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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영상 2.6조 줄이고 제네릭 인하…지출 효율화 드라이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보건복지부가 검체검사·특수영상 등 상대적으로 과보상됐던 진료 수가 조정과 제네릭 약가인하로 절감한 건강보험 재원을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에 쓸 방침이다. 25년만의 수가 구조 개혁을 내세워 지·필·공의료에 3조6000억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진찰과 입원 등 기본 진료 영역 체질을 대폭 개선하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특히 다학제 팀진료를 실시해 국민 건강을 향상시켰을 때 수가를 더 줄 수 있는 방향의 보험급여 구조를 수립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8일 유정민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유정민 과장은 이번 수가혁신방안의 핵심으로 보상 패러다임의 과감한 전환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기존에 보상이 과도하다고 분석된 검체검사와 영상검사 영역 등에서 2조 6000억원 규모 재정 지출을 조정하고, 여기에 1조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해 총 3조6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한다. 이 재원은 지역 의료 현장의 인프라 유지와 인력 유입을 위해 쓰인다. 특히 비수도권과 수도권 내 의료 취약지에는 4000억 원 이상의 규모가 우선 투입되며, 정부는 이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단순히 일률적인 수가 인상이 아닌, 지역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에 보상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검체검사 등 특정 분야 수가를 삭감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의료계 일각 우려에 대해 유 과장은 "환자에게 유익이 갈 수 있는 심층 진찰 중심으로의 '모드 체인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의료기관의 수익을 일률적으로 보전하기는 어렵지만 표준적정 진료로 전환하기 위한 마중물이라는 취지다. 다만, 응급·필수 진단 영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검사 비용이 부당하게 깎이지 않도록 현재 보완적인 조정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추가로 투입되는 1조 원의 재원에 대해 건보재정 누적 준비금을 헐어 쓴다는 지적에 대해 복지부는 지출 효율화와 정부 재정 투입이 병행될 것임을 강조했다. 지출 효율화는 제네릭 약가 인하, 과다 의료이용자 본인부담금 인상, 불필요한 영상 중복 촬영 방지 등을 통해 재정 누수를 적극적으로 차단한다. 정부 재정 투입은 건강보험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지역필수특별회계' 등 국가 재정 투입 방안을 긴밀히 준비하고 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정책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복지부는 단순히 수가 구조 개선에 그치지 않고, 새로 신설되는 전담 부서를 통해 보상과 제도가 의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평가할 계획이다. 유정민 과장은 "최악을 피하기 위해 최선의 진료를 하는 의료진을 손해 보게 둘 것인지, 약간의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최선의 진료를 보장할 것인지의 딜레마에서 정부는 후자에 중심을 두고 있다"며, "과보상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지역 필수의료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게 최대한의 보상이 돌아가도록 디테일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진료과목 가산은 구식…연내 '팀 기반 진료' 수가 마련" 아울러 복지부는 기존 진료과목 중심의 가산 제도를 탈피하고, 다학제 및 '팀 기반 진료'를 중심으로 건강보험 수가 패러다임을 바꿀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에 발맞춰 입원 중환자실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직종 협력 보상 체계를 올해 하반기 내에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급여화가 적용된 '심장통합진료팀' 협력 수가 지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복지부는 앞으로 의료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순히 특정 진료과목에 가산을 얹어주는 과거의 방식은 낡은 패러다임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과정에서 '전문의 중심병원'을 표방했음에도, 그간 팀 기반 진료에 대한 명확한 보상 기전이 부재했다는 지적을 개선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입원과 수술, 시술 영역에서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내·외과 전문의의 협력은 물론, 간호사와 영양사 등 다양한 직능의 유기적인 팀워크가 필수적이다. 유 과장은 "다양한 진료 환경에서 여러 직능이 팀으로 이뤄내는 진료 성과에 대한 새로운 보상 체계 전환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다"며 "해당 팀 기반 보상 구조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 중반, 연내에는 구체적인 체계를 완성해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2026-07-09 06:00:54이정환 기자 -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왜 지금인가…IPO 대신 R&D 내재화[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R&D)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연구개발 자회사를 별도 상장해 키우던 방식에서 사업회사가 직접 연구개발 자산을 품는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바이오 IPO 시장 위축과 중복상장 규제 강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오는 8월 21일 양사는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7월 초 예정됐던 휴온스글로벌 임총은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를 반영하기 위해 연기됐고, 회사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용해 일반주주 의견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다시 설계했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도 이번 합병을 우회상장 사례로 보고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반주주 보호 절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합병을 둘러싼 찬반은 여전히 팽팽하다. 휴온스글로벌 주주연대는 핵심 바이오 자회사인 휴온스랩의 미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는 변화한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IPO보다 사업화가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IPO보다 사업화…달라진 바이오 성장 공식이번 합병에는 바이오 투자 환경 변화가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구개발 자회사를 설립한 뒤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전략은 바이오업계의 대표적인 성장 공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과 상장 심사 강화, 중복상장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전략은 이전보다 현실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온스랩 역시 독자 생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자산은 83억원인 반면 부채는 10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1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영업손실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휴온스는 별도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보다 기존 생산·허가·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주주연대는 휴온스랩이 독립적으로 성장해 향후 IPO를 추진했다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번 합병으로 미래 성장 과실을 휴온스 전체 주주와 공유하게 되면서 휴온스글로벌 주주의 경제적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쟁은 '상장을 통한 가치평가'와 '사업화를 통한 가치실현' 가운데 어떤 전략이 현재 시장 환경에 적합한지를 둘러싼 시각 차이로 압축된다. 