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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유연한 정책, 그렇게 어려울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이 제네릭 약가 재평가 대상 중 일부의 자료 제출을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 무균제제 등 동등성시험 대상으로 새롭게 의무화된 의약품에 한해 자료 제출 기한을 내년 2월에서 7월로 5개월 연장해줬다. 제네릭 약가재평가는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기 위한 정책이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오는 2023년 2월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 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위탁 방식으로 허가 받은 제네릭을 대상으로 약가 유지를 위한 생동성시험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존에 생동성시험 의무 대상이 아닌 의약품은 약가 유지를 위해 생동성시험을 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식약처는 동등성시험 의무 대상을 점차 확대했는데 올해 4월 15일부터는 기존의 모든 경구용제제, 오는 10월 15일부터 무균제제도 동등성시험 의무 대상으로 지정된다. 나머지 전문의약품 제네릭은 내년 10월 15일부터 동등성시험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허가 받을 수 있다. 생동성시험 의무 대상이 아닌 제품은 대조약조차 없어 어떤 제품과 비교해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약사들이 이러한 이유로 지속적으로 약가재평가 일정 연기를 요구하자 그제서야 생동성시험 의무 대상이 아닌 제품에 한해 5개월 자료 제출 연장을 수용한 셈이다. 문제는 더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생동성시험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피험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피험자로 등록한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이탈하는 상황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 입장에선 많게는 수 십 개 제품을 동시다발로 생동성시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동성시험 일정이 지연되면 약가 인하 뿐만 아니라 1건당 수 억원에 달하는 생동성시험 비용도 버리는 셈이 된다. 더욱이 제약사들은 위탁 제네릭의 생동성시험 포기로 상당수 제품의 약가 인하를 감수한 터라 생동성시험 자료 제출 연기가 절박한 상황이다.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변수로 제네릭 약가재평가의 전체 일정 연기를 요구했지만 보건당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식약처가 임상재평가 대상 중 코로나19로 인해 피험자 모집이 어려운 제품에 대해 최대 30개월 자료 제출기한을 연장해준 것과 대조적이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지난 5월 회의를 열어 ‘밀레포리움틴크D3 등 13개 성분’ 복합제의 임상재평가 자료제출 기한을 최대 30개월 연장해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무엇보다 제네릭 약가재평가 자체가 소모적인 정책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저항은 거세다. 이미 정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고 문제 없이 판매 중인데도 단지 약가 유지를 위해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된다. 생동성시험이라는 허가 요건을 약가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 자체가 불합리한 정책이다. 이미 허가 받은 의약품을 약가 인하를 모면하기 위해 또 다시 허가 목적의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사실 기존에는 정부가 의약품의 위수탁 생산을 장려했다. 특정 업체가 특정 제품을 집중적으로 만들면 품질관리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위수탁을 장려하는 추세다. 하지만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으로 남의 제약사에서 만들던 의약품을 자사 공장으로 옮기는 이상한 현상이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제조시설이 없어 자사 전환을 시도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페니실린제제, 성호르몬제제, 생물학적제제, 세팔로스포린제제, 세포독성 항암제 등 다른 의약품과 분리된 별도 공장이 필요한 약물은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아 상당수 업체들은 자사 전환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연질캡슐과 같은 특수제형 제조시설이 필요한 제품도 위탁제네릭의 직접 생산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변수가 발생했으니 재평가일정을 조금 더 연장해 달라는데 보건당국은 요지부동이다. 왜 하는지도 모르는 행정에 대해 유연성마저 갖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2022-09-13 06:15:24천승현 -
