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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인상, 이제는 논의할 때“혜택이 늘어난다면 보험료 더 내겠다.” 의료의 공공성과 영리성이라는 양 갈래 기로에서 의료 소비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나가는 돈’에는 극도로 민감했던 소비자들에게 나온 말이라 나름대로 커다른 의식의 전환이라 할 수 있는 반응에 관심이 기울여진다. 다달이 자동으로 떼이는 건강보험료와 한 두 가지 민간보험료를 내고 있으면서도 의료 혜택에서는 늘 미심쩍기만 했던 피로감을 반영하는 것일까. 의료의 전문성에서 소외된 일반 소비자들 중에서도 따지고 캐물어 ‘받아내야’ 하는 민영보험 대신 나라가 주는 건강보험으로 치료 걱정을 덜 수 있다면, 차라리 보험료를 더 내겠다는 이들이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정말로’ 보장성이 좋아진다면…”이라는 단서가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요즘 들어 지인들의 갑작스런 ‘암 선고’나 ‘부고’를 자주 접하며 덩달아 고민이 깊어지던 와중에서다. 왠만큼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건강보험 내부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역학관계-정부, 공급자, 환자 등-까지 알 턱이 없지만, 의료산업화라는 전문적 논쟁 밖에서도 실생활과 뒤채이는 건강보험의 과도기가 존재한다는 반증이다. 최근 여야 의원과 보건의료노조가 보장성 강화와 의료산업화를 골자로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교롭게도 이같은 반응을 다시 접했다. 보건의료의 저변에서 가입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여서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전국농민협회 등 주요 단체 대표자가 토론 석상에 오른 이날 행사에서는 다소의 우려감도 있었지만 “보장성이 정말 ‘획기적으로’ 확대된다면 건강보험료를 더 부담해서라도 공공보험의 틀을 지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익단체의 반발이나 국민의 저항감 등을 우려해 “설득 과정이 쉽지 않다”며 한 걸음 물러서고 마는 정책당국의 소심함에 비하면, 실효적인 보장성 확대를 전제로 추가 부담 의사를 내비친 시민사회단체의 태도는 한 걸음의 ‘진전’이라 평할만하다. 이례적으로 ‘동결’을 선언한 올해를 제외하면 건강보험료는 대체로 인상 행보를 걸어왔다. 수가인상이라는 정치적 결과의 산물과 의료보험 통합 초기 급증한 보장성 확대 요구를 따라잡지 못해 ‘파탄’ 지경에 이른 건강보험 재정을 메꾸느라 공급자도 가입자도 허리를 졸라매야 했던 피해의식을 보더라도, 보험료 인상에 대한 ‘거부감’은 불가피한 순환고리일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한계상황에서 가입자단체가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수용성을 열어둔다면, 말 그대로 ‘획기적인’ 보장성 강화에 대한 민관 차원의 논의는 새 물꼬를 틀 때가 됐다. 최소의 비용으로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던 소비자들이 일정부분 추가부담을 감수한다면, 공급자는 행위별 수가제의 맹점을 보완하는 지불제도 개선에 협조하는 미덕으로 보조를 맞춰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믿을만한 사후관리와 국고지원책으로 실효적인 보장성 강화를 약속하는 용단을 내려 '3박자'를 맞추지 않는다면, '진전'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의료산업화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전면 부정할 수 없더라도, '전국민' 건강보험은 아직 사회안전망이라는 필수 영역에서 좀더 단단하게 뿌리내려야 할 자산임이 분명하다. 의료 수요·공급 사이의 고질적인 ‘파이싸움’을 타개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산업화 논란으로 공공의료의 가치가 재인식된 지금이 절호의 ‘타이밍’일 수 있다.2009-04-10 06:45:13허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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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탈크 파문과 슈퍼판매베이비파우더로 시작된 석면 탈크 파문이 의약품, 화장품 등으로까지 번지면서 보건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약사회는 3일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회원들을 대상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석면 탈크 베이비파우더를 즉시 진열대에서 철수해 반품할 것을 독려했다. 6일에는 성명을 통해 식약청을 상대로 탈크 원료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조속한 결론을 내릴 것을 촉구하는 한편 문제가 있을 경우 모든 약사들은 즉각 조제를 중단하겠다는 뜻도 대외적으로 밝혔다. 