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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없는 지역접종센터…"현장 담당자들도 겁낸다"

  • 강혜경
  • 2021-03-10 21:09:31
  • '영남 접종센터' 양산부산대병원 약제부장 얘기들어보니
  • "백신, 마약류 준하는 수준 관리…약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국민의 70%가 코로나 예방백신을 접종하게 될 전국 250개 지역예방접종센터에 약사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신 관리 전반을 책임지는 약사 인력이 최소 1명 이상 배치됐을 때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 접종이 가능하며, 백신 관리 부실로 인한 환자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고 다량의 백신 폐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백신 이송 및 보관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이탈한 사례들이 발생함에 따라 '약사에 의한 백신 관리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황은정 약제부장.
영남권역 접종센터로 지정된 양산부산대병원 황은정 약제부장은 10일 간담회를 열고 백신관리를 위한 준비와 운영상황, 백신관리에서 약사의 역할 등을 소개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1월 영남권역 접종센터로 지정돼 경남과 부산, 대구, 경북지역의 백신 소분, 포장, 공급 등을 담당하고 있다.

황은정 부장은 "감염병전문병원으로써 양산부산대병원이 코로나백신접종센터로 지정돼 다급하고 치열하게 준비해 왔다"면서 "백신관리 전담자로 지정된 4명의 약사가 방범, 차광, 보관실 온도 컨트롤, CCTV설치, 콜드체인, 입고, 폐기, 보고 등 전과정을 책임지고 있지만 약사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현장 약사들은 '백신을 잃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이자 백신에 대한 정보 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입고부터 전 과정을 도맡아야 하다보니 해외 사이트와 각종 영상 자료들을 찾고 시뮬레이션해가며 몇날몇일을 사투 속에서 지내고 있으며, 간호사들에게 희석과 분주 등에 대한 교육도 약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황은정 부장은 "백신은 특히 온도에 민감하다. 화이자백신의 경우 제조사에서 제조된 순간부터 6개월간 사용할 수 있고 초저온에서 유통·보관돼야 한다. 대부분 콜드체인이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것까지 관심을 가지고 인력을 투입하지만 병원 안에서의 콜드체인은 약사만이 관리하고 책임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해동된 백신은 120시간까지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동 시작 시간과 투약할 수 있는 시간을 라벨링을 통해 중앙과 권역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관리와 투약 전 확인 등에서 약사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은 백신이 조제되는 BSC인 Biosafety Cabinet을 이용한 경험이 없고, 실제 지역센터에 배치될 담당자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약사님도 이렇게 까다로운데 저희가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을 들은 담당자들로부터 '백신 관리를 듣고 난 뒤 더 겁이 난다', '뭘 알아야겠다 싶어 교육을 받으러 왔는데 더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으며 실제 간호협회도 질병청에 지역센터 인력에 약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무엇보다도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을 계기로 주사제 소분에 대한 약사의 역할과 인식이 제고됐다는 설명이다.

황은정 부장은 "책임 소지를 떠나 귀한 약이 투여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게 약사의 마음이다. 백신 뿐만 아니라 재고관리, 희석액관리 등은 마약류에 준하는 수준으로 약사들의 경우 이같은 관리가 생활화 돼 있지만 그외 인력들은 경험이 없어 어려워한다"면서 "약은 온도를 이탈하면 뒷처리만 있을 뿐이지 되돌릴 수 없다. 소중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약을 잃어서도 안되며 잃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병원약사회도 인건비와 예산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으로 약사인력을 배정하는 일부 지자체와 간호사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의 경우 지자체에서 간호사를 채용하고, 인원이 부족한 경우 대한간호협회에서 인력풀을 제공하는 만큼, "접종에서 약사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지자체에서 약사를 채용하게끔 하고 부족한 부분은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에서 공급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최소 2명 이상의 약사가 배치돼 백신의 전과정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병원약사회와 더불어 대한약사회도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각 전문인력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안전한 투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계획을 시급히 재점검할 것과 최소 1인의 약사를 백신 전담자로 배치하기 위한 예산 편성 및 약사인력 확보 등을 질병관리청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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