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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복지부의 오답노트는 어디에 있을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2028년까지 5년간 시행할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준비 중이다. 제약업계의 관심은 약제비 정책에 쏠린다. 신약부터 제네릭까지 급여 제도 전반의 뼈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발표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급여 제도의 거시적인 방향을 '트레이드-오프(Trade-off)'로 설정한 바 있다. 한 마디로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는 대신, 신약 급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지난 5년 간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네릭 약가를 인하했다. 2020년엔 계단형 약가제도를 부활시키며 제도의 틀을 바꿨다. 또 콜린알포세레이트에서 시작된 급여 재평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1만5000여개 기등재 약에 대한 상한금액 재평가도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는 정부가 제2차 건보 종합계획에서 이러한 재평가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재평가가 임상적 근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사회적 필요성과 비용효과성까지 따질 것이란 전망이다. 두 번째 건보 종합계획 발표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단순히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기 때문에, 혹은 신약 급여 등재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기 때문에 터져 나오는 비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판의 근간에는 지난 1차 건보 종합계획에 대한 '평가의 부재'가 있다. 트레이드-오프로 불리는 거시적인 약제비 정책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평가가 없다는 것이다. 제네릭에선 얼마나 많은 재정을 절감했는지,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신약이 급여 목록에 등재됐는지 현재로선 알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트레이드-오프의 기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제약업계가 반발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건설적인 정책 방향의 설정에 있어 평가와 반성은 필수다. 지나간 일이라고 모두 덮어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나은 성적을 얻기 위해 수험생들이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반성 없이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 제1차 건보 종합계획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오답노트는 어디에 있을까. 지난 5년간 국내 약제비는 얼마나 줄었고 그 반대급부로 보장성은 얼마나 강화됐을까. 1차 건보 종합계획에서 좋았던 부분은 무엇이고 개선할 부분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없이는 제약업계의 반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제도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은 과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2023-06-26 06:17:59김진구 -
[기자의눈] 계도없는 계도기간에 방치된 약 배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 지침과는 관계 없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4주째 계속되고 있다. 계도기간이라는 이유로 방치된 약 배달도 현재진행형이다. 복지부가 계도 없는 계도기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가이드라인, 시범사업 지침은 그저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이 됐다. 시범사업 지침 발표 이후 한시적 허용의 연장이 아니냐는 약사들의 우려는 고스란히 현실이 됐다. 방관자적인 정부의 태도는 지난 한시적허용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시에도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플랫폼들의 문제가 반복됐지만 정부는 업체들을 다독이는 수준에서 아슬아슬 위반을 용인했다. 단번에 시범사업 지침을 변경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까지 백번 양보해도, 플랫폼 업체에 무작정 3개월이라는 시간을 준 건 계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태도다. 정부는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의 차이에 따라 달라져야 할 서비스가 무엇인지, 나아가 단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변경하도록 할 것인지 세부적인 지침을 줬어야 했다. 가령 화상 진료 활용, 초진·재진 구분과 약 배달 금지 등을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기간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면 현장 혼란은 줄었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정부의 계도도 가능하다. 당장 초진·재진 구분은 못해도 화상 진료부터 반영하라고 하거나, 약 배달은 중단하고 확실한 초진 허용 대상자만 제공하라는 지침을 줄 수도 있다. 무작정 유예해준 3개월로 인해 의·약사들은 지침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고, 플랫폼은 굳이 나서서 먼저 서비스를 바꾸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정부가 만든 셈이다. 