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좋은 기술보다 '팔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 차지현
- 2025-06-27 06: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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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고금리·고위험 회피 흐름 속에 바이오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벤처캐피털(VC)은 더 이상 기술 하나만 보고 자금을 집행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기술특례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고 공모 시장도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조차 인수합병(M&A)과 공동연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자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투자 시장에 자금이 완전히 말라버린 게 아니다. 바이오 시장에는 여전히 투자 여력인 드라이파우더(dry powder)가 남아 있다. VC와 사모펀드(PE)가 이미 조성해놓고 아직 집행하지 않은 자금이 상당한 규모다.
바뀐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기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는 기술력뿐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현 가능성까지 갖춘 기업에만 자금이 모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단순히 파이프라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장과 연결할 수 있는 사업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내 바이오텍 중 상당수는 여전히 연구 중심 조직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미국 바이오텍은 창업 초기부터 사업개발(BD) 전문가를 공동 창업자로 둔 사례가 많다. 반면 국내 바이오텍 중 전담 BD 조직 또는 글로벌 사업개발 임원을 보유한 비율은 극소수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 대해 "기깔난 비즈니스 모델은 있어도 정작 돈이 되는 수익(프로핏) 모델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기술이 뛰어난 것과 그 기술로 돈을 버는 건 별개의 문제다. 이제는 국내 바이오텍이 보유한 기술을 어떻게 사업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할 때다. 지금 당장 매출을 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각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벌 계획인지,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기술력과 현금 창출력, 그 둘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게 바로 지금의 바이오텍 경영진이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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