약가개편 시대…혁신형 제약기업이 경쟁력 여기에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약가제도 개편 과정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우대를 확대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단순한 미래 성장 전략을 넘어 수익성 방어와 직결되는 요소로 부상했다. 업계는 제네릭 중심 사업구조만으로는 약가 인하 영향을 상쇄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혁신형 제약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장기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방어를 위한 전략으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휴온스 역시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할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와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수익성 하방 압력을 합병 추진 배경으로 제시했다. 바이오의약품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단순한 계열사 재편을 넘어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휴온스랩의 바이오 플랫폼과 연구인력을 사업회사에 직접 편입함으로써 연구개발 비중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기술의 가치는 결국 사업화로 증명 결국 핵심은 사업화다. 휴온스랩은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완제의약품의 국내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합병 이후 임상 개발부터 생산, 허가, 영업까지 기존 인프라를 연계해 사업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연구개발비 증가가 예상되지만, 중복 투자 감소와 생산시설 활용, 연구개발 시너지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합병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일반주주 보호다. 휴온스글로벌 일반주주들은 직접적인 합병 당사자가 아니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핵심 자회사 가치가 이전되는 만큼 충분한 보상과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한 현물배당 계획을 발표하고, 주주간담회 개최와 특별위원회 운영,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의결 절차 마련 등에 나섰다. 합병 자체뿐 아니라 일반주주의 의견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취지다. 결국 이번 합병은 휴온스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제약업계 연구개발 전략 변화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 과거처럼 연구개발 자회사를 상장시켜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회사 안에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함께 추진하는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안은 오는 8월 21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판단을 받는다. 이후 시장의 관심은 휴온스랩의 연구개발 역량이 실제 제품 출시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쏠릴 전망이다. 업계는 연구개발 자산을 사업회사 안으로 편입해 사업화와 연구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바이오 IPO 시장 위축과 중복상장 규제 강화, 약가제도 개편 기조와 맞물리면서 앞으로 다른 제약사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2026-07-09 06:00:52이석준 기자 -
"지사제 등 일반약, 편의점 판매 확대됐더라면 어쩔 뻔했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포타겔, 스타빅 등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 적응증 삭제가 현실화되면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논의 역시 재검토 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사제는 제산제, 화상연고와 함께 안전상비약 확대 1순위로 꼽히는 대표 품목으로, '지사제는 오남용 소지가 적은 안전한 약'이라는 편의점 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주장에 어폐가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박현진 회장은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명분의 재검토'를 주제로 한 약료정책보고서에서 이번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박현진 회장은 "2012년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가 허용된 핵심 명분은 심야 및 공휴일에 약국을 이용하기 어려운 국민 불편 완화였지만, 14년이 지난 현재 약국 기반 야간·휴일 인프라가 크게 확대됐고, 24시간 연중무휴 영업 편의점 역시 빠르게 해제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시민사회와 편의점 업계가 확대 1순위 품목으로 요구해 온 지사제는 원료 중 납 검출 문제로 2019년 만2세 미만·임부 사용이 금지된 데 이어 2026년에는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절차가 진행돼 19세 미만 사용이 사실상 전면 제한되기에 이르렀다"고 전제했다. 국민의 야간·휴일 의약품 접근 불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 도입 당시의 예외적 목적에 맞게 축소·정비·재정령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에 공공심야약국 220곳=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제도는 일반의약품 유통 자유화가 아닌, 약국 접근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예외적 제도라는 데서 출발한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야간·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국민이 불편하다'는 주장이 반복돼 왔지만, 현재는 공공심야약국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는 등 제도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박현진 회장은 "2025년 공공심야약국은 220개소로,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며 달빛어린이병원 같이 소아 야간·휴일진료기관 연계 약국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경우 2026년 기준 25개 자치구에 39개 공공심야약국이 운영, 작년 한 해 동안 24만9029건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으며 구매 유형별로는 비처방약 79.5%, 처방약 11% 순이었다. 이는 곧 심야약국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고, 약국 기반 접근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천시 역시 2023년 공공심야약국을 27개소로 확대하면서 '시민 누구나 반경 3km 안의 공공심야약국을 15분 내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는 것. 반면 제도적 전제로 명시된 '24시간 연중무휴 영업 편의점'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8월 가맹사업법 개정 이전까지 편의점 가맹본부는 계약을 통해 24시간 영업을 강제할 수 있었고, 심야영업 중단은 그 자체로 계약 위반이었으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심야 매출 부진, 구인난 등이 겹치면서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포는 매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18년 3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심야시간대 3개월 영업손실만 입증하면 심야영업을 중단할 수 있게 되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됐다는 것. 