조규홍 장관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시범사업 초기 불안정했던 비대면진료가 안정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우선한 것은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시범사업 평가를 거쳐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플랫폼의 서비스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지만 이를 통제하지 못하며 정부는 신뢰만 깎아 먹고 있다. 한편으로는 의약계 의견을 반영해 지침은 만들었지만, 내심 현행 서비스에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래서 장관이 말하는 국민건강 증진도 공허하게 와닿을 뿐이다. IT 스타트업 업체들도 제대로 관리 감독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입법화의 필요성만 강조한다고 힘이 실릴 수 있을까. 시대적인 공감대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국민적 신뢰가 없어서는 입법화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2023-06-22 19:44:14정흥준 -
[기자의 눈] 정부 비대면진료 몸살 해소 의지 있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기간 3년 동안 시행했던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이달 1일부터 시범사업으로 전환한 직후 보건의료계에서는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의료현장과 약국가, 플랫폼 업계는 정부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으로 강행하면서 예상됐던 혼란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혼란은 환자가 비대면진료를 선택하는 시작 단계부터 의사 진료·처방을 거쳐 약사 조제·약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서 발생하는 형국이라 문제 심각성이나 크기가 상당하다. 소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 합의한 원칙을 시범사업에 그대로 담았다는 입장이지만, 보건의료계는 원칙을 따르기 혼란스러운 세부안이 마련됐다는 불평불만을 내놓고 있다. 먼저 진료 부문을 살펴보면 의사들은 비대면진료 시행에 앞서 재진 대상과 초진 대상을 구분하는 것부터 까다롭고 추가 행정력이 소모된다는 입장이다. 비대면진료 신청 환자의 진료기록부를 뒤져야 하는데다 초진 허용 대상을 꼼꼼히 살펴야 시범사업이 허용하는 비대면진료에 부합한다는 불만이다. 특히 화상통화 방식으로 환자 본인확인, 건강보험자격 확인, 비대면진료 대상 여부 확인을 해야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신청된 비대면진료를 외면·포기하거나 오는 8월까지 예정된 계도기간에는 초·재진 구분 없이 한시적 비대면진료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조제약 배송 부문에도 뚫린 구멍은 있다. 시범사업부터 비대면진료 조제약은 '재택 수령 대상자'가 아니면 환자 또는 대리인이 약국을 직접 찾아 대면수령 해야 한다. 환자의 약사 복약지도 권리와 약화사고 위험 축소를 위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직접 수령 대상자가 비대면진료 후 조제약 택배 수령을 선택하면 의약품을 택배로 집에서 받아 볼 수 있는 상황이 곳곳 발생하고 있다. 의약품 장기처방 기간 제한 역시 90일까지지만, 지침과 상관없이 6개월 등 더 긴 장기처방을 내는 의료기관도 허다하다는 전언이다. 물론 복지부가 오는 8월까지는 비대면진료 계도기간으로 설정해 이 같은 위법이 발생해도 당장 문제 삼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과연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9월 1일부터는 이런 위법이나 편법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보건의료기본법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시범사업인 탓에 합법과 위법 간 줄을 타는 경우 위법으로 처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데다, 당장 의료현장에서 혼선없이 비대면진료를 실천에 옮길 가이드라인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서울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의 한 원장은 "비대면진료는 지금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정부 지침이 모호하다. 의사들이 비대면진료를 자신 있게 시행하기 어려운 데다가,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환자 불만까지 모두 커버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보건의료계 혼란 속 복지부는 자문단을 꾸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간에 발생한 문제점을 최대한 해소해 제도화를 위한 입법에 나서겠다는 계획만 반복하고 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하루 전날인 21일 복지부는 긴급하게 2차 비공개 비대면 진료 자문단 회의를 열고 의료계와 약사회, 플랫폼 업계를 향해 위법 비대면진료 행위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3개월 계도기간 중이라도 시범사업 지침을 반복해 위반하거나 고의적으로 어긴다면 행정처분에 나서겠다는 게 긴급 자문단 회의에서 복지부가 전달한 일방적인 요구다. 재진, 초진 대상을 구분해 비대면진료를 시행하기 어려운 현장 혼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이날 회의에 담기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9월부터도 혼란을 완벽히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료현장에서 비대면진료로 인해 겪는 애로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깊이 고민하는 행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회 복지위를 앞두고 긴급 자문단 회의를 소집할 게 아니라, 상시 자문단 회의 시스템을 마련해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접수하고 해결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다. 