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후보라고 무조건 지원하나
- 데일리팜
- 2004-04-12 0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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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앞두고 약사출신 후보들에 대한 약사회의 지원행보가 더욱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선거국면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대한약사회는 물론이고 전국 각 지부 및 분회에서는 약사 선량(選良)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들이 한창이다. 대폭 강화된 선거법 틀 내에서 측면지원을 하다보니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후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대한약사회는 이달 초 ‘4.15 총선 관련 회원 행동수칙’을 발표한 바 있다.
4개항으로 된 행동수칙에는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약사후보를 지원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행동수칙 3항을 보면 ‘약사국회의원 후보 및 지원대상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략지역의 연고자 찾기 운동, 인터넷 선거운동, 지역구 지원봉사 선거운동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는 약사회가 약사후보를 찾아 힘을 북돋우고 간접 지원을 한다는데 대해 우선 긍정적으로 본다.
건전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 약사출신 후보가 가급적 많이 국회에 입성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같기 때문이다. 약사 선량들이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의약분업 등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축을 분명하게 세워주기를 바라는 뜻에서다.
하지만 한가지 걱정스러운 대목을 집고 넘어가야 하겠다. 그것은 약사후보에 대한 지원이 해당지역의 ‘주민표심’을 잡는데 있기 보다는 ‘국민표심’을 움직이는데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약사회가 과거와는 달라진 민심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해당 후보에게는 약사회의 지원이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약사’라는 ‘같은 식구’ 개념을 갖고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약사후보라고 할지라도 잘못된 마인드를 갖고 있거나 소위 ‘인물감’이 아니면 과감히 비난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헛된 공약을 남발하거나 돈 선거를 하는 후보라면 약사라고 해도 약사회 차원에서 먼저 칼을 뽑아들어야 한다. 즉, 약사라는 것 때문에 무조건 등을 두드리는 식의 지원은 한마디로 구태다.
지금 대한약사회 임원진들은 그런 구태를 또다시 보여주고 있음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전국을 순회하는 것 까지는 좋다. 그러나 해당 후보들을 찾을 때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엄정하게 지적해 줄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후보의 공약이 제대로 됐는지부터 꼼꼼히 따져 자문을 해주고 약사로써 품위를 잃지 않는 정당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약사라고 해서 국회에 들어가면 무조건 약사편이 돼 주었는지를 자문해 보라. 오히려 당리당략에 의해서 밀려다니고 끌려다니는가 하면 약사권익 보다는 정치적 실리를 먼저 계산하는 약사선량들이 있었다.
약사회는 단지 약사라는 이유만으로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분명하게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지역구 의원은 지역주민들의 표심이 절대적이다. 과거 같으면 지역주민들의 표밭갈이에 직접적인 도움을 줘야 실질적인 지원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약사회가 오히려 약사후보들을 걸러내는 ‘자기정화’ 장치를 가동했을 때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약사선량들이 더 많이 배출된다고 본다. 인물감이 아닌 후보들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약사후보들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다. 이제는 약사표심이 아닌 국민표심을 얻은 약사선량들이 나올 시대다.
약사들이 이른바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너무 드러내 놓고 약사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국민표심을 깎아 먹는 행위다. 약사후보라고 해서 무조건 후보자 사무실을 찾는 시대가 아니다.
이번 4·15 총선에는 ‘약사들을 뽑았줬더니 역시 믿을 만하고 잘해’ 라는 여론이 국민들로부터 절로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 약사회가 약사후보에 대한 원칙적인 지원 이외에 잘 못하는 약사후보에게는 '채찍질'을 가할 수 있어야 그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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