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장사꾼 손가락질 받는 '투약권 논쟁'
- 데일리팜
- 2002-05-26 2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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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사협회가 진료에는 진찰·처방·조제·투약이 모두 포함되고 이중 약사의 권한은 조제만 국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의협은 아울러 의사가 처방할 때 처방약의 분량·복용방법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의사가 약을 조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법리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이와관련, 약사의 고유권한인 조제직능을 근본적으로 우습게 보고 말살하려는 획책이라고 맞섰다.
약사회는 또 의료계가 새삼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것은 현행 의약분업을 철폐하기 위한 수순밟기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우리는 의-약간의 조제권 내지는 투약권 논쟁을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의-약계는 공히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면 우선 '진료'가 먼저인지 '약'이 먼저인지를 가릴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 말은 '달걀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를 따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조제권-투약권 논쟁은 누가봐도 어느 일방이 약을 더 많이 직접 챙기겠다는 '욕심'으로 비쳐지고 있음을 의-약 양쪽은 모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좀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잇속 챙기기 싸움'이라고 보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쟁에 대해 속된말로 '장사꾼 싸움'이라며 힐난하고 있기까지 하다.
의료계가 직접투약을 진료권 보장의 명분으로 들고 나왔다면 약사회는 성분명처방(대체조제)을 조제직능 보장의 명분으로 대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같은 주장들을 모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논리가 옳고 그름을 떠나 양쪽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 하드라도 외견상으로는 실속 챙기는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아무리 옳은 주장도 실리싸움으로 비쳐지는 현실에서는 의-약 공히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
의사의 진료권과 약사의 조제권은 실상 따지고 들어가면 한도끝도 없는 그럴듯한 논리나 주장들이 나오는 싸움으로 번질 개연성이 높다.
이러한 논리나 주장들은 그러나 모두 틀린 내용일 수 있다. 이는 양비론이나 양시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낳은 환자치료를 위해서는 진료권과 조제권이 맞서 가지고서는 생각할 수 없음을 분명히 이야기 하고자 함이다.
어느 한쪽이 환자치료를 더 하고자 하거나 너무 많은 것을 하고자 하면 환자들이 받는 의료혜택이나 투약혜택은 거꾸로 반감된다.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과정에만 지나치게 치중한 이데올로기는 거꾸로 인간을 억압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진료권과 조제권이 존재하는 이유는 아픈 환자를 위해 '협업'해야 한다는 근본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대명제가 깔려 있다.
의약분업은 이러한 명제를 현실에 더욱 잘 실천하고 적용하도록 도입된 시스템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의-약간의 조제권-투약권 논쟁은 이러한 대명제들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들이다.
논리나 주장 보다는 서로의 직능을 인정해 주고 협업하는 날이 의약분업 성공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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