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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계, 무료포털 심평원·KT 전방위 압박

  • 홍대업·최은택
  • 2006-06-27 06:53:00
  • XML Portal 독자행보 가속...국회 통한 법 개정작업 추진

의약단체는 XML Portal 사업이 중단된 데 대해 수차례 공동성명을 통해 ‘사기’, ‘배신’ 등의 감정섞인 어휘를 빌어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KT의 문제제기와 심평원의 갑자스런 사업중단 통보가 지난 1년간 추진해온 XML Portal 사업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XML Portal이 현재 KT의 망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최고 84%까지 이용료가 절감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약계, 심평원-KT 계약 무효소송 제기 준비

의약단체는 심평원과 KT간 계약을 일종의 커넥션으로 바라보고 있다. WEB EDI 시스템의 활용도가 VAN EDI만큼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다 이들의 계약을 통해 실익을 챙기고 있는 쪽은 바로 심평원과 KT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평원은 이 계약을 통해 자체예산으로 부담해오던 100억원 이상의 입력비용을 털어냈고, KT는 지난 2002년도부터 흑자경영으로 돌아서는 등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의약단체는 적어도 심평원이 EDI 청구방식의 확대로 비용이 절감된 만큼 이용수수료의 전액 또는 50% 이상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점이 감안되지 않고 VAN EDI 계약 만료 이후 심평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KT와의 재계약을 종용하거나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심평원과 KT를 상대로 한 계약무효 가처분신청을 내거나 손배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의협 김성오 대변인은 최근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의약단체 몰래 KT와 장기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 대응방침을 천명했다.

의사협회 김성오 대변인.

약사회 장동원 정보통신이사 역시 “과거 청구건당 50원의 비용이 소용됐고, 이를 심평원에서 부담했었다”면서 “그러나 EDI로 전환되면서 그 비용이 의약계로 전가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약계, 복지부·심평원 전방위 압박...국회 차원 법개정도 요청

의약단체는 XML Portal 사업과 관련 복지부와 심평원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사업중단의 원죄가 심평원에 있고, 이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복지부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요구 내용이 수용될 때가지 의약계가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산하 ‘e-Health 전문위원회’에 불참하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평원에 대해서 국회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등 XML Portal 사업과 WEB EDI 장기계약 문제, VAN EDI 계약 만료(올해 10월31일) 이후 문제를 놓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의약계가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XML Portal의 법제화와 XML EDI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

XML Portal 법제화를 위해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안(제3조의 2항)에 종이나 디스켓, EDI 이외의 인터넷, 포털, 직결망 등 모든 형태의 청구수단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약단체 정보이사 공동 명의로 복지부에 긴급 개정 건의를 하는 방안을 숙의하고 있다. 다만, KT측에서는 복지부나 심평원이 법 개정작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계약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벼르고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과 17대 국회 후반기에 보건복지위원회에 입성한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을 통해 법 개정을 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의약계, 실사구시 입장 견지...최종 목표는 사용료 대폭 인하

의약계는 심평원과 KT간 계약위반에 해당하는 부분이 XML Portal에 국한된다고 판단, 이와 무관한 XML EDI를 신규 구축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실제로 의약계는 최근 잇따라 회의를 갖고 VAN EDI에 대한 사업자를 공개입찰하되, XML Portal은 심평원 참여여부와 무관하게 독자 추진을 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심평원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요양기관의 법적 대표단체인 의약단체가 직접 건강보험청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단 의약계는 VAN EDI 계약이 만료되는 10월말까지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의약 5단체의 적극적인 의지표명은 물론 심평원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논란의 불씨를 제거하기 위해 XML EDI 시스템 구축이 심평원과 KT간 계약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법적 자문도 구할 방침이다.

