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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급증하는 약대 자퇴,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국 약대생의 휴학, 자퇴 비율이 입학정원의 20%를 넘기고 있다. 약대에 들어온 학생 5명 중 1명은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약대가 수능 입학으로 전환한 이후 학생들의 의대 재도전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지난 2021년 8명이었던 전국 약대 자퇴생은 2023년 300명으로 급증했다. 현재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만 수능으로 입학한 학생이다. 3년 뒤에는 전 학년이 수능 입학생으로 채워진다. 3학년 이후 자퇴생은 학사편입 외 충원 방법도 없다. 학사편입은 정원 대비 일정 비율만 모집이 가능해 졸업생은 결국 줄어들게 된다. 약대 자퇴 문제가 정부의 약사 인력 추계 논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약사들은 자퇴생 증가를 반가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포화인 약국 현황을 고려하면 약사 배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다. 자퇴생 300명을 숫자로만 놓고 보자면 누군가는 심각한 문제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반가운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숫자에 집중하기보다 학생들이 왜 약대를 떠나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으로 의대 열풍이 계속되고 있어서, 상위권 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가 의대 진학에 미련이 남아서, 입시 학원들이 의대 증원으로 학생들에게 바람을 불어넣어서 등 다양한 이유들이 언급된다. 이 같은 외부요인을 내부적인 이유로 바꿔 말하자면, 약대생들이 약사로서의 비전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약 산업에서 약사들의 역할과 위치, 약 70%는 약국으로 집중돼 시간이 갈수록 과포화 되는 문제, 새로운 역할 확대를 이뤄내지 못하는 한계, 약대 교육에 대한 불만, 약국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미흡 등이 모두 버무려진 결과다. 가장 큰 동기부여는 돈이 될 수 있겠지만, 모든 자퇴생이 단순히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이유로 의대를 도전한다는 생각은 문제의 원인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욕망에서만 비롯됐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의사보다 나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약사 면허가 갖는 가능성이 약국으로만 좁혀지지 않고, 약국과 약사의 사회적 인식이 좋아질 때 자퇴생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약사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쩌면 여러 방법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제대로 안착해 국민들에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의 일이다. 늘어나는 자퇴생이 가져 올 후폭풍만 기다릴 수는 없다. 자퇴생이 아니라 약대에 남아있는 학생들에게는 약사라는 사회적, 경제적 역할이 충분히 매력적인가? 약사 직역이 조금씩 늘어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다같이 고민할 때 자퇴 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2024-11-04 18:45:17정흥준 -
[기자의 눈] '배부른 소리'가 아닌 ESG 경영[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얼마 전 한국ESG기준원이 '2024년 기업 ESG 평가·등급'을 공개했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상장사 1001곳 가운데 98곳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포함됐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평가 결과가 전년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평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업체는 12곳에서 17곳으로 늘었다. 평가대상 기업이 105곳에서 98곳으로 감소했음에도,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증가한 셈이다. 특히 몇몇 기업의 등급 향상이 눈에 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HK이노엔은 올해 처음으로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B+ 혹은 B등급을 받은 녹십자홀딩스·셀트리온·일동제약·종근당·종근당홀딩스·휴온스 등 6개 기업은 A등급으로 개선됐다. 오랜 기간 ESG 경영에 힘써온 업체들의 성과가 인정받은 셈이다. 다만 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정체된 양상이다. 평가 대상 제약바이오기업 중 B+와 B등급을 받은 기업의 비중은 작년 30%에서 26%로, C·D등급을 받은 기업은 59%에서 57%로 소폭 감소했다. 물론 ESG기준원의 평가 결과가 각 기업의 ESG 경영 성과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업계에서 ESG 경영에 대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경향 자체는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ESG 경영 열풍이 불어온 2021년 이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비판과 회의론이 등장했다. 특정 기업의 ESG 활동을 명확하게 평가해 등급·점수로 환산할 수 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ESG 경영이 과연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느냐는 근본적인 물음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경영이 기업 어려운 입장에선 ESG가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당장 매출·영업이익의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ESG 경영은 기업가치 제고에 분명한 플러스 요소로 평가된다. 사회공헌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고, 이는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다. 환경보호 활동 역시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지배구조 개선은 기업의 투명한 경영으로 이어져 투자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 건강한 기업에 그만큼 건강한 인재가 모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제약바이오기업은 신약을 개발하고 의약품을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병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ESG 평가에서 무슨 등급을 받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비난할 필요가 없으며, 높은 등급만을 목표로 삼은 것도 곤란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ESG 경영이 숙제가 아닌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더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ESG 경영의 가치를 깨닫길 기대한다.2024-11-04 06:16:45김진구 -