복지부는 이처럼 졸속행정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비대면진료에 대해 의료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체가 애시당초 국회를 거쳐야 하는 제도화 입법 과정에서 복지부가 복지위 여야 의원들의 송곳 질의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서 입법이 필요 없는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시행됐다. 이미 복지부는 국회로부터 비대면진료 제도화 정공법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시범사업 강행 카드를 꺼낸 복지부가 현장 혼란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 없이 제도화 입법을 채근한다면 국회로서도 입법에 저항 없이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비대면진료는 의약분업에 준하는 수준의 보건의약계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할 수 있는 제도다. 복지부는 코로나19 3년 동안 비대면진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제도화와 입법 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이미 여러 차례 받았다. 복지부가 여당과 힘을 합쳐 시범사업 우회로를 선택한 지금, 국민과 의료계, 약사회, 플랫폼 업계 혼란 없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방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누차 약속한 '신속한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은 불가능하다.2023-06-21 20:36:46이정환 -
[기자의 눈] 우리나라 신약 접근성과 합리적 데이터[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우리나라는 신약 급여율이 낮다. 개선이 필요하다." 공감이 가는 얘기지만 정확한 판단을 위해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다국적제약사를 대표하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Global Access to New Medicines Report)'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신약 출시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 제약연구 및 제조사협회(PhRMA)'가 4월 발간한 보고서로, 한국을 포함한 총 72개 국가를 G20, OECD, 지역별로 세분화해 국가별 신약 출시현황 및 건강보험 급여 실태를 조사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10년 간 미국·유럽·일본 중 시판허가를 승인받은 총 460개의 신약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신약이 글로벌 최초 출시 후 국내 도입되기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보다 오랜 기간 소요되며 신약 출시율 및 급여율도 OECD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KRPIA는 우리나라에서 신약의 비급여 출시율이 5%로 타국가(OECD 평균: 18%) 대비 상당히 저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급여는 말 그대로 국가 지원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출시다. 지금과 같은 고가약 시대에 비급여 출시율의 비교 우위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물론 비급여로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갖춘 환자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수치지만 단연 소수에 불과하다. 더욱이 비급여 출시를 결정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개별 제약사라는 점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급여 관련 수치는 더 흥미롭다. KRPIA의 자료에서 신약의 글로벌 첫 출시 후 한국에서 급여까지 걸리는 기간은 총 46개월이었다. OECD 국가 평균은 45개월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협회는 일본(17개월), 프랑스(34개월)에 비해 한국은 10개월에서 길게는 2배 이상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급여 신약 비율이 22%로 OECD 국가 평균(29%)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과 일본(48%)과 영국(48%)에 비해 절반에 그친다는 점을 피력했다. 사실 처음 해당 자료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생각보다 높은데?'였다. 우리나라에서 신약이 등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급여율이 OECD 국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탓이다. 실제 자료를 보면 급여 등재 기간은 평균 수치에선 차이가 없었다. 일본과 비교를 했는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포지티브리스트가 아닌 신약이 승인되면 자국 임상만 거치면 등재되는 네거티브리스트 제도를 택하고 있다. 또 국민건강보험제도인 우리나라의 특수성과 장점도 고려해야 한다. 급여율도 마찬가지다. 급여율 7% 차이는 나라별 특수성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로 봐야 할 지 의문이다. 다만 한국과 가장 비슷한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영국이 48%라는 점은 눈에 띈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많은 국가의 참조국인 영국임에도 불구,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 크기와 영국 NICE의 영향력의 차이도 작용한다는 생각에, 씁쓸함도 크다. 같은 조건이지만 우리나라에는 '패싱'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급여제도는 장점도 많지만 분명 개선점도 있다. 