[데스크시선] 의료 본연의 목적과 경장제 보험급여[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의료용 식품에 관한 법률안'과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이 업계 갑론을박 도마에 올랐다. 주요 골자는 법령 제정으로 의료용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체계적 관리를 도모해 환자 건강관리 향상 및 관련 산업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의료용 식품의 경우 품목·안전·품질관리 등에 있어 일반 식품과 동일하게 '식품위생법'으로 관리되고 있다. 때문에 의료용 식품의 특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이번 법안 발의는 환영할 만하다. 아울러 의료용 식품 산업 발전 마중물과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쟁점으로 부각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안'은 보편적 환자 복지와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간 충돌을 예고, 면밀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일부 개정안 내용은 전문 의료용 식품을 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방점이 맞춰져 있다. 현행 의료용 식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품목이 많아 만성질환 등으로 의료용 식품을 장기간 섭취해야 하는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초래, 이를 경감 시키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과 이해가 간다. 이번 법률안 제정·개정에 등장하는 '특수의료용도식품'이란 음식물의 섭취, 소화, 흡수 기능이 떨어져 일반적인 음식 섭취가 어렵거나 질병 등으로 일반인과 다른 영양 공급이 필요한 환자가 식사의 일부 또는 식사 대용으로 먹는 식품을 말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대상웰라이프의 뉴케어 등이 있다. 이와 달리 단백아미노산제제 전문의약품으로는 JW중외제약 엔커버액과 영진약품 하모닐란액 두 제품이 있으며, 경장영양제로서 급여등재돼 있다. 엔커버 200·400ml 약가는 2122·4207원, 하모닐란 200·500ml는 2282·5724원의 보험약가를 받고 있고, 오츠카·비브라운 수입완제의약품이다.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엄격한 진료·처방에 따라 복용할 수 있는 엔커버·하모닐란은 비타민B·B3·B5·B6·B12·비타민C·비타민E·칼슘·칼륨·엽산·철·나트륨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가 언뜻 보기에는 인터넷몰 등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특수의료용도식품의 성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수 있다. 그렇지만 복합제 전문의약품의 경우 주성분·보조성분 간 상호 간섭효과에 대한 임상·기시법적 근거 자료를 요구하고 있어 특수의료용도식품 대비 안전성·유효성·부작용 등의 데이터가 월등히 잘 갖춰져 있다. 이들 경장영양제 인서트페이퍼 경고 사항으로는 임부에 비타민A(레티놀)를 1일 5000 IU이상 투여하는 경우에는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임신 3개월 이내 또는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는 비타민A를 1일 5000 IU 이상 투여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다. 또 장폐색이 있는 환자, 선천성 아미노산대사이상 환자, 궤양성 대장염·클론병 등 장관의 안정을 필요로 하는 환자, 대장암으로 수술 전 영양 관리를 하고 있는 환자, 간성혼수 환자 등에는 투여를 금하고 있어 무차별적 복용은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엔커버·하모닐란은 저작 기능 상실로 경구 투여 영양 섭취가 불가능한 환자·정맥투여 요법이 불가능한 경우의 환자에게만 엄격하게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중증 환자가 이 같은 경장영양제를 복용할 경우 본인부담금 5~10%가 적용되는데, 대략 1팩당 200원~300원에 복용·투여 가능하다. 경구복용 대 위장관직접삽입을 통한 투여 비율은 9:1 수준으로 추정된다. 엔커버·하모닐란의 경우 영양학적으로 잘 배합된 성분으로 환자표준식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수한 대체영양제로 600억원 정도의 급여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특수의료용도식품 급여 인정 시, 수 천억원 상당의 추정 불가 건보재정 소요로 부실화도 우려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2030년 10년 간 건강보험 수입·지출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7.2%·8.1%로 수지 역전 구조에 진입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80조9000억원이며, 증가율을 반영한 2030년도 예산은 150조6000억원에 달한다. 2021·2030년 지출액은 81조7000억원·164조1000억원이다. 건보 적자는 이미 2021년 8000억원을 기록, 2029·2030년은 각각 11조9000억·13조5000억원 마이너스 수지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보험약가 카테고리는 전문약·일반약·의료기기에 국한돼 있는데, 특수의료용도식품의 급여진입은 분류체계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식품을 통한 보험재정 과다 지출은 의료 본연의 영역·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아 보인다. 시중 유통 특수의료용도식품 한 달분은 18만원 정도다. 사회안전망이 요구되는 저소득층과 고액연봉·다주택보유자 등 소득수준 고려 없는 포퓰리즘 복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단순 경증환자를 위한 식사 대용의 특수의료용도식품을 중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한 전문의약품 경장영양제와 비교 불가 이유가 여기에 있다.2022-09-02 06:00:34노병철 -
[데스크 시선] 최광훈 집행부의 두 번째 시험대[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정부가 규제혁신 과제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을 꺼내 들면서, 최광훈 집행부는 화상투약기에 이은 두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화상투약기에서 속절없이 당한 약사회이기 때문에 이번에 전열을 재정비해 총력 대응을 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내용을 보면 의료 사각지대 해소, 상시적 질병 관리 등 보건의료 정책적 관점에서 일차 의료기관 중심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약사법상 약국 내에서만 의약품 판매가 가능했다. 이 조항 때문에 조제약 배송이 불법이었는데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약국 외 장소에서 약 전달을 허용하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비대면 진료와 약 전달 허용에 대한 입법 기한은 내년 6월로 잡았다.