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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젬백스의 임상결과에 대한 재해석

  • 이석준
  • 2023-07-11 06:00:20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젬백스앤카앨은 지난 7일 GV1001의 전립선비대증 3상 결과를 공시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도 곧이어 배포했다.

보도자료 제목은 ▲젬백스, 전립선비대증 3상 임상시험 결과 공개, 부제는 ▲대조약물, 프로스카정과 유사한 효능 ▲국제발기능지수(IIER) 대조약물보다 긍정적, 안전성도 확인이다.

금요일 오후 6시를 넘긴 일명 '올빼미 공시'와 보도자료.

언뜻 제목과 부제만 보면 '젬백스의 전립선비대증 GV1001의 임상 결과가 좋게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한 작명 센스다.

내용을 보니 생각과 달랐다. 이런 저런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핵심은 단 한 줄이었다. 바로 '전립선증상점수(IPSS)의 변화량에 대한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우월성은 입증하지 못했다'라는 문장이다.

다만 보도자료 대부분은 ▲대조약 프로스카의 부작용은 어떻고 ▲국제발기능지수(IIER)에서 프로스카군이 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임상 디자인은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약의 효능과 안전성은 확인했고 ▲상업화 가능성을 발견했다 등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로 채워졌다.

그려려니 했다. 실패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다. 일부 표현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회사 입장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월요일(10일) 오전 보도자료를 접하고 든 생각은 달랐다. 여기에는 3상 우월성 확보 실패라는 내용은 단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젬백스는 월요일 장 시작 전에 또 다른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동일한 임상 결과를 담았지만 제목과 부제는 앞선 보도자료에 비해 한층 희망적으로 변했다. 제목 ▲젬백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3상 결과 효능/안전성 확인, 부제는 ▲전립선치료제 시장 확대 가능성에 고무다.

내용은 더욱 발전(?)했다. 3상에서 대조군 대비 치료 효과가 유사하게 나타났고 국제발기능지수(IIER)은 더 좋게 나왔다. 약물 안전성도 확인했다. 전문가 코멘트도 실으며 "3상 결과는 긍정적이며 부작용에 대해 더 확실히 입증할 수 있다면 전립선비대증 신약 시장 확대는 물론 치료제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3상 실패에도 게임체인저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그리고 나머지는 GV1001의 전립선비대증 외에 알츠하이머, 진행성핵상마비(PSP) 임상 진행 현황 및 경쟁력에 대한 내용이 보도자료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까지가 젬백스가 GV1001 전립선비대증 3상 우월성 입증 실패 임상 결과를 다루는 자세다.

젬백스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상업화 가능성을 언급하려면 일단 임상에서 성공이 우선이다. 어려운 디자인이어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말은 핑계다. 업계는 이를 명확히 '실패'라고 지칭한다. 모든 임상에서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1차 평가지표의 충족(성공)이냐 미충족(실패)이냐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신약 개발 도전에 찬물을 붓자는 건 아니다. GV1001의 치매치료 적응증은 계열사 삼성제약과도 개발하고 있다. 물론 응원한다. 다만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과정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임상 결과를 오히려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희망을 줘야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임상 디자인을 프로스카와 전립선비대증치료는 비열등성, 부작용과 국제발기능지수는 우월성을 설계해 '성공'했어야 했다. 임상은 결과로 성공을 보여줄 뿐 가능성만으로 성공을 논하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으로 한마디.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이라면 공시와 보도자료는 장 중에 공유하고 시장의 판단에 맡기는 게 좋아 보인다. 장 종료 후나 장 시작 전의 자료배포는 시장 판단보다는 회사 의도를 알리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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