업계 1위인 GS의 경우 24시간 영업하지 않는 점포 비율이 2019년 15.0%에서 2024년 23.6%까지 상승했으며, 이마트24의 경우 심야영업 여부를 점주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의 양적 성장도 정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주요 4개 편의점 업체 합산 점포 수가 전년 대비 68곳 감소해 업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제시됐으며, 이는 곧 편의점을 무한히 확장되는 24시간 생활 인프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주장이다. ◆"오남용 소지 적은 안전한 약" 주장 근거는?= 박현진 회장은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소아 사용금지 사례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지사제는 제도 도입 직후부터 시민사회 일각와 편의점 업계, 일부 정치권이 안전상비의약품 확대의 대표 품목으로 지속 요구해 온 효능군으로, 2018년 안전상비약 지정심의위에서도 제산제와 함께 효능군 추가 필요성이 논의됐으며 구체 품목으로 '스멕타'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2019년 만2세 미만 소아, 임부·수유부에 대한 사용 금지로 '가장 안전한 지사제'로 불리며 편의점 판매 후보 1순위에 올랐던 품목이 영아 사용 금지 조치를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와 19세 미만 사용 제한이라는 조치가 내려졌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 전체를 회수 대상으로 지정하는 경우'라는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 하나만을 상정하고 설계돼 있어, 이번 조치와 같이 '성인은 가능, 19세 미만은 금지'라는 연령 조건부 허가 변경은 시스템 밖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만약 2018년 지정심의위 또는 이후 확대 요구가 관철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가 편의점 안전상비약으로 지정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지사제는 안전하니 편의점에서 팔아도 된다'던 시민사회 일각과 업계의 오랜 주장은 해당 품목이 소아에게 전면 금지되는 현실 앞에서 그 무책임성이 실증됐다"고 꼬집었다. 이는 특정 단체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의약품 안전관리의 본질적 속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재평가·품질검사·해외규제 동향 등에 따라 이를 즉시 흡수할 수 있는 채널은 약사가 개입하는 약국 뿐이라는 주장이다. 박현진 회장은 "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는 '지금 안전해 보이는가'가 아니라 '안전성 정보가 변동할 때 그 채널이 대응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이 심야·휴일 의약품 접근에 불편을 느낀다는 사실이 편의점 품목 확대로 정당화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접근성 부족의 명분이 약한 낮 시간대와 평상시에 대해서는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국민의 야간·휴일 의약품 접근 불편은 약국 접근성이 절대적으로 낮다는 증거라기 보다, 평상시 높은 약국 접근성이 국민의 기대수준을 높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비전문가 의약품 판매 채널 확대가 아닌 공공심야약국, 휴일지킴이약국 정보 접근성 강화, 취약지역 중심 약료 인프라 보완, 약국 기반 야간·휴일 약료체계 확충이 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진 회장은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는 의약품 접근성의 예외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일 뿐, 비전문가 의약품 판매를 일반화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라며 "현재의 정책환경을 고려할 때 편의점 의약품 확대는 낡은 처방이며, 오히려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축소·정비·재정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2026-07-09 06:00:50강혜경 기자 -
동네의원의 진화…복지부,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본격화[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정부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질병 치료부터 예방, 건강관리, 돌봄 연계까지 통합 제공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 구축에 나선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오는 9일부터 8월 5일까지 4주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사는 곳 중심의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통합적 건강관리 수요가 높은 5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다. 참여하는 동네 의원은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팀'을 운영하며 환자 맞춤형 건강관리 계획(케어 플랜)을 수립한다. 사업 모형은 의원의 인력 상황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단독모형은 의원이 자체적으로 다학제 팀(의사 2명, 전담 간호사 1명 포함 총 4명 이상)을 구성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협력모형은 단독 운영이 어려운 의원 약 10곳이 지역 내 거점지원기관(종합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참여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참여 기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진찰·검사 등 기존 진료 행위에 대한 보상 방식으로 새로운 ‘통합수가제’를 도입해 현행 ‘행위별수가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수가제를 선택한 의원에는 예측 의료비 수준(HCC 위험도)에 따른 수가가 지급되며, 일차의료서비스 보상에 30% 가산 혜택이 부여된다. 아울러 다학제 팀 구축을 위해 단독모형 의원에는 연간 3000만 원, 협력모형 거점지원기관에는 1억 5000만 원의 운영지원비가 전액 사전 지급된다. 서비스 질과 환자경험 등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20% 이내의 차등 성과보상도 추가로 지원된다. 환자의 경우 의원이 어떤 보상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기존과 동일한 행위별수가 기준의 본인부담금만 지불하면 되며, 추가 비용 부담 없이 포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의료기관은 오는 8월 5일 오후 6시까지 신청서와 이행계획서 등을 관할 시·군·구를 통해 보건복지부 지역의료정책과로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는 평가를 거쳐 의원 약 100곳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며, 시범사업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약 3년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사업 설명회는 15~16일 양일간 개최된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번 시범사업은 질병 치료 중심의 의료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의 일차의료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2026-07-09 06:00:49강신국 기자 -
