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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없어도 완치 도전...한국형 정밀의료 드림팀 뜬다

  • 산학연 대규모 정밀의료 프로젝트 가동①
  • 말기암 환자 대상 KOSMOS 2 연구 막 올라…1000명 모집
  • NGS 분석→다기관 협의...허가된 약이나 적응증 없어도 최적의 약제 찾아내
  • 정부·학계·병원·기업 유기적 협력…유전체 DB로 신약 개발 선순환 구조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60대 남성 A씨는 몇 년 전 위암 진단을 받았다. 수 년 간 투병 생활을 했지만 병원으로부터 더 이상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없고, 6개월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지푸라기를 잡는 마음으로 KOSMOS 연구에 등록한 A씨는 유전자 검사에서 발견된 변이에 쓸 수 있는 유방암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방암 치료제를 투여하니 치료 효과가 1년 이상 지속됐다. 암의 크기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A씨는 병상에서 벗어나 꿈에 그리던 통원 치료를 하고 있다.

A씨처럼 더 이상 치료제가 없는 국내 말기암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한국형 정밀의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서막이 올랐다.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암센터, 한국로슈, 루닛 등 학회와 병원, 연구기관,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허가 안 되고 적응증 없어도 OK…말기암 환자 새 희망

KOSMOS2(KOrean precision medicine networking group Study of MOlecular profiling guided therapy based genomic alterations in advance Solid tumors II)라 불리는 임상 프로젝트는 3년 간 총 1000명의 환자를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암 환자, 그 중에서도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어 기대 여명이 6개월 미만에 불과한 말기 환자들이 대상이다.

보통 이 환자들은 병원에서 쓸 수 있는 약이 없어 퇴원을 권유 받는다. 보호자들은 가족의 병을 조금이라도 더 봐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한다. 끝까지 치료를 맡을 병원을 찾지 못하면 대부분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는 수순을 맞는다.

이들이 KOSMOS2 연구에 등록을 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우선 KOSMOS2에 등록한 환자들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법으로 환자에게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 살펴본다. 한국로슈가 NGS 기반의 종합 유전체 검사(CGP) FMI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분석 결과는 한국로슈진단이 개발한 암 치료에 특화된 분자종양보드(MTB) '네비파이 튜머보드'에 저장된다. 이는 연계된 병원들이 함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다기관 MTB로 KOSMOS 프로젝트에서 처음 시도됐다.

병리과·종양내과·바이오인포메틱스 등 학계 전문의들이 6개 팀을 짜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 환자의 변이 상태를 분석하고 사용 가능한 약제, 치료 전략 등을 논의한다.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가 설령 국내 허가가 나지 않거나 적응증이 없는 경우여도 KOSMOS2에서는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환자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쓸 수 없는 신약을 투약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약제비는 제약사가 부담한다.

물론 KOSMOS2에 등록한 모든 환자들이 신약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나온 변이를 타깃하는 약제가 존재해야만 한다. 학계에서는 새로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을 약 30% 정도로 본다. 그런데 KOSMOS2 연구의 토대가 된 KOSMOS1 연구에선 예상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얻었다. 전문의들도 놀랐던 정밀의료의 성과다.

◆한국형 정밀의료에 유기적 협력…선순환 체계 구축

KOSMOS2 연구는 학계, 연구기관, 병원, 제약사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연구 세부 디자인을 개발하고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생성하며 연구를 주도한다. 구체적으로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실제 임상에 참여할 환자를 모으고 연구를 시행하는 주축이 되며,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임상시험 시행 전문기관으로서 임상 세부 진행을 돕는다.

국립암센터는 보건복지부 지정 국가암데이터센터로서 정밀의료 통합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필요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제공한다. 또 수집된 데이터를 선별·분류해 고품질 DB로 만들어 제공한다. 한국로슈는 의약품과 최적의 정밀의료 플랫폼을 지원한다. 루닛은 환자들의 유전형질을 분석하고 항암제를 썼을 때 치료 효과를 예측하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관련 기관 간 협업, 국내·외 제약기업과 유전체 및 소프트웨어 기업 등과의 협력을 연계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환자 모집에 나선 KOSMOS2 연구에 최근 첫 환자가 등록됐다. KOSMOS1에 참여했던 일부 환자들도 KOSMOS2에서 치료를 이어간다. 2년 간 환자를 등록하고 1년 추적관찰을 통해 3년 뒤 연구를 종료할 계획이다.

KOSMOS2 연구 프로젝트는 환자에겐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학계는 소속과 지역을 떠나 진정한 의미의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기관과 산업계는 고품질의 암 환자 유전자 DB를 활용해 신약 개발 등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정밀의료와 혁신신약 개발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내외 우수한 디지털 기술력을 바탕으로 EMR 시스템, NGS 검사로부터 수집된 방대한 양의 임상 및 유전체 정보가 정밀의료 생태계 구축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KOSMOS2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용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정밀의료 신약개발의 기초가 되는 임상유전체 데이터의 통합 구축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정부·학계·병원·기업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정밀의료 분야의 파괴적 혁신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한국 정밀의료 치료 활성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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