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5-21 20:11:51 기준
  • #총회
  • 혁신형
  • 약국 안내 서비스
  • 창고형약국
  • 약가
  • 무균 재평가
  • 이음메디컬
  • 의약품 공장 인수
  • 약가인하
  • 충당부채
팜스타트

미심쩍은 의약품 유통개혁

  • 데일리팜
  • 2005-08-25 15:53:16

의약품유통의 메가톤급 혁신이 예상되는 ‘의약품종합정보센터’가 빠르면 내년 3월 가동될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변화가 의약계 전반에 몰아닥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거래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의약품종합정보센터의 설립은 응당 추진돼야 할 숙제였기에 일단 기대가 앞선다.

모든 의약품 거래내역을 낱낱이 드러내자는 것이 정보센터 설립의 명분이고 그것이 의약품 유통개혁의 시발이다. 유통경로와 가격 등이 드러나면 각종 뒷거래와 백마진 등으로 얼룩진 의약품 유통 부조리를 일거에 걷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래서 다른 산업에 비해 부조리가 심한 의약품 유통시스템은 그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의약품정보센터의 설립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에 준비가 철저하지 않으면 시행착오가 많을 것임은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행착오와 부작용이 극심하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점검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는 철저한 준비작업이 우선이다.

의약품종합정보센터(유통정보센터)는 일찍이 물류조합과 함께 추진된 과제였으나 수백억원의 예산만 날린 채 중도하차 했었다. 그때의 일을 반추하고 실패를 다시 하지 않으려면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주도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실패의 근원적 원인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목표를 한꺼번에 갑작스럽게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운영기획단이 잡은 기본계획과 로드맵을 보면 너무 조급한 느낌이다. 설립일정을 보면 10월까지는 정보화계획(ISP)을 추진하고 12월부터는 시범 가동해 내년 2월까지는 종합정보센터시스템 개발을 마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행까지 7개월여 남짓 남았을 뿐이다.

정보센터가 제대로 연착륙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시스템 개발이 아니라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들이 수용할 있는 여건과 환경 조성이다. 정보센터를 운영하는데 따른 영향을 적극 홍보해 수용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임에도 지금은 시스템 개발에만 몰두하고 그 개발일정을 시행일정으로 잡고 있다.

정보센터의 설립은 다른 말로 하면 요양기관들의 마진축소이자 세원노출이다. 설사 뒷마진이나 백마진이라고 해도 요양기관들이 받는 실제 타격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진 보다 더 예민한 것은 매입과 매출의 100% 자료노출이다. 설립 기본계획에 따르면 공급가, 구입가, 보험청구가을 낱낱이 파악하는 것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구매전용카드까지 강제화 하면 그야말로 실시간 거래정보까지 노출되기 때문에 의약품 유통에 관한한 공급자나 수급자 모두 발가숭이가 된다.

세원과 마진이 완전히 노출되기를 원하는 요양기관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 말은 정보센터의 설립을 내심 원하고 있지 않는 여론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보센터가 제대로 설립되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요양기관들의 이 같은 밑바닥 정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유통혁명을 기대하려면 시스템 보다 중요한 것이 시범사업이다. 이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야 하고 거기서 파생된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아울러 일정 유예기간을 줘 제약사, 도매상, 요양기관들이 다 같이 환경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수지악화와 세원노출 등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불식시키려면 마진폭을 확대시키는 약가제도의 변화도 검토해야 하고 세제 및 행·재정 지원 등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

누적적자가 극심한 일부 대형병원들을 보면 정보센터 가동시 회전을 앞당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천문학적인 재원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단기 유동성 자금 위기가 닥칠 병원이나 약국이 한두 군데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대책 없이 정보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가혹한 조치다.

의약품 유통 부조리를 제거해 혁신하는 것에 이론을 달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혁신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도록 해야 순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기획단의 발표내용을 보면 그런 고민의 흔적이 없다. 시스템 개발이 모두인 것인 냥 추진일정을 잡고 있는 것은 실패 가능성을 상정하고 추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