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미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 2건은 야당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돼 있다. 문제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국회 제출 의료법 개정안은 만성질환, 재진, 1차의료기관에 적용한다는 큰 줄기의 가이드라인이 잡혀있다. 그러나 약사법 개정안은 아직 안갯속이다. 약국 밖 약 전달 주체를 약사로 한정할지, 아니면 보건소 직원까지 허용을 할지고 과제다. 여기에 배송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쟁점이다. 퀵으로 보내면 배송 비용이 10km 이내일 때 1만원~1만3000원 정도다. 아울러 난립해 있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정리하는 것도 빅이슈다. 결국 최광훈 집행부가 약사법 개정안을 전면 부정하며 투쟁에 나설지, 아니면 의약품 안전성을 담보로 약국 피해와 행정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플랜B로 협상에 나설지를 결정해야 한다. 1차 전선은 의료계다. 만약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 허용에 동의한다면, 약사회는 약 배송 도입을 막을 명분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러나 의협의 강력한 저항으로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좌초되면 약사법 개정으로 불이 번질 가능성은 사라지게 된다. 2차 전선은 국회다. 의료법과 약사법 개정을 하려면 국회 심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관건은 거대 야당의 선택이다. 그러나 국회에 이미 제출된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 두건 모두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라는 점에서 야당도 반대만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허용은 의약분업 이후 최대의 보건의료계 이슈가 될 전망이다. 1차의료기관과 약국의 판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약국 입장에서는 ▲창고형 배달전문약국의 증가 ▲플랫폼 주도의 의·약 담합 ▲대면+비대면 신규 약국 급증 ▲대체조제 활성화·리필처방제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약사회에 주어진 시간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약사들의 총의를 모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의사협회와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 시민단체, 소비자단체와도 소통 채널을 열고 숙의해야 한다. 국회 설득은 말할 것도 없다.2022-08-28 21:14:50강신국 -
[데스크시선] 과학방역이 뭐길래 약국이 몸살나나[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연초만 해도 우리나라는 엔더믹을 대비할 만큼 코로나19의 파괴적인 영향력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었다.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그 때,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엔더믹을 대비한 방역체계 재정비 정책을 펼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부 학계에선 연말로 다가갈 수록 '더 큰 게 온다'며 재유행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는 감기처럼 정복해도 끝내 정복되지 않는 미지의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그간의 '정치방역'을 청산하고 '과학방역'체계를 이루겠다는 공약을 처음부터 지금껏 일관되게 외쳐왔다. 그런데 하루 확진자 13만~15만명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지금, 재유행의 정점에서 과학방역이 과연 무언지 아리송한 상황이 요양기관들에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에 이어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조제용 감기약은 곳곳에서 품절됐다. 약국에 감기약이 없어 약국 자체가 몸살이 났다.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 등 코로나19 경구치료제를 취급하는 약국들은 의료기관이 단독 처방할 때 '비급여(기타)'로 처방전을 발행해 약국도 잘못 산정하는 등 까다로운 청구 방법에 혼선을 빚었다. 지금은 위법 사항이 뚜렷하게 정리됐지만, 한 때 업체들이 약 배달비 무료 서비스 경쟁으로 호객을 일삼는 등 황당한 불법행위도 기승을 부렸다. 배달전문약국이라는 기형적인 행태의 약국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보건의료체계의 끝자락에 잡음을 만들었고 지금도 그 후유증을 소관 부처와 약국 현장 모두 겪는 중이다. 그렇다고 정부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감기약 수급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었고 제약업체에는 감기약 생산을, 의약계에는 대체조제를 독려했다. 비대면 플랫폼 업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약배달 부작용에 완충을 시도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방역정책이 늘 그렇듯 급조된 무언가는 현장 상황과 변수에 취약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마련이다. 유통 과정에서 사재기 물량이 시장에 돌지 않는 가수요 문제점과 세계적으로 수요가 몰린 감기약 원료 수급, 가격 불균형 등 돌아가는 상황이 말이 아닌 것이다. 이달 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을 보고하려 국회의원들 앞에 선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과학방역이 대체 무엇이냐"는 질의에 "데이터에 근거를 두고 방역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란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앞서 그는 혼란스러운 정국에 '국가 주도형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논란을 더욱 부추긴 바 있다. 이 같은 문제와 이슈가 질병청 소관에서 일부 비켜간다고 할 수 있지만 당국의 스탠스를 직접적으로 내보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말은 계속해서 회자된다. 