[기자의 눈] 대체조제 활성화, 이젠 복지부가 나서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해결을 위해 대체조제를 우선 활성화하겠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장에서 이 같이 약속했다. 필수의약품이 자주 품절되면서 일선 약국가 혼란이 반복되고 환자 의약품 접근성이 침해되는 문제가 수 년째 해결되지 않는데 대한 복지부 장관의 해법이다. 서영석 의원과 남인순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복수 의원들은 다빈도 품절약 사태 해결을 위해 감기약이나 필수의약품에 한정해 성분명처방을 적용하라고 주문했지만, 조규홍 장관은 직능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성분명처방 대신 대체조제가 더 잘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거듭해 답했다. 조 장관 답변대로라면 현재 복지부가 운영중인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제도 외 대체조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정과 정책 마련, 시행이 뒤따라야 한다. 단순히 복지부가 국회 발의된 대체조제 간소화 법안 입법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기계적이고 원론적인 태도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얘기다. 국회 발의된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은 추후 입법 절차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몇 달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아직 첫 단추인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조차 안 된데다, 법안심사 과정에서 어떤 반대에 부딪힐지, 반대를 극복하고 입법에 필요한 관문을 모두 통과할 수 있을지 조차 미지수다. 복지부는 이번 국감기간 내내 감기약 성분명처방 제한적 허용과 관련해 "의약분업 합의사항"이라며 사회적 논의와 합의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는 일관된 답변을 내놨다. 그렇다면 적어도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행정으로 감기약을 비롯한 소아과약과 다빈도 품절약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저가약 대체조제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장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층 활발해져야 마땅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액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부터는 코로나 이정과 유사한 수준으로 되돌려 졌다. 전세계적 감염병 위기 사태로 불가피하게 대체조제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보수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체조제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복지부는 이번 국회에서 뿐만 아니라 이전 국회에서도 여러차례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고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지급률을 높일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대체조제가 뜨겁게 움직일 수 있게 할 지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 장관은 이번 국감에서 수급 불안정약 사태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인센티브 지급과 함께 일선 약국이 수급 불안정 약을 기반으로 대체조제를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는 행정적 장치를 만들어 시행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국회가 심사할 대체조제 간소화 입법에 찬성표만 던진 채 직능 갈등으로 입법에 난항을 겪는 상황을 관망해선 안 된다. 국회 입법과 별도 트랙으로 복지부가 내놓을 대체조제 장려 정책을 기대하며 품절약 사태가 대체조제 활성화로 해결 국면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2024-11-01 06:00:12이정환 -
[기자의 눈] 위고비 열풍과 비대면 진료의 한계[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이슈에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위고비의 출시일이 국감 기간과 맞물리면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한 처방의 문제점이 수면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초선 의원들이 많아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위고비 이슈를 놓칠리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직접 비대면진료 플랫폼인 닥터나우에서 위고비 처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백 의원이 진료정보를 입력하고 위고비 처방단계까지 이르는데 걸린 시간은 21초. 실제 닥터나우 어플에 들어가면 비대면진료 시작하기에서 '다이어트'를 클릭하면 '하루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 처방', '주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 처방(NEW)', '먹는 다이어트약 처방'을 확인할 수 있다. 하루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는 '삭센다', NEW가 적혀 있는 주 1회 맞는 다이어트 주사는 누가봐도 위고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대 3펜까지 선택가능하며, 진료비는 9000원에서 15000원까지 다양하다. 