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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승승장구 외자사들 '콧대' 꺽였다

  • 데일리팜
  • 2004-11-04 08:25:39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약물을 보유한 외자제약사들이 의약분업 이후 파죽지세의 질주를 해오다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이다. 초강력 무기로 지칭돼 온 블록버스터 약물이 벌써 생명을 다한 것도 아닌데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상황에 처했으니 해당 외자사들도 답답한 노릇일 게다.

외자사들은 부랴부랴 유통 다원화를 모색 중이다. 쥴릭에 의존한 유통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잘 나가던 외자사들이 쥴릭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것은 가히 혁명적 변화의 기류다.

국내 도매상들은 그동안 외자사들의 ‘배짱영업’에 이끌려 왔다. 상당수 도매상들이 아직도 외자사들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받지 못해 의약품 주문이 밀려도 출하를 못하는 ‘미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중소 도매상들은 외자사들의 횡포에 아우성을 쳐 왔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이들 외자사들의 행동이 자발적으로 바뀌었으니 오리지널도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세파를 겪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유통채널을 쥴릭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은 배짱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아니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그리도 컷던 콧대를 죽이고 자존심까지 버렸다는 얘기도 된다.

외자사들의 입장이 변화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게도 잘 나가던 약물이 대형병원에서 아예 약물코드가 뽑히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예 병원 문턱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존심이고 체면이고 따질 겨를이 없는 것이다. 국내 도매상들은 당연히 의기양양이다.

외자사들은 직거래 도매업체들과의 관계개선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그토록 빡빡하게 굴었던 유통마진도 올려 줄 참이다. 또한 거점도매를 확대할 방침을 세우는 등 국내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우호적인 대책을 내놓기 바쁘다. 대부분의 외자사들이 계속해서 선심성 정책들을 세우느라 급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같은 상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국내 제약사들이 우후죽순으로 개발해 출시한 제네릭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리지널 약물과 대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한 제네릭들이 오리지널의 당당한 위세를 사실상 제압했다.

정부도 물론 한몫 거들었다. 제네릭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한 것에서 부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생동성시험 등이 제네릭 제품들을 ‘품질 보증’ 해줬다. 정부 정책과 민간기업의 노력으로 시장판도가 확 바뀌어 버린 셈이다. 의사들까지 가세해 제네릭을 믿고 처방하면서 무릇 제네릭 전성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우리는 오리지널이든 제네릭이든 선입견 없이 우수의약품이 국민에게 투여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갖고 있다. 다만 품질이 동일하다면 저렴한 약이 시장에 더 많이 유통돼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가 국내 제약사만 옹호하는 국수주의에 매몰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우수하고 저렴한 약물을 공급하는 회사라면 국내사든 외자사든 시장에서 환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국내 제약사들이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일찌감치 현지화 전략을 우선시 해 온 외자제약사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적정가격으로 공급해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외자사들은 한국시장이 어렵다고만 푸념할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횡포에 가까운 유통채널을 유지한 것에 대해 진지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해당약물 시장에서 싹쓸이 하고자 했던 외자사들은 국내 업체들과 상생하고 호흡하는 지혜를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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