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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폐지될 100/100의 교훈

  • 데일리팜
  • 2005-11-24 06:30:43

보험도 아닌데 보험으로 통제받는 절름발이 급여제도인 100/100 전액본인부담금제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단계적 축소를 거쳐 결국 전면 폐지로 확정됐다. 환자에게는 급여혜택이 전혀 없으면서 의료기관에게는 강제적으로 손실을 감수케 했고 약국에게도 혼란을 부추겼던 100/100은 제도의 시행취지였던 보험재정절감 기대효과에도 부응하지 못했다. 100/100을 폐지키로 한 것은 그래서 잘한 일이다.

100/100은 지난해 연말 무통분만 시술의 대규모 환불요구 사태와 의료계의 시술중단 선언 등으로 첨예한 논란이 돼 결국 폐지수순을 밟았다. 100/100은 그 전에도 환자에게는 급여같은 비급여 범주에 있으면서 의료수가가 통제되는 모순된 제도였다는 점에서 많은 혼란을 일으켜 왔고 숱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에 우리도 수차례에 걸쳐 전면 폐지를 억척스럽게 주장해 왔다. 정부가 그럼에도 100/100을 유지시켜 온 것은 건보재정을 최대한 절감하려 한데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보험재정이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면서 100/100은 재정절감을 위한 또 하나의 기대되는 제도였다. 그러나 100/100을 통한 보험재정 절감은 그 효과가 미미했고 실제로 절감액수가 얼마인지 조차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힘든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정부는 재정파탄 이후 고가약과 고가의 치료재료 등에 대해 일정 급여기준을 벗어나면 100% 환자급여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환자부담만 늘리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은 적자라는 항변 속에 급여(수가) 이상으로 받는 천차만별의 본인부담금을 만들어 내 문제를 더 꼬이게 했을 뿐이다. 100/100은 그렇게 문제가 많은 제도였다.

100/100은 근본적으로 보면 급여확대와 보장성 강화라는 보험의 본래 취지와도 애초부터 맞지 않았다. 민간보험으로 보면 보험자인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가급적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행태와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100/100 항목인지 자체를 몰라 불법인지 조차 모르고 본인부담금을 청구하는 요양기관도 적지 않았으니 제도와 현실이 따로 노는 형국이었다.

환자와 의료기관간에 다툼의 소지만 제공한 것이 결국 100/100 제도였다. 더구나 건보재정이 흑자로 돌아선 마당에 100/100은 재정절감용이라는 명분을 들고 제도를 존속시킬 필요가 없었다. 무통분만 사태는 100/100이 유명무실한 제도였음을 드러낸 일단의 사건이었기에 일면 다행이었다고 할까. 곪다 못해 터진 것이 무통분만 사태였고 그것이 터진 뒤에야 폐지수순을 밟은 것이 뒤늦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100/100의 경험을 살려 건강보험의 효율적 운영에 보다 만전을 기해야 한다. 보험은 상호부조의 성격이다. 재정이 바닥나도록 운영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재정을 무턱대고 쌓아놓는다는 것은 혈세인 보험료를 혈세답게 사용하지 못해 상호부조의 성격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재정을 급여와 보장범위 확대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정책의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물론 정부는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단계적 계획을 이미 실천에 옮기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급여보장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급여보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정에 문제가 닥칠 경우 병행될 재정억제책이 또다시 100/100과 같은 무리수가 많은 제도를 패로 꺼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100/100은 정부를 위해 필요했을지는 몰라도 환자나 의료공급자에겐 안 그랬다. 재정 관리를 허술하게 한 책임이 고스란히 환자와 의료공급자에게 돌아 온 것을 자성하지 못한다면 100/100과 같은 미봉책은 재연될 수 있음을 반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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