05:16달라진 트렌드 '올무다약'…외국인 고객 맞춰 약사들 열공[데일리팜=강혜경 기자] K-뷰티가 쏘아올린 K-파마시에 대한 열풍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10명 중 6명이 약국을 방문하면서 대표 관광 코스인 올무다(올리브영, 무신사, 다이소)에 약국이 더해진 '올무다약'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9월 방한 외국인이 병원·약국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소비액은 1조4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으며 올해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닥터 리쥬올(Dr.Reju-All)이 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약사 3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The True Value of K-Pharmacy 'Trend, Trust and Tomorrow''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약사 연자들은 물론 문화탐구가이자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을 운영하는 조승연 작가 역시 약국만이 가지는 차별점을 제시했다. 약국 전용 브랜드와 약사의 전문 상담, 약국 마케팅이 타 리테일과의 차별점이자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행사에 앞서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은 약국 진화와 전문성 확장과 관련해 "신뢰받는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 전문가로서 에비던스에 근거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전문성의 근간"이라며 "그에 걸맞는 윤리의식과 도덕성, 공동체 의식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직 약국에서만" 닥터 리쥬올, 약국을 K-뷰티 메인 채널로 지난해 7월 'K-뷰티의 메인 채널에 약국을 세우겠다'고 약속한 닥터 리쥬올은 1년 새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CEO인 정준호 약사는 "지난 1년, 국내 약국과 80여개 국가에서 어드밴스드 PDRN 리쥬비네이팅 크림이 400만개 판매됐다"며 "이는 약국이라는 단일 채널이 보여준 힘이자 약사님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 재생과 진정, 시술 후 회복을 돕도록 설계된 PDRN 리쥬비 네이팅 크림은 물론 출시 제품의 70%가 각각 100만개 이상 판매됐고, 보그(Vogue) 등 해외 유력 매체에 소개되면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의 존재감도 키우고 있다.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약국 채널 자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외국인의 약국 소비는 2024년 490억원에서 2025년 1258억원으로 약 2.6배 늘었으며, 올해는 상반기(1~5월)에만 110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규모를 육박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제는 단순한 기대를 넘어 K-파마시가 확실한 도약을 위해 코어 밸류를 강화할 시점"이라며 "약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스킨케어 컨설팅의 가치를 되새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약국 화장품을 신뢰할 수 있고, 제품의 성능이 높고,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내게 맞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외국인들을 약국으로 향하게 하는 것처럼, 약국 역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전문 상담과 솔루션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약국은 뷰티를 전문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장소이자 기회"라며 "Your skin deserves the right answer에 걸맞게, 개개별의 피부에 필요한 올바른 답을 내려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닥터 리쥬올은 '약국에서 시작된 성분 중심 글로벌 고기능성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라는 위상에 걸맞게 제품 기획부터 생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약사가 담당하고 있다. 제품개발팀 한상명 약사는 "닥터 리쥬올은 성분을 깊게 공부하고 탐구하는 브랜드로서, 성분에 대한 연구는 물론 각각의 제품에 최적화된 제형을 개발하고 임상적 증명을 통해 근거를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분의 본질적 효능을 근거로 입증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약사들이 근거를 가지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백업 데이터를 만드는 것 역시 회사가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다. 그는 "베스트셀러인 PDRN 크림, 립세럼을 능가하는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들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쉬·유리아쥬 전성시대 탈환? "약국은 이해를 파는 공간" 'K-뷰티의 다음 무대 'K-약국&약사'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파마브로스 대표는 과거 비쉬와 유리아쥬 등이 약국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때와 유사한 현상이 25년 만에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약국이 조제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약국 화장품 전성 시대가 5년 여밖에 이어지지 못했지만, 그 사이 K-뷰티 수출 규모는 건기식 시장의 2.5배인 15조를 넘어섰고 화장품 수출국 세계 2위 대열에 오르며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뷰티 국가가 됐다"면서 "올리브영이 K-뷰티의 중심이 됐지만 최근에는 약국 역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K-약사 역시 하나의 '콘텐츠'가 돼 증상과 제품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 그는 "이제 소비자들은 내 피부에 맞는 근거 있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약국은 더마코스메틱의 가장 신뢰받는 채널로 자리를 다져나가고 있다. 프랑스가 50년간 이를 증명해 왔다"며 "면허라는 신뢰의 장벽은 타 리테일들이 따라올 수 없는 약국만의 영역으로, 약국은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닌 이해를 파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을 중심에 둔 약국간 출혈 경쟁, 상담 없는 셀프소비 전략, 전문성이 상품에 가려지는 순간 20년 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약사는 "같은 제품을 팔더라도 약국은 달라야 한다. 우리는 전문성과 해답을 판매해야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약국이라면 Threads, X(구 Twitter) 같은 SNS 관리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성공하는 약국? "외국인들을 이해하라" 조승연 작가는 K-파마시 열풍에 대해 "유럽이 먼저 걸었던 길을 한국이 걷는 것"이라며 "파리 몽쥬약국, 일본 돈키호테 등과 같이 해외에 나가 약국을 탐방하는 게 우리나라에도 유행처럼 번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시선에 맞춰 약국이 '맞춤형 SNS 관리' 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국인들이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것과 달리, 외국인들의 경우 트립어드바이저, 구글맵 등을 이용해 정보를 취득하고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 약국에서 전문가인 약사와 손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해외 관광객들에게는 가장 큰 메리트"라며 "약국에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들을 한국 약국으로 이끄는 강력한 동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파마시 열풍에 대해서도 "우리가 프랑스나 이탈리아 패션을 F-패션, I-패션이라고 칭하지 않는 것처럼 한국이 약을 잘 만들고, 수준 높은 약사들과 상담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점차 트렌드가 아닌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흐름이 계속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2026-07-09 06:00:48강혜경 기자 -
