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선] 병원지원금, 법만으로 편법 근절될까
- 김정주
- 2021-09-17 0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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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가능성이 뚜렷해짐에도 불구하고 분양 또는 입점 현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여전히 과목별, 진료의별, 입지조건별 병원지원금이 구체적인 형태로 거론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료기관은 초기 자금이 많이 들고, 약국 경영에은 처방전 유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더 깊숙이 숨어들어갈 지언정 사라지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당국의 강력한 처벌·관리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병의원과 약국의 면면을 현미경 보듯 감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면 납득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미뤄보아 이번 법 개정안은 정부와 국회, 약사사회의 정화 의지가 함축적으로 담긴 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그렇다면 과연 법 개정 이후에는 병원지원금이 사라질까. 이 의문은 시작부터가 잘못됐을 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면, 또는 수요자가 있다면 병원지원금은 또 다른 형태, 혹은 제 3의 이해관계자에게 흘러들어갈 수 있는 사각지대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지 좋은 건물의 소유주가 한 쪽에는 할인 입점 같은 특혜를 주고 다른 한 쪽에는 은밀하게 경쟁을 유도해 셋값을 고가로 책정하거나 스스로 매개체가 되어 변칙적이고 일방적인 '신종' 계약조건을 만들어 임대차계약 등에 반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익을 보는 자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따로 생겨난다면 '무늬만 근절'이 되는 셈이다.
처방전에 종속적인 약국들은 그간 담합과 관련해 여러 방면으로 사각지대에 노출돼 왔다. 쪽지처방과 구름다리, 기관 간 흡사 통로처럼 연결된 옆문 설치 등 이를 금지하는 내용이 약사법 안에 매우 구체화 돼 있을 정도로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이미 현장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병원지원금 제공이 곧 담합'이라는 공식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이 행위가 안정적 자금 활용과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처방전 유입이라는 상호기대 안에 맺어진 거래라면, 분명 그 자금이 마르지 않고 흐르도록 조장하는 매개, 즉 '변종'행위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것 이상으로 설계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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