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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일관성 상실한 약가제도와 시대유감보건복지부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안이 베일을 벗었다. 핵심 골자는 7년간 유지돼온 '제네릭 약가 가산제 폐지'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개편 예고안을 보면, 합성·생물약 가산기간을 기본 1년으로 정하고, 회사 수가 3개사 이하인 경우 가산유지 기간을 2년까지 한정할 계획이다. 다만 제약사에서 가산기간 연장을 원할 경우,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2년 한도 내에서 가산비율을 조정하고 가산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그동안 제도 시행에 따라 오리지널은 70%, 혁신형제약 제네릭과 원료 직접생산은 68%, 제네릭은 59.5% 수준까지 각각 가산 적용돼 혜택을 받아 왔다. 제네릭이 최초 등재되면 처음 1년 간 약가가산을 부여, 이후 동일성분 제품 생산 제약사가 3개사 이하면 4개사 이상이 될 때까지 기간 제한없이 가산을 유지할 수 있었다. 15개 제약사 40여 품목 정도가 이에 해당되며, 연간 800억원 상당의 혜택을 받아 온 것으로 추정된다. 약가 가산제는 2012년 일괄약가인하제도가 시행됨과 동시에 도입된 제도다. 급격하게 약가가 인하되는 것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가치 반영 등을 목적으로 탄생됐다. 이 제도는 개별 제약바이오기업으로 하여금 R&D 투자와 제제 연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종국에는 '퍼스트 인 클래스'로 대별되는 오리지널 신약 개발을 유도해 온 순기능을 담당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도 자체가 사실상 폐지 수순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정부의 포지티브정책만 믿고 그 길을 걸어 온 기업 입장에서는 좌절과 실망감만 남게 됐다. 한미약품 소화성궤양용제 에소메졸과 종근당 면역억제제 타크로벨은 오리지널과 대등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 약물은 적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넘게 거대 다국적 제약사와의 특허 전쟁에서 당당히 승소하며, 국산 제제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알렸다. 그 저변에는 '연구개발만이 경쟁력'이라는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과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경영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신성장 동력 천명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약가 가산제 폐지는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이라는 큰 틀에서 논의되고 있다. 결국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기존 가산제가 폐지되면 별다른 자구책없이도 800억원 만큼의 흑자를 보존받는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세수 확보를 위해 별도의 사업이나 세율을 높일 경우 국민적 저항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사기 쉽다. 그러나 건보재정의 영향권에 속해 있는 전문의약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통제가 용이하다. 2012년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으로 명명됐던 일괄약가인하가 그랬고, 올해 파문을 일으켰던 3.27 약가제도 개편안이 그 좋은 실례다. 찻잔 속 태풍일 뿐 모두 정부의 의지대로 감행됐다. 정부는 '유통부조리 척결과 연구중심기업 육성'이란 대의명분 카드로 애?J은 약가만 잡아 왔다. 리베이트 적발 기업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강도 높은 처벌이 적재적소의 처방일 것이다.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병행됨이 우선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네릭 원죄론'이 항상 발목을 잡고 있다. 제네릭이 무슨 죄란 말인가. 그렇다면 제네릭과 원료의약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외형을 그나마 이 만큼 성장시킨 주역은 바로 제네릭이다. 때문에 약가 보존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존폐가 달려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제도와 정책은 정반합-변증법적 논리를 통해 발전을 거듭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반합은 시대적 상황에 맞는 여론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합일이다. 다시 말해 예측가능성과 일관성 유지는 제도와 정책을 완성시키는 기본 초석과 같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부의 입맛에 맞게 조령모개 행태를 띠어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헬스케어 분야는 철강/조선산업과 같이 단기적인 의지와 뚝심만으로는 상아탑을 완성할 수 없다.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 그리고 기다림의 철학이 절실히 요구된다. 약가인하라는 1차원적 접근이 아닌 '한국형 제네릭' 육성이라는 고차원적 제도와 정책을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2019-07-05 16:49:53노병철 -
