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잘못 짚은 GMP 등급공개
- 박찬하
- 2006-03-01 07: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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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P 차등평가 결과를 선택적으로 공개한 식약청의 결정은 아이러니에 가깝다. 최고·최하 등급 명단만을 공개한 식약청의 처사가 얼핏 제약업체의 사정을 배려한 행정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더 많은 업체들을 곤혼스런 상황에 빠뜨린 꼴이 되고 말았다.
명단공개를 원하지 않았던 제약업체들마저 "차라리 다 공개하는게 낫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면 식약청의 행정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국내 GMP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차등평가 취지에 반대할 사람이야 없겠지만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퇴출시킨다는 엄정한 잣대가 발표된 만큼 굳이 명단을 공개했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시장퇴출이란 카드만으로도 충분히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었다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식약청이 선택한 명단공개가 소비자에게 하위등급을 받은 업체 의약품은 불량약이라는 과장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GMP 전문가들조차 "차등평가 결과가 공개됨으로써 GMP 지식이 없는 일반 소비자들은 이를 의약품 품질 자체로 여길 공산이 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총 5개 등급 중 최상·최하 등급만을 선별적으로 공개함으로써 공개되지 않은 제약사들이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에 시달렸다는 점도 분명한 실책이다.
평가대상이 아니었던 유수 제약사들은 또 "우리는 평가대상 자체가 아니었다"는 점을 홍보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식약청이 비공개 입장을 깨고 명단공개로 정책방향을 선회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정책결정의 장단을 세심히 살피는 지혜가 부족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절름발이' 명단공개가 불러온 정책불신을 또 한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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