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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에 성희롱까지…나홀로 여약사 안전에 빨간불

  • 김지은
  • 2017-12-20 06:15:00
  • 범인 "향정약 달라"며 칼로 위협…약사들 "신고해도 대응 미온, 피해는 약사 몫"

일선 약국에서 근무하는 '나홀로' 여약사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여약사 혼자 약국을 운영하거나 여약사와 여자 직원만이 근무하는 약국이 크고 작은 범죄에 표적이 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할 만한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최근 경기도 의왕시 한 약국에서는 20대 남성이 약사를 칼로 위협, 처방전 없이 향정인 졸피뎀과 스틸녹스를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첫 시작은 지난 5일 이 남성이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찾아왔을 때부터였다. 한달 전 약국을 인수해 여성 직원 한명과 근무하고 있던 A약사는 젊은 나이에 졸피뎀을 처방받아온 이 남성을 눈여겨 봤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난 7일 이 남성은 재차 약국에 찾아왔고, 이때는 처방전도 없이 다짜고짜 "졸피뎀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터무니 없는 요구에 약사가 거절하자 이 남성은 품에 있던 등산용 칼을 꺼내 약국 매대 위에 올려놓으며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도 약사가 수차례 단호히 거절하자 이 남성은 돌아갔고, 약사는 그 다음날 근처 파출소에 관련 사실을 신고했다.

당시 결찰 조사 과정에서 경찰 측은 이 남성이 이미 관내에서 2건의 향정약 절도 건으로 조사 중에 있으며, 현재 마약 중독치료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라며 약사를 안심시켰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전부터 KT안전캅 서비스를 이용 중이었지만 이후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았던 약사는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찰이 출동하는 장치를 추가로 설치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4일이 지난 지난 11일 이 남성은 약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올때부터 손에 칼을 쥐고 있었고, 순식간에 매대 앞에 있던 직원을 지나 조제실에 있던 약사를 위협하며 향정약을 요구했다.

약사는 이 남성이 조제실로 들어오는 찰나의 순간 기지를 발휘해 조제실에 설치돼 있던 안전장치 버튼을 누르고, 경찰 출동을 위해 전화 수화기도 내려놓으며 구조를 요청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1평도 안되는 조제실에서 이 남성과 대치해야 했던 직원과 약사는 향정 보관함 안전장치를 천천히 풀며 시간을 끌려했지만, 이 남성이 스틸녹스 2통을 약사로부터 받아 약국을 떠날때까지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약을 들고 약국을 나갔다 다시 들어와 약사와 직원에 "신고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했다.

약사의 신고로 현장에서 이 남성은 검거됐으며, 현재 특수강도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사는 "이후 확인하니 이 남성이 2년 전부터 우리 약국에서 지속적으로 향정약을 조제해 갔었다"면서 "이전에는 남성 약국장이 있었던 만큼 문제를 일으키지 않다가 한달전부터 여약사와 여직원이 있는 것을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사는 "현재 약국은 못나가고 있고, 앞으로 그 자리에서 운영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범인의 문제를 넘어 경찰에 안일한 대응에 불신과 분노를 느꼈다"면서 "범인에 대한 트라우마와 더불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얻었지만 결국 피해는 다 약사의 몫이됐다. 다른 약국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미연에 방지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공유하고자 결심했다"고 했다

최근 경기도에서 약국을 중인 다른 약사도 SNS를 통해 저녁 시간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일을 게재하며 동료 약사들과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저녁 시간 남자 직원이 퇴근하고 여자 약사 혼자 있는 것을 보고 술에 취한 남성 두명이 약국에 들어와 성희롱적인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이 남성들은 약사에 약사뿐만 아니라 약국에 있던 다른 여성 환자들에도 이 같은 발언을 이어갔지만 약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다른 여약사들도 이 약사의 글에 공감을 하며 여성 약사가 혼자 약국을 운영하거나 직원 한명과 있는 경우 술에 취해 성희롱적 발언을 하거나 큰소리로 위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약사는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문제가 커질 수 있고, 순간 당황해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면서 "남자 약사라면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미봉책으로 남자 직원을 따로 채용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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