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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인포데믹, 임상진행 '피라맥스' 사재기 주의보

  • 정새임
  • 2020-12-15 06:12:48
  • 근거없는 용법용량 난무...전문가 "부작용 유발 경고"
  • 인터넷 카페 등서 구입 가능한 약국 리스트 나돌아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이 신풍제약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주장하며 피라맥스를 대량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인 말라리아 치료제로, 아직까지 코로나19 치료나 예방에 대한 임상 데이터는 나온 바 없다.

그럼에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피라맥스 여러 통, 많게는 20통까지 구매한 게시물이 공유되는 등 사재기가 만연한 모습이다.

온라인 상에는 이들의 구매 인증과 함께 "(피라맥스가 있는) 약국에 3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하여 구매했다"는 등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왕복 4시간을 들여 경기도 일산 소재 약국에서 피라맥스 40만원 어치를 구매했다는 A씨는 "확진자는 늘어나고 코로나19 백신도 부작용이 보고되는 와중에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피라맥스 구매처를 찾아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라맥스 재고가 있는 약국, 또는 처방전이 없어도 구매 가능한 의약분업 예외 지역 약국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재고가 떨어진 곳까지 세세히 표시된 약국 리스트가 나돌면서 사재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일부 약국은 피라맥스 구매를 문의하는 소비자에게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친절하게(?)' 알려주기까지 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피라맥스 오남용 문제가 불거져 신풍제약이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지한 바 있다. 당시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정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으로, 말라리아로 확진된 경우 전문의 처방을 받아 복용할 수 있다"라며 "아직까지 코로나19 예방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 없다"고 적시했다.

당시에는 일부 충성심이 높은 신풍제약 주주들이 피라맥스를 구매했다면, 이번에는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정보를 들은 일반 소비자까지 사재기를 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경기도 소재 A 약국은 "피라맥스 재고를 묻는 전화가 최근 급증하기 시작했다"라며 "처방약이라고 설명해도 처방전 없이는 안되냐, 어디서 처방전을 받으면 되느냐는 문의가 빗발친다"라고 전했다.

근거없는 복용과 용법용량도 문제다. 피라맥스는 급성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에서 1일 1회 연속 3일간 경구투여하도록 되어있다.

피라맥스 예찬론자들은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알씩 먹고 있다"면서 "부작용이 없어 백신보다 훨씬 좋은 약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피라맥스를 상비약을 비치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바에 따르면 피라맥스의 흔히 보고되는 이상반응은 두통, 호산구 증가증, 호중구 감소증, 빈혈, 혈소판수 증가, 구토, 복통, 서맥, 아미노전이효소 증가, 저혈당증이다.

특히 중증 신장애 또는 간장애 환자에서는 피라맥스를신중이 투여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부작용이 없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인 셈이다.

여기엔 일부 의사 유튜버의 발언도 한몫 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알려진 모 유튜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피라맥스가 치료용량의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 용량으로 50% 이상의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의학적으로 피라맥스를 말라리아 예방목적으로 사용못할 이유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아가 일부 시민들은 "피라맥스는 국내외 치료제 효과 입증논문이 차고 넘치는 데도 임상 절차를 고집함으로써 거의 신약개발 수준으로 임상을 하고 있다"라며 피라맥스 긴급승인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피라맥스가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 혹은 예방 효과를 입증한 바 없는 만큼 약물 오남용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포데믹(잘못된 정보가 급속히 퍼져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으로 과거 구충제 오남용처럼 피라맥스 오남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피라맥스를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오남용할 경우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의료진도 오프라벨로 피라맥스를 처방해 사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처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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