특히 KT의 WEB EDI와 상호 경쟁을 유도, ‘가격인하’라는 실리를 챙기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의약단체는 ‘울며 겨자먹기(?)’로 VAN EDI를 KT와 재계약하는 복안도 검토하고 있다. XML Portal로 갈 경우 최고 84%의 가격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적어도 50∼70%의 가격인하가 전제된다면 재개약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가격을 대폭 낮출 경우 KT의 재계약 가능성이 적고, 공개입찰을 하더라도 막상 사업자로 선뜻 나설 업체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고민이다.

결국 의약계의 속내는 궁극적으로 요양기관이 저렴한 가격으로 EDI 청구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어 실제로 법 개정이나 법적 분쟁까지 비화될지는 미지수다.

심평원, 해법찾기 '전전긍긍'...복지부도 뾰족수 없어

XML Portal 사업중단의 핵심에는 심평원이 있고, 그 뒤에는 복지부가 있다. 의약계가 심평원과 KT간 계약의 부적절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도 뾰족수를 내놓고 있지 못하다.

복지부는 계약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체결됐고, XML Portal 사업을 추진하면서 계약서 내용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심평원이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XML Portal 사업과 관련 6억원의 예산을 승인한 책임이 복지부에 있는 탓이다.

지난해 9월 심평원이 주최한 '진료비전자청구 발전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 건보재정 투입까지 운운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원죄 때문이다.

사업중단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전될 경우 복지부도 의약계나 국회 등지에서 겨누는 창끝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심평원의 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파헤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2000년 계약 체결 당시 실무자가 근무하는 부산지원까지 감사를 진행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만큼 복지부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심평원은 의약계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WEB EDI의 장기계약 체결과 이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의약계에 어떤 선물을 줄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명확한 해법은 없다. XML Portal 사업을 추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WEB EDI로 전환하라고 요양기관을 설득할 수도 없다.

다만, KT와의 대승적 협상을 통해 이용료 가격을 대폭 인하한다면 실마리는 오히려 쉽게 풀릴 수 있다. VAN EDI 계약 만료 이후 재계약 과정에서 KT와의 독점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이용료 인하(30% 이상)를 전제조건으로 내건다면 말이다.

이도 아니면 심평원이 EDI 확산으로 인한 열매를 따먹은 만큼 이용료를 일정정도 부담함으로써 의약계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물론 심평원도 이번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할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의약계 일각에서는 삼성SDS와의 소송문제와 연계시키는 등 일전을 다지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도 무료포털 사태 예의주시...국정감사 집중 추궁 예상

의약계의 쟁점으로 떠오른 XML Portal 사태에 대해 국회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27일 심평원의 부적절한 계약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데 이어 17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마친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평원과 KT간 잘못된 계약으로 지난 2000년부터 의·약사가 무려 830억원이란 비용을 부담케 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
당초 심평원에서 부담해온 비용을 EDI 청구시스템의 전환으로 의·약사들의 주머니에서 이용료가 슬그머니 빠져나가게 됐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밖에도 ▲심평원이 2회에 걸쳐 KT와 장기계약을 체결한 특혜의혹 ▲XML Portal 연구용역비 9,500만원 낭비 ▲복지부의 무료포털 사업 중단 '압력설' ▲심평원의 예산승인 요청 및 복지부의 승인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심평원을 관리하고 있는 복지부의 적극적인 해명과 최근 실시된 심평원의 감사결과를 가감없이 공개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과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 역시 의·약사 출신인 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심평원이 고객인 의약사를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였다는 시각이다.

여야 의원들이 공히 이번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9월 정기국회에서도 쉽게 비껴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특히 안 의원과 장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의 건강보험법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약단체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의약단체의 최종 목표는 EDI 사용료의 대폭 인하인 만큼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KT와 심평원의 적극적인 협상태도가 의약계의 최종 행보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심평원과 KT의 장기계약 의혹이나 이를 둘러싼 갖가지 루머까지 일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평원과 이를 감독하는 복지부는 최근 실시된 감사결과를 먼저 공개하고, 의혹을 털어낸 뒤 의약계와 무릎을 맞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체결 당시 실무자로 참여했다가 지금은 고인이 된 실무자들까지 무덤에서 불러내야 할 일이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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