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으로 동료간호사 힐링주는 '미스터 나이팅게일'
- 안경진
- 2019-07-18 06: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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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가천대길병원 내과중환자실 오영준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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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입사 후 줄곧 한 부서에서 자리를 지켜온 '미스터 나이팅게일'은 웹툰으로 동료 간호사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만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천대길병원 내과중환자실 7년차 오영준(33) 간호사다.
오 간호사는 군생활 중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가천대 간호대학으로 편입했다. 졸업 후 남자간호사 수요가 높은 내과중환자실에 발령받았고, 7년째 근무하고 있다. 호흡기내과와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류마티스내과 등 내과 관련 다양한 중증 질환자들을 돌보는 일이 오 간호사의 임무다.
"남자간호사가 있어?" 세상의 편견에 전면승부를 던지기까지
지금이야 남성 근무비율이 높아졌지만 오 간호사가 입사하던 2012년 당시만 해도 '남자간호사'가 희귀했다. 다른 신규간호사들보다 병동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오 간호사는 "핑크색 근무복장을 보고 당황했던 것도 잠시, 의복업체가 보내준 근무복 명패에 '오영준'이 아닌 '오영춘'이란 이름이 새겨진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간호사 중에 남자가 있을리 없다고 판단한 의복업체의 실수로 빚어진 에피소드다. 유일한 남성인 덕분에 전용화장실이 마련되는 등 돌이켜보면 지난 7년간 웃지 못할 일들이 많았다. 남자간호사라는 별종으로 지낸 세월동안 핑크색 근무복에는 익숙해졌지만, 오 간호사는 새로운 편견과 마주하게 됐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생사를 오가는 중증 환자들을 케어해야 하기에 그만큼의 지식과 능력을 요구받지만, 드라마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획일적으로 비춰지는 간호사의 이미지가 불편하게 여겨졌던 것이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미술학도의 꿈을 접었던 오 간호사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의 리얼한 삶을 전하고 싶다는 새로운 소망을 가지면서 웹툰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페이스북 팔로워 6만6천명...동료간호사들 뜨거운 호응으로 인기작가 반열에
진심이 통한걸까. 오 간호사가 취미삼아 작업한 웹툰들은 전국에 있는 수많은 간호사들로부터 공감대를 끌어냈다. 오 간호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사 이야기'의 팔로워수는 6만6000명을 돌파했다.
SNS 공간에서의 뜨거운 호응은 그만큼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겪는 애환과 고충을 진솔하게 녹여냈다는 방증일 것이다. 신규간호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순간 중 하나인 인수인계 장면을 표현한 작품 아래 수많은 댓글이 달릴 때면 "나도 신입땐 저랬지"하고 7년 전을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오 간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게시글에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근무 중 마주하는 딜레마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종 DNR 상태 BP가 안 잡혀 vasopressors 과 inotropic full dose와 의미없는 Bivon 소변은 안 나오고 교정 안되는 PH HCO3... 이분도 곧... 직감했죠... 각종 생명유지 장치와 주렁 주렁 달린 수액들 얽히고 설킨 라인들과 억제대 그 와중에 환자분은 mental 만큼 붙잡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싶다던 그 차디 찬 손으로 힘겹게 한 글자 한 글자 소원을 끄적이던 그 color change 손을 보고 있자니... 하지만 L tube drain keep 중으로 total NPO 어쩔수가 없었죠... 끝내 "차가운 물 한 모금만" 외면하며 환자분께 알아 듣게 설명하면서 손을 잡아 주고 저의 온기를 전달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몇 분간 온기를 나눠 드리고 처치와 다른 환자도 봐야 했기에... 그만 손을 놓으려니 제 손을 놓지 않으려는 그분 무거운 마음으로... 빈틈없는 억제대 만큼 각오하고 느슨하게 해드리고 또 다른 환자 보러 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하니 다른 신환분이 있었습니다. "하... ..." 왜 그때 노티라도 해서 물 한 모금 튜브로 밀어 넣어 주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고작 시원한 물 한 모금이 뭐라고..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딜레마를 표현한 오영준 간호사의 웹툰 
지난달에는 병원의 배려를 받아 가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웹툰 작업은 삼교대 근무 중 휴무일 때 주로 이뤄진다. 이미지를 크로키 형식으로 시행하고, 정밀한 묘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진으로 남긴 뒤 다시 태블릿 작업화하고 섬세한 작업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별한 작업공간이나 도움을 주는 인력 없이 오롯이 홀로 해내야 하는 작업이다.
SNS 인기작가가 된 오 간호사의 꿈은 소박하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중환자실 간호사의 생생한 삶을 계속해서 표현해보고 싶다는 것이 전부다. 여력이 된다면 병동, 응급실 등 다양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임상간호사들의 공통적인 어려움들을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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