흑자전환 클립스비엔씨, CRO 사업 기반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클립스비엔씨가 안정적인 CRO 사업을 기반으로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9일 회사 측에 따르면 클립스비엔씨는 2025년 수주 249억원, 매출 288억원, 영업이익 약 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입증한 데 이어, 2026년에는 수주 300억원, 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클립스비엔씨의 전략은 단순한 CRO 외형 확대가 아니다. 백신 임상에서 축적한 수행 경험과 인허가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서비스를 확장하고, 동시에 MRSA 백신과 윤부줄기세포 치료제 등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을 병행하는 구조다. 회사는 이를 통해 ‘매출을 내는 CRO’와 ‘미래 가치를 만드는 신약개발사’의 성격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백신 임상에서 구축한 독보적 CRO 입지 클립스비엔씨의 가장 큰 강점은 백신 임상 분야에서의 수행 경험이다. 클립스비엔씨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IND 승인 임상 건수 기준 백신 임상 수행 점유율 76%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3000명 이상의 대상자를 등록하는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BCG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등 다국가 임상을 클립스비엔씨에서 직접 관리해 필리핀, 베트남 등과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는 동남아시아 파트너사들과의 공고한 협력을 기반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임상시험 주기가 짧은 백신 임상에서 빠른 대상자 등록 및 개발 비용 절감을 통해 의뢰사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지속적인 다국가 임상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 인재 영입으로 CRO 비즈니스 전주기 서비스 고도화 회사는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CRO 비즈니스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업개발(BD), 데이터·통계(DM&STAT), 약물감시(PV) 부문에 핵심 인재를 전격 영입했다. 우선 사업개발 조직을 총괄할 신임 BD실장으로 2010년부터 주요 CRO에서 활약해 온 강성학 이사를 영입해 전주기 서비스 기반의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임상 데이터 및 통계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조직을 'DM&STAT 본부'로 격상하고 국제백신연구소(IVI) 등을 거친 장나윤 본부장을 선임했다. 약물감시 부문에는 글로벌 제약사 PV 컨트리 리드(Country Lead) 출신의 손민영 팀장을 합류시켜 자체적이고 전문적인 PV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흑자전환으로 확인한 사업 체력 2025년 실적은 클립스비엔씨 사업 모델의 경쟁력을 보여준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2024년 매출 208억원, 영업손실 18억원에서 2025년 매출 288억원, 영업이익 2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수주 역시 2024년 155억원에서 2025년 249억원으로 증가했다. 바이오 업계에서 흑자 CRO 기반을 보유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다수의 신약개발 기업이 임상 비용과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는 반면, 클립스비엔씨는 CRO 사업에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이를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6년 경영목표도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회사는 수주 300억원, 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보수적으로 설정했지만 영업이익 목표는 확대했다. 이는 프로젝트별 손익 관리, 조직 운영 효율화, 부서 역량 강화,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글로벌 CRO 확장…백신에서 항암제·의료기기로 클립스비엔씨는 국내에서 축적한 백신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CRO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태국 지점과 중국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태국 치앙마이대학교 의과대학과의 MOU 체결 등 필리핀·베트남·호주·태국·중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향후 성장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글로벌 임상 수행 지역의 확대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임상 수행 경험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둘째, 임상시험 적응증의 다변화이다. 기존 강점인 백신 임상을 기반으로 항암제, 면역치료제, 희귀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셋째, 서비스 영역 확장 및 내재화이다. Late Phase Study, 의료기기 임상, 데이터 관리, 통계 분석, PV 내재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전략이다. 국내 미용 임상 압도적 1위… ‘고부가가치 CRO’ 모델로 중국 대륙으로 무대를 넓히다 클립스비엔씨는 백신 분야에 이어 보톡스와 필러 등 미용의료 허가 임상시험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험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12개 보톡스 기업 중 10개사의 미간 주름 임상과 허가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국내 최다 수행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HA, PN, PDRN 등 다양한 필러와 최근 급성장 중인 스킨부스터 임상까지 선도하며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연평균 30% 이상 성장 중인 중국 미용 주사제 시장을 겨냥해 3년 전부터 라이선스 중개 비즈니스를 준비해 왔으며, 그 결과 올해 2건의 필러·보톡스 라이선스 계약 성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 라이선스 연계를 넘어 중국 현지 임상시험 관리와 품목 허가 전략 컨설팅까지 책임지는 고부가가치 CRO 사업으로, 이를 통해 2026년부터 실질적인 매출과 경영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MRSA 백신, 미충족 감염병 시장 겨냥 클립스비엔씨가 CRO를 넘어 신약개발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후보물질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예방 백신이다. MRSA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관련 감염의 주요 원인균이자 항생제 내성균 감염 사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병원성 세균이다. 아직까지 허가된 예방백신이 없어 글로벌 미충족 의료수요(Unmet Medical Need)가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회사가 개발 중인 MRSA 백신은 LukS, LukAB, Hla, HlgA 등 네 가지 독소 항원을 조합한 다중항원 예방 백신이다. 다양한 독소를 동시에 중화해 보다 폭넓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설계됐다. 비임상 효능평가에서는 토끼 공격감염 모델에서 백신 투여군이 100% 생존한 반면, 대조군의 생존율은 20%에 그쳐 우수한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회사는 2026년 비임상 독성시험을 완료하고, 2027년 1쿼터(1분기)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전인 만큼 개발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다중항원 기반의 차별화된 백신 설계와 오랜 백신 임상 개발 경험이 결합될 경우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동일한 콘셉트의 다중항원 MRSA 백신 기술을 보유한 림마텍 바이오로직스(LimmaTech Biologics)를 7억8000만달러(한화 약 1조1천억원 규모)에 인수하면서 MRSA 백신 시장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클립스비엔씨의 MRSA 백신 기술 역시 시장에서 잠재적 가치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윤부줄기세포치료제, 조건부허가 가능성 주목 세포치료제 분야에서는 윤부줄기세포치료제가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윤부줄기세포결핍증은 각막과 결막의 경계 부위인 윤부의 줄기세포가 손상되면서 각막 혼탁, 신생혈관 형성, 심한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희귀·난치성 안과 질환이다. 