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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커진 K-바이오…국제학술지, 한미·SK바팜 혁신성 주목

  • 차지현 기자
  • 2026-07-02 11:59:20
  • 요약
  •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 신흥국 바이오제약사 15년 분석
  • 유한·대웅·삼성바이오·GC 신흥 혁신기업 평가…K바이오 체질 변화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계에서 K-바이오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신약 개발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가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을 아시아·신흥국 바이오제약사 중 '혁신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분류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네릭 중심에서 연구개발(R&D) 기반 혁신 신약 포트폴리오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는 최근 아시아와 신흥국 바이오제약 기업의 R&D 생산성 변화를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는 네이처 계열 신약 발굴·개발 분야 전문 학술지로 2024년 기준 저널 영향력지수(JIF)가 101.8에 달하는 최상위권 저널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25년까지 15년간 매출 5억달러 이상 바이오제약사 45곳을 대상으로 R&D 투자 수준과 임상 파이프라인 구성, 매출 흐름을 조사했다. 이를 종합해 각 기업이 제네릭 중심 사업에서 혁신 신약 중심 포트폴리오로 얼마나 전환했는지를 비교했다. 이후 R&D 집중도와 혁신 자산 비중에 따라 기업들을 혁신 선도기업, 신흥 혁신기업, 제네릭기업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한국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SK바이오팜이 가장 높은 단계인 혁신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다. 혁신 선도기업에는 중국의 베이원, 석약그룹, 항서제약, 헨리우스, 이노벤트, 준스바이오, 중국생물제약 등 총 9개사가 포함됐다. 한국 기업이 중국계 글로벌 제약사와 같은 그룹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한미약품은 장기간 이어온 높은 R&D 투자 기조가 부각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0년간 매출의 약 17%를 R&D에 투자했다. 2010~2015년 약 10% 수준이던 R&D 투자 비중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대사질환과 희귀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전략도 주요 사례로 언급됐다.

한미약품은 현재 비만·대사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단계에 진입했다. 이와 함께 GLP-1·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근육 보존·증가를 겨냥한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물질 등을 개발하며 대사질환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희귀질환과 항암 분야에서도 자체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 게재 논문이 2010~2025년 아시아·신흥국 바이오제약사 45곳 R&D 집중도와 포트폴리오 혁신 지수를 분석한 결과 (자료: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SK바이오팜도 혁신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다. 자체 개발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허가·출시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사업 모델을 구축해왔다.

SK바이오팜은 자체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확보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경험을 차세대 모달리티 확장에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뇌전증 치료제 중심의 중추신경계(CNS) 사업을 기반으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았다. 현재 액티늄-225 기반 RPT 후보물질과 루테슘-177 기반 후보물질 등 복수의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TPD 분야에서도 항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GC는 신흥 혁신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이들 기업을 혁신 선도기업 단계로 분류하지는 않았으나 제네릭 중심 기업과 달리 R&D 투자와 혁신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어가는 기업군으로 평가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R&D 투자 확대 사례로 제시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0~2015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5% 미만이었지만 2020~2025년에는 12%까지 높아졌다. 종양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제네릭·전통 제약사업 중심에서 혁신 신약 중심 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온 흐름이 평가에 반영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체질 변화가 글로벌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기술수출과 글로벌 임상, 자체 개발 신약의 해외 허가 등을 통해 혁신 역량을 증명해왔다. 이번 논문은 이 같은 성과를 개별 기업의 단발성 성과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R&D 투자 확대와 혁신 신약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의 결과로 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해석이다.

이번 분석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변화가 해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기술수출, 글로벌 임상, 자체 신약 허가 등을 통해 성과를 쌓아왔다. 이번 논문은 이러한 성과를 개별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R&D 투자와 포트폴리오 전환의 결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의 여러 바이오제약 혁신 선도기업들은 혁신의 길을 택했다"면서 "향후 몇 년 동안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경쟁사들을 위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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