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조사 결과 공개 안하나
- 데일리팜
- 2005-07-14 09: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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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보험약 593품목의 약값(상한가)을 평균 2%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인하폭 2%가 그러하고 인하배경이 된 작년 연말의 약가 조사결과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것이 또한 그렇다.
보험약값이 적게 인하되면 될수록 시장이 안정돼 있다는 신호이기에 좋은 현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보험약의 노마진 정책은 의약분업 직전 시행된 국가시책이다. 그 약값의 인하폭이 작다는 것은 보험약 정책이 지난 5년간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기에 반가운 일이다. 일단 긍정적으로 보면 그러하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보험약 유통이 정부의 인하가격 그 이하로 유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시 말해 정부의 약값인하가 면피용 내지 면죄부를 주는 일이 된다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약 덤핑이 더 심해지는 결과를 가져와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종국에는 불법 제살깎기 경쟁을 가중시키게 된다.
보험약에 통상적으로 5~10%의 유통마진이 붙어다닌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거기에 국공립병원 입찰에서는 10~20%의 덤핑이 흔한 일이 됐고 심지어 40~60% 덤핑도 간간히 있어 왔다. 정부의 약가 인하폭이 시장과 괴리 폭이 커 신뢰성이 안 간다는 뜻이다.
만약 적절한 약가인하가 아니라면 제약사나 도매상들을 제살깎기 덤핑경쟁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하는 일이다. 그것도 불법으로 말이다. 그리고 제약사들은 언제든 약가인하를 당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덤핑품목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상응하는 만큼의 약가를 인하시켜야 한다. 그것이 덤핑경쟁에서 허우적대는 대다수 업체들을 구제하는 일이고 멀게 봐서는 시장을 바로잡는 길이다.
그래서 과연 정부가 보험약가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부터가 궁금하다. 이번 인하품목은 지난해 9월6일부터 11월6일과 11월22일부터 12월17일까지 두 차례의 약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무려 4개월간이나 조사가 이뤄졌기에 조사가 정확하게 됐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아무리 가중평균으로 했다고 해도 인하폭을 보면 시장의 실제상황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정부는 약가조사 세부결과를 지금이라도 전면 공개해야 한다. 조사가 어느 지역의 요양기관에서 그리고 몇 곳이 대상이 됐는지,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는 있는 관련자료 등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는 이 번 뿐만이 아니고 약가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동반돼야 한다.
보험의약품은 정부가 그 가격을 철저히 통제·관리하고 있기에 공공재나 다름이 없다. 제약회사나 도매상들은 반드시 정해진 상한가격으로 공급해야 하고 병·의원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은 구입한 가격대로만 보험청구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덤핑이 발생하고 마진이 있다는 것은 정부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면계약이나 이중계약 등을 통해 상한가격 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하고 보험청구는 상한가격대로 하는 요양기관들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각종 할인·할증으로 실제 공급단가를 낮춰 공급하는 것도 여전하다. 그 폭이 평균 2% 보다는 큰 것이 실제 보험약 시장상황이다. 보험약의 노마진 정책이 이처럼 겉모양만 있는 식이라면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된 게 아닌가.
보험약 시장이 난맥상에 빠져 있는 것을 정부가 모른 체 하거나 아니면 대안이 없다고 해서 눈 감고 있다면 무책임한 처사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생색만 내는 약가관리라면 더 무책임하다. 종국적으로 보험약의 품질까지 담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조사와 사후관리 그리고 과감한 처분이 오히려 업체와 요양기관을 구제한다. 약가조사 세부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그 우선적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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