현 제도 안에서 향후 신약의 등재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란 우려도 분명하다. 하지만 데이터의 분석에서 조금 더 의미있는 분류를 통한 지적이 뒷받침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령, 1개 약물의 등재 자체보다 추가된 적응증의 등재율과 같은 실정을 보여줄 수 있는 세부적인 지표를 보여줬다면 더 강렬한 인지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2023-06-21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품절약 대응협의체 성과 나올까[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수급 불안정 의약품 민·관 대응협의체가 지난 8일 열렸다. 이 자리의 안건은 '슈도에페드린 제제의 안정적인 생산과 지원방안'이었다. 대한약사회가 제3차 균등배분으로 슈도에페드린을 선정했지만, 지속되는 공급 물량 부족으로 정부에 지원 요청을 진행한 결과다. 민·관 대응협의체는 올해 3월 재구성됐다. 공급자단체는 품절의약품 수급대응 민·관 대응협의체로, 정부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 민·관 대응협의체로 부르는 만큼 아직까지 품절약의 정의를 완벽하게 내리진 못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열린 협의체 활동을 보면 조만간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올 모양새다. 지난 2019년 '공급중단(장기품절) 의약품 관련 대책 수립을 위한 협의회'가 구성됐다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조용히 사라졌던 때에 비하면 다른 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슈도에페드린 제제의 안정적인 생산과 지원방안을 모색한 최근 회의만 보더라도 정부가 사전적 의미의 품절약 정의를 넘어서 수급 불안정 품목까지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아내고 있다. 그동안 대한약사회는 약국가에서 이야기하는 수급 불균형, 즉 품절약 해결을 위해 균등배분 사업을 진행해 왔다. 1차 펜잘이알서방정, 2차 마그밀정에 이어 3차 사업 대상으로 슈도에페드린 제제를 택했다. 약국들 스스로 품절약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식약처는 데이터 상으로 수급 불안정 상태가 발생해야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해 왔다. 약국가에서는 유통과정의 문제로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데이터만 놓고 보면 생산 수량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 많았다. 결국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아세트아미노펜' 품절 사태 정도는 돼야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가능한데, 이 같은 상황에 놓이면 '뒷북 행정'이 될 수도 있어 사전적 예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이 대응협의체에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데이터 상의 품절약 뿐 아니라,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급 불안정 품목을 파악해왔다. 그 첫 안건이 슈도에페드린 제제가 되었고, 생산 및 공급량 관리 뿐 아니라 약사회의 균등배분 참여를 제약회사에 독려하는 등 유통 협조 요청을 진행했다. 보건복지부와 관련 협회가 품절약의 정의를 논의하는 동안, 식약처는 슈도에페드린 제제 때처럼 식약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적극적인 개입을 지속적으로 하길 바란다.2023-06-19 18:01:44이혜경 -
[기자의눈] 임상재평가 급여재평가 매뉴얼 마련해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공개된 '약제 급여적정성재평가 합리화 방안 연구'에서 임상재평가 공고 성분을 급여재평가 대상에도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2024년도 급여재평가 대상에 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 성분을 포함했다. 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 성분은 식약처가 2020년 12월 임상재평가를 공고한 품목이다. 현재 삼아제약이 기존 적응증을 좁혀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황이다. 정부는 연구용역 제안대로 임상재평가 공고 성분을 급여재평가 대상에 적극적으로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임상재평가 대상들이 결국 임상적 유용성에 의문을 가진 성분들이기 때문에 급여재평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문제는 2022년도 재평가 대상이었던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처럼 임상재평가가 한창 진행 중인 품목들을 굳이 급여재평가에 포함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는 건보공단과 임상재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환수협상을 체결한 품목 위주로 1년 간 급여재평가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 제제는 올해 하반기 임상재평가 결과가 나온다. 건정심이 고민 끝에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 사례는 임상재평가를 진행 중인 품목의 급여재평가는 제약사 스스로 효능·효과를 입증하겠다는 동력까지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 임상재평가를 급여재평가 대상에 적극 포함한다면 이 같은 문제는 또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그때 그때마다 절충안을 내놓을 게 아니라 매뉴얼을 만들어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가령, 급여재평가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한 약제가 임상재평가에서 효능·효과를 확인했다면 급여재평가 결과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또 반대의 경우 어떻게 진행되는지 매뉴얼을 정립해야 한다. 임상재평가 약제의 건보공단 환수협상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과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에 적용됐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복지부의 협상 지시가 떨어져야 확정되는 것이다. 앞으로 임상재평가 공고 약제를 급여재평가 대상에 선정할 계획이라면 환수협상에 대한 부분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2023-06-18 16:58:35이탁순 -