약사회의 이러한 발빠른 대응은 석면 탈크 파문으로 회원 약국이 피해를 보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약국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리고 약사회의 이러한 움직임은 석면 탈크 파문이 의약품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논란을 차단하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제품의 신속한 회수는 약국과 다른 판매처의 회수상황을 비교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의약품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약사들의 모습을 대외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약사회는 3일 회원들에게 전달한 긴급공지에서 문제 제품의 즉각적인 회수를 통해 그 동안 실추된 약국의 이미지를 제고토록 하자고 당부한 바 있으며 6일 발표된 성명에서는 수 차례에 걸쳐 의약품은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확실히 석면 탈크 파문은 그 의도를 떠나 의약품의 안전성 및 오남용을 이유로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반대해 온 약사회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석면 탈크 파문에서 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은 약사회의 공문이나 성명서가 아니라 일선 약사들이 국민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약사회의 전략이 아닌 일선 약사들이 석면 탈크 제품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국민들의 안전한 의약품 복용을 위해 노력하는 진심을 보여줄 때 국민들도 의약품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슈퍼판매를 반대하는 약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약사 사회가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향후 복약지도와 의약품 관리에 더욱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라는 약사회의 성명을 헛구호로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석면 탈크 파문은 언제가는 가라앉을 것이고 슈퍼판매 논란은 또 다시 불거질 것이기 때문이다.2009-04-08 06:48:37박동준 -
불량 처방전 발행, 약사회 나서야환자 주민등록번호가 흐릿하게 찍혀나오는 등 불량 처방전이 잊을만 하면 발생해 약국가가 골탕 먹고 있다. 불량 처방전의 종류도 다양하다. 아예 일부분이 '*' 표시로 찍혀 나오거나 사선인쇄 된 것들도 있고 심지어 최근에는 육안으로만 겨우 확인 가능한 흐릿한 것들도 발행되고 있다. 약사 또는 약사회에서 강하게 추정하는 것은 한 2D 바코드 업체가 경쟁 상대인 스캐너 인식을 무력화 하기 위해 의료기관 처방전 발행 프로그램에 모듈을 설치, 임의로 출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량 처방전 발행은 스캐너가 도약하던 시점에서 시작됐고 반드시 한 업체의 2D 바코드가 처방전 하단에 찍혀나오기 때문에 그 분석이 어느정도 설득력 있다. 2D 바코드 업체가 의료기관 처방전 발행 프로그램 업체에게 주는 일정 부분의 수수료가 적지 않고 스캐너가 2D 바코드의 파이를 일정부분 잠식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논리를 충분히 뒷받침 해준다. 지난 해에도 한 처방전 발행 프로그램 업체가 의도적으로 옵션 업데이트를 했다가 약국가 업무 마비와 항의가 빗발치자 몇일도 되지 않아 옵션을 제거하는 헤프닝도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이 업체도 현재 문제의 2D 바코드 업체로 지목되고 있는 곳과 업무 협약을 맺어 "스캐너를 못쓰게 하려고 업체들이 힘을 합쳐 벌인 수작"이라는 약사들의 공분을 샀었다. 업체들은 이 같은 의도적 처방전 발행에 대해 "환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또는 "환자가 원하는 경우가 있어 의사들도 건의함에 따라"라는 구실을 들어 어쩔 수 없음을 밝혀왔지만 논리가 궁색하고 모순적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들 처방전에 일관된 공통점은 2D 바코드가 찍혀나온다는 것이고 2D 바코드 자체가 환자 개인정보 보호를 기치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2D 바코드가 개인정보 보호를 충분히 해주는 마당에 업무에 반드시 필요한 주민번호를 인식 못하게 장치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 논리는 종이 처방전 발행 자체가 개인정보 보호에 위협적이라는 의미로, 더 나아가 분업기반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주장인 것이다. 처방전 프로그램 업체와 이에 2D 바코드를 찍어 수익을 창출하는 업체들의 논리치고는 매우 빈곤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들의 팩트와 분석은 그만 각설하고, 이제 대한약사회의 역할을 얘기하고 싶다. 몇년 새 약국 IT 기기의 비약적 보급과 발전은 단순히 업체, 약국의 노력과 관심뿐만 아니라 약사회의 노력도 한 몫했다. 이제 약사회는 개발과 보급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일부 업체의 저질 행태에 대한 정보수집과 강력한 제제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데일리팜은 그간 이 같은 업체들의 행태가 의료법시행규칙 제15조 '처방전 기재사항'에 환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의료기관 명칭 및 전화번호, 의료인의 성명과 면허종별 및 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을 근거로 기재의무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임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의사가 인위적 발행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면 업체들의 업무방해가 아닌 지 약사회가 직접 나서 법적자문을 받아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대목이다. IT 업계 가랑비가 점점 약국 옷을 젖게 하고 있다. 늑장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2009-04-06 06:14:26김정주 -