[데스크시선] 어느 홍보대행사의 B사감과 러브레터현진건의 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는 사실주의를 표방한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B사감은 기숙사로 러브 레터가 배달되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한다. 연예편지를 받은 학생을 불러 설교와 문초를 한 끝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악마에게서 어린양을 구해달라며 기도까지 한다.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것은 친부모, 친동기간을 포함한 남자가 기숙생을 면회하러 오는 일이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왕국 기숙사에서 온갖 폭압과 전횡을 휘두르는 위선적 인간을 풍자한 소설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설 속 이야기보다 더 막장 드라마같은 실화가 A홍보대행사에서 자행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당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B최고경영자는 직원들의 복장과 메이크업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회사차원의 지침으로 문서화돼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스캔할 정도라 한다. 여성직원 품행에 대한 지침은 이렇다. 갈색톤을 벗어난 머리 염색 금지, 화려한 귀걸이 금지, 단발머리 강요, 빨간 립스틱 금지, 정장 자켓 필착용, 네일아트(페디큐어 포함) 전면 금지, 치마 길이는 무릎까지(발목까지 닿는 롱스커트도 금지), 반바지 착용 금지, 샌들형 구두 금지 등이다. 남성직원도 반팔 와이셔츠를 입어서는 안된다. 슬리퍼는 업무용 책상 반경 2m 안에서만 신을 수 있다. 슬리퍼를 신고, 화장실에 가다 B최고경영자에게 적발될 경우 불호령이 떨어진다. 심지어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출근한 직원에게 복장 불량이라며 귀가조치 후 옷을 갈아입고 오라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워크샵에 반바지 차림으로 간 직원에게 자비로 인근 옷가게에서 바지를 구입해서 바꿔 입으라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과 스타킹 색이 맞지 않는다며 핀잔을 주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민한 직원의 경우 소화불량과 방광염 치료제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B최고경영자는 왜 이렇게 도를 넘어선 품행지침에 목을 맬까. 표면적 이유는 고객사 프리젠테이션이나 기자 미팅 시, 시선이 사람에게 분산됨을 막고, 업무적 용건에만 집중시키기 위함이다. 최근 몇몇 제약사와 홍보대행사에서 미스코리아/미스춘향 출신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혼란(?)만 초래했던 사례 등을 종합해 볼 때, 일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 수위와 강도가 상식과 용인 수위를 넘음이 아쉽다. B최고경영자의 왜곡된 품행지침의 목적은 회사발전에 있었을 것이다. 인지했건 못했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그가 자행한 강요행위는 인간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소극적 의미의 표현/신체적 자유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가지는 기본권이다. 특히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가장 근원적 권리라 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법률에 저촉이 되지 않는 한 신체/정신을 막론한 다양한 자유를 확약하고 있다. B사감이 A홍보대행사라는 공화국의 통수권자라 할지언정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 위에 군림할 법적 권한은 주어지지 않았다.2019-07-04 06:17:50노병철 -
[데스크시선] 제약바이오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지난 한주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은 한마디로 ‘곡소리’가 났다.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항암제의 글로벌 임상3상 실패 소식으로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으며 주가가 반토막났다. 이틀 만에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4399억원, 2759억원 증발했다.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로 희귀질환치료제를 개발 중인 메지온은 같은 기간에 주가가 45.2% 빠졌다.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4492억원 사라졌다. 헬릭스미스, 앱클론, 제넥신, 유틸렉스, 압타바이오, 테고사이언스, 신라젠, 올릭스 등 주목받던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하면서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바뀌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마치 지난 2016년 9월말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이전 과제 반환 소식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을 때가 연상된다. 당시 한미약품은 올무티닙의 권리 반환 이후 주가가 9월29일 62만원에서 두달여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당수 제약바이오주도 하염없이 곤두박질쳤다. 2015년부터 시작된 한미약품의 연이은 초대형 기술이전 소식에 업계 관계자나 투자자들은 마치 글로벌 성공에 근접한 듯한 착각으로 환호했다. 하지만 기술수출 과제의 반환이 실망으로 돌아오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됐다. 기술수출 과제의 개발 중단이나 권리 반환은 충분히 예상 범주에 포함되는 변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고 주식 시장은 한층 성숙해졌다. 이후에도 기술이전 신약의 악재 소식이 들려왔지만 주식 시장은 예전처럼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최근 바이오기업들의 들쭉날쭉한 주가 흐름은 한편에서는 더욱 위태해보인다는 걱정이 든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돌연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성분 변경 논란이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은 인보사의 성분이 허가사항과 다르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허가 취소가 예고됐고, 해당 업체의 주가는 폭락했다. 정부가 허가한 신약에서 심각한 결점이 드러나자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거품을 제기하는 시선이 확산됐다. 최근 들어 매년 수십곳의 바이오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을 열광케 했다. 바이오기업들은 저마다 글로벌 시장 성공을 자신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대박의 꿈’을 품게 했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자금도 거뜬히 수혈받기도 했다. 지난 28일 기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제약바이오기업이 무려 6곳 포진해 있다. 