혼란스러운 틈새로 과학방역에 대한 방역당국의 행보를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여름철 바이러스 활개와 휴가 시즌이라는 시기적 특성, 약국가 현장에서 감기약의 수급 불균형과 세계적 흐름, 이로 인해 요양기관이 불필요하게 짊어져야 할 행정대란은 데이터가 없어서 과학적인 예측이 불가능했냐는 의문이 자연스레 생긴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창궐이 2년하고 절반의 해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중대본과 방대본에 많은 데이터가 축적됐기 때문에 입체적이고 과학인 분석과 예측은 충분히 가능했다. 낮은 시선에서, 그리고 상식선 상에서 순수한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단일 보험체계와 당연지정제의 정확한 빅데이터를 자랑한다. 보건의료·제조·유통의 완벽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메르스 사태 때도 전 정부 때도 그리고 지금도 과학방역을 해왔다. 완벽한 데이터에 경험까지 더해졌다. 문제는 데이터를 바라보는 입체적인 시각과 정책적 철학, 비상 상황에서 효율적인 협업, 빠른 판단력과 의사 결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현장에 맞춘 눈높이 정책이 아닐까.2022-08-16 02:05:37김정주 -
[데스크시선] 한방의보 직능 적용범위 확대돼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단미엑스·단미엑스혼합제 판매 권한을 놓고 직능 간 갈등·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의사는 이에 대한 고유 처방 권한을 주장, 약사·한약사도 일반약 판매 권한을 근거로 각자의 방식으로 법리 해석을 하며, 미래 약물 주도권 장악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의약품을 제조·생산하는 한방제약사들은 각 단체의 눈치만 살피며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요양기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련의 사태를 가장 명쾌하게 처리할 수 있는 원론적 방법은 한방 의약분업의 실시지만 이 역시 묘연하기는 마찬가지다. 단미엑스·단미엑스혼합제는 한방의료보험 한약제제 일반의약품으로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급여 적용을 받고 있는 품목이다. 현재 단미혼합제(단미엑스제)는 68종이며, 이중 기준처방(보험급여 대상)은 56종이다. 심평원 EDI 기준 한방요양기관 단미혼합제 연간 보험급여액은 270억원에서 370억원 밴딩 폭으로 파악된다. 대표 처방은 오적산(두통·구토·설사), 구미강활탕(감기·관절염·어깨 통증), 궁하탕(담음제거), 이진탕(오심·구토), 삼소음(발열·기침) 등이며 급여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품목은 말 그대로 한방의보에 편입된 제품이지만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어 약사법 제2조에 의거, 약국 판매도 가능하다. 한방제약사들 또한 단미엑스·단미엑스혼합제 약국 공급 자체는 즉시 진행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약사는 한약제제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약사(藥事)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모든 한약제제를 조제·판매할 수 있지만 약국에서 고시가 이상으로 판매하는 행위의 적법성도 따져 볼 문제다. 셀프메디케이션 시대 도래에 따른 약사·환자의 약물 선택권과 별개로 소비자의 구입비 부담은 생각해 볼 문제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은 바로 현행 건강보험법(한약제제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 3조 1항)은 한방요양기관(국립병원 한방진료부, 한방병원, 한의원, 보건의료원 한방과)만 단미혼합제 56종 급여 청구를 인정하고 있는 점이다. 때문에 한의사의 치료·처치 후 단미엑스혼합제를 처방할 경우 환자는 본인 부담금 10~20%만 지불하면 되지만 약국에서는 해당 약제에 대한 보험 청구가 인정되지 않아 사실상 판매 실효성이 낮다. 보험적용 여부에 따라 한의원 처방금액과 약국 판매금액 간 괴리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그렇다면 약의 전문가이자 소비자 접근성을 고려한 '단미제' 약국 보험 적용 현실성은 어떨까. 건강보험 급여체계는 요양기관·한방요양기관으로 구분돼 있다. 약국과 한약국(개설에 관한 복지부 유권해석)은 요양기관으로, 한의원·한방병원 등은 한방요양기관으로 분류돼 있다. 1인 1종별 원칙, 즉 요양기관에 속해 있는 약국은 급여 목록에 포함된 단미혼합제를 보험청구할 수 없다. 이렇게 됐을 때 약국은 한약제제 보험청구를 위해 한방요양기관으로 편입할지, 기존 요양기관의 지위를 유지하고 한약제제 보험급여를 포기할지 선택해야 한다. 다만 '급여목록표' 상에 기재된 한방요양기관이 '예시 또는 나열적' 규정인지 보건당국의 유권해석 향방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여지는 있다. 만약 보건복지부가 예시적 규정이라고 판단할 경우, 한약제제를 조제·판매할 수 있는 약국과 한약국에서도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이럴 경우 역시 현재 요양기관으로 분류된 약국은 1인 1종별 원칙에 따라 양·한방요양기관 중 하나의 종별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전면적 법 개정 없이는 단미혼합제와 관련한 약국 보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약제제는 특정 직능의 전유물이 아닌 한의사·약사(한약조제약사)·한약사 모두가 공생의 발전을 이뤄야 할 국가육성산업분야다. 이웃 나라인 중국·일본은 한방원료 표준·과학화에 혁신적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선도물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한의사·약사·한약사는 국가가 공인한 한약제제 전문가다. 약국·한약국을 찾은 환자에게 단미혼합제를 비급여에 묶어 놓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해법의 실마리가 한방분업·건강보험법 개정에 있다면 시대에 맞는 대안을 찾아 공익을 위한 새로운 방향키를 다잡을 때다.2022-08-13 06:00:03노병철 -
