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수가제 전면 폐지하라
- 데일리팜
- 2006-06-15 0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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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가 대한약사회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공휴일에 약국 문을 열고 근무를 하면 조제건수가 없어도 차등수가 산정을 위한 조제일수로 가산한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잘한 일이다. 어차피 공휴일에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쉬기 때문에 처방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약국은 일반 매약을 찾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당번약국을 지정하면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이다.
약국의 공휴일 매출은 처방은 커녕 매약의 경우도 평일에 훨씬 못 미친다. 거기다 차등수가 날수를 적용받지 못한다면 공휴일에 약국 문을 여는 것은 곤욕스러운 일일 게다. 우리는 지난해 정부가 차등수가 산정을 위한 조제일수를 ‘개문' 기준이 아니라 ’실제 조제한 날‘ 기준으로 바꿀 때 사실상 사후관리가 불가능한 조치라고 보고 제도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었다. 이런 우려는 맞아들었고, 그런 점에서 복지부가 뒤늦게나마 원상태로 되돌린 것은 잘한 처사다.
물론 일부 약국에서는 여전히 있지도 않은 이른바 유령약사를 이용해 허위청구를 하는 일이 없지 않다. 또한 근무약사 수를 부풀려 차등수가 적용 건수를 늘리는 약국이 간간히 적발되기도 한다. 실제 조제한 날은 그래서 중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문전약국 조차 공휴일에는 처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차등수가제가 과연 필요한지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차등수가제는 지난 2001년 정부가 보험안정화 대책으로 내놓은 제도다. 1일 환자 75명 내지 75건에 대해서만 100%의 수가를 인정하고 그 이상 환자가 증가하면 수가를 일정비율로 차감하는 제도다. 차등수가는 보험재정 절감에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의사나 약사가 하루에 진료하거나 조제하는 환자를 적정선에서 통제하는 조치였기에 환자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되는 제도였다.
하지만 75명 내지 75건이라는 숫자는 의료기관과 약국의 개별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이고 반시장적인 숫자다. 요양기관이나 의·약사에 따라 그리고 환자상태 등에 따라 적정 환자나 적정 조제건수는 모두 달라진다. 1일 80건의 조제를 하는 약사가 1일 75건을 조제하는 약사 보다 환자 서비스가 나쁘다고 단정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 1일 50건의 조제를 하는 약사가 되레 75건 이상을 하는 약사 보다 복약지도 등 환자 서비스를 못할 개연성 또한 있다.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삭감을 하는 것은 보험재정은 아낄지 모르나 환자 서비스 향상은 일률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차등수가 적용 건수를 늘리기 위한 변칙들이 난무하게 만들었다.
차등수가는 보험재정 절감용이라기보다는 환자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렇다면 환자를 적게 보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대해서는 역차등수가를 함께 도입하는 것이 또한 옳지 않은가. 가령 조제수가를 75~60건 110%, 50건~30건 130%, 30~10건 200% 하는 식이다.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본래 처방이 없는 약국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역차등수가를 적용하기 애매한 측면과 같이 차등수가제 또한 기대되는 효과 보다는 역시 무리수가 많은 제도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차등수가제는 전면 폐지해야 옳다. 환자와 요양기관 사이에는 일종의 시장적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무시하는 것은 의료기관이나 약국들에게 변칙청구나 허위청구의 유혹을 부르게 할 뿐이다. 실제로 그런 변칙·허위청구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정부는 전수조사는 커녕 부분조사 조차 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등수가제를 시행할 당시의 보험재정은 천문학적인 적자로 정부가 온통 비상상황이었다. 당시에는 단 한 푼이라도 재정을 절감하는 비상대책이 필요했기에 차등수가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다. 환자 서비스의 질 향상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삭감기준으로만 활용되는 차등수가제는 의·약사들로 하여금 환자 서비스 향상에 대한 의욕을 꺾게 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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