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정부의 제네릭 편견 위험하다
- 천승현
- 2020-08-03 06: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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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직접 개발에 관여하지 않은 제네릭의 약가를 종전보다 깎는 새 약가제도를 시행했다. 제네릭 허가를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직접 수행하지 않으면 종전 최고가보다 상한가가 15% 내려가는 구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 공정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에 대한 허가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위탁제네릭의 GMP자료 제출을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위탁제네릭도 3개 제조단위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고 관련 GMP자료를 제출해야 허가를 내주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우리나라에서 허가·유통 중인 제네릭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고 해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받도록 GMP 자료요건 강화 등을 추진한다"라고 설명했다.
과연 위탁제네릭의 GMP 자료 요건 강화가 품질 확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묻고 싶다.
위탁제네릭의 GMP평가자료 제출은 불과 5년 전에 사라진 제도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는 내용의 ‘GMP 적합판정서 제도’를 시행했다. 이때 허가용 의약품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규정이 완화됐다. 적합판정서의 유효기간내에 있는 제조소에서 GMP 실시상황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적합판정서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품질 확보를 위해 GMP자료 제출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기존에는 품질이 확보되지 않은 제네릭을 허가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식약처는 그동안 정상적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은 품질이 모두 동등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단지 직접 생산하거나 다른 업체에 생산을 맡겼다는 이유로 품질이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식약처는 최근 위탁 제네릭을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우판권은 특허도전에 성공하면 9개월 동안 다른 제네릭보다 시장에 먼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독점권 혜택이다. 제네릭 직접 생산과 특허전략은 명백히 다른 영역인데도 위탁 생산이라는 이유로 특허도전 성공에 따른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명분없는 차별’이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미 식약처는 공동생동 규제 정책을 추진하다 체면을 구긴 적이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4월15일 위탁(공동)생동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가 지난 4월 회의를 열어 이 개정 고시안의 철회를 권고하면서 공동생동 규제 부활은 무산됐다. 공동생동 규제는 이미 9년 전에 규개위의 개선 권고에 폐지됐는데도 식약처가 무리하게 재추진하려다 불발됐다.
그렇다고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네릭 난립 현상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제네릭 난립은 기업들의 중복 투자와 시장 교란을 야기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 방침을 꺼낸 이후 제네릭 난립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는 점은 정부 입장에서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가 느슨해지기 시작한 2013년부터 제네릭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2012년 ‘생동허여’를 통해 허가받은 제네릭은 50건 허가받았지만 2013년에는 500개로 1년 만에 10배 늘었다. 2015년과 2016년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이 1000개를 넘어섰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위탁 제네릭이 각각 681개, 751개 등장했다.
지난해 위탁제네릭은 무려 3173건 허가받았다. 종전 최고치 2016년의 1306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1399건의 위탁제네릭이 승인받으며 1년 반만에 4572개의 위탁제네릭이 신규 진입했다. 사상 유례없는 제약사들의 제네릭 진출 시도로 기록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제네릭 난립 억제를 정책 목표로 제시한 이후 난립은 더욱 심화한 양상이다. 정부 정책 방향과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났는데도, 누구도 책임을 지지는 않는 형국이다.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펼칠 때는 설득력이 있는 명분을 내세워야 한다. 의약품 안전성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의 정책은 더욱 과학적이고 정교해야 한다. 단지 제네릭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을 품질이 낮은 제품 취급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편견이며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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