물론 진료 의사 옆에는 근처 약국 가격비교 버튼까지 있어 최저가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위고비가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효능효과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체질량지수 (BMI)가 27kg/㎡이상 30kg/㎡미만인 과체중 환자,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체질량지수가 27kg/㎡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다. 하지만 비대면진료로는 환자의 체질량지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실제 동반질환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실제 마른 환자가 위고비를 처방 받았다는 후기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고비의 사태로 정부가 전면 허용한 비대면진료가 의료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하다 의대 증원 발표로 인한 의료 파업으로 올해 2월부터 모든 환자로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비급여 분야의 과잉진료나 적응증에 맞지 않은 오프라벨 처방 등의 점검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비대면진료를 허용만 했을 뿐, 제도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 이번 국감의 결과다. 정부는 뒤늦게 탈모, 비만치료제 등 미용 목적의 처방의약품의 경우 비대면진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면서 플랫폼 업체가 나타났고, 이들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번 위고비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비대면진료의 규제 강화와 처방 대상 의약품에 대한 엄격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2024-10-30 19:19:28이혜경 -
[기자의 눈] 초정밀 치료제, 이제는 제도가 따라갈 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초정밀의학, 이제 관련 신약은 극소수를 타깃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효능을 보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 MET, RET, ALK, EGFR, ROS1 등 유전자 변이는 최근 항암제 관련 기사에서 등장 빈도가 높아지는 키워드들이다. 환자가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에 따라 그에게 맞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달라지며 보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특정 컨디션의 환자에게 탁월함을 보여주는 치료 HER2, ALK, EGFR 등을 시작으로 이제는 ROS, NTRK, RET와 같이 개발이 쉽지 않은 유전자 변이를 정조준하는 약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정밀의학의 발전은 이제 '질환'에서 '유전자'로 약물의 처방기준 전환을 예고한다. 그야말로 맞춤형 의료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현실로 다가왔지만 아직은 낯설다. 암종에 상관없이 유전자 변이만 확인되면 효능을 발휘하는 이 약들에 대해 우리나라 건보제도는 이를 얼마나 잘 커버할 수 있을까. 이미 기존에 등재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들은 급여 확대 과정에서 적잖은 고비를 겪고 있다. 약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하나의 약이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다시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사용량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지탱하고 있는 큰 틀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개발된 신약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당 환자 수, 즉 특정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는 숫자 자체가 상장히 적다. 즉 신약을 처방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전체 고형암에서 이런 희귀 유형의 환자는 1% 미만이고, 진단해 내는 효율을 보자면 200명이 못미친다. 더욱이 이같은 유형의 환자들은 전형적인 표준치료(기존 약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역시 급여다. 위에서 언급한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항암제들이 이미 국내 다수 허가돼 있지만 대부분 약제들은 비급여 상태로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사들의 도전은 지속됐지만 결과는 거의 다 '실패'다. 이제는 정밀의학 기반 급여 트랙을 고민할 때가 왔다. 우리의 제도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암종 불문 치료제의 급여에 대해 상황에 맞는 급여 심사 기준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2024-10-30 06:00:28어윤호 -
[기자의 눈] 영향력 커지는 비상장 제약사들[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현금이 많아서 상장을 하면 시끄러울 겁니다." "생산 공장을 보유한 코스닥 바이오벤처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요즘 저가 매물이 많더군요." "영업이익만 따지면 상장사를 합쳐도 10대 기업에 들어가죠."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상장사에서 지분 투자 요청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우호세력으로 와 달라는 거죠." 비상장제약사 오너들과의 대화 중 일부다. 비상장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비단 외형(매출) 증가만은 아니다. IPO(기업공개)가 잦아지고 M&A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창업주에서 2~3세로 넘어가는 승계작업(거버넌스)도 활발하다. 덩치가 커지면서 자본시장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딜(deal)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일단 외형이다. 2018년 개별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이 넘은 비상장사는 15곳 정도다. 지난해는 30여곳으로 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 늘은 수치다. 동아제약(6310억원)과 대웅바이오(5117억원)의 지난해 연매출 규모는 상장사를 포함해도 전체 15위 안팎에 해당된다. 기업공개(IPO)도 줄을 이었다. 2018년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하나제약, 2020년 위더스제약, 한국파마, 에스케이바이오팜, 국전약품, 2021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2022년 알피바이오, 2023년 블루엠텍, 2024년 티디에스팜 등이다. 