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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의·약사 처벌 언제는 안했나

  • 데일리팜
  • 2005-02-24 17:36:04

부패방지위원회가 의약품 유통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리베이트에 대해 메스를 꺼내들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약사의 자격정지 기간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한 것이 그것이다. 부방위의 권고를 거부할 수 없는 복지부로써는 당연히 실행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다.

복지부는 처방패턴을 집중 감시해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부방위 못지않은 리베이트 척결의지를 갖고 있던 참이기도 했다. 복지부는 특정 약의 집중처방과 잦은 처방변경 행위를 감시하겠다고 하니 부방위, 복지부, 수사기관의 삼박자 감시시스템이 일산분란할 듯 보인다.

그러나 리베이트는 지금까지의 전례를 봤을 때 단속과 처벌만으로 근절하기 어렵다. 부방위의 강력한 ‘파워’를 뒷배경으로 한 조치이기는 해도 워낙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관행화된 리베이트 문제를 한꺼번에 없애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약사의 자격정지 처분을 강화한다고 해도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리베이트는 본래 판매자가 구매자로부터 받은 재화 또는 용역의 대가중 일부를 다시 구매자에게 지급하는 금전이다. 이런 종류의 리베이트는 할인의 개념이기 때문에 상행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다만 문제의 리베이트는 할인효과 없이 특정개인에게 주는 금전인 경우인데, 이는 특성상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의지에 회의를 갖는 것은 바로 이같은 리베이트의 속성 때문이다. 은밀히 수수되는 리베이트는 처벌수위를 강하게 한다고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 한곳을 막으면 다른 곳이 터지고 다른 곳을 막으면 또 다른 곳이 터지는 ‘두더지 잡기’ 게임과 대동소이하다. 감시와 수사를 강화하고 의·약사의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처벌만으로 안 될 줄을 알면서 처벌만이 능사인 것처럼 시늉을 내면 안된다.

정부는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것이 아니라 줄이려는 실질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 많은 의·약사들을 범법자로 만들었는데도 리베이트가 그대로이거나 더 활개 치는 구조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리베이트를 줄이기 위해서는 채찍 보다 당근이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리베이트는 ‘받는 쪽’만 보고 채찍질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주는 쪽’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보고 당근 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와 심평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제약업체나 의약품도매상에게는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우리는 제안하고 싶다. 또 제약업체에게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인센티브는 '약가'와 '세제'라고 본다.

복지부가 추진하겠다고 한 의약품종합정보센터는 제약사나 도매상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성공의 요체이기 때문에 이를 당근책으로 활용해야 한다. 의약품 유통 전산자료 이외에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제약사의 영업비밀 자료를 완벽히 입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제약사들의 자발적인 유통정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에 대해서는 약가산정과 법인세 등에서 혜택을 주고 더 나아가 일정기간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 봄직 하다. 아울러 기부금 제도를 다양화 하고 그 한도를 높이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의·약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리베이트 근절책은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는 정책이다. 생색내기용 정책은 그만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책은 많은 범법자만 양산할 뿐 리베이트는 더욱 꼭꼭 숨어 그 규모가 오히려 커질 위험성마저 내포하고 있다. 처벌이 만능이라는 생각을 제발 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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