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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와 함께 남기고 간 말

  • 데일리팜
  • 2003-12-21 19:00:06
  • 요약
  • 강덕영 사장(한국유나이티드제약)

얼마전 퇴직사원과 면담을 했다.

그 직원은 회사를 떠나기 전에 사장님께 몇 말씀만 드리고 가겠다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나는 그저 연봉이 적다거나 맡은 업무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서 회사를 그만 두는 것으로 짐작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사장인 내게는 너무도 뜻밖이고 충격적이었다.

회사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중간관리자에 관한 불만과 불신이었다.

이러한 불신이 계속 쌓이면서 회사의 불신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 회사는 자기와 맞지 않다는 결심을 해서 떠난다는 이야기였다.

중간 관리자에 대한 불만사항 중 가장 큰 것은 관리자의 인격에 관한 문제였다.

자신은 어려운 일을 회피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은 모두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면서 윗사람들에게는 말로 그럴듯하게 좋은 이야기만 한다는 점이었다.

둘째는 중간 관리자 개인의 도덕성이었다. 노름을 즐기는 관리자는 도저히 용납 못하겠다고 했다.

신뢰가 가지 않는 관리자 밑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다는 것이 열심히 일을 배워야 할 나이의 젊은 청년에게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셋째는 이기주의적인 부하 직원 관리라고 했다.

부하 앞에서 솔선수범하기 보다는 자기의 이익만 차리고 상사로서 본보기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부도덕하고 이기적인 요소들이 많은데도 그동안 회사는 이런 세부사항을 전혀 모르고 관리자에게 더욱 대우를 잘해주니 회사가 희망이 없어 보이고 더불어 자신도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직원들 하나 하나의 밑바닥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듣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고 오히려 나 자신 조차도 정말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직원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더불어 앞으로 회사가 잘 되고 임직원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회사를 이끌어 가기 위해선 지도자의 도덕성, 신뢰성, 공평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경영의 도덕성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식되고 있고 기업들은 윤리 경영을 올해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하나의 조직문화로 체질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도 경영의 핵심을 도덕성에 두고 있다고 한다. 어떤 회사는 직원 교육을 위해서 목사님같은 성직자를 강사로 모신다고 한다.

최고 경영자는 스님과 같이 되어야한다는 모 경영자의 말을 생각해 보았다. "나를 본 받으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참 느낌이 많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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