내년에도 명인제약,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동국생명과학 등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M&A 중심에 서기도 한다. 규모도 수천억원에서 조단위를 넘어가기도 한다. CJ그룹은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를 매각했다. 1조3000억원 규모다. 이후 CJ헬스케어는 2020년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K이노엔은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2020년 사명을 변경해 출범했다. 전신은 IMM PE가 4500억원 규모에 인수한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출범 4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IMM PE는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에 제뉴원사이언스를 7500억원에 넘겼다. 보령파트너스는 최근 백신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3200억원(지분 80%) 정도에 매각했다. 승계작업도 활발하다. 이미 아주약품(김태훈 대표), 한림제약(김정진 부회장), 한국휴텍스제약(이지원 사장) 등은 오너 2~3세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외형 확대, 상장, M&A 등 비상장사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비상장사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최근에는 리그테이블로 당당히 나오고 있다. 최근 모 비상장사 오너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예전 비상장 제약사 오너들은 시장의 노출이 부담스러워 숨는 경향이 있었다. 다들 자수성가로 회사를 이끌고 현금도 많기 때문에 굳이 자본시장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최근에는 비상장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IPO를 떠나서 비상장사도 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바야흐로 비상장사도 제약업계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장사도 비상장사의 영향력을 꾸준히 체크한다면 향후 양사 협업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2024-10-28 16:02:35이석준 -
[기자의 눈] 삭센다 교훈과 위고비 돌풍[데일리팜=황병우 기자]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가 국내 출시 첫날부터 문의가 빗발칠 정도로 '열풍'이 불고 있다. 출시 전부터 기대감이 컸던 만큼 즉각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반대급부로 부정적인 이슈 역시 쏟아지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대면 진료와 결합해 별다른 규제 없이 처방되면서 오남용 문제가 지적됐으며,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한 불법 구매 사례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예상했던 부작용이 나왔다는 시각이다. 지난 2018년 삭센다 출시 당시에도 품귀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붐이 일어났는데 '다이어트약'이라는 점이 더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살이 빠지는 주사로 열풍이 불면서, 오픈채팅방을 통해 가격이 더 저렴한 곳을 공유하거나 용량, 용법을 개인적 체감을 바탕으로 조정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는데 비슷한 현상이 위고비 출시에도 반복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위고비만 검색해도 효과와 예상 가격, 부작용 등에 관한 내용에 공유되고 있다. 많은 글에 인용된 주요 키워드는 '다이어트'로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에서는 쉬운 다이어트를 위한 선택지로 비만치료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앞서 삭센다의 교훈이 있었던 만큼 정부와 전문가 집단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 출시 시점에 맞춰 온라인 불법 판매 및 과대광고를 집중 점검하며, 부작용 및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의 경우 성명서를 통해 무분별한 비만약 사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상태다. 비만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으로 사용 시 약물의 치료 효과를 얻기보다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쉬운 점은 이미 삭센다 출시 경험을 통해 미리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소극적 대응에 그쳤다는 점이다. 실제로 취재 당시 위고비 출시 이후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물었을 때 앞선 경험을 통해 삭센다 돌풍때 만큼의 이슈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았다. 현재로서는 위고비 열풍이 삭센다의 품절사태로 이어지면서 다시 한번 비만치료제 전반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마운자로까지 등장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문가의 처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도 키플레어인 제약사도 치료제의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비만치료제가 비급여 영역인 상황에서 신약의 등장은 다시 한번 여러 부작용 선례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필요한 환자 외에도 신약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모습이다. 비만약이 체중조절이 필수적인 환자에게 큰 치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삭센다 사례에서 봤듯이 다이어트라는 키워드에 치료제의 효과가 빛을 바랠 수도 있다. 비만치료제 신약에 대한 기대와 함께 생길 수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2024-10-28 06:00:00황병우 -
