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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물 조치 풍선효과?...위장약 제네릭 난립 가속화

  • 라니티딘 판매중지 이후 파모티딘·라푸티딘·애엽 등 제네릭 급증
  • 불순물 검출로 전 제품 판매금지로 유사약물 제네릭 경쟁 심화 초래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들어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항궤양제 제네릭 제품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불순물 초과 검출로 라니티딘제제의 퇴출 이후 대체 의약품 시장이 팽창하자 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제네릭 시장을 두드리는 형국이다.

파모티딘, 라푸티딘 등 H2수용체길항제 뿐만 아니라 에스오메프라졸, 애엽 등 유사 계열의 제네릭 제품도 크게 늘었다.

정부의 강경한 불순물 후속조치에 따른 풍선효과로 유사 약물 시장에서 제네릭 난립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보건복지부의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급액표’ 일부 개정고시에 따르면 오는 4월1일부터 ‘파모티딘20mg’ 성분의 제네릭 9개 제품이 건강보험 약제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미래제약, 티디에스팜, 테라젠이텍스, 씨엠지제약, 한국피엠지제약, 삼천당제약, 대한뉴팜, 대웅바이오 등이 파모티딘 시장에 진입한다.

국제약품, 알리코제약, 뉴젠팜, 한국프라임제약, 일동제약, 메딕스제약, 이든파마, 영일제약 등 8개사가 허가받은 ‘라푸티딘’ 성분 제네릭 제품도 새롭게 급여목록에 등재됐다.

파모티딘과 라푸티딘은 H2수용체길항제 계열 약물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지난해 라니티딘제제의 판매금지 이후 제약사들의 대체약물 시장 진입이 활발하게 전개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 검출을 이유로 사실상 시장 퇴출을 결정했다.

2019년 9월과 2020년 4월 파모티딘20mg(왼쪽)과 라푸티딘10mg(오른쪽) 건강보험급여등재 개수(단위: 개,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라니티딘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인 지난해 9월1일 파모티딘20mg은 총 35개 등재됐다. 그러나 4월1일 등재되는 파모티딘20mg은 56개로 60% 증가했다. 라푸티딘10mg의 경우 급여목록에 등재된 제품은 지난해 9월 29개에서 오는 4월 40개로 11개 늘었다.

라니티딘제제의 판매금지 이후 유사 약물의 처방이 급증한 것도 제약사들의 시장 공략이 거세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파모티딘, 라푸티딘, 니자티딘, 시메티딘, 록사티딘 등 H2수용체길항제 중 라니티딘을 제외한 5개 성분은 100억원의 외래처방액을 합작했다. 불순물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8월보다 처방 규모가 69.5% 치솟았다.

파모티딘과 라푸티딘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12월 파모티딘 성분 단일제의 처방규모는 31억원으로 8월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작년 파모티딘 처방 규모는 175억원으로 전년대비 38.0% 증가했다. 작년 12월 라푸티딘 성분 단일제의 외래처방액은 30억원으로 8월대비 131.8% 늘었다.

라니티딘제제의 퇴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파모티딘과 라푸티딘의 처방 규모가 확대되자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 움직임도 활발해진 셈이다.

주요 H2수용체길항제 성분별 월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라니티딘과 사용 영역이 유사한 다른 약물도 제네릭 개수가 크게 늘었다.

‘넥시움’이 오리지널 제품인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된 20mg 용량이 지난해 9월 108개에서 124개로 16개 늘었다. 에스오메프라졸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 Proton Pump Inhibitor) 계열 약물로 항궤양제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에스오메프라졸 역시 라니티딘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에스오메프라졸의 지난해 처방액은 1893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늘었다. 에스오메프라졸의 처방액은 지난해 9월 151억원에서 한 달 만에 182억원으로 20.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200억원을 넘어섰다.

2019년 9월과 2020년 4월 애엽90mg 건강보험급여등재 개수(단위: 개,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염치료제 ‘스티렌’ 시장에 가담하는 제네릭도 급증하는 추세다. 스티렌은 '애엽'을 유효성분으로 갖는 위염치료제다. 지난해 애엽 성분 처방 규모는 875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애엽 고용량(90mg) 제품은 15개 등재됐는데, 7개월만에 26개로 73% 늘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불순물 의약품에 대한 강경한 조치로 대체 의약품 시장의 제네릭 난립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라니티딘제제는 국내에서 전 제품 판매가 중지된데 반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제약사 자체적으로 제조번호별 회수가 이뤄졌다. 국내 라니티딘 성분 함유 시장규모는 연간 2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라니티딘 판매금지로 손실을 입은 제약사들이 다른 제품으로 만회하려는 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체에 유해하다고 결론나지 않은 제품을 모두 퇴출시키면서 적잖은 손실이 불가피했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유사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는 지난해 11월 "라니티딘에서 검출된 NDMA의 유해성은 구운 고기나 훈제 고기를 먹었을 때 노출되는 수준과 비슷하다"는 성명서를 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라니티딘제제 전품목 판매금지 조치는 제네릭 개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요인도 작용했다”라면서 “결과적으로 정부의 강경한 조치가 다른 영역에서 제네릭이 더욱 난립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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