[기자의 눈] ASCO 화두 '보조요법'이 남긴 숙제[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 주목받은 주요 연구들의 공통점이 있다. 수술이 가능한 조기 암을 타깃한 보조요법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는 점이다. 전이성·재발성 등 말기 암에서 쓰이던 신약들은 어느덧 초기 암에서도 표준치료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CDK 4/6 억제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는 조기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 효과를 입증했다. 수술 후 3년 키스칼리를 투약할 경우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25% 낮아졌다.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에 그치지 않고 수술 전-수술-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이어지는 치료 여정을 완성했다. 2기부터 3기까지 수술이 가능한 환자들이 수술 전후 키트루다를 썼더니 재발되거나 사망할 위험이 42% 줄어들었다. 조기 환자에서 신약을 쓸 경우 실제 환자들의 전체생존율도 개선된다는 점이 입증됐다. 올해 ASCO 기조강연으로 뽑힌 연구 중 하나는 비소세포폐암 EGFR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였다. 타그리소를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썼을 때 환자들의 전체생존(OS)을 살펴본 결과, 타그리소군의 5년 시점 전체생존율은 88%로 위약군 78% 대비 사망 위험을 51% 낮췄다. 키스칼리와 키트루다, 타그리소는 모두 말기 암 환자에서 쓰이던 약이다. 최근 이 약들의 보조요법 연구가 발표되면서 조기 암에서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았다. 이들 외에도 CDK 4/6 억제제 '버제니오',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임핀지', '티쎈트릭' 등 여러 항암제가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 이름을 올렸다. 갈수록 새로운 기전의 신약을 만들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암 초기로 신약의 쓰임새를 넓히려는 제약사의 노력이 만든 성과다.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도 신약의 조기 사용은 환영할 일이다. 비교적 빨리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해도 환자들은 재발이라는 위험을 늘 안고 산다. 폐암을 예로 들면 1기 환자는 수술 후 약 20%가 재발을 겪으며, 3기 환자일 경우 재발률이 75%까지 늘어난다. 조기 암은 완치를 목표로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말기 암으로 진행되는 수순을 밟는다. 최신 약제들이 조기 암으로 진출하면서 이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ASCO에서 만난 한 종양내과 교수는 "그동안 Care(암 관리)를 목표로 사용됐던 표적·면역항암제들이 Cure(완치)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기뻐했다.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항암 보조요법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고민해보아야 할 지점도 있다. 그동안 보조요법은 말기 암 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치료로 치부돼 급여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당장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는 물음 앞에 보조요법은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이 조기 진단·치료를 통해 중증 환자를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는 방향이라면, 이제는 보조요법의 가치를 제대로 매겨볼 필요가 있다. 제약사는 신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약이라고 만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조요법 연구 결과 중에는 어떤 환자군에서 드라마틱하게 효과가 좋은 반면, 어떤 환자군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리는 데이터가 나왔다. 결국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명확한 환자군을 찾아 규제기관을 설득하는 것이 제약업계의 과제다. 이는 모든 신약이 점점 비싸지고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는 현실에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가 될 것이다.2023-06-16 06:18:41정새임 -