[기자의 눈] 이종산업 진출에 대한 기대와 우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화장품, 미용의료기기 등 이종산업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이 분야에 진출한 일부 제약사들이 더마코스메틱에서 강세를 보인만큼 사업다각화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게 후발주자들의 계획이다. 더마코스메틱은 코스메틱과 더마톨로지의 합성어로 의약품 성분이나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을 말한다. 특히 더마코스메틱은 연구를 통해 성분 등을 직접 배합해 만들어야 그 효능을 제품에 기재할 수 있는 만큼 임상 경험이 많은 제약사가 진출하기 용이한 분야다. 제약사들은 더마코스메틱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약 개발보다 실패 가능성이 작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최소 10년 이상 소요되며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지출돼도 개발을 장담할 수 없는 신약과 달리, 더마코스메틱은 개발 기간과 비용이 모두 적게 들고 제품 상용화 확률이 높아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여기에 최근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진 것도 호재다. 중국,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며 수출 가능성도 커졌다 동국제약, 동아제약 등이 국내 더마코스메틱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제약사로 꼽힌다. 이들은 센텔리안, 파티온 등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다만 제약사의 도전이 매번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비보존제약은 2019년 색조 화장료 조성물 특허 등 제조기술을 보유한 화장품 업체 스피어테크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동화약품은 2017년 자체 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출시했지만 매출이 부진하자 4년여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셀트리온의 화장품 부문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화장품 시장은 기존 화장품 개발 전문 업체들과 제약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과열 경쟁 양상으로 치닫았다. 여기에 제약사들은 유통망과 마케팅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새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들이 축적돼야 하기에 당연하게도 실패 사례들이 나와야만 장기적인 성공 모델이 구축될 것이다. 다만 국내 제약사의 뭉칫돈이 이종산업으로 흘러가면서 바이오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은 제약사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절실한데, 제약사들이 이종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 활성화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자를 위해 신약개발에 나서고 치료제를 생산, 공급해야 할 의무가 제약사에게는 존재한다. 이종산업에서 성공을 거둬 확보한 제약사들의 재원이 신약개발에 대한 왕성한 투자로 흘러가길 기대해 본다.2024-10-25 06:17:12손형민 -
[기자의 눈] 민생아닌 선거용 회무 지양해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제41대 대한약사회장 및 시도지부장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12일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유력 예비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대한약사회장 선거는 현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대형 지부인 서울시약사회, 경기도약사회장이 모두 출마를 확정하며 현직 회장, 지부장 간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현직 인사들이 모두 출마를 확정지으면서 일각에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이들 인사가 회무보다 선거에 치중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말 선거를 한참 앞두고부터 일각에서는 현 최광훈 회장의 행보를 두고 선거운동 전초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 회장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거나 선거운동을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행보가 지나치게 대외 활동에 치중돼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최 회장은 올해 초부터 전국 지부를 돌며 아시아약학연맹(FAPA) 서울총회를 겸한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며 지부 임원단, 유력 인사들을 만나온 것을 넘어 지부를 넘어 분회 연수교육, 자선다과회 등의 행사에도 직접 찾아 회원 약사들을 만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회원 약사를 찾아가는 회장, 회원과의 스킨십이 강한 회장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정책 회무나 대관, 약사회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제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비단 대한약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 지부의 지부장들이 올해 대한약사회장 선거 출마를 예고하면서 이들 지부 역시 실질적인 회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박영달 회장과 권영희 회장은 최근 회무의 대다수 시간을 소속 지부 회원 약사 약국 방문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텃밭부터 다지고 가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중앙회장이던 지부장이던 분회장이던 회원 약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며 민생 회무를 펼치는 것을 불필요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과연 회원 약사의 현재, 미래를 위한 것인지, 미래 약사회장이 되고자 하는 후보 개인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는 돌이켜 볼 일이다. 비단 이 같은 상황은 현 대한약사회장 예비 후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번 약사회장 선거철마다 현직이 재선을 위한 활동에 회무의 대부분을 할애하거나 신경을 쏟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데 대해 약사사회가 다시 한번 곱씹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2024-10-23 18:30:15김지은 -
