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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계, W약국 약사 잠적에 '아연실색'

  • 최은택
  • 2004-10-28 12:15:23
  • 브로커영업 거래선 관리 ‘구멍’..신뢰구축이 근본 해결책

서울 양천구 소재 W약국 약사의 잠적 소식이 27일 알려지면서 도매업계는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저마진과 경기악화, 제약사의 견제강화, 이에 따른 연쇄 부도설까지.

그야말로 만신창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중대형 약국들의 부도와 약국장의 잠적 등이 도매업계를 더욱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신뢰가 무너진 것 아니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무려 수십 개 약국이 부도를 내거나 약국장이 잠적하면서 도매업계에게 상당한 재정적 손실을 안겨줬다. 이는 거래 도매업체의 부도와 자진정리로 이어지기도 했다.

도매업체들이 이처럼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데는 약국에 담보나 기타 여신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물론 일부 제약사나 도매업체들이 면대의혹이나 장기 대금미결제 약국을 대상으로 건강보험공단의 급여비 또는 임대보증금을 가압류하는 것처럼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 지난해 7월 보험공단 집계에 따르면 의원435곳, 약국 346곳 등의 보험급여 1조34억원이 가압류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거래를 끊기로 마음먹지 않고서는 사실 불가능한 얘기다.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거래를 유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

한 도매업체 사장은 “도매업체들은 뒷%에 3개월 회전 등 거의 남는 게 없이 약국에 약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데도 이같이 무책임하게 잠적해버리면 상호간 신뢰는 끝났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다른 도매업체 관계자는 “일부 약국의 사례를 가지고 침소봉대할 수는 없겠지만, 제약사와 약국 사이에서 항상 인내해야 하는 현실이 실로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면대의혹이 있는 약국이나 문제의 조짐이 포착되는 약국에 대해 거래를 줄이면서 여신을 확보하는 방법 외엔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게 업계의 딜레마다.

“매출통계표 분석, 철저한 대비가 최선”

“고가약 중심으로 주문량이 급격히 늘고, 약국장을 만나기가 힘들다면 일단은 주시해 봐야합니다.”

대형도매업체에서 십수 년을 일하다 도매업에 뛰어든 한 업체 대표가 약국 거래선 관리에 있어 수칙으로 제시한 말이다.

그러나 도매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정식화돼가고 있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

한 도매업체 임원은 “매출이 늘어났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거래선 수와 주문량 변동, 회수율 등 매출통계표를 전체적으로 체크하면 적어도 3개월 전에는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며 관리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관리가 실제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브로커 영업이 여전히 만연하기 때문”이라며, 일부 도매업체들의 영업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직접 고용된 영업사원의 경우 이 같은 관리 체계가 가능하면서 리베이트 영업사원을 고용하면 변화추이를 알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특히 약국거래선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일명 소사장 형태의 리베이트 영업사원이 손실을 떠안게 되는 구조적인 영업관행이 척결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약국·도매·제약 신뢰 구축하는 전기 마련해야”

이와 함께 도매업체에도 제약사처럼 채권관리 부서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하고는 영세한 업체의 규모와 구조상 비현실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의 한 약국주력 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래규모를 축소하거나 가압류하는 방식은 보조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며 “결국은 약국과 도매, 제약사가 서로 파트너십을 가지고 신뢰를 다시 다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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