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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처방전 감시 못하면 '범법자'

  • 데일리팜
  • 2002-06-09 20:00:00
  • 요약

최근 의사의 잘못된 처방전과 관련, 약사가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약사에게도 법적인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과 심평원의 민원회신이 잇따라 나왔다.

수원지법은 잘못된 처방약물로 뇌손상을 입었다며 환자와 그 가족이 병원, 의사, 약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1억1천3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심평원은 또 효능·효과 등 허가범위를 벗어난 처방약을 약사가 조제해 약화사고가 발생할 경우 처방전을 발행한 의·약사 모두 법적책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과 민원회신 내용은 그동안 다뤄져 온 것이기에 짐짖 그렇게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에 따라 조제하는 약사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가를 새삼 자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싶다.

법원의 판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약사는 의사의 잘못된 처방전을 반드시 잡아내야 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의사의 처방전을 기계적으로 조제했다가는 본의아니게 큰 코 다칠수 있다는 것을 간접 내포하고 있다.

현행 약사법 제23조(처방의 변경·수정) ②항에는 '약사 또는 한약사는 처방전의 내용에 의심이 나는 점이 있을 때에는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또는 수의사에게 문의해 그 의심이 나는 점을 확인한 후가 아니면 조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엄연히 규정돼 있다.

법원은 이러한 법령을 감안한 듯 "의사는 착오로 소화제 대신 당뇨병 치료제를 처방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약사도 환자에게 약을 전해주면서 약의 종류와 복용법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은 현행 약사법이 규정한 '약사의 처방검증' 의무조항 이외에 역시 의무사항으로 규정된 '약사의 복약지도'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묻고 있다고 할 것이다.

약사법 제22조(의무 및 준수사항) ④항에는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한 때에는 환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개국약사들은 현재 이러한 관련법 규정을 모를리 없지만 현실적으로 매 처방전의 오류를 100% 확인하거나 그때그때 복약지도를 완벽하게 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

더욱이 의료기관 인근에서 처방전을 많이 받는 약국들은 조제와 전산처리에만도 정신이 없다.

그러나 현행 법과 법원 그리고 행정기관 등은 이러한 약사들의 현실상황을 이해 해주는 '잦대'가 없다.

심평원은 민원회신에서 처방전에 급여·비급여를 잘못 기재해 그대로 조제했을 경우 약사의 책임부분이 있음을 적시했다.

심평원은 "약사는 의사·치과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에 대해 그 내용의 적법여부(허가·신고 사항의 범위)를 확인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했다.

개국약사들은 이제 번거롭더라도 처방전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개국약사들은 복약지도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가져 처방전의 검증은 물론 환자들로 부터 신뢰도를 제고하는 일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 하는 약사는 본의아니게 범법자로 전락하게 되고 전체 약사직능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처방전을 많이 받으려는 지나친 과당경쟁이나 담합 등의 불법행위가 계속된다면 약사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일 수 있다는 점을 거듭 새김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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