[데스크 시선] 최광훈 회장의 예고된 인사 참사[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약사회 기관지 약사공론 사장에 대한 인사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약사공론 사장 임명권자인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허지웅 사장에게 거취 결정을 주문한 상태다. 지난 3월 7일 임명됐던 허지웅 사장은 불과 5개월도 채 되지 않는 시점에서 경질될 처지에 놓였는데, 역대 약사공론 사장이 이렇게 물러난 적은 없었다. 이는 예고된 인사 참사였다. 인사가 능력 중심이 아닌 논공행상식으로 이뤄졌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최 회장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약준모와 연대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대 과정에서 약준모는 약사공론 인사 추천권을 요구했고, 선거 승리에 목말랐던 최 회장도 이에 동의해 준 것이다. 결국 최 회장은 선거 이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허지웅 사장을 별다른 검증 없이 임명했고, 결국 1년도 채우지 못한 허 사장은 사퇴 논란 휩싸였다. 허 사장은 지부장 경험도 대한약사회 회무 경험도 없었다. 약사공론은 기관지 이전에 대한약사회의 중요 유관기관이라는 점을 최 회장은 간과했다. 허 사장이 발행인과 편집인은 대한약사회장이라는 기존 관행을 무시하고 편집인을 본인 이름으로 변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허지웅 사장은 약사공론 사장 임명 이전부터 약계 전문지를 창간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실제 여러 기자들을 상대로 한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다. 여기서 이해충돌 논란이 발생했다. 신규 매체 창간을 위해 약사공론의 경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약사공론의 기밀이 새 나갈 수 있는 외부 컨설팅에 대한 대한약사회 감사단의 지적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최광훈 회장에게 있다. 허지웅 사장을 임명한 것은 최 회장이기 때문이다. 임명 5개월 만에 내부적인 문제로 경질한다면 그 책임에서 최 회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최 회장은 경질을 결정하게 된 명확한 이유를 회원약사에게 설명해야 한다. 단순 실수나 감정적인 이유로 경질을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차기 약사공론 사장 인선에서도 또 다시 논공행상의 우를 범하면 안된다. 측근 인사를 인선하더라도 능력은 검증해야 한다. 역지사지해보면 허지웅 사장 입장에서 자신의 경영 성과를 보여주기에 5개월은 너무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허지웅 사장도 최 회장의 부당한 사퇴 종용이라면 명백한 해명과 설명을 하고 회원약사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이다.2022-08-07 23:30:36강신국 -
[데스크 시선] 스텝 꼬인 정책과 영리한 기업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18년 국내 제약업계는 예고 없는 불순물 파동으로 큰 곤혹을 치렀다.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업계 전반에 걸쳐 혼란이 확산했다. 불순물 파동은 난데없이 제네릭으로 불똥이 튀었다. 정부는 국내에 제네릭이 너무 많아 판매금지 제품이 해외보다 많았다는 명분을 내세워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 개선 협의체를 꾸려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제네릭 새 약가제도가 협의체의 결과물 중 하나다.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를 유지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시장 진입 시기에 따라 약가가 내려가는 계단형약가제도도 도입됐다. 지난해 7월부터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공동개발 규제가 시행됐다. 1건의 생동성시험이나 임상시험으로 4개의 제네릭만 허가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허가 받은 전문의약품 제네릭은 각각 3857개와 2044개에 달했다. 2018년 1110개에서 수직 상승했다.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제네릭 허가 건수는 모두 100개가 넘었다. 이 기간에 허가 받은 제네릭은 무려 5611개로 월 평균 312개에 달했다.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 신규 제네릭 진입 건수는 이전보다 줄었다. 하지만 이미 규제 개편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최대한의 제품을 장착한 터라 제네릭 규제가 실제로 난립 현상 억제에 기여했는지는 물음표다. 최근에는 규제 강화 직전에 허가 받은 제네릭 제품들이 양도·양수 거래 대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 지난달 1일 건강보험급여목록에 51개 의약품이 신규로 등재됐는데 이중 제네릭 27개 제품이 최고가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았는데도 최고가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판권 이동도 크게 확산하고 있다. 약가제도 시행 직후에는 양도·양수 의약품도 계단형약가제도의 적용으로 동일 제품 중 최저가로 등재됐다. 의약품 허가권이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양도·양수의 경우 급여 삭제와 재등재 절차를 거친다. 기존에 등재됐던 제품이라도 삭제 이후 신규 등재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이 불가피했다. 제약업계에서 양도양수 의약품을 신규 등재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등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기했고 복지부는 제도 개선을 수용했다.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가 허용되자 기존에 허가 받은 ‘최고가 제네릭’의 가치가 뛰기 시작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후발 제네릭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게 됐지만 기존에 최고가로 허가 받은 제네릭을 넘겨 받으면서 사실상 종전대로 최고가로 신규 진입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달 양도·양수로 최고가 등재된 제네릭 27개 제품 중 24개 제품이 제네릭 허가가 봇물처럼 쏟아진 2019년과 2020년에 승인 받았다. 