클립스비엔씨는 자가 윤부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26년 4분기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한 뒤 2027년 1분기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동종 윤부줄기세포치료제는 2025년 4분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며 후속 파이프라인도 함께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치료제가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전성과 치료 효능은 물론 생산 효율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동물유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줄기세포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부 조직을 직접 배양하는 공정을 적용해 제조 과정을 단순화하고 생산원가 절감과 품질 균일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탄탄한 플랫폼 기술력 클립스비엔씨의 또 다른 경쟁력은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유전자 조작 기반 항원 전달 플랫폼인 'pMyong2 Shuttle Vector'를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해 재조합 결핵백신(Enhanced BCG)을 비롯해 HIV 백신, 대장암 치료백신, 방광암 면역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하나의 원천기술을 다양한 감염병 및 항암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효율성과 기술사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높여주는 핵심 기반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CRO 수익 기반으로 신약개발 선순환 구조 확립 클립스비엔씨의 성장전략은 CRO 사업의 안정성과 신약개발의 성장성을 결합하는 데 있다. CRO 사업은 지속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이를 자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재투자함으로써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다. 이러한 사업 구조는 외부 자금조달 환경의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CRO 부문에서는 글로벌 수주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요구되며, 신약개발 부문에서는 MRSA 백신의 비임상 독성시험 결과와 글로벌 임상 1상 진입 여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윤부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와 조건부 품목허가 승인 여부 역시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준환 클립스비엔씨 대표는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인프라와 수행 경험을 통해 창출한 안정적인 현금을 기반으로 자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며, "2026년에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글로벌 기술이전(L/O) 및 파트너십 추진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적인 임상 노하우와 혁신적 R&D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클립스비엔씨의 '성장 2막'에 향후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2026-07-09 06:00:46이탁순 기자 -
해외 매출 90% 비올메디컬, 글로벌 공략 생산체력 키웠다[데일리팜=황병우 기자] 해외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올메디컬이 글로벌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체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비올메디컬 제조본부. 비올메디컬 관계자는 지난달 리뉴얼을 마친 생산라인을 소개하며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장비 생산공간과 클린룸을 늘리고 자동화 설비를 확충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비올메디컬은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조본부에서 현장 투어 간담회를 열고 지난 6월 완료한 생산시설 확장 내용을 공개했다. 수출로 커진 비올메디컬, 글로벌 수요 선제 대응 비올메디컬의 이번 생산시설 확장은 단순한 공간 확대보다 글로벌 수요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올메디컬은 2025년 기준 5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누적 기준 71개국에 진출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구조로, 북미·중국·태국 등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있다. 실적 성장도 생산 인프라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된다. 실제 비올메디컬의 매출은 2021년 184억원에서 2025년 60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억원에서 303억원으로 늘었다. 2025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90% 이상이며, 제품별로는 실펌엑스 매출 비중이 68%를 기록했다. 육근수 비올메디컬 이사는 "특정 국가의 신규 도입 때문이라기보다 중국 시장 성장과 동남아시아·일본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별 계약 물량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비올메디컬 제조본부는 장비 생산공간을 158평에서 330평으로, 소모품 생산공간을 120평에서 256평으로 확대했다. 클린룸도 20평에서 40평으로 늘렸다. 자삽기 설비는 13대에서 19대로, 리플로우 설비는 2대에서 3대로 증설했다. 이번 리뉴얼은 공간 확장에 그치지 않고 자동화·고도화, 인하우스 제조 역량 강화, 글로벌 수요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됐다. 니들 삽입부터 포장까지 7개 공정에 자동화 라인을 적용해 작업자 개입을 줄이고 공정 오류와 편차를 낮추는 방향이다. 육 이사는 "자동화 설비 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성뿐 아니라 품질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며 "소모품 생산의 경우 자동화 비중을 높여 생산 효율성과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관리 체계도 확장된 제조시설과 함께 강조됐다.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GMP 적합인정과 함께 MDSAP, EU MDR QMS, ISO 13485 등 품질 인증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실펌엑스 넘어 셀리뉴·듀오타이트로 판 넓힌다 비올메디컬의 대표 제품은 마이크로니들 RF 장비 실펌엑스다. 회사는 2010년 스칼렛 출시 이후 마이크로니들 RF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2020년 듀얼웨이브 방식 실펌엑스를 론칭했다. 실펌엑스는 미국 FDA, 유럽 CE MDR 인증을 받았으며 2024년 중국 NMPA 인증을 확보했다. 다만 최근 전략은 실펌엑스 단일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방향이다. 비올메디컬은 마이크로니들 RF를 중심으로 모노폴라 RF 셀리뉴와 HIFU 장비 듀오타이트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다. 회사는 장비 판매 이후 팁·카트리지 등 소모품 매출이 이어지는 반복 매출 구조도 강조하고 있다. 나현철 비올메디컬 상무는 "기존 RF 마이크로니들링 제품 실펌엑스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성장해 왔고, 셀리뉴와 듀오타이트를 더해 에너지 기반 디바이스 풀 포트폴리오를 갖춘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확대도 병행한다. 회사는 실펌엑스의 국내 누적 판매 대수가 약 400~500대 수준이며, 최근 피부과 의료진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비올메디컬은 2025년 이은천 대표이사 취임 이후 글로벌 의료기기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6년에는 사명을 비올에서 비올메디컬로 바꾸고 제조본부 생산시설 확장, 듀오타이트 국내 론칭 등을 진행했다. 비올메디컬 관계자는 "이번 생산시설 확장은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산 인프라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GMP 기반 품질관리 체계와 인하우스 제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신뢰받는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2026-07-09 06:00:44황병우 기자 -