[기자의 눈]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컨트롤타워' 필요[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정부가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분야 클러스터 육성·활성화를 추진하는 정부 부처와 기관만 13곳이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이 클러스터 육성에 참여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번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방침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러 부처가 정책 과제를 이끌어가는 만큼 육성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바이오헬스 분야에서의 기술격차와 국민 불안 등을 경험했다. 국가 간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 등도 나타나면서 바이오헬스 분야를 안보의 중심으로 인식했다.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한 이유다.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방안은 이외에도 지난 3월 발표한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안 등에 기반을 두고 나왔다. 정부는 종합계획안을 발표할 당시 K-바이오 랩허브 등을 구축해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를 지원하는 정책을 제시했다. 오송과 대구에 조성된 첨단의료복합단지형 바이오 클러스터에도 사무·실험·생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는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과 이번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책을 통해 향후 5년 간 바이오헬스 인재양성, 규제혁신, 연구개발(R&D), 투자 등 전 영역에서 바이오 클러스터 등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정부가 예로 든 바이오 클러스터 혁신 생태계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연구소, 병원, 1000개 이상의 기업이 모여 있는 세계적 바이오 단지 중 하나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연구기관과 병원, 기업, 지원기관,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털(VC) 등이 군집해 있다. 혁신기술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지역이다. 참여 주체 간 정보 교류와 협업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클러스터 활성화 방안을 보면 복지부와 과기부는 클러스터 구성원을 밀접 배치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과기부와 교육부, 산업부는 민간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R&D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유망 벤처기업을 선별하고 기업 규모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기술혁신형 인수합병(M&A) 세액공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클러스터 내 교통서비스를 수월하게 만들기 위해 운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R&D와 정책금융, 세제지원, 규제개선, 인력양성 등을 포괄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의 특성상 관계 부처 여러 곳이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에 관계 부처, 기관 등 12곳이 참여한다. 이번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범부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2023-06-15 06:13:39황진중 -
[기자의 눈] 처방전달시스템이 비대면진료 대안인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가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강행 속 회원 약사 권익 보호를 위해 마련한 ‘처방전달시스템’ 가입 약국이 1만2000여곳을 넘어섰다. 시스템을 개시한지 10여일만에 지역 약국의 절반 이상이 참여한 셈이다. 이번 시스템 추진 배경에 대해 약사회는 두 가지 명분을 내세웠다.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회원 약국의 종속을 막고, 환자의 약국 선택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플랫폼의 약 배송 등 각종 제도권을 벗어나는 행위에 대한 제제는 부수적 조건이다. 약사회는 명분을 지키기에는 회원 단결이 필요했고, 민간 플랫폼의 탈퇴 유도는 여의치 않다 보니 처방전달시스템 가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서 길을 찾은 듯 했다. 시범사업 개시 이후 줄곧 시스템 가입에 역량을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뜻이 통했을까. 시스템 개시 5일만에 약사회는 가입 약국 1만곳을 돌파했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했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위권 민간 플랫폼 5곳 이상이 현재 시스템 연동을 타진 중에 있다고도 밝혔다. 약사회의 집중, 약국의 기대와 희망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굳이 재를 뿌리고 싶지는 않지만, 이번 시스템이 약사사회에 명분과 실익을 모두 가져다 줄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든다. 돌이켜보면 약사회는 정부가 한시적 허용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시범사업 추진하기까지 3년 넘게 ‘민간 플랫폼 반대’를 주창해 왔다. 하지만 이번 처방전달시스템의 기본 구조를 고려하면 더 이상 민간 플랫폼은 약사사회가 경계할 대상이 아닌 함께 갈 사업 파트너가 됐다. 더 많은 민간 플랫폼이 연동돼야 활성화되는 것이 이번 시스템의 기본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약사회는 약 배송 금지, 약국 수수료 부과 금지 등을 시스템 연동 계약 의무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사실상 민간 플랫폼의 우위를 점하고, 회원 약사의 권익을 보호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플랫폼이 연동 여부의 키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회가 과연 우위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약국 밖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이번 시스템 운영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데다가, 비대면 진료, 민간 플랫폼 이슈에 있어서는 공감대를 가져왔던 타 보건의료 단체들 역시 약사회와는 선을 긋겠다는 반응이다. 