[기자의 눈] 약국체인이 쏘아올린 약사의 말하기[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속담에 나온 '천 냥'은 지금의 물가가치로 대략 7000만원 정도의 가치적 화폐로 환산된다고 한다. 말 한마디로 7000만원을 갚을 수 있다면, 내가 내뱉는 말 한마디의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말이 중요한 시대다. 미디어가 넘쳐나고 정보가 과잉인 시대에서의 말하기는 왜 '아'와 '어'가 다른지를 분명히 느끼게 한다. 병의원과 약국에 가지 않아도 검색 몇 번이면 의사선생님과 약사선생님이 올린 답변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일부 채널에서는 전문가와 1대 1 상담도 할 수 있다. 문턱이 높다고 느껴졌던 변호사 법률자문도 온라인으로 가능해졌다. 위고비라는 비만 치료제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몇 번의 검색으로 약리기전부터 부작용, 가격 같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등 영상 채널에서는 스크롤 압박 없이 전문가들이 떠먹여 주는 정보를 얻다 보니 마치 내가 '위고비 전문가'라는 착각을 느끼기도 한다. 약국을 찾는 고객들의 상당수가 이렇다. 본인이 관심있는 약에 대해 혹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검색을 하고 오거나, 그 자리에서 약이나 건기식에 대한 평가 전반이나 정보를 확인해 보는 일도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만큼 약사의 독점적인 영역이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물론, 약을 잘못 이해해 잘못 복용하고 사용하는 사례도 발생하지만 타이레놀의 효능·효과, 용법·용량, 베아제의 효능·효과, 용법·용량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대부분의 약이 하루 3번,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약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약사 역시 다빈도 약에 대해서는 복약지도를 생략해 버리기도 한다. 단절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휴베이스가 8월부터 실시해 지난 20일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에서 모연화 부사장은 '약사에게 물어보세요'가 아닌 '약사가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약물과 관련한 부작용은 없는지, 약을 복용하면서 효과는 어땠는지 가급적 많이, 자세히 질문하라는 것이다. 또 약을 판매하기 전 직접 먹어보고, 붙여보고, 발라보면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일반약 판매의 달인으로 꼽히는 최용한 약사는 약국학회 세미나에서 개별 환자에 대한 질문이 매출을 끌어올린 비결이라고 말했다. 알레르기약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계속해 A라는 약을 판매하고, 감기약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계속해 B라는 약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누가, 왜 먹는지, 증상이 어떤지' 등을 지속적으로 질문해 증상이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줌으로써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찾는 많은 제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진열해 두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1000가지 넘는 품목을 취급하면서 재고 관리 등에 대한 어려움도 있지만 소비자가 지명하는 제품은 가급적 사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핵심 비법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달라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한 때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이 유명세를 탄 적이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절대다수의 고객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길 원한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때 속쓰린 건 괜찮아 지셨어요?", "갑자기 날이 추워졌는데 모자 잘 쓰고 오셨어요" 같이 나를 알아봐 주고, 기억해 줄 때 긍정적인 관계의 첫 단추가 꿰어진다. 첫 방문에서 약물 알러지나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다음 방문에서 차도를 묻고, 그 다음 방문에서 약 복용이나 건강과 관련해 궁금한 게 없는지 묻고, 식습관을 묻고, 생활습관을 묻고... 묻고 답하는 과정이 늘어날 수록 친밀감은 쌓이게 된다. 'PDRN 성분 점안액을 피부에 바르면 피부과에 가지 않아도 돼요'라는 SNS상 영상을 보고 약국에 와 PDRN 성분 안약을 찾는 고객에게, '○원입니다'라며 약을 주는 약국, '안약을 아무리 발라도 효과가 없습니다'라는 약국, '요즘 PDRN 점안액 엄청 사가시네요. 어떻게 쓰시게요?'라는 약국, 고객은 어디를 선택하게 될까? 정녕 PDRN 성분의 점안액을 피부에 바르는 것이 실제 피부 관리에 큰 영향이 없더라도 쉽게 용인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 든다. 요즘 고객들은 프렌들리를 원하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시간을 내어 말하기를 배우는 이유다. "이 약 먹으면 낫는 거 맞아요?", "언제쯤 나아요?" 말문이 쉬이 열리지 않는 질문이다. 환자 역시 약사에게서 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은 아닐테지만, "글쎄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보통은 일주일 정도면 호전되시긴 하는데, 꼭 쉬셔야 해요. 영양섭취도 잘 해 주시고, 충분한 양의 물도 함께 드시고요"라는 챙김의 말 정도가 무난한 답변이 아닌가 싶다. 요즘은 마케팅에 투자하는 병의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환자가 오겠지'가 아닌, 안부 메시지를 가장한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SNS나 블로그,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AI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그 속에서 정을 찾고자 한다. 당연한 말만 쏟아내는 전문가가 아닌, 들어주고 내 건강을 맡겨도 될 것 같은 전문가를 원하는 것이다. 내 문제를 함께 해결해 줄 것 같은 전문가의 시작은 '말'이다. 이기주의 '말의 품격'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기자님, 저 오늘 너무 신나요. 약국에 와서 늘 자식자랑을 하시는 어머님이 계시는데, 어느 날은 자식이 용돈을 두둑히 줬다고 하시기에 '어머님 그럼 영양제 하나 챙겨드세요'하고 툭, 말을 던졌는데 '그래야 겠다'면서 본인 영양제에 남편 분 영양제, 자식 영양제까지 사가시는 거예요. 잘 들어드렸더니 개시가 좋았어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꽤나 유쾌한 피드백 아닌가.2024-10-22 17:07:35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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