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캐시카우 눈물…반복되는 임상재평가 수난에 한숨
- 천승현 기자
- 2026-02-07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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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설글리코타이드 사용 중지...임상재평가 실패
- 작년 처방액 130억...4년새 83% 늘었지만 철수
- 스트렙토제제 이어 1년만에 재평가 실패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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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판매 중인 의약품이 임상 재평가에 실패해 퇴출 위기에 몰리는 사례가 또 다시 등장했다. 연간 130억원 규모의 설글리코타이드 성분 위십이지장궤양약이 임상재평가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스트렙토제제)에 이어 1년 만에 캐시카우가 소멸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의약품 안전성‧유효성 재평가 결과 설글리코타이드제제가 ‘위‧십이지장궤양, 위‧십이지장염’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사용을 중지하고 다른 대체의약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설글리코타이드는 위.십이지장궤양과 위십이지장염 치료에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삼일제약의 ‘글립타이드’가 지난 2004년 허가받았다.
식약처는 지난 2003년 3월 설글리코타이드의 임상재평가를 공고했다. 재평가 제출 자료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내용을 종합·평가한 결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위‧십이지장궤양, 위‧십이지장염’에 대한 효능‧효과가 국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임상재평가 공고 3년 만에 퇴출 수순에 돌입한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글립타이드는 지난해 133억원의 외래 처방금액을 기록했다. 글립타이드의 보험약가는 368원이다. 연간 3600만개 처방될 정도로 수요가 큰 의약품이다.
처방 현장에서 글립타이드의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2021년 73억원의 처방시장을 형성했는데 4년 만에 83.1% 확대됐다. 글립타이드의 시장 확장성에 제약사들이 후발 의약품 개발을 시도했지만 제제 합성과 원료의약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제네릭 개발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제약 입장에서는 글립타이드의 임상재평가 실패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임박한 셈이다.
삼일제약 측은 “현재 이의신청을 포함한 행정적 구제 절차를 검토·추진 중이며 관련 자료를 신속히 준비해 단기간 내 관계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라면서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가치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명에 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 2024년 말 스트렙토제제의 허가 취소 이후 약 1년 만에 임상재평가 실패 사례가 등장했다.
식약처는 지난 2024년 10월 스트렙토제제의 사용중단과 다른 치료 의약품 사용을 권고했다. 스트렙토제제는 임상시험 재평가 결과 ‘호흡기 담객출 곤란’과 ‘발목 염증성 부종’에 대해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국내 허가를 받은 스트렙토제제 37개 품목은 적응증이 삭제되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스트렙토제제는 임상재평가 공고부터 결과 도출까지 7년이 소요됐다. 식약처는 지난 2017년 스트렙토제제의 효능 논란이 불거지자 임상재평가를 지시했다. 한미약품이 '호흡기 질환에 수반하는 담객출 곤란' 적응증의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SK케미칼 주도로 진행 중인 '발목 수술 또는 발목의 외상에 의한 급성 염증성 부종의 완화' 적응증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한미약품과 SK케미칼은 각각 지난 2024년 5월과 8월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했지만 결국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 스트렙토제제의 2023년 외래 처방금액 2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4년에는 임상재평가 결과가 도출된 의약품 4종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2024년 1월 옥시라세탐 성분 의약품이 임상시험 재평가 결과 ‘혈관성 인지장애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처방·조제가 중단됐다. 옥시라세탐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다발경색성 치매, 뇌기능부전으로 인한 기질성 뇌증후군 등으로 인한 인지장애의 개선 용도로 허가받았다. 인지장애는 기억력·주의력·집중력 감소, 언어·행동 장애, 정서불안, 의욕결핍 등이 포함된다.
식약처는 지난 2015년 3월 옥시라세탐의 임상재평가를 공고했다. 임상재평가 디자인에 따라 2019년 혈관성 인지 장애 개선으로 적응증이 조정됐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효능 입증을 하지 못해 재평가 공고 9년 만에 시장 퇴출이 결정됐다. 2023년 옥시라세탐의 외래 처방금액은 21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3월에는 항생제 ’세프테졸‘이 임상재평가에서 실패했다. 세프테졸의 임상재평가 결과 ‘복잡성 요로감염, 신우신염’에 대해 다른 항생제와 비교 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신풍제약의 신풍세프테졸과 삼진제약의 세트라졸 2개 품목이 임상재평가 실패로 적응증이 삭제됐다. 신풍세프테졸과 세트라졸의 2023년 매출은 22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식약처는 2024년 8월 임상재평가 결과 날록손염산염이 ‘뇌졸중, 뇌출혈로 인한 허혈성 뇌신경장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결정했다. 날록손염산염은 ‘천연·합성마약, 프로폭시펜, 메타돈 및 마약길항진통제 등의 아편류에 의한 호흡억제를 포함하는 마약 억제의 전체적 또는 부분적 역전’, ‘급성마약 과량투여 시 진단’, ‘뇌신경장애’ 등 총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약물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임상시험을 단독으로 수행한 삼진제약의 삼진날록손염산염의 2023년 매출은 9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24년부터 옥시라세탐, 세프테졸, 날록손염산염, 스트렙토제제, 설글리코타이드 등 5종의 의약품이 최근 2년 간 임상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제약사들의 임상재평가 실패 의약품 5종의 퇴출로 연간 6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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