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약 업체, 실적 동반 악화…약가개편·고환율에 생존 기로
- 김진구 기자
- 2026-04-07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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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원료약 업체 23곳 중 13곳 수익성 악화…내수 제네릭 기반 업체 부진 심화
- 약가제도 개편에 완제약 업체 원가 절감 압박 확대…"국산원료 우대책 한계 뚜렷"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3개 업체 중 10곳은 매출이 감소했고, 13곳은 수익성이 악화했다. 글로벌 공급망에 안착한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가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와 불안정한 대외 여건으로 인해 원료의약품 업계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약가 개편안에 국산원료 우대 조항이 포함됐음에도, 실효성 논란이 꾸준히 이어지며 원료의약품 업계 전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원료약 업체 5곳 중 3곳 수익성 악화…글로벌 공급망 편입 업체만 껑충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원료의약품 업체 23곳 가운데 10곳(43%)의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명문바이오의 매출이 402억원에서 328억원으로 18% 감소했다. 성우화학과 파일약품은 1년 새 10% 이상 줄었다. 하이텍팜, 한서켐, 폴라리스AI파마, 파마피아도 나란히 매출이 감소했다.
대형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자회사도 외형 축소를 피하지 못했다. 한미약품의 원료의약품 생산을 담당하는 한미정밀화학은 1년 새 매출이 16% 줄었고, 종근당그룹의 원료의약품과 건기식 원료를 생산하는 종근당바이오는 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매출 대비 더 부진했다. 23곳 중 13곳(57%)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영업손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의약품 업체 5곳 중 3곳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내수 제네릭 원료의약품 생산·공급이 사업 모델인 업체들이다.
엠에프씨와 종근당바이오, 경보제약, 아이엠씨디코리아는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한서켐, 그린생명과학, 성우화학, 파마피아, 대봉엘에스, 하이텍팜도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전약품은 2024년 4억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25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화일약품 역시 8억원 흑자에서 2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명문바이오는 2024년에 이어 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한 기업들은 대조적인 실적을 냈다. 에스티팜은 1년 새 매출이 2378억원에서 3317억원으로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277억원에서 549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한화학 역시 매출이 2123억원으로 2897억원으로 36%, 영업이익이 120억원에서 229억원으로 90% 늘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원료 사업의 호조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에스티팜은 지난해만 글로벌 제약사와 23건의 올리고핵산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총액은 약 18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한화학 역시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공급하는 에이즈치료제 ‘예즈투고’의 생산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제네릭 약가인하와 고환율 ‘이중고’…원료약 업체들 ”올해 가장 힘든 해 전망“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은 원료의약품 업계에 더욱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기존 53.55%에서 45%로 인하하는 방안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기준요건 미충족 시 인하폭 확대와 계단형 약가제도 강화까지 더해질 예정이다.
완제의약품 업체 입장에선 원가 절감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약업계에선 이러한 압력이 원료의약품 납품 단가 인하 요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국산 원료 사용 시 약가를 우대하는 방안을 포함했으나, 업계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 대상으로 약가 우대를 기등재 품목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가 필수 의약품의 약가를 특허 만료 전 신약의 68%까지 우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전체 의약품에서 필수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할뿐더러, 약가가 높아지더라도 국내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기에는 유인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고환율 기조와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원료의약품 제조의 핵심인 출발물질을 상당 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산업 구조상, 이같은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수입 단가와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제조원가만 상승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한 원료의약품 업체 대표는 “올해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를 버틴다고 내년 사정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나름의 국산원료 우대 정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선 실질적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론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이 생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원료의약품 업체 관계자는 “인건비와 고정비는 계속 오르는데 제네릭 약가까지 내려가면 결국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인도산 원료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수입 의존도가 더욱 심화하는 악순환으오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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