"케렌디아, 심장·콩팥 통합관리 중심으로…치료 전략 진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은 단백뇨가 확인되는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콩팥 기능이 충분히 남아 있을 때 개입할수록 환자의 평생 예후에 훨씬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브렌든 뉴엔(Brendon Neuen) 호주 로열 노스쇼어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만성콩팥병(CKD) 치료가 심장과 콩팥을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렌디아(피네레논)'를 비롯한 새로운 치료 옵션의 등장으로, 치료 목표가 단순히 콩팥 기능 저하를 늦추는 것뿐만 아니라 심혈관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환자 위험도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맞춤형 전략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성콩팥병 치료 환경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레닌-안지오텐신계(RAS) 억제제를 중심으로 혈압과 단백뇨를 조절하는 치료가 주를 이뤘지만, 이후 SGLT-2 억제제가 등장하며 콩팥 보호와 심혈관 위험 감소라는 새로운 치료 목표가 제시됐다. 여기에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인 케렌디아가 추가되면서 염증과 섬유화까지 동시에 조절하는 치료 전략이 가능해졌다.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과활성화되면 심장과 혈관, 콩팥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케렌디아는 이러한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염증과 섬유화를 줄여주는 효과가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의 높은 질환 부담이 있다. 당뇨병은 전 세계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며, 문제는 콩팥 기능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환자는 말기신부전뿐 아니라 심부전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 크게 높아지며, 상당수는 투석 단계에 이르기 전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콩팥 기능 저하뿐 아니라 심혈관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심혈관-신장-대사(Cardiovascular-Kidney-Metabolic, CKM) 치료 전략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뇨병과 만성콩팥병, 심부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질환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만큼 장기별 치료가 아닌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주요 국제 진료지침 역시 심장과 콩팥을 함께 보호하고 환자 위험도에 맞춰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케렌디아도 임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FIDELIO-DKD와 FIGARO-DKD 연구를 통해 콩팥 기능 저하와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데 이어 FIDELITY 통합분석으로 일관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최근에는 FINEARTS-HF와 FIND-CKD, CONFIDENCE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심부전과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병용 치료 전략까지 임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뉴엔 교수는 CKM 분야를 대표하는 연구자로 케렌디아 핵심 임상인 FIDELIO-DKD와 FIGARO-DKD, FIDELITY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FIND-CKD 연구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심장·콩팥 통합관리와 위험도 기반 치료 전략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며 CKM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뉴엔 교수는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들은 만성콩팥병 치료의 대상과 전략을 한층 넓혔다"며 "앞으로는 환자의 위험도에 맞춰 심장과 콩팥을 함께 관리하는 맞춤형 치료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조기 치료의 적정한 시기는? 만성콩팥병 조기 발견의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사구체여과율(eGFR) 90 이상, 적어도 60 이상으로 유지되어 콩팥 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된 단계이다. 즉 콩팥 기능은 유지되고 있으나 손상의 신호인 단백뇨가 검출되는 환자를 콩팥 기능이 보존된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수많은 환자들이 콩팥 기능이 정상임에도 단백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단백뇨의 증가는 콩팥 손상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다. 콩팥 기능이 대부분 소실되어 eGFR 30 이하로 떨어진 후기 단계에 발견하면, 남아 있는 기능 자체가 적어 동일한 치료를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효과도 그만큼 제한적이다. Q. 심혈관-신장-대사질환 통합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심혈관-신장-대사 질환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0여 년 전에 콩팥병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심장 이상이 동반된다는 사실이 처음 보고된 바 있다. 이 문제가 최근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들 질환 간의 연관성과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가 그만큼 깊어졌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질환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이며, 가장 최근에 등장한 케렌디아는 심부전과 콩팥병 위험을 줄이고 당뇨병의 신규 발병 위험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을 교차하는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환자를 보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신장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모두에서 환자와 위험요인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통합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것은 관련 장기들 간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이다. 즉 심부전이 악화되면 콩팥병이 진행될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콩팥 상태가 나빠지면 심부전 역시 악화된다. 결국 이 질환들은 공통된 위험요인을 매개로 서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관계에 놓여 있는 셈이다. Q. 환자 선정기준이나 치료 반응평가에 있어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환자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R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투여하고 있음에도 잔류 알부민뇨나 소변 내 단백질이 지속되는지 여부다. 