이중 상당수 기업들은 아직 뚜렷한 개발성과나 실적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끊임없이 냉온탕을 반복했다. 새로운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라도 들리면 주식 시장은 즉각 화답했다. 경쟁약물의 임상 결과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임상 실패 소문만으로도 주가 종목창은 파란불이 커지기도 했다. 가끔 들려오는 주요주주의 주식 처분 사실은 실망으로 둔갑한 적도 있다. 일부 기업은 장 마감 후나 금요일 오후 늦게 불리한 내용을 공시하는 ‘올빼미 공시’로 투자자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사실 신약개발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은 명확한 가치를 판단하기 힘들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임상 데이터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지 파악하기는 더욱 어렵다. 신약은 개발 단계마다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지만 많은 이들은 성공에 베팅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극적으로 상업화 단계까지 도달하더라도 실제로 잘 팔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은 바이오기업들이 성공에 근접해 가는 상황에서 거쳐야 하는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개발 과정에서 적잖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공 사례를 배출할 가능성도 크다. 국내에서 아직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번도 내지 못한 성과가 머지 않은 시간내 가시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연구개발비를 어떤 기준으로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지도 최근에서야 제시됐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바이오기업들은 성공을 자신하는 청사진을 숱하게 제시했다. 모든 신약은 개발단계가 진전되면 성패가 판가름 날 수 밖에 없다. 많은 신약 후보물질들이 주요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며 성패의 기로에 서 있다. 냉정해야 할 때다. 이미 옥석 가리기는 시작됐다.2019-07-01 06:15:24천승현 -
[데스크시선] 국토대장정, 화합과 번영의 축제로제22회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이 이달 28일 20박 21일 간의 행진을 시작한다. 이번 국토대장정은 국내외 대학생·대학원생 144명(남72·여72)의 대원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포항에서 출정해 영덕, 울진, 삼척, 강릉, 속초 등을 거쳐 완주식이 진행되는 고성까지 총 573km를 걷게 된다. 국토대장정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1998년, 경제 불황으로 시름하던 대학생들에게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을 심어주고자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1회 해남 땅끝마을 출정식을 시발점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이 행사는 전국 방방곡곡, 거치지 않았던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코스로 진행됐다. 2015년에는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아 민족의 혼이 살아 숨쉬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정식과 완주식을 가지며 남다른 애국이념을 펼치기도 했다. 참가대원들은 우리 국토를 직접 두발로 걸으며 평소에는 느껴 볼 수 없었던 육체적 한계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끝내 완주함으로서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이결 낼 수 있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 지난 21년 동안 국토대장정 지원자는 26만6662명에 달하며, 3001명이 참가했다. 누적 행진 거리는 1만2031km로 이는 서울-부산(약 400km)을 15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특히 이번 국토대장정은 '젊음의 패기와 도전'을 넘어 '남북화합과 통일염원'이라는 가치 실현에 방점을 두고 있어 그 어느 해 보다 남다른 의미와 가치를 가진다. 사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번 국토대장정은 통일의 관문인 파주와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도보 입성을 계획했지만 남북관계가 화합 무드에서 횡보상태로 전환되며 아쉽게도 고성 통일전망대로 종착지를 선회했다. 이와 관련해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는 지난 1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남북대학생 국토대장정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에서 청년 부문 남북대학생 교류 증진을 위해 국토대장정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협약과 회의 내용에는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참여 인원, 코스, 일정, 이동방법과 관련한 북측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이 구체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아쉽게도 지금은 남북관계가 답보상태라 남북대학생 국토대장정의 구체적 개최 시기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여전히 그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 만약 이번 행사가 성사됐다면 지난날 현대건설의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 공단 등에 버금가는 민간교류의 장과 통일의 또 다른 마중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대장정은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와 함께 상생의 가치를 배우는 활동인 만큼 남북의 청년들이 함께 걸으며 서로 이해하고, 알아가는 새로운 화합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 미래 세대를 책임질 남북 대학생들이 백두에서 한라까지 삼천리강산을 종단하는 국토대장정이 하루 빨리 열리길 손꼽아 기다려 본다.2019-06-24 06:21:53노병철 -
