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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웃는 의사들의 고가약처방

  • 데일리팜
  • 2003-05-22 00:15:57
  • 요약

지난해에도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경향이 바뀌지 않은 것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분업이후 여전히 의사들로부터 인기를 구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2년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결과'를 보면 의사들의 처방전당 약품목수는 1/4분기 4.58개에서 4/4분기 4.24개로 약 7.5% 줄었다.

처방 품목수가 줄었다면 약품비용도 하락해야 하겠지만 1일당 약품비는 1,422원(1/4분기)에서 1,442원(4/4분기)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결국 고가약 처방 증가현상이 지난해에도 계속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분업 이후 외자제약사 오리지널 의약품들이 의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품질이 좋은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긍정적 시각으로 우선 앵글을 잡아본다.

오리지널 약들이 대부분 고가이기 때문에 처방을 많이 하면 할수록 보험재정이 과다하게 빠져나가는 문제가 결정적 흠인 것을 빼고 말이다.

그러나 의사들이 보험재정을 걱정하면서까지 좋은 약이라고 여기고 있는 오리지널 처방을 자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복지부가 이제라도 고가약 처방을 억제하기 위한 목표와 명분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정부가 보험재정 절감차원에서 고가약 처방 억제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온 노력들이 지난해에도 결실을 거두지 못한 현실을 냉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고가약 억제정책은 계속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외자제약사의 오리지널 약을 국산 제네릭에 비해 우수한 약이라고 여기고 있는 아주 기본적인 생각들을 정부정책의 중심에 갖다놓고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사들의 신뢰도 1순위에 제네릭 의약품들을 올려 놓는 것은 비록 힘든 일이지만 애써 외면하거나 피해가면 고가약 처방 억제는 영원한 숙제가 될 뿐이다.

제네릭 의약품이 의사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저급한 약이 시장에 나오지 않도록 감시와 사후관리 기능이 강화돼야 하겠지만 품질제고를 위한 각종 지원정책이 보다 더 긴요하다.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제약업체들의 자구노력이 중요하지만 제네릭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가장 시급한 인프라는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임상시험 시스템의 구축이다.

한국의사들 조차 국내 임상시험을 불신하는 상황에서 국산 제네릭 제품의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제네릭 활성화에 필수적인 또 하나의 정책은 정부가 신약개발 정책을 보건정책의 축으로만 보지말고 국가 기간산업으로 봐야 하는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이다.

신약개발이나 제네릭 등 제약산업 관련 업무를 보건복지부에서 떼어내 산업자원부 직속으로 편제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제약산업을 보건측면만 강조하다보면 제약업체의 수익성 자체가 백안시되는 문제를 촉발시킨다. 제약업체도 기업인 만큼 일반 기업보다 많은 이익을 거둬들일 수 있음에도 이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시각은 사실 잘못이다.

제약업체들이 저급한 약으로 수익을 낸다면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수한 제네릭 개발을 기반으로 수익을 많이 낸다면 큰 박수도 쳐줄 일이다.

제약산업의 수익개념을 지나치게 윤리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려는 의도 자체가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물의 흐름을 강제로 역류시키려는 생각만 갖고 고가약 억제정책에 나서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온갖 아이디어를 모두 동원해 고가약 처방 억제를 시도해 왔지만 지난해에도 실효성이 없었음이 입증됐다.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과 동등한 수준으로 의사들의 신뢰를 받는 시장구도가 조성된다면 정부의 보험재정 절감 노력은 당연히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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