최근 양도·양수 방식으로 신규 등재된 제네릭 제품 대부분 최근 허가 이후 생산 실적이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제약사들이 판매 의도가 없었는데도 규제 강화를 대비해 미리 허가만 받고 제도 개편 이후에는 양도·양수 거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마치 아파트 분양권을 웃돈을 주고 사고파는 것처럼 최고가로 등재된 제네릭의 허가권이 거래 대상으로 둔갑하며 활발하게 판권이 이동하는 독특한 거래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의 제도 변화가 창조한 이상한 거래 관행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해 요란하게 제도 변화를 추진했지만 기업들은 한발 앞서 대책을 세우며 불이익을 피해가는 모양새다. 정부는 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 모니터링이나 부작용을 점검하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장은 영리하다. 정부는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안된다면 차라리 그대로 두는 게 낫다.2022-08-01 06:12:01천승현 -
[데스크시선] 비대면이 유발한 안전-편의 논란[데일리팜=김정주 기자] 그야말로 비대면의 시대다. 시간을 투자해 직접 만나서 일을 처리해야만 했던 것들이 이제는 음식과 생활용품부터 관공서 업무, 교육, 문화, 부동산 중개에 이르기까지 상당수를 언택트 방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게 했다. IT의 발달과 함께 비대면에 길들여진 찰나, 감염병 창궐은 이를 산업적으로나 생활 습관 면으로나 우리가 가진 상당수 관습과 생활 패턴을 편리와 편의에 더 빠져들게 했다. 코로나19와 함께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비대면 진료와 조제는 당초 목적이 물리적인 접촉을 통한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에서 비롯됐다. 병의원과 약국에 환자들이 몰리면 그만큼 감염의 위험이 더 높았다. 요양기관을 오가면서 들르는 또 다른 장소까지 고려할 때 나와 접촉자, 미지의 제 3자까지 N차 감염의 위험에 모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지극히 안전 우위의 비상조치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나 경험자들이 느낀 것은 형상화 할 수 없는 안전성보다 뚜렷한 실체가 드러나는 편의성이었다. 이쯤되면 비대면의 시대라기보다 비대면의 '창궐'이란 말이 오히려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편리한 비대면 판매-구입의 거래 패턴은 그 분야에 산업계 진출도 촉진한다. 음식 배달이나 쇼핑 배송의 영역을 넘어 의약품도 그렇다. 그간 팔 수 없어서 못 판 게 아니었고, 기술력이 없어서 적용 못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비대면 약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시작으로, 이제는 약국에 비대면으로 화상투약기가 설치된다고 하더니 그 다음으로 편의점 약 자판기 얘기까지 솔솔 나오고 있다. 편하게 약을 사 본 일부 소비자 단체가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요구하는 것처럼 편의성, 안전성 우위보다는 편리함이 생활의 제일 덕목으로 뒤바뀌고 있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기술이 아무리 향상해도 우리 사회가 하지 않거나 적용을 철회한 분야가 있다. 의약품이나 주류, 담배가 그렇다. 주류와 담배는 연령 제한 판매라는 선을 그어 안전한 소비를 추구했다. 법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자판기 설치도 하지 않도록 해왔다. 의약품도 맥락은 같다. 그런데 비대면을 방패 삼아 도미노처럼 각 분야들의 지각이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반의약품 13개 품목이 안전상비약이란 새 이름을 달고 편의점으로 나간 지 10년이 지난 지금, 24시간 운영 점포가 아닌 곳에서 파는 것도,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제품이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그런 실태가 회자되는 동안 정부나 시민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의약품에 걸맞는' 정기 실태점검을 제대로 하거나 안전 점검을 촉구한 바 없다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목 확대 요구가 계속 있다는 게 헛웃음거리다. POS에 잡히는 매출과 수량에 대한 빅데이터 빼곤 그 외의 공적 실태분석조차 나온 게 없다. 의약품을 구하려면 굳이 병의원에, 굳이 약국에 가도록 장치를 걸어둔 것은 우리 사회가 약만큼은 문턱을 만들어 가급적 세심하게 복용하기로 약속한 일종의 규칙이다. 편의성이 안전성을 이길 수 없다는 원칙이기도 하다. 비대면 진료와 조제를 한시적 혹은 제한적으로 묶어둔 것 또한 감염병 비상 상황에서 그나마 더 안전하고자 하는 사회의 선택이었다. 즉, 이 분야에서만큼은 더 안전하고자 일시 도입한 비대면 시스템과 편리함의 정점인 자판기는 태생부터 결이 다르단 얘기다. 안전성 우위의 문제를 놓고 단순한 논란거리로 평가절하 하려는 프레임을 씌워서도 안된다. 이것이 산업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와는 확실히 구분해야 할 이유다.2022-07-25 22:55:40김정주 -
[데스크 시선] 재평가 스트레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제약사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는 재평가다. 임상재평가, 급여재평가 등 연이은 재평가 정책으로 경영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실적 손실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재평가는 말 그대로 이미 평가한 것을 다시 평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보건당국이 진행 중인 ‘급여 적정성 재평가’가 대표적인 재평가 정책이다. 급여재평가는 건강보험이 적용 중인 의약품에 대해 재정을 투입해 약값을 지원할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자는 취지로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재평가 결과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의 약값 부담률을 30%에서 80%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에는 ▲포도씨추출물비티스비니페라 ▲아보카도소야 ▲은행엽건조엑스 ▲빌베리건조엑스 ▲실리마린 등 5개 성분 의약품의 급여 재평가를 진행했고 실리마린과 빌베리건조엑스의 급여 삭제를 결정했다. 