[데스크시선]직능갈등 프레임에 갇힌 식약처와 INN식품의약품안전처가 INN(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s)를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발주했다가 돌연 철회하는 헤프닝이 빚어졌다. 식약처는 지난 5일 조달청에 오는 11월부터 6개월 간 진행 예정인 '제네릭 의약품의 관리방안(국제일반명 등) 마련을 위한 연구' 제목의 입찰 공고문을 게시했다. 해당 연구는 의약품 제품명에서 주성분 식별을 위한 INN 도입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또, 제네릭 품질 향상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관리 방안 마련 목적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용역발주 1주일만인 13일 "국내 '제네릭 의약품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는 해외 현황 조사라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오해할 여지가 있어 6월 12일 공고를 취소했다"며 "향후 세부 연구내용 등을 명확히 해 재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사단체의 반발과, 일부 경제지가 '제2의 분업갈등 조짐'이라는 기사를 보도하자 식약처가 부담을 느낀 모양새다. 의협은 INN 도입이 성분명 처방과 다를게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결국 자연스럽게 INN제도에 대한 면밀한 분석보다 의약갈등으로 프레임이 짜여지면서 식약처도 한발 뺀 셈이 됐다. INN은 사실 성분명 처방이 아닌 의약품 작명법이다. 예를들어 보면 '비아그라' 제네릭은 현재 한미 '팔팔', 대웅제약 '누리그라' 등으로 시판 중이다. INN가 도입되면 팔팔은 '한미 실데나필시트르산염', 누리그라는 '대웅 실데나필시트르산염'으로 변경이 된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INN 작명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있다. INN은 유럽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PGEU(Pharmaceutical Group of European Union)의 존 샤브 사무총장은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해 "INN을 기반으로 처방을 시작하는 유럽 국가들도 의사들의 저항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며 "그러나 경제위기가 INN 처방의 모멘텀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나라 살림이 어려우니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 사용을 장려하겠다는 것인데 대표적인 나라가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으로 경제위기에 약제비 지출을 축소하고 통제하는 것이 정책 의제가 된 셈이다. 2015년 INN에 기반한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한 프랑스는 세르비에 제약사의 당뇨병치료제 메디에이터(Mediator) 부작용이 사고가 기폭제가 됐다. 이 약은 심장판막 이상과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했고 프랑스 보건당국은 이 약이 판매된 33년 동안 이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프랑스 국민 2000여명이 사망하고 수 천명이 입원했다고 추산을 했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의사들은 성분명 보다는 제품명으로 처방을 해 왔다. 그러나 프랑스는 새로운 법을 통해 모든 의약품에 성분명을 명시하도록 했다. 제품명을 기재할 수 있지만 성분명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유럽에서 INN이나 성분명 처방이 실현된 이유는 국가 재정위기나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하 사망사건 등 대형 이슈가 있었다. 결국 INN은 약사와 의사와 직능간 문제로는 절대 풀리지 않는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 효과가 동등하면서 저렴한 약 사용으로 인한 제정절감, 제약-의사간 리베이트 근절 등이 논의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한 논의의 중심축을 마련해야 할 식약처가 스스로 연구사업을 포기하면서 결국 INN은 직능갈등의 프레임에 묶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INN에 대한 해외 여러 나라의 사례와 장단점을 냉철하게 분석해 국민과 의약사에게 보여줘야 할 식약처가 스스로 그 역할을 포기한 셈이다. 또한 연구용역 사업이 꼭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보장도 없다. 연구결과를 놓고 문제점이 많다면 정책추진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래서 연구 자체를 전면 유보한 식약처가 비난 받는 이유다.2019-06-16 23:15:55강신국 -
[데스크시선] 일반약 시장 활성화와 '톱니바퀴'얼마 전 국회입법조사처가 '흥미로운' 자료와 제언을 내놨다. 우리나라 의약품 가운데 일반의약품과 처방의약품 간 불균형과 이로 인한 사회적 낭비, 일반약 시장 활성화의 필요성 등을 데이터로 역설한 내용이었다. 일반약과 처방약 소비 비중은 대략 1대 5 수준으로, 처방약 소비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반면, 일반약은 전체 20% 수준에 불과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데이터의 근거다. 입법조사처는 데이터를 통해 의약품 생산량 증가는 사용량 증가, 약에 대한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더불어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 국내 의약품 소비와 지출 가운데 나타나는 일반약과 처방약 간 불균형 문제와 일반약 시장 활성화 이슈는 전혀 '흥미롭지' 않다. 건강보험 단일화와 의약분업 개시 이후 정부가 우선적으로 보장해온 부문은 경증 질환이었고, 그 기조는 한동안 변하지 않았었다. 