일반약 슈퍼판매를 보는 두 시각일반약 슈퍼판매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약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반약 슈퍼판매 정책에 대한 논란의 시작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시작됐다. 인수위는 인수위백서에 소비자 편의를 위해 일반약 슈퍼판매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결국 기획재정부가 그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선 안전성, 후 소비자 편의'라는 주장으로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정책을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윤증현 장관이 부임한 이후 잇단 일반약 슈퍼판매 찬성 발언이 시작됐고 기재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렸다. 윤 장관의 논리는 철저히 경제적인 시각에 맞추어져 있었다. 즉 일반약 슈퍼판매로 제약사 매출 증가와 내수가 진작될 것이라는 게 윤 장관 주장의 핵심이다. 아울러 손해를 보는 쪽은 일반약을 독점적으로 취급하는 약국 밖에 없다는 발언도 나왔다. 결국 전재희 복지부장관이 논란의 불씨를 차단하기 위해 기재부, 사실상 윤 장관을 정조준하고 일반약 슈퍼 판매 불가를 선언했다. 전 장관은 약국이 많아 접근성 별 문제가 없고, 의약품은 안전성이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기재부의 경제 논리와 복지부의 의약품 안전성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논란의 최정점 있는 곳은 바로 약국이다. 약국이 의약품 안전성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파수꾼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야만 일반약 약국 독점 유통에 대한 명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일반약에 대한 철저한 복약지도,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약국 접근성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일반약 슈퍼 판매 논란은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2009-04-03 10:53:40강신국 -
법안심사소위, 이제는 개방하자만우절인 오늘 제282회 임시국회가 30일간의 일정으로 개원한다. 이번 임시국회에는 산적한 현안이 많다. 복지위에는 관련 법안 379건이 잠들어 있다. 추경 예산안 의결도 예정됐고 지난 2월 마무리 짓지 못한 복지부와 산하기관 업무보고도 받아야 한다. 복지위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법안심사소위원회의 회의 운영방식이다. 지난 17대 국회와 달리 이번 복지위 법안소위에는 전문위원실 직원 업무 하나가 더 추가됐다. 회의실에서 기자를 내보내는 일이다. 그런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회의인 만큼 회의록도 남는다. 비공개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회의 내용이 즉시 보도되는 것은 엄격하게 막고 있다. 법안소위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취재에 대해 반대하지 않고 있지만 안홍준 위원장은 예외다. 대중의 관심이 높은 현재 시점에 보도되는 것은 반기지 않는 셈이다. 회의록은 길게는 한 달 후에 공개된다. 이 때문인지 회의 진행도 원활하지 못했다. 여야의 입장이 크게 다른 법안을 논의 순서에 가장 위로 올려 시간만 허비하다 남은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고 끝냈다. 또는 오전에 시작한 회의를 밤 열시를 넘겨 끝냈지만 안건을 전부 논의하지 못하기도 했다. 16대부터 국회에서 근무한 한 관계자는 간사 협의를 활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미리 조율하고 회의에 임하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여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또는 예전처럼 보좌진 협의를 통해 따져봐야할 쟁점만을 남겨두고 법안소위를 진행한 뒤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논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편 법안소위와는 달리 복지위 전체회의는 원활히 진행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여야의 충돌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변웅전 위원장의 중재 능력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30일간의 임시국회가 민생법안과 시급한 현안을 제대로 처리해 4월 말 회기 종료시 불쾌한 농담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2009-04-01 06:39:19박철민 -
