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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약국일상으로 이웃과 소통"

  • 한승우
  • 2008-07-07 18:32:24
  • 생활 수필가 신연수 약사(수진약국)

"톡!톡!톡!, 내 언제 저렇게 뛰어보았었지...언제부터인가 나에겐 도둑이 침범하여 하나씩 둘씩...,그 귀하고 귀한...나이를 훔쳐가 버렸답니다. 그 도둑을 잡아 경찰에 신고할수도 없고..., 그냥 이렇게 당하고만 살아가고 있지요"

이는 서울 성북구에서 수진약국을 운영하는 신연수 약사(65)가 약국 앞 횡단보도를 뛰어가는 젊은 아가씨의 걸음걸이를 지켜본 그대로의 느낌을 적은 글귀이다.

서울시약사회 회원들이 애용하는 구약사회 게시판에는 '신연수'라는 이름으로 약국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들이 매일 한 꼭지씩 올라온다.

한 문장 한 문장마다 솔직함과 수줍음이 담뿍 담겨 있어, 신 약사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가 65세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다.

집보다 약국에 나와 있는 것이 더 행복하는 신 약사에게 약국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은 모두 글의 소재가 된다.

허리가 아파 걷기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어르신들부터 약국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환한 미소까지, 신 약사에게는 그 모든 것이 가슴벅찬 글의 소재이다.

신 약사가 하루에 한꼭지씩 글 또는 시를 게시판에 올리게 된 이유는 이웃 약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40여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면서 느껴온, 약사라는 직업의 자부심과 약국이란 공간의 소중함을 동료 약사들과 나누기 싶었다고.

“약사라면 누구나 약국이란 공간을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공간 안에서 제가 바라본 행복의 요소를 동료 약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신 약사는 자신도 처음부터 글쓰는 것이 재밌지는 않았다고 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했던 여동생이 ‘편한 친구에게 이야기 하는 것처럼 글을 써보라‘고 조언했던 것이 신 약사가 용기있게 글을 쓰게된 계기였다.

신 약사는 지난해 ‘65세에 피운 장미’라는 제목의 수필로 약사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일양약품에서 주관한 약사 수필대회에 ‘약사로서의 인생’이란 수필을 출품키도 했다.

"재주가 있어서 매일 쓰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어린아이가 그림일기를 그리듯이 머릿속에 있는 느낌과 형상을 용기있게 한줄 한줄 써 내려가는 갑니다. 동료 약사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을 때마다 힘이 ??습니다."

신 약사에게 작은 바램이 있다면 이웃 약사들과 조금더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신 약사는 "제가 열심히 글을 올리면, 혹자는 '저 약사 정말 할 일 없나보다'라고 생각하는 약사도 있다"면서, "마음을 열지 못하고 각박하게 살아가는 후배들을 보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고 말한다.

"제가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약사가 된 것이랍니다. 같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전국의 약사 동료들과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면서 같이 행복해지는 것이 제 작은 바램이에요. 조금만 용기를 내세요. 아주 많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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