약제 소비 불균형 구조를 개선하고 합리적인 의약품 소비를 실현하기 위해 약사사회나 일부 학자들이 셀프메디케이션을 발전시키고 그 안에서 약사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입법조사처는 이 이슈에 대해 "국민 의약품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미한 질병으로 인해 지출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일반약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일반약 시장 활성화의 중요성은 비단 약계에서만 역설하는 이슈가 아닌, 국민의 대변자 격인 국회도 주목하고 있는 현안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이 해묵은 이슈가 의약분업 시행 20년이 지나는 동안 한 치의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통 중요한 이슈가 전혀 진전하지 못하는 경우는 이해관계자들 간 첨예한 갈등이 기반하거나, 사회적인 인식이 저조한 경우, 입법기관에서 주목하지 않는 경우, 그 이슈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반약 시장 활성화는 그 중요성에 비해 이 같은 첨예한 이슈는 얽혀 있지 않다. 다만 사회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고, 건강보험 재정 밖의 일이기 때문에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만성질환자 증가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등이 계속되면서 셀프메디케이션과 일반약 활성화, 약사의 역할이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어 이제는 건보재정 합리화와 무관하지 않게 됐다. 따라서 일반약 시장 활성화에 대해 이제는 각계에서 예전보다 더 밀도 있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입법기관은 정책적 지원을, 산업계에선 직관적인 표시기재를, 약사사회는 다양한 관련 콘텐츠 개발 등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직능 확장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일반약 활성화가 지명구매와 혼용돼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노력이 중요하다.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톱니바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돌아갈 때 더 큰 에너지를 발산하듯, 이제 일반약 시장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각자의 역할 안에서 힘을 모을 때가 됐다. NEWSAD2019-06-10 11:44:29김정주 -
[데스크시선] '공수표 정책' 판가름과 예산집행정부가 헬스케어산업 육성과 선진화를 위한 로드맵을 전격 발표했다. 공식 명칭은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이다. 주요골자는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수출 60조 달성, 일자리 30만개 창출, 5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정부 R&D 4조원 확대, 인허가 규제개선 등을 통한 혁신적 신약·의료기기 개발과 국민 생명·건강 보장이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즈음한 환영할 만한 미래 정책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지난 22일, 충북 오송에서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전략을 발표하고,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우리나라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중점 육성할 의지를 천명했다. 이번 미래 비전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한 만큼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약바이오기업 탄생과 산업생태계 부흥에 업계의 분위기도 한층 고조돼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미래 성장가능성과 고용 효과가 크고, 국민건강에도 이바지하는 유망 신산업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각종 투자관련 리포트에 따르면 바이오헬스케어산업 성장률은 4%대로 조선(2.9%)/자동차(1.9%)산업 보다 최대 2배 가량 높다. 제약·의료기기 등 제조업과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도 최근 5년간 17만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그동안의 지속적인 민간·정부 투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과 의료·병원시스템, 의·약학 분야 우수 인재 등의 제반시스템을 바탕으로 일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번 혁신 전략은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통한 '사람중심 혁신성장'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기존 1.8%에서 2030년까지 3배 확대된 6%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87만명 상당의 관련 일자리도 향후 10년 내 117만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간 2조6000억원 수준인 바이오헬스분야에 대한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 추진한다. 이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유망기술 개발을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세부사항은 표적항암제 등 재생의료·바이오의약품 개발, 신약개발 전주기 지원을 통한 유망 후보물질 발굴 및 중개연구 지원, AI 영상진단기기 등 융복합 의료기기 및 수출 주력품목 기술고도화 등이다. 신약개발 R&D 성공률 제고를 위해 민간 벤처투자와 공동으로 우수 물질을 선별 투자하는 '투자연계형 R&D'를 신설하고, 범부처 R&D 협업 및 공동기획 확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정부는 또 바이오헬스 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의 규제시스템도 국제기준과 맞아야 한다는 인식 아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확고히 지키되, 국제기준과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구체적 실행 계획은 먼저, 의약품·의료기기 인허가 기간 단축이다. 신기술 분야에 대한 심사 전문성을 강화하고, 심사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융복합 제품에 대해 개발단계부터 사전상담 및 신속한 품목 분류를 통해 인허가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세포·유전자 등을 활용하는 재생의료 및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에 맞도록 관리체계를 선진화한다. 