회원 권익 지키기가 우선인 약사회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밀려드는 현안 속 정부, 국회, 타 보건단체들과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약사회의 행보가 추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약사회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처방전달시스템은 개시됐다. 회원 가입을 마친 1만여곳 약국은 시스템을 통해 처방전이 전송될 날을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약사회는 이번 시스템을 비대면 진료 법제화 과정에서 정부가 인정하는 시스템으로 안착시키고 여기에 EMR 연동시키는 큰 뜻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스템이 약국, 나아가 약사사회의 명분과 실익을 모두 지키는 명작으로 남을지, 실익과 명분 모두 잃게 할 졸작으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약사회가 이 시점에서 되새길 부분은 처방전달시스템은 회원 약사의 권익 보호를 위한 수단이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따른 약사회, 나아가 약사사회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2023-06-13 17:49:31김지은 -
[기자의 눈] 제약바이오, 해외학회 성과 공유할 때[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제약바이오기업들은 5월 말과 6월 초 굵직한 해외학회에 참석한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 등이다. 이 기간 R&D, BD 분야 핵심 종사자들은 국내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BIO USA만 봐도 행사장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500여개 한국 기업이 참가했다. 그야말로 글로벌 학회 총출동이다. 목적은 자사 파이프라인 홍보를 위해서다. 이를 통해 파트너링,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추진한다. 향후 파트너십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 쌓기 등 무형자산도 얻어온다. 출사표도 던진다. 수많은 업체가 해외 학회 전에 보도자료 등을 통해 참석 소식을 알린다. 내용은 엇비슷하다. 관련 질환 글로벌 최대 규모 학회에 '초청받았고' '발표자로 선정됐고' '다수 다국적제약사 미팅 계획이 있고' '자사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 등이다. 일부는 포스터 참석이지만 대대적인 홍보를 서슴지 않는다. 간혹 미팅 예정인 글로벌 제약사 이름도 거론한다. 홍보전에 주가도 반짝한다. 다만 많은 업체는 학회 참석 전후가 다르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매년 추세를 봤을 때 참석 전 홍보 업체 중 절반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추가 자료를 내놓지 않는다. 불현듯 어느 바이오텍 CFO 하소연이 떠오른다. 이 회사는 2015년 상장 후 매년 해외 학회에 빠지지 않고 나간다. 크고 작은 학회를 가리지 않는다. 다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했다. 회사가 글로벌 미팅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어만 잘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성과를 얻으려면 글로벌 제약사 프로세스를 알아야 한다. 외국계 제약사 대상 미팅에서 임상 결과를 공유하고도 어떤 방식으로 기술이전 등을 해야할 지 모른다. 연구소장이 기술이전 계약을 논의하고 CFO가 임상을 논하는 식이다. 참석자가 자기 회사 가치를 이해하지 못해 소통이 안될 때도 다반사다. 외국계 제약사는 냉정하다. 의사소통이 프로페셔널 하지 않으면 설령 임상 결과가 좋더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우리 회사가 수년간 해외 학회에 참여해도 성과가 없는 이유다. 미팅을 해도 글로벌 제약사 니즈를 끌어내지 못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다. 국내 주가 끌어올리기용으로 봐도 무방하다. 일부 바이오벤처의 사례일 수 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다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보여주기식 해외 학회 참석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해를 벗으려면 방법은 있다.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기술이전 등 계약이라는 것이 비밀리에 이뤄지고 몇시간 전에도 깨질 수 있는 것이어서 기밀에 붙여야 하는 게 맞다. 다만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인 기업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임상 진전 업데이트, 학회 참석자의 역할, 메인 트랙 발표 여부, 부스 등급, 미팅 건수, 참여 규모 등이 객관적인 지표들이 될 수 있다. 잔치는 끝났다. 이제 대부분 해외 학회를 마치고 국내로 복귀한 만큼 성과 공유가 필요하다. 이미 보도자료 등을 통해 해외 학회 피드백을 공유하는 곳도 있다. 다만 대부분 국내 대형 제약사 등 일부에 그친다. 기업가치를 진정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학회 참석 전 홍보자료가 아닌 참석 후 결과물을 공유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서 성과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기업이 생각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할 수 있다.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야 투자자도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일부겠지만, 아니 일부여야겠지만 더 이상 단발성 주가 올리기용 학회 참석 전 홍보 보도자료는 없어져야 한다. 지금은 작은 성과라도 공유하고 그 가치를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때다.2023-06-13 06:00:13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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