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60% 병의원 공급되는데 복지부 실태조사 0건
- 강신국 기자
- 2026-10-08 13:04:46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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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고비 공급비율 의료기관 62%, 약국 38%
- 상위 10개 의원이 비만주사 15% 독식
- 남인순 의원 "원외처방 원칙 의약분업 뿌리째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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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자가투여 비만치료 주사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원외처방전 발행 원칙을 깨고 대량으로 병·의원에 직접 공급돼 불법 원내 조제·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국을 거쳐야 할 전문의약품이 병·의원으로 대거 흘러 들어가면서 보건의료의 근간인 ‘의약분업’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송파병)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가 출시된 2024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전체 유통량 중 약국 외 요양기관(의료기관)에 공급된 비율은 62%(192만 373개)에 달했다. 약국 공급량은 38%(117만 9849개)에 그쳤다.

마운자로(2025년 8월~2026년 7월) 역시 의료기관 공급량이 56%(1005만 5693개)로, 약국 공급량 44%(795만 1428개)를 크게 앞질렀다.
현행 약사법상 환자가 스스로 투여하는 자가주사제는 의약분업 원칙에 따라 의사가 처방전만 발행하고 조제와 판매는 약국에서 이뤄져야 한다. 의료기관 내 직접 조제는 의사가 직접 주사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그러나 실제 유통 데이터는 전체 물량의 과반 이상이 병·의원으로 직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물량의 대다수는 동네 의원에 집중됐다. 의료기관 공급량 중 의원급 비중은 위고비 88.2%(169만 4510개), 마운자로 92.4%(929만 3429개)로 절대적이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 공급 비중은 위고비 2.0%, 마운자로 0.5%에 불과했다.

특히 이른바 '다이어트 성지'로 불리는 극소수 의원으로의 독점적 쏠림이 극심했다. 위고비를 공급받은 의원 1만 6047곳 중 단 0.06%에 불과한 상위 10개 의원이 전체 의원급 위고비 유통량의 10.2%(17만 3213개)를 차지했다. 마운자로는 1만 4525곳 중 상위 10곳(0.07%)이 14.5%(134만 9276개)를 독식했다.
두 주사제 공급 상위 10위 안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의원도 6곳에 달했다. 이들 6개 의원에만 공급된 물량이 107만 개를 넘어섰다.
공급량 1위인 수도권 A의원은 위고비 2만 3124개(2위), 마운자로 21만 9,944개(1위) 등 총 24만 3068개를 공급받았다. A의원 한 곳의 마운자로 공급량은 전국 상급종합병원 20곳과 종합병원 154곳에 공급된 전체 물량 합계(20만 8,016개)보다 많았다. 하루 평균 무려 603개의 마운자로를 공급받은 꼴이다.
비만 치료와 거리가 먼 진료과목 의원들의 무차별 유통도 포착됐다. 소아청소년과 단일 과목으로 신고한 모 의원은 위고비 5위, 마운자로 4위에 올랐으며, 성형외과·피부과 중심 의원들도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이처럼 대규모 불법 원내 유통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음에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복지부는 2025년 9월 약사법 준수를 당부하는 '자가주사제 처방 안내' 공문을 지자체와 의협·약사회 등에 발송했으나, 이후 약무정책과 차원의 실태조사나 단속은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인순 의원은 "의료기관 공급 비율이 60% 안팎이라는 수치는 자가투여 주사제가 의약분업 대상 의약품인지 의심케 만들 정도"라며 "합법적 예외를 벗어난 무분별한 원내 조제·판매는 명백한 위법이자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기본 원칙인 의약분업을 정면으로 흔드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상태를 방치하면 수령 환자의 기본 정보와 투약 이력조차 추적할 수 없어 환자 안전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린다"며 "보건복지부는 공문 발송에 그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현장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불법 원내 유통을 차단할 강력한 행정처분 및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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