의약품 임상시험과 구분되는 재생의료 임상연구 제도를 도입, 임상연구 활성화 및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 차원의 재생의료 심의위원회, 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제, 질병관리본부의 장기추적조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정책 구상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미래 전략임에 두말할 여지가 없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예산 반영 시점이다. 규제개선 로드맵과 인력양성 마스터 플랜은 올해부터 짜여질 전망이지만 국가 신약개발과 미래의료 선도사업단에 대한 지원은 2021년으로 잡혀 있다. 향후 2년 후면 대통령 레임덕 기간에 접어들어 자칫 집행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 2009년 지식경제부 주관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사업이 '반쪽짜리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실있고 경쟁력 있는 알짜 바이오텍 발굴보다는 대기업 계열 바이오기업 육성과 비영속적 예산집행의 총체적 결함 때문이다. '5. 22 미래전략' 성공 가늠자를 과거의 거울을 통한 반추에서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2019-06-03 06:20:09노병철 -
[데스크시선] 신약 개수 세는 시대는 지났다현대인들에게 ‘신약’이라는 단어는 설렘을 제공하는 두 글자다.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제 등장으로 완치의 꿈을 기대할 수 있다. 제약기업 종사자나 투자자들에게는 소위 ‘대박’의 기회를 주는 ‘만능키’로 칭송받는다. 최근 바이오신약 ‘인보사케이’가 연일 화제다.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라는 화려한 간판을 달고 세상에 등장한지 2년 만에 ‘성분 변경’, ‘허위 자료 제출과 은폐’ 등의 오명을 쓰고 사라져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인보사는 국내개발 신약 중 처음으로 강제로 퇴장당하는 불명예 기록마저 안게 됐다. 이른바 ‘인보사 스캔들’을 두고 바이오기업의 도덕성 또는 보건당국의 허술한 허가체계를 꼬집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가 그동안 신약이라는 단어에 너무 큰 환상을 불어넣은건 아닌지 되짚어보고 싶다. 국내제약사는 1993년 ‘선플라’를 시작으로 26년 동안 28개 신약을 배출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실제로 ‘신약’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설렘을 줬다고 평가받는 제품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환자들에게 그만큼 파격적인 치료효과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약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 발명한 약’이다. 국내기업이 내놓은 신약은 말 그대로 ‘새로운 약’일뿐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희망을 주기엔 다소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국내제약사가 신약 허가를 받을 때마다 ‘국산신약 OO호’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부여받았다. 마치 어떤 특권을 깆는 ‘로열패밀리’의 새로운 가입처럼 보였다. 신약 허가는 해당제약사의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허가를 내주는 보건당국도 신약 개수를 카운트하며 본질적인 가치보다는 환상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보건당국이 신약 허가 성과를 제약사와 공유하면서 같이 축포를 터뜨린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식약처는 지난 ‘14년부터 바이오업체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하여 ‘마중물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유전자치료제도 ‘마중물사업’을 통해 품질관리 기준 설정 등에 대한 밀착상담을 받아 개발 과정 중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번 신약은 식약처 ‘팜나비 사업’ 지원 대상으로써, 임상시험 설계& 8231;수행부터 허가에 이르기까지 맞춤형으로 밀착 지원하였다.” 각각 식약처가 인보사와 올리타의 허가소식을 알리며 배포한 보도자료에 언급한 문장이다. 올리타는 인보사와는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시장성 등을 이유로 개발이 중단됐다. 식약처는 항생제신약 시벡스트로 허가를 소개하는 보도자료에서 “이번에 허가한 신약은 기존 항생제 내성균(MRSA) 피부감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벡스트로는 약가 등을 이유로 허가받은지 4년이 지나도록 출시되지 못했다. 인보사는 국내기업이 개발한 세포치료제 중 유일하게 신약으로 인정받은 제품이다. 약사법에서 신약은 ‘화학구조나 본질 조성이 전혀 새로운 신물질의약품 또는 신물질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한 복합제제 의약품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하는 의약품’으로 정의된다. 세포치료제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물질을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신약으로 지정받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사례가 줄기세포치료제다. 국내기업은 총 4개의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받았다. 줄기세포치료제는 새로운 형태의 약물이지만 신약 타이틀은 주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물질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줄기세포치료제의 경우 사람의 몸 속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한 이후 다시 치료 부위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미 인체에 존재하는 물질을 활용했기 때문에 줄기세포치료제가 신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인보사의 경우 ‘TGF-β1 유전자가 기존에 존재하는 물질이지만 이 유전자를 세포에 인위적으로 집어넣었기 때문에 본질 조성이 새로운 약물’이라는 이유로 신약 지위를 부여했다는 게 허가 당시 식약처 측 설명이다. 