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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슈퍼판매가 흥정물인가

  • 데일리팜
  • 2003-01-22 20:19:58
  • 요약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문제가 최근 이곳저곳에서 이른바 '흥정거리'로 회자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안전성이 확보된 일반약이라고 해도 약사들의 손을 떠나 유통될 때는 만약을 대비해 전문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약이 비전문가들에 의해 마구잡이로 유통되고 소비될 때 자칫 생명에 위협을 줄 사건이 터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편의'라는 명분에 의해 '생명'이 담보되는 흥정은 그래서 선뜻 쉽게 논의돼서는 안된다.

최근 복지부의 한 고위공무원이 약사회에 이같은 흥정을 했다는 것은 고도의 전문행정을 요하는 복지부가 과연 상식이 있는지 조차 의심받게 하는 행동으로 비쳐지기에 충분하다.

차라리 이런 해프닝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믿고 싶다.

슈퍼판매를 약사 대체조제와 맞바꾸자는 제안은 약사회 차원에서 언뜻 구미가 당기는 것 처럼 보고 제안을 했을지는 모르겠으나 한마디로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이다.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가 이미 대체조제 확대와 성분명처방 법제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약사회 입장에서는 현 정부의 의약분업 정책을 느긋이 보고 있어도 되는 상황이다.

약사회가 받아들일리 만무한 제안을 했다는 것은 복지부가 그만큼 의-약 양단체의 눈치보기를 계속하면서 복지부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때마침 의발특위 제16차 회의에서는 가정상비약의 슈퍼판매 허용논의가 있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이번 해프닝은 복지부가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아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다 보니 의료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발상으로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국가적인 정책결정 사항을 '거래'의 형식을 빌린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또한 대문만 나서면 얼마든지 약을 살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굳이 생명을 담보하면서까지 약을 슈퍼나 편의점으로 유통시킬 필요가 있는지를 냉정히 따져보자.

슈퍼판매를 허용할 약이 있다면 약사들을 합리적으로 이해시키고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낼 고도의 전문적인 연구자료부터 내놔야 옳은 수순이다.

더욱이 이미 일부 일반약들은 약국내에서 약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환자나 소비자들이 약을 스스로 선택한다고 해도 그 장소가 약국인 것과 슈퍼인 것은 엄연히 다르다.

소비자들이 현행 약국에서도 슈퍼판매와 같은 편의성을 갖고 약을 구입할 수 있음에도 슈퍼판매의 편익성 명분이 통한다고 보는지 검증해야 할 과제다.

오랜 기간동안 논쟁에 휘말려온 일반약 슈퍼판매는 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더욱더 심도있는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는 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슈퍼판매를 확대시키려는 발상 차제가 사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으로 지적해 왔다.

엄연히 의약품을 단지 슈퍼유통이라는 이유때문에 의약품이 아닌 의약외품 항목에 넣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를 전문적 식견이 아닌 흥정 대상물로 여기는 발상이 전문행정 부처인 복지부내에서 불거져 나와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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