자진취하, 면죄부 될 수 없다A사는 재평가 일환으로 임상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일정이 촉박해 자료를 제출키로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품질 부적합으로 허가가 취소되고 시중 유통품도 회수·폐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B사 역시 임상을 실시했는데 부실한 결과가 나왔다. 이에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결국 임상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기존에 출시한 제품은 팔 수 있게 됐다. 최근 논란이 됐던 태반 및 생동재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음직한 사례다. 기자는 자료를 제출한 제품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으며 슬그머니 허가를 자진 취하한 제품은 비난은 받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봤다. 물론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믿고 싶다. 임상이나 생동 비용을 감안할 때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 자발적으로 시장 철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일부 업체의 경우 재평가 결과가 미흡하게 나올 경우 추후 허가취소 등으로 인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진취하를 선택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자진취하의 경우 시중에 유통중인 제품은 팔 수 있을뿐더러 명단도 별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무모하게 자료 제출 후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 것보다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다. 오죽하면 자료를 제출한 이후 허가취소를 받은 제품에 대해 무모하게 일처리를 했다는 동정어린 시선도 나오는 실정이다. 식약청은 자진취하 제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품질부적합 등의 사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자사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데 또 다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진취하 제품의 경우 재평가 마감일이 임박할 경우와 같이 정황상 취하 사유가 의심이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의심만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떤 사람이 도둑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도둑이라고 단정짓고 수사를 진행할 수 없지 않느냐”며 “100명의 선량한 사람이 있는데 1명의 도둑을 잡겠다고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게 식약청의 논리다. 하지만 식약청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생동 및 태반제제 재평가 결과에 따라 허가취소 및 회수·폐기 조치된 제품들 역시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지 못했을 뿐 국민에게 위해요소를 제공할 정도로 ‘부적절’한 의약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한 상식적으로 재평가 진행 과정에서 허가를 취하한 제품들 중 일부는 이번에 허가취소된 제품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추측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진취하 제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치해야 할까. 앞서 말했다시피 식약청은 품질부적합이라는 명백한 근거도 없는데 자발적으로 시장을 철수한 제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불이익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영문도 모른 체 품질부적합 제품을 복용할 가능성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파수꾼이라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2009-03-30 06:05:48천승현 -
제보편지 한 통과 진실게임최근 도매협회장 앞으로 익명의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편지에는 외국계 K도매상의 M&A 행태와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호소의 글이 적혀있었다. 자신을 20여년 넘계 약밥을 먹어가며 업계 희노애락을 같이했던 사람이라고 밝히며 작금의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보자가 밝힌 K도매상의 M&A 전략은 인수하고자 하는 도매의 위기설을 유포후 헐 값에 사들인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이 전략이 실패할 경우 좋은 조건을 내걸어 MOU를 체결한 다음 가격을 내리고 최후에 백마진을 들춰내 업체를 파산시킨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도매 관계자는 "문건을 확인했는데 직원이 쓸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인수합병은 물밑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직원들에게 소스를 흘리는게 말이 되냐. 타 도매와 이간질 하려는 음해성 제보임이 틀림없다"고 펄펄 뛰었다. 당사자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가 될 법도 하다. 그러나 거짓제보로 생각하기에는 업계에 떠도는 이들의 소문은 흉흉하다. 소문인 즉, 이 도매가 A도매를 인수할 경우 A도매를 인수하겠다고 약속한 후 보안유지를 철저히 당부한 다음 외국계유통회사 아시아 본사에 정보를 흘린다. 그러면 본사에서 한국지사에 A도매를 조사하라는 지시사항이 내려오게 되고 A도매는 여신압박을 받게돼 약품공급이 원활하지 않게된다는 것이다. A도매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헐 값에 넘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도매 관계자와 제약사 도매 담당자들도 기사를 보고 앞다퉈 전화를 걸어와 "잘 아는 어떤 도매상도 당할 뻔 했다면서 비슷한 상황에 처했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M&A를 시도하는 입장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다운시키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까지 M&A 문화에 익숙치 않고 순진한(?) 