신약 간판을 달만큼 충분히 매력있는 약물이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인보사는 신약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유전자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에 치료제가 없는 희귀난치성 질병에 새로운 해결책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인보사는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지만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는 이유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인보사의 허가는 그동안 우리 보건당국이 신약을 허가해주는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보건당국은 허가 요건을 갖춘 신약을 승인해주되,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를 받도록 했다. 그동안 허가받은 대다수 국내개발 신약은 허가 요건은 충족했지만 파격적인 가치를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많이 팔리지 못했다. 인보사는 퇴출됐다. 딱히 누가 나쁘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만큼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보건당국도 국내기업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었을 것이다. 국내 기업들과 보건당국이 과연 신약의 본질적인 가치와 역할을 애써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제는 신약이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성보다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신약 개수를 세기보다는 신약 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높일 때도 됐다. 냉정해질 때다. 시행착오는 이만하면 많이 했다.2019-05-30 06:15:43천승현 -
[데스크 시선] 인보사와 발사르탄, 식약처는 공평했나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변경 논란이 불거진지 2개월 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종착지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3월말 인보사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로 밝혀졌다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판매중지를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인보사케이의 허가사항에는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와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로 구성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가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달랐지만 임상단계부터 판매 중인 제품까지 모두 동일한 성분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인보사의 미국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티슈진이 2년 전에 인보사 성분 변경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란 의혹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4일 코오롱티슈진 측은 “위탁생산업체가 자체내부 기준으로 2017년 3월에 1액과 2액의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 위탁 검사를 해 2액이 사람단일세포주(293 유래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어 생산한 사실이 있음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난의 화살이 식약처 쪽으로도 향하는 분위기다.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만 의존해 허가를 내주면서 성분 변경 사실을 알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에서다. 인보사 허가를 논의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두 차례 열었는데 2달만에 정반대의 결과를 이끌어낸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식약처는 지난 2017년 4월4일, 6월14일 두 차례 중앙약심을 열어 인보사의 허가 여부를 논의했다. 첫 약심에서는 ‘인보사케이가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효능·효과의 적절성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2달 뒤 열린 약심에서는 “인보사의 허가가 타당하다”고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식약처는 “인보사 허가와 관련해 모두 적법한 절차대로 이뤄졌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허가받은 제품의 성분이 바뀌었는데도 식약처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은 규정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다. 지난해 발생한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과 비교하면 인보사에 대한 대처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부터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함유 원료를 사용한 발사르탄제제 175개를 판매중지했다. NDMA는 발사르탄 원료의 규격기준에 없는 물질이다. 안전관리 규정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이유로 판매가 중지된 셈이다. 당시 미국과 유럽은 제조번호별로 문제 제품만 자진 회수가 진행됐지만 국내에서는 제품 전체에 대해 판매중지와 회수 폐기가 이뤄지면서 제약사들의 피해 규모가 커졌다고 제약사들은 항변했다. 발사르탄 의약품의 회수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의 자발적인 회수를 독려했지만 현장에서는 식약처가 제약사들에 강제 회수 명령을 내리지 않고 회수를 독촉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식약처가 불순물 고혈압약 파동을 제약사에 떠 넘기려 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아이러니하게 발사르탄 의약품의 유해성은 미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제약사들의 속앓이는 더욱 커졌다. 