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봇 국산화 속도전…정밀제어 특허 경쟁력이 관건
- 황병우 기자
- 2026-06-05 11: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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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 진입 확대에도 한국 특허 출원 비중 4.5%
- 정밀제어 기술, 수술로봇 성능 좌우할 핵심축 부상
- 병원 실증·글로벌 특허 전략 없인 후발 진입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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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내 의료기기 업계에서 수술로봇 시장을 겨냥한 진입 움직임이 늘고 있다. 복강경 수술로봇을 비롯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시경, 혈관중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진입 속도와 별개로 핵심 기술 경쟁력은 아직 주요국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술로봇 경쟁이 단순 로봇 팔이나 수술기구 개발을 넘어 정밀제어, 센싱, 자율제어, 데이터 기반 수술지원 기술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로봇 성장축은 '정밀제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수술로봇의 정밀제어 관련 특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은 2025년 약 92억 달러에서 2034년 약 38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 성장률은 17.2%다.
시장 확대 배경으로는 최소침습수술 수요 증가, 수술 정확도 향상 요구, 영상·센서·제어 시스템 통합 기술 발전이 꼽힌다.
특히 최근 수술로봇은 조작 장비 중심 시스템에서 벗어나 영상, 센서, 인공지능, 제어 알고리즘이 결합된 지능형 플랫폼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수술로봇의 핵심 경쟁력은 정밀제어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정밀제어는 위치·속도 제어, 힘 제어, 떨림 보정, 모션 스케일링 등을 통해 의료진의 조작을 안정적인 수술 동작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수술 정확도와 안전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반 기술로 분류된다.
수술로봇 정밀제어 기술은 크게 센싱 피드백 제어, 상호작용 기반 제어, 내비게이션 자율제어로 구분된다.

특허 흐름에서도 정밀제어의 중요성은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수술로봇 정밀제어 세부기술 특허는 총 409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호작용 기반 제어가 2420건으로 59.1%를 차지했다. 센싱 피드백 제어는 1129건으로 27.6%, 내비게이션 자율제어는 548건으로 13.4%였다.
상호작용 기반 제어가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기술 흐름은 바뀌고 있다. 상호작용 기반 제어의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센싱 피드백 제어와 내비게이션 자율제어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수술로봇이 의료진 조작을 전달하는 장비를 넘어, 수술 상황을 인식하고 보정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특허 출원 비중 4.5%…주요국 중 최저
특허 출원 규모에서는 미국과 중국 중심의 경쟁 구도가 뚜렷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IP5 특허청에 출원된 수술로봇 정밀제어 관련 특허는 총 3481건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특허청 출원 비중이 39.9%로 가장 높았다. 중국은 29.8%, 유럽은 14.0%, 일본은 11.8%였다. 한국은 4.5%로 주요국 중 가장 낮았다.
특허의 질적 경쟁력에서도 한국의 위치는 제한적이었다. 최근 10년간 공개된 3481건 중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1011건을 대상으로 주요국 특허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미국 출원인은 특허 수 745건으로 73.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유럽은 163건으로 16.1%를 기록했으며 ▲일본 38건 ▲중국 20건 ▲한국 6건 등이었다.
한국은 피인용 수 143건, 패밀리국가 수 20개, 특허 인용도 23.8, 특허 영향력지수 0.0, 특허 시장력지수 0.8로 제시됐다. 이 같은 수치를 고려했을 때 한국의 전반적인 기술 영향력과 글로벌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세부기술별 격차도 컸다. 센싱 피드백 제어 특허경쟁력 분석에서 한국은 5건, 점유율 1.6%로 나타났다. 상호작용 기반 제어에서는 1건, 0.1%였고 내비게이션 자율제어에서도 2건, 1.3%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은 세 영역 모두에서 70%를 웃도는 비중을 보였다. 센싱 피드백 제어는 238건으로 74.1%, 상호작용 기반 제어는 547건으로 74.2%, 내비게이션 자율제어는 118건으로 75.2%를 차지했다.
기업별 특허 집중도도 높았다. 세부기술별 상위 10개 기업의 출원 비중은 모두 50%를 넘었다. 센싱 피드백 제어는 53.3%, 상호작용 기반 제어는 55.3%, 내비게이션 자율제어는 57.3%였다. 수술로봇 시장이 제품 출시만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품 출시보다 기술 축적이 관건
국내 수술로봇 기업의 과제는 시장 진입 자체보다 기술 축적에 있다. 수술로봇은 로봇, 인공지능, 센서, 영상처리, 제어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융합 산업이다. 로봇 팔을 제작하거나 수술기구를 국산화하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
정밀제어 기술은 수술 중 안전성과 직결된다. 수술 부위의 미세한 움직임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 의료진 손동작의 떨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정하는지, 조직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힘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는지가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병원 현장과의 공동 개발도 중요하다. 정밀제어 기술은 실험실 수준의 성능만으로 시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 수술 환경에서 의료진이 체감할 수 있는 조작성, 안정성, 피로도 감소 등이 검증돼야 한다.
글로벌 특허 전략도 초기부터 설계해야 한다. 수술로봇은 국내 시장만을 겨냥하기 어려운 분야다. 개발 초기부터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권리화 가능한 특허를 확보하고, 경쟁사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이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 선도기업과 직접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특정 수술 분야, 특정 술기, 특정 병원 수요에 맞춘 정밀제어 기술을 중심으로 틈새를 확보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술로봇은 로봇, 인공지능, 센서, 영상처리, 제어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융합 산업인 만큼 단순 제품 개발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정밀제어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병원 현장 실증과 글로벌 특허 전략을 함께 구축하는 것이 국내 기업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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