도매업체들은 맥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당사자들이 입을 꾹 다물어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작년 떠들썩하게 모 도매가 인수합병될때도 본인의 의지보다는 환경에 의해서 어쩔수 없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도매에게 도와주겠다고 구슬려 철썩같이 믿게한다음 막판에 배신함으로써 약자의 입장에서 인수합병이 성사되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얼마전 태경메디칼과 지오팜의 합병사례와 확연히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두 회사 대표는 사석에서 기자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인수합병이 성사됐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서로 회사 발전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M&A 모범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약업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생존전략 중 하나로 M&A가 대두되고 있다. 도매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2세 경영, 오너십 등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지만 결국 대형화 추세를 받아들이게 돼 인수합병사례가 많아졌을 때, 태경지오팜처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M&A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리길 기대해 본다.2009-03-27 06:35:34이현주 -
국민들은 약사를 믿는다닐슨컴퍼니가 흥미로운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사람 10명 중 7명이 약사가 추천한 일반의약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닐슨컴퍼니 측은 이에 대해 의약품 판매장소를 약국으로 제한하고 있는 한국의 제도적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일반약을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고, ‘셀프메디케이션’이 자리 잡은 미국의 경우 ‘약사추천’(25%)보다는 ‘경험’(68%)에 의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한국 사람들의 일반약 구매경향은 보사연이 최근 공개한 한국의료패널 1차 예비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 바 있다. 감기약 구매시 의약품 정보원이 누구냐는 질문이었는데, 응답자 중 74.7%가 약사의 상담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 두 건의 설문결과는 한국사회에 자리한 약사에 대한 신뢰수준과 높은 기대감을 보여준다. 물론 70%라는 수치가 ‘높다’라고 평가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 말 그대로 상대적이다. 대신 다른 설문항목, 이를테면 광고의존도와 비교하면 어떨까. 닐슨컴퍼니 조사에 의하면 일반약 구매자 중 12%만이 (TV 등의) 광고에 의존한다고 했고, 보사연 조사에서도 신문·잡지·TV·라디오를 정보원으로 삼은 응답자는 6.2%에 불과했다. 매일매일 미디어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구매를 ‘반강제’하는 ‘광고빨’보다 약사의 말 한마디가 최소한 5~6배 더 ‘약발’이 잘 듣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득의만면할 일만은 아니다. 약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능성에 부응하지 않았을 때 더 많은 불신을 안겨줄 수 있다는 얘기다. ‘카운터 몰카 동영상’이나 공중파의 ‘곰팡이 서비스 드링크’, 이에 앞서 보도된 ‘무자격자 조제실태’ 등은 이런 신뢰감을 순식간에 배신감으로 뒤바꿔 놓을 수 있는 약사사회의 만연한, 또는 관행화된 부조리다. 대한약사회와 각 시도지부는 그동안에도 카운터 척결, 드링크 무상제공 근절을 외쳐왔지만 약사사회의 자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약사의 사회적 역할, 일반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건강지킴이’로서의 직능보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지 않았나 되짚어봐야 할 때다. 가뜩이나 일반약 슈펀판매, 비약사 약국개설 등 약사직능에게 부여돼왔던 고유한 영역들을 해체하려는 광풍이 몰아치고 있지 않은가. 일부의 문제지만 자신에게 일반약을 권매한 사람이 가짜약사(카운터)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국민들은 약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또는 약사가 아닌 TV와 다른 채널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하고 귀를 기울일 것이다. 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 명목으로 필요한 규제까지 일시에 허물어뜨리려고 시도하는 이 때, 닐슨컴퍼니와 보사연의 조사가 약사사회에 제공하는 이면의 시사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2009-03-25 06:49:09최은택 -