식약처는 지난해 말 NDMA가 검출된 화하이 발사르탄 사용 완제의약품을 실제로 복용한 환자의 개인별 복용량과 복용기간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시할 만한 정도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인보사의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발적인 판매중지 이후 식약처의 후속조치는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는 미국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국회와 시민단체에서는 식약처가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하지 않고 회수조치를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는다. 물론 식약처의 후속조치 과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인보사의 허가취소 사유가 밝혀지지 않아 정밀조사 이후 후속조치를 내리는 것이 절차적으로 타당하다. 하지만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 역시 규정 위반이 없었는데도 사실상 시장 퇴출과 가까운 조치를 내린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정부가 국내 개발 신약에 대해서는 관대한 안전관리 기준을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에 성공하면 정부도 그 공을 공유하려는 의도가 종종 엿보인다. 2017년 7월 12일 식약처는 인보사의 허가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허가심사 시스템의 자찬을 늘어놨다. 당시 보도자료를 보면 “식약처는 지난 2014년부터 바이오업체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마중물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유전자치료제도 마중물사업을 통해 품질관리 기준 설정 등에 대한 밀착상담을 받아 개발 과정 중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됐다. 식약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인보사 빠른 허가가 가능했다는 뉘앙스다. 식약처가 국내 개발 신약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과연 규제당국 입장에서 신약개발 지원보다 더 중요한 ‘국민 안전’ 영역에서 책임을 소홀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인보사 판매중지 사실을 알린 보도자료가 나간 직후 향후 행정처분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식약처 한 관계자는 “성분 이름만 바뀌었을 뿐 큰 유해성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아마 성분 변경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마치 정밀조사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결론은 정해진 것 같다는 느낌마저 받았다. 이번 인보사 사태가 향후 어떻게 결론날지는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일부 공무원들의 인식은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커 보인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면 어떤 사건을 대할 때에도 균형감을 유지해야 한다.2019-05-27 06:15:58천승현 -
[데스크 시선] 조제·판매, 그 이상의 서비스를 찾아서"중요한건 직업이 아니라, 작업이다." 인공지능이 암환자를 진단하고, 로봇조제기가 조제실수 없이 약을 조제하는 시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는 산업혁명 4.0 시대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정재승 KIST 바이오-뇌과학 교수는 20일 열린 경기약사학술대회 특강에서 "중요한 건 직업(jobs)이 아닌 작업(skills)"이라고 말했다. 미래에 사라질 직업에 대한 설명에서 정 교수는 기자를 예로 들었다.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이 도입돼 상용화가 이미 됐지만 기자가 사라질 직업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SNS 보고 그냥 기사쓰는 기자, 외신 번역해서 기사쓰는 기자는 사라지지만 직접 취재를 해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아젠다를 제시하는 기자를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미래에 사라질 직업이란 발표에 대해 믿을만 하지 않다며 미래 예측은 쉽지 않다고 했다. 즉 미래에는 변화를 잘 흡수하고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춘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약사도 약국도 마찬가지다. 기계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약사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찾아내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다. 조제만 정확히 하는 것은 기계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기계의 조제실수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어찌보면 약사가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정 교수는 약국의 미래에 대해 "지금 빨리 바뀌지 않으면 큰 일 나지는 않는다"며 "시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약국이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자. 약을 사고 파는 곳 그 이상의 서비스가 이뤄질 수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약국 밖으로 나가 환자들을 만나는 방문약료, 지역 보건의료팀과 협업해 지역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커뮤니티케어, 세이프약국의 약력관리, 약국의 자살예방사업 참여, 병원약사들의 전문약사 법제화 노력 등이 정 교수가 말한 그 이상의 서비스 아닐까? '작은 물줄기가 거대한 강이 되리라!' 이미 약사사회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시작됐다.2019-05-20 00:29:27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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