란안연고’의 공급 중단을 안내했다. 이 제품의 위탁생산을 담당하던 삼일제약이 생산을 중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삼일제약은 올해 초 오플록사신 성분 안연고의 생산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삼일제약은 그간 안산1공장에서 자사 제품인 ‘오큐프록스안연고’뿐 아니라 국제약품 ‘오페란안연고’, 대웅바이오 ‘베아오플안연고’, 삼천당제약 ‘오푸스안연고’ 등을 수탁생산하며 국내 물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졌다.
작년 말 삼일제약이 안산공장 생산라인 리뉴얼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기존 안산공장에선 내용고형제·점안제·안연고제를 생산했는데, 이 가운데 수요가 급증하는 점안제 라인을 확장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낮은 안연고제 생산은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그 여파로 위탁사들의 공급 차질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작년 말 이미 ‘베아오플’의 품절을 공지했고, 국제약품에 이어 삼천당제약의 ‘오푸스’ 역시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안과 점안제 설비를 최신 시설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공간 활용 문제와 국내외 점안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생산 업체 한림제약뿐…수입 제품도 공급 불안
삼일제약은 그간 국내 오플록사신 안연고 생산의 절반 이상을 점유해 왔다. 2024년 기준 전체 생산실적 86억원 중 삼일제약이 담당한 규모만 53억원(62%)에 달한다. 삼일제약 오큐프록스 23억원, 대웅바이오 베아오플 18억원, 삼천당제약 오푸스 7억원, 국제약품 오페란 5억원 등이다.

삼일제약의 이탈로 현재 국내에서 오플록사신 성분 안연고를 생산하는 업체는 한림제약 한 곳만 남게 됐다. 한림제약은 용인1공장에서 자사 ‘퀴노비안연고’를 비롯해 일동제약 ‘에펙신안연고’, 제뉴원사이언스 ‘오푸아인안연구’, 옵투스제약 ‘오비드안연고’를 생산 중이다.
수입 제품인 한국산텐의 ‘타리비드안연고’가 대안으로 꼽히지만, 안정적인 공급을 담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품질검사기관 이슈로 장기 품절을 겪었다. 또한 2017년과 2022년에도 공급 지연 혹은 품절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동일성분 점안제가 있지만 안연고와의 쓰임새가 다르다는 점에서, 현장에선 치료 전략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점안액은 눈물에 쉽게 씻겨 내려가지만 안연고는 높은 점도 덕분에 약물과 균의 접촉 시간을 길게 유지해준다”며 “특히 취침 전 안연고 사용이 필수적인 환자들에게는 점안액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설 투자·재평가 비용 '눈덩이'…낮은 채산성에 “차라리 생산 중단”
제약업계에선 유일하게 생산을 지속 중인 한림제약마저 언제든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연고 자체의 낮은 수익성이 오랜 기간 유지된 데다, GMP 규제 강화와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가 지속적인 생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안과전문 제약사 관계자는 “안연고의 경우 기존에도 생산성이 낮았다. 더욱이 점안제와 달리 안연고 생산라인에선 다른 제품의 생산이 어렵다”며 “수요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독자적인 라인을 유지할 경제적 유인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규제당국의 GMP 강화도 생산중단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부터 무균 완제의약품에 대한 GMP 기준을 강화했다. 강화된 기준을 맞추려면 오염 방지를 위해선 대규모 시설 재투자가 필요했다.
특히 안연고 생산라인은 점안제 라인에 비해 노후된 곳이 많아, 단순 보수를 넘어 설비 자체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수십억원에 달해, 관련 업체들이 시설투자 대신 생산 포기라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28년으로 예정된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도 안연고 생산업체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 안연고제를 포함한 1500여개 품목에 대한 동등성 재평가 계획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2026년엔 해열·진통 소염제 등 용액주사제를, 2027년엔 현탁·유화 주사제를, 2028년엔 점안제·안연고제와 기타 주사제를 각각 재평가해야 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당 단가가 낮은 안연고를 계속 판매하기 위해 3억~5억원의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규제 강화와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한 제약사들이 생산 중단을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안연고가 문제로 부상했지만, 다른 무균제제 전반으로 공급 불안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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