다국적제약사 정신차려라!다국적제약사를 바라보는 국내 제약업계의 시선이 곱지않다. 국내 공장들을 하나둘씩 철수하더니 이제는 영업사원을 비롯한 경력직 스카우트로 골치가 아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5년 이내에 40여 곳의 다국적제약사 대부분이 공장을 철수했다. 공장이 있는 회사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오츠카, 바이엘쉐링, 얀센 등이 그나마 제조시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다국적제약사가 사실상 판매상으로 전략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여기에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외자사들의 블록버스터 상당수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솔직히 믿음이 가지를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영업-마케팅 경력직을 빼가는(?) 다국적제약사의 행태에 국내 제약사들이 화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이는 제약협회의 조사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금새 깨닫게 된다. 협회는 최근 국내 제약사 33곳을 대상으로 3년간 인력스카우트 현황을 조사했는데, 2006년 65명, 2007년 83명, 지난해 87명 등 3년간 총 235명의 경력직을 스카우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여개 제약사에서 230명이 넘는 경력직들이 다국적사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KRPIA회장사가 경력직 스카우트에 더욱 앞장섰다는 사실은 도의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물론 국내 영업-마케팅 인력이 높은 임금을 보장해주는 다국적사로 옮기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비춰볼 때 문제될 것이 없다. 게다가 이러한 인력 이동 문제는 국내 상위제약사들도 할말이 없다. 중소제약사 인력들을 수도 없이 데려 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다국적제약사들의 기업윤리이다. 현지화 기업 윤리라면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신입사원을 채용해 교육과정을 거쳐 훈련시키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국내제약사들은 쓸만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 신입사원을 채용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노하우를 활용해 약 2억 원대의 비용을 투자한다. 돈도 돈이지만 한사람에게 쏟아 붓는 시간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사회는 공생하는 곳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 다국적제약사들은 이 점을 깊게 생각해야 한다. 작은 것을 가지려다가 정작 큰 것을 놓칠수 있는 우를 범할수 있기 때문이다.2009-03-23 06:44:29가인호 -
복지부, 의료 영리화 왜 침묵하나'선진화'라는 새 명제 아래 야금야금 씨앗을 키워 온 의료 산업화 첫 타자로 의료기관 영리법인 논란이 새삼 달아올랐다. 이 가운데, 정작 중심을 잡아야 할 복지부가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산업적 관점을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앞세운 기재부 논리를 방어하는 듯 하더니, 실상은 알맹이를 빼주고 어물쩍 요식만 차리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복지부와 KDI가 공동주관한 의료산업화 토론회에서 정부측 발제자가 영리병원 추진에 불리한 발표내용을 누락시켜 의구심을 키웠다. 보건의료 분야가 공공성과 영리성이라는 양면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영리화’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새로울 것은 없다. 정권의 철학에 따라 정책 프레임이 바뀌는 일도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 논리와 공공성의 갈림길에 막연한 이질감만 느낄 뿐 누구도 그 여파를 냉철히 판단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부처 입장조차 정리하지 못한 복지부의 현주소는 직무유기나 다름 없다.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부처 철학이 낡은 메아리가 되지 않게 하려면,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최소한 의료 분야의 전문적 특성과 복지적 필요성이 국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판단의 잣대를 제공하려는 치열함을 보였어야 했다. 더욱이 국민의 보건복지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복지부 장관의 침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일각에서는 의료기관 영리법인이 내년 지자체 선거를 타깃으로 연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의 침묵이 대중의 ‘무지’나 ‘무관심’을 틈탄 정치 물타기로 비춰지지 않게 하려면, 전재희 장관은 30여년 건강보장 체계에 중대한 획을 그을 영리화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영리화의 여파를 일선에서 맞게 될 보건의료 주체들도 눈앞의 밥그릇만 챙기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벗어나 공동체적인 관심을 촉구할 일이다.2009-03-20 06:25:45허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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