올해는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알마게이트 ▲알긴산나트륨 ▲에페리손염산염 ▲티로프라미드염산염 ▲아데닌염산염 외 6개 성분 복합제 등 6종 약물에 대해 급여적정성 재평가 계획 공고를 냈다. 최근 스티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와 ‘아데닌염산염 외 6개 성분 복합제’ 등 2개 약물에 대해 '급여 적정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허가 규제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상시 재평가 시스템을 가동한다. 과거에 정상적인 자료를 근거로 허가 받았더라도 최신 과학기술의 기준에 맞춰 여전히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물음표가 제기되거나 해외에서 문제가 불거진 제품에 대해서도 불시에 임상재평가를 지시하기도 한다. 허가 받은 의약품을 5년 마다 효능·안전성을 검증하는 의약품 품목허가 갱신제도 재평가 정책 중 하나다. 생동재평가 역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을 입증 받고 허가 받은 제네릭 의약품이 여전히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지 다시 한번 입증하라는 의미다. 재평가 결과 시장에서 퇴출되면 해당 제약사 입장에선 즉각 손실로 이어진다. 지난 2년 간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된 4개 성분의 작년 처방액은 1583억원에 달했다. 식약처의 임상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철수되기 때문에 제약사들의 자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약사들이 재평가 정책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나쁜 결과에 따른 손실도 있지만 기업이나 처방 현장에서의 눈높이와 정부의 정책 방향에 괴리가 크다는 불만 때문이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 인정이 시장 잔류의 최우선 순위다. 식약처로부터 안전성·효능을 인정받았더라도 복지부가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면 사실상 시장 퇴출과 다름없다. 대체 약물이 있는 상황에서 의사나 환자가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 비싼 의약품을 찾을 리가 없다. 이번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스티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의 경우 현재 식약처의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2017년 스티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의 임상재평가를 지시했고 제약사들은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거액의 비용을 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도 돌연 복지부의 급여재평가로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인 셈이다.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더라도 급여 퇴출로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지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최근 급여재평가가 진행된 대부분의 의약품은 식약처로부터 임상재평가 또는 품목허가갱신을 통해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상태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식약처는 지난 2018의 품목 허가 갱신을 허용하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2020년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재평가를 지시했다. 여기에 복지부는 이미 급여재평가 결과 일부 적응증의 본인 부담률을 높였다. 제약사 입장에선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는데도 또 다시 임상재평가를 진행하거나 급여 적정성을 따지는 중복 평가가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임상재평가에 실패하면 그동안의 처방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환수협상 명령도 내려졌다. 정상적인 허가 기간에 판매한 수익마저 추후 평가 결과에 따라 부당 이익으로 봐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다. 임상재평가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재입증 받았는데 급여재평가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 조치를 내린다면 제약사들은 임상시험을 진행하느라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된다. 처방 현장에서는 그동안 아무 문제 없이 사용된 약물이 사라지면서 혼선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히려 그동안 문제 있는 의약품의 사용을 정부가 허용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미 많은 제품들이 재평가 결과에 불복해 소송이 진행되면서 정부와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계속 커지는 형국이다. 과거에 허가와 급여 적용된 의약품을 최신 과학 기술 수준에서 다시 한번 평가하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책 집행 과정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재평가 대상 선정 이유도 명백해야 한다. 단순히 사용량이 많아 재정을 축내는 의약품이라고 의심해서는 안된다. 사용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처방 현장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복지부 급여재평가와 식약처 임상재평가의 정책 목적이 다르더라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목표는 유사하게 받아들인다. 소통이 필요하다. 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통하지 않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2022-07-18 06:15:01천승현 -
