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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쿰알붐·이뮤노시아닌 희귀약 해제…면역주사 재평가 임박

  • 이탁순 기자
  • 2026-10-07 06:00:4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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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모신알파1 등 비급여 면역주사 전반 '임상재평가' 전망
  • NECA의 '근거 불충분' 판정과 김윤 의원의 국감 질타가 도화선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효능 논란과 과다 처방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주요 면역증강 주사제들이 '희귀의약품' 지위를 잃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자 '희귀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공고를 통해 비스쿰알붐(미슬토 추출물) 및 이뮤노시아닌 제제의 주요 적응증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공식 해제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이들 면역증강 주사제의 임상적 유효성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데 이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효능 논란과 무분별한 비급여 과다 처방 문제를 강력하게 질타하며 규제 당국의 조치를 촉구한 것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이번 조치는 수천억 원대 비급여 면역주사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유효성 검증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희귀약 특례' 박탈…다음 수순은 '임상재평가' 통한 효능 검증

이번 공고에서 지정 해제된 품목은 기존 목록의 14번(비스쿰알붐 아종 말리·프락시니), 15번(비스쿰알붐 아종 아비에티스·쿠에르쿠스), 그리고 65번(이뮤노시아닌)이다. 이들 품목의 허가 적응증은 '종양의 치료 및 수술 후 재발 예방', '방광암 재발 방지' 등이다.

현행 규정상 희귀의약품은 국내 대상 질환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대체 의약품이 없는 경우에 한해 지정된다. 하지만 비스쿰알붐과 이뮤노시아닌이 겨냥하는 전체 암 환자 유병 규모는 이미 2만 명을 초과해 법적 요건을 상실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같은 비스쿰알붐 제제이면서도 170번으로 지정된 '비스쿰알붐(숙주목: 프락시니) - 악성 흉막삼출 치료' 적응증은 이번 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희귀의약품 지위를 그대로 유지시켰다.

악성 흉막삼출은 말기 암 환자 등에서 발생하는 제한적 합병증으로 여전히 유병인구 기준(2만 명 이하)에 부합하고, 흉막강 내 주입이라는 특수 치료 목적상 대체 약제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비스쿰알붐과 이뮤노시아닌은 정식 전문의약품으로서의 허가는 유지되지만, 희귀의약품에 부여되던 '임상재평가 제외' 특례는 사라지게 된다.

업계와 보건당국 안팎에서는 식약처가 조만간 이들 품목에 대한 '의약품 임상재평가 실시 공고'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작년 NECA의 유효성 재평가 연구와 김윤 의원의 국감 지적 당시 비스쿰알붐과 함께 도마에 올랐던 '싸이모신알파1(자닥신 등)' 역시 조만간 임상재평가 사정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적 임상시험 기준에 부합하는 확증적 유효성 입증 자료나 임상시험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수순이다. 수십 년 전 허가 기준에 기대어 명맥을 이어오던 해당 제제들이 까다로운 현대 임상 검증대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주요 적응증 대폭 삭제나 시장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식약처는 이미 작년 국정감사 이후 싸이모신알파1, 비스쿰알붐, 이뮤노시아닌 등 3개 성분에 대한 임상재평가 계획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정책 추진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는 실효성 논란과 비판이 제기된다. 당초 의료 현장에서는 시장의 왜곡된 처방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임상재평가 대신 '비급여 목록 삭제'를 통해 허가 외 용도(오프라벨) 판매를 직접 차단해야 한다는 대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NECA 의료기술재평가가 정식 제도가 아닌 '시범사업' 결과물이라는 한계 탓에 비급여 목록 삭제라는 행정 처분을 즉각 내리기 어려웠고, 결국 식약처는 고육지책으로 임상재평가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설명이다.

작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유효성 근거 불충분 판정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과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월 수백억 원대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며 비판을 받아온 만큼, 규제 형평성 차원에서도 재평가 압박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계 '소송 불사' 배수진…실손보험·요양병원 처방 생태계 '격랑'

제약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급여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임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제약사들에게 임상재평가는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비스쿰알붐(3개사 40개 품목)과 이뮤노시아닌(비오신코리아 2개 품목)은 물론,  26개 제약사가 난립한 2000억원대 싸이모신알파1 시장의 경우 상당수 업체가 임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허가를 자진 취하하는 '품목 포기'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약사들은 이번 해제 고시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포함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본격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조치는 의료 현장과 실손보험 시장에도 즉각적인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면역주사제의 비급여 지급을 두고 가입자·의료기관과 소송전을 벌여온 보험업계는 식약처의 공식적인 희귀약 해제와 재평가 착수를 기점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정감사를 목전에 두고 식약처가 희귀의약품 빗장을 풀며 첫 단추를 꿴 가운데, 본격화될 임상재평가 공고의 범위와 일정에 제약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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