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을 가진 의협
- 박찬하
- 2006-06-26 06: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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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약 처방을 활성화하겠다던 의사협회가 생동품목 검증에 소요되는 자금충당을 위해 외자사들의 모임인 KRPIA(다국적의약산업협회)에 손을 벌렸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의협이 공언한 생동품목 검증사업 자체가 대체조제나 성분명 처방을 가로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심을 사고있는 마당에 국내 제약산업에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지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전진기지와 손을 잡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는 저가약 처방을 활성화해 약제비 절감에 협조하겠다던 약속과도 배치되는 일임은 물론 국내 제약산업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내몰아버릴 수도 있는 '치명적' 거래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한미FTA를 통한 통상압력과 복지부의 포지티브 도입을 반대하며 오리지널 제품의 우월적 대접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KRPIA와의 밀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협이 몰랐을거라 위안하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KRPIA가 취지에 공감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리지널 품목을 취급하는 국내 제약사 일부도 같은 뜻을 비췄다"는 의협 관계자의 말은 이같은 점을 더욱더 반증한다.
이는 의협이 추진하고 있는 생동품목 재검증이 외자사건 국내사건 할 것 없이 '오리지널'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산업 구조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저가약 활성화 정책을 자율실시하겠다던 의협 스스로의 약속과도 배치되는 행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생동결과에 이상이 있는 제네릭의 문제까지 덮고 넘어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밝힐 것은 밝혀야 겠지만 그 밝히는 작업을 위해 꼭 외자사의 힘을, 그것도 이렇게 미묘한 시기에 빌려보겠다고 의협이 나설 수 밖에 없었느냐는 의구심만은 지울 길이 없다.
대체조제를 반대하는 것도 좋고, 성분명 처방을 가로막는 것도 의협이 선택한 정책이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런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독배(毒盃)'라도 서슴지 않고 마시겠다고 덤비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는 점만은 지적해 두고 싶다.
의권(醫權)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국익(國益)은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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