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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면 마친 의약단체들 "올해 수가협상 쉽잖다"

  • 이혜경
  • 2017-05-23 06:14:58
  • 진료비증가율 Vs 보장성 강화…3차서 '쟁점화' 예상

(왼쪽부터) 조용기 공단 실장, 박완수 한의협 수석부회장, 김철수 치협회장, 홍정용 병협회장, 추무진 의협회장, 성상철 공단 이사장, 김옥수 간협회장, 조찬휘 약사회장, 장미승 급여상임이사
내년도 요양기관 환산지수 가격결정을 위한 보험자-공급자 간 전략적 '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의·치·한·간·약·병 등 6개 유형을 대표하는 공급자단체들은 지난주를 시작으로 22일까지 수가계약을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각각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

통상 1차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가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2차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이 보험재정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이른바 '벤딩'으로 일컬어지는 '추가재정 소요액' 형성을 놓고 양자 간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본격적인 협상은 앞으로 있을 3차부터 개시된다. 오는 26일 오후 4시 의협을 시작으로 29일 오전 11시 한의협, 오후 2시 30분 약사회, 오후 4시 치협, 오후 5시 병협 등의 순으로 공급자단체에서 먼저 내년도 수가인상 기대 수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건보공단은 24일 제1차 재정운영소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벤딩 폭 설정을 논의하게 된다.

추후 확정되는 벤딩은 협상시한으로 예정된 말일 제2차 재정소위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0.1%p 등의 구체적인 수가인상률을 둔 치열한 '제로섬 게임'은 2차 소위가 열릴 31일 오후 6시 이후부터 절정을 향해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 11.4%…수가인상 발목잡나

올해 수가협상은 사상초유 누적흑자 속에서 진료비가 총 73조4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늘면서 상당한 진통이 예견됐다. 이 중 건강보험 부문은 64조6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병원 14.2%, 의원 6.9%, 치과 21%, 한방 4.1%, 약국 9.1% 씩 증가했다.

건보공단 측은 보장성 강화정책과 메르스 사태로 의료이용이 감소했던 2015년도 상황이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을 가져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다 지난해 당초 검토됐던 벤딩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8134억원의 추가재정과 함께 요양기관 평균 수가 2.37% 인상률이 결정됐던 만큼 올해 협상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1~2차 수가협상을 마치고 나온 공급자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건보공단이 진료비 증가율을 이유로 벤딩 폭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수가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장성 강화 정책엔 공급자단체 간에도 이견

이번 수가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두 자릿수를 기록한 진료비 증가율과 함께 새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이 수치상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며 "보장성 강화 등 여러요인이 있을 텐데 어쨌든 누적수지 흑자분과 함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진료비 증가 주요 요인으로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임플란트 등 치과 급여확대, 선택진료 개선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손꼽힌다. 당시 4대중증질환 진료비는 14조9369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9870억원 증가했고, 임플란트 등 치과 진료비는 5912억원 늘었다.

만성질환 진료비도 24조9896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7715억원 늘면서 진료비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메르스 발생으로 인해 당시 진료비 증가율이 둔화된 것도 작년 진료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평가와 관련, 공급자단체의 입장은 엇갈린다. 보장성 강화 정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는 진료비증가율의 원인으로 보장성 강화 정책을 꼽았고,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보장성 강화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면서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2차 협상을 마친 박용주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은 "단순히 진료비 증가율만으로 병원들의 경영상태를 분석하면 안된다"며 "4대 중증질환 보장, 비급여에 대한 급여화 등으로 진료비 증가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진료량이 늘었다는 이유로 수입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논리에 대해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반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태섭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울산시의사회장)은 "건보공단이 2차 협상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 환산지수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며 "의원급은 이미 갈 만큼 갔다는걸 의미하는 것으로, 건보재정이 20조원 흑자로 여유가 있을 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치협 또한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경기도지부 보험부회장과 김수진 치협 보험이사는 "치과 진료 대부분이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됐지만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늘어난 진료를 제외하면 실제는 낮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달리 약사회와 한의협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배제된 점을 강조하면서,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조양연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장은 "건보공단은 보험료율 동결로 수입이 늘어나지 않아 재정추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며 "차기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지속 의지도 있는 만큼 건보재정이 내년에 '단기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조 보험위원장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 약국은 혜택이 하나도 없어 정책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며 "제2차 상대가치점수에서도 의과는 순증이 있었는데, 약국은 순증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태호 대한한의사협회 약무이사 또한 "보장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한의계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평균에 못미치는 보장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 고려 해달라고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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