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에 대체약 기재...대체조제 활성화
- 홍대업
- 2005-11-05 07: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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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내 약국설치 주장...임의조제 처벌강화 등 '난상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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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5년을 맞아 의약계와 학계가 이에 대한 평가작업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 9월 국회의 의약분업평가 정책토론회에 이어 4일 개최된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학술대회에서도 패널간 난상토론을 벌였다.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병원내 약국설치와 처방전에 대체의약품을 추가로 기재하는 방안, 임의조제에 대한 처벌강화 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이 전개됐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변재환 전 충남대 교수는 병원내 약국 설치 허용을 주장했다.
"만성질환자 위해 병원내 약국 설치해야"
의약분업 당시 동네의사와 동네약국이 서로의 이권을 위해 병원내 약국 설치를 막은 것이라고 변 전 교수는 지적했다.
병원 안에 약국이 설치될 경우 동네의원과 동네약국으로 환자가 몰리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병원내 약국 설치 금지는 동네 의·약사가 짝짝꿍 한 것"이라며 "이는 바로 수입과 직결되는 탓"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정토론자인 박상영 서울경제신문 의학전문기자도 같은 주장을 폈다.
박 기자는 "특정질환자 등을 위해 병원 안에 약국이 있어야 한다"면서 "보호자가 필요한 환자를 병원에 두고 굳이 외부의 약국에 다녀와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병원내 처방을 받아 조제할 경우 만성질환자 등에 대해서는 수가를 차등화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대체가능 의약품, 3∼4개 처방전에 기재”
대체조제 활성화의 대안으로 처방전에 대체가능 의약품을 3∼4개 정도 기입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남대 양채열 경제학과 교수는 지정토론에서 "당초 의약분업 당시 의사에 의한 약국의 통제수단으로 지역처방의약품목록 제출을 합의했으나, 막상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양 교수는 “현재 대체조제가 활성화되고 있지 않은 만큼 처방전을 발행할 때 3∼4개 정도의 상품명을 더 기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어 “처방전에 대체가능 의약품 목록을 여러개 기입할 경우 처방전이 한 곳으로 몰리는 의약 담합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특히 이는 약사가 임의대로 처방전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의사에 의해 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상임위원도 "대체조제 활성화와 처방의약품 목록을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소비자가 직접 약을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발제자로 나선 서울의대 허대석 교수는 "성분명 처방을 할 경우 어느 약이 환자에게 투약되는지 의사는 알 수 없다"면서 반대입장을 견지했다.
허 교수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심바스타딘을 예로 제시하면서 "카피품목만 65개나 있다"며 "성분명처방을 위해서는 약효를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먼저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약사에 임의조제 요구한 환자도 처벌"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약사에게 임의조제를 요구한 환자에 대해서도 교사범의 형태로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는 발제내용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고려대 법학과 이상돈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약사의 불법조제나 임의조제는 때때로 단골손님인 환자의 적극적인 요구에 의해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약사법의 통제는 1차적으로는 약사에게 향해져야 하지만, 2차적으로는 약사의 범죄를 유발시킨 환자에게도 형법적으로 무면허의료죄를 실행한 약사의 교사범 행태로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상영 기자는 "국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제도를 이끌어가기 위해 국민들까지 처벌해야 하느냐"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네약국 70% 어려워"...우수인력 배치 필요
숙명여대 약대 신현택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수약국(GPP) 기준에 합당한 약사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약분업 시스템으로 개편된 의료환경에서 약사가 전문적 기능을 발휘하도록 훈련되지 못한 것이 사실.
따라서 신 교수는 현직 약사를 대상으로 보다 강도높은 재교육과 보완교육을 통해 약제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의 약대 6년제 시행방침 발표도 이같은 약사인력 인프라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박상영 기자는 "현재 동네약국 70%정도가 어렵다"면서 "분업 당시에는 동네 약국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현재 문전약국의 경우 환자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만큼 복약지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상교육을 받은 우수한 약사가 동네약국에 배치된다면 처방전 분산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심처방·약화사고 놓고 신현택·시민단체 설전
약제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약사의 의심처방 검토행위가 중요하다는 신현택 숙대 약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견이 제기됐다.
방청석에 있던 '의약분업 철폐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임’관계자는 환자의 대기시간 등을 이유로 의심처방에 대한 조회행위를 문제삼았고, 분업 이후 약화사고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분업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미숙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위한 행위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대답했다.
신 교수는 "의심조회에 대한 약사의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의약간 상호신뢰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약화사고와 관련 "최근 대법원 판례를 보면 의약사가 절반씩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거 갖고 발언해라"...패널간 '감정싸움'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여느 토론회와는 달리 발제자와 토론자간 격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변재환 전 교수가 의약분업 활성화 방안으로 전문의약품의 비중 감소를 언급하면서 "외국과는 달리 분업을 시작한 뒤 전문약 비중이 0%에서 61.5%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분업예외지역 약국이 왜 잘 되는지 아느냐"면서 "그 이유는 쓸데없는 전문약이 많고, 의사들이 의권이 아닌 이권 수호를 위해 60%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의사는 의사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도 일반약 슈퍼판매 등을 주장, 약사의 전문성은 무시하고 있다"고 자극적인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방청석에 배석해 있던 허대석 교수는 "나는 (종양)내과의사인 만큼 고혈압 약은 알지 못한다"면서 "그렇다면 나 같은 비전문가가 고혈압약을 처방하는 게 옳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허 교수는 또 "너무 감정적으로 발언해서는 안된다"면서 "여기는 학술대회인 만큼 의사가 전문약 비중을 60% 이상 올렸다는 것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발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복지부 관계자를 비롯 의약단체 인사들이 대거 참관하는 등 의약분업 평가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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