[데스크시선] 고덱스의 연명과 위기십결[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바둑을& 160;두는& 160;데& 160;명심해야& 160;할& 160;열& 160;가지& 160;대원칙이 있다. 바로 위기십결로 과도한 욕심을 내지 말고, 공격하기& 160;전에& 160;자신의& 160;결함을& 160;살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버릴& 160;것은& 160;버리고& 160;선수를& 160;잡아야 하며,& 160;함부로& 160;움직이지& 160;말고& 160;상대가& 160;강하면& 160;수비에& 160;힘쓰고,& 160;고립되었을& 160;때에는& 160;화평책을& 160;쓰는 등의 전략을 들 수 있다. 이중 절체절명의 위험에 빠졌을 때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봉위수기다. 이는 위기를 만나면 과감히 돌을 버린다는 뜻으로, 판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못 둔 작은 집을 버리고 대마를 살려 후일을 도모함을 뜻한다. 출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셀트리온제약 고덱스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봉위수기 전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주성분인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BBD)에 대한 약가만 취해야 한다. 그리고 리보플라빈,& 160;시아노코발라민,& 160;아데닌염산염,& 160;항독성간장엑스,& 160;오로트산카르니틴 등 보조적 성격의 원료에 대한 급여 혜택을 포기하고 보험등재 삭제가 아닌 삭감으로 충격파를 최소화해야 한다. 급여 삭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지만, 삭감은 영업 재정비 후 원상회복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덱스의 임상적 유용성 증명을 통한 심평원과 원칙론적 협상도 방법일 수 있겠으나 행 간의 의미를 비춰 볼 때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이번 급여적정성 재평가 본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계획된 상태로 ▲청구금액의 0.1%인 200억원 이상 ▲A8국가 중 1개국 이하의 급여 성분 ▲정책·사회적 요구·유용성 미흡 지적 약제 등이 기본 선정기준이다. 또한 고덱스는 지난 7일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해 1차원적 접근은 자칫 역풍을 불러올 소지도 크다. 다시 말해 심평원의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재외국의 임상적 유용성·의약품 가격 등을 국내 출시 약물과 비교해 합리적 약가를 도출하겠다는 의지 표출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이번 재평가는 비교약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고 있는 제품에 대한 급여삭제·삭감으로 재정 건전성 확보에 목적이 있다. 때문에 고덱스의 현 상황 타개법은 비교 약제 수준의 자진 약가인하로 여겨진다. BBD 외 6가지 성분이 추가된 복합제 고덱스 약가는 371원, 마늘유가 추가된 파마킹제약 2제복합제 펜넬캡슐은 312원, 단일제 닛셀정은 144원에 등재돼 있다. 고덱스의 허가 상 적응증은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이며, 닛셀정·펜넬캡슐은 지속적으로 ALT가 상승된 만성간염이다. 이들 약물은 모두 BDD를 주성분으로 하며, 최초 개발사는 1982년 중국 LIU사로 알려져 있다. BDD는 식·약품공전에 등재된 오미자 유효·지표성분을 표준화하고 합성한 물질로 항산화작용을 통해 간 염증수치인 GPT를 빠르게 낮추며, ALT 수치를 정상화시키고 투약 중단 시 ALT가 재상승하는 리바운딩현상이 적은 장점이 있다. 광의적 관점에서 동일 약물군으로 해석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론칭 시기는 다르지만 심평원 입장에서 볼 때, 매출 대비 약가 삭감 폭과 건보재정 절감 등을 단순 비교할 경우 고덱스에 불리한 측면이 많다. 고덱스는 2009년 434원→2021년 371원 등 8번의 약가인하 절차를 거쳤다. 닛셀정은 1999년 338원을 시작으로 2022년 3월 1일 기준 57% 가량 인하된 144원에 등재, 펜넬캡슐은 론칭 초기 450원에서 30% 삭감된 312원의 보험약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약가 인하 폭만 놓고 보면 고덱스가 14%로 가장 낮다. 2021년 기준 고덱스·펜넬·닛셀 연간 매출은 538억·59억·3억원 상당을 기록하고 있다. 고덱스의 경우 지난 20여년 동안 특허 장벽 및 부성분의 생동시험 데이터 도출 어려움 등을 무기로 사실상 관련 시장을 과점하며 대형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해 왔다. 문헌정보·임상자료를 기반한 효능효과 증명에는 무리가 없어 보이나 '특허 존속'을 평가 기준점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행정예고의 적용 유무는 해당 제약사에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BDD 1세대 약물로 평가 받고 있는 단일제 닛셀의 경우 23개의 제품이 경합을 벌이며, 40억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BDD 복합제의 경우 후발 약물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 재평가의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단일제 주성분의 분명한 효과에 따른 보험등재와 급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합제 고덱스의 급여 삭감 부당성' '제네릭이 진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약제를 재평가 대상에 올린 것' 등에 대한 불합리성이 그것이다. 하지만 99.99% 완벽한 정책이 아니더라도 재정절감 로드맵으로 무장한 판세를 뒤집기란 쉽지 않다. 부당성을 근거로 소송도 가능하지만 추천 사항은 아니다. 남은 이의신청 평가기간, 최선의 방책은 주성분(단일·2제복합제)에 방점을 둔 합리적 자진 약가인하가 답이 아닐까.2022-07-11 06:10:22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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