이는 여전히 콩팥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즉, 최적의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소변에 단백질이 검출된다면 케렌디아를 추가 병용 투여하게 된다.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는 콩팥병이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에 의해 유발되는 만큼 여러 경로를 함께 차단해야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IND-CKD 연구 결과는 현재 치료법이 제한적인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병용 접근이 표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FIND-CKD 데이터와 2형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 대상 임상연구(CONFIDENCE) 결과를 종합해 보면,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은 만성콩팥병 환자의 콩팥 위험은 물론 심혈관 위험을 관리하는 데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Q. FIND-CKD 연구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FIND-CKD 연구는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 1584명을 대상으로 케렌디아의 콩팥병 진행 억제 효과를 확인한 연구다. 케렌디아가 2형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콩팥병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 사건을 줄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 결과, 케렌디아 투여군에서는 사구체여과율(eGFR)이 매년 줄어드는 속도, 즉 연간 감소율이 4mL/min에서 3.3mL/min으로 둔화됐다. 연간 0.7mL/min이라는 차이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신부전 발생, eGFR 57% 이상 감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 원인에 의한 사망을 종합한 주요 평가지표에서는 위험이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치료 효과가 콩팥질환의 원인이나 기존 콩팥 기능, SGLT-2 억제제 병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위약군에 비해 케렌디아군에서 고칼륨혈증 발생률은 높았으나, 투약을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하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고칼륨혈증 사례는 드물었다. 24개국이 참여한 이 연구에서는 환자의 절반가량이 아시아인이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특히 한국 환자는 전체의 약 10%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임상 진료에 참고할 만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Q. 이 연구 결과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한다면? 케렌디아가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에서 명확한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그 효과가 비당뇨병 환자에게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케렌디아가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가진 폭넓은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FIND-CKD 연구를 포함한 기존의 모든 연구들을 바탕으로 당뇨병성 및 비당뇨병성 CKD 환자 모두에서 필수적인 치료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콩팥 기능을 보존하는 효과는 원인이나 조건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예상했던 대로 전반적인 내약성이 우수했다. 국제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던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의학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함께 목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케렌디아가 콩팥병 치료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함께 깨달은 날이기도 했다. Q. 향후 만성콩팥병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콩팥병 치료가 점차 '위험도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접근법은 소변 내 단백뇨 수치가 매우 높고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에게는 병용 요법을 가능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CONFIDENCE 연구는 RAS 억제제 투여를 기본으로 하면서 SGLT2 억제제와 케렌디아를 동시에 조기 투여하는 전략을 지지하는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가능한 모든 치료제를 최대한 신속히 투여해야 한다. Q. 최근 치료제의 처방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향후 CKM 통합 관리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는가?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케렌디아 등의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최신 임상시험에서 SGLT-2 억제제 사용률은 50~60% 이상까지 증가했다. 2020년 FIND-CKD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 사용률이 약 10~15%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임상시험 환경에서의 확산 속도는 빠른 편이다. SGLT2 억제제나 케렌디아와 같은 치료제들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처방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처방 도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CKM프레임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할것으로 본다. CKM 통합 프레임워크가 자리 잡는다면, 각 진료과 전문의가 주전공 분야를 넘어 동반된 합병증까지 함께 처방하고 치료하는 일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2026-07-09 06:00:42손형민 기자 -
[기자의 눈] 복잡한 약가 제도와 씁쓸한 로펌의 특수[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규모 약가제도 개편을 앞두고 제약바이오 업계의 발걸음은 세종시가 아닌 서울 서초동과 광화문의 대형 로펌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새로 도입될 혁신형·준혁신형 기준 충족 여부를 따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들은 유연계약제와 사후관리 규정의 법적 틈새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제도 변화의 폭이 워낙 크다 보니, 기업의 자체 역량만으로는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중장기적인 약가제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업계 전반이 공감한다. 그러나 시장이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의 급격한 변화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낳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정부와 이를 적용받는 제약바이오기업 사이에서 로펌들만 특수를 누리는 역설적인 풍경이다.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서 로펌은 단순한 법률 자문 역할을 넘어,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규제가 복잡해지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수록 로펌의 영향력은 비례해서 커졌다. 정부의 입법이나 고시개정에 방어 논리를 마련하고, 복잡한 규제를 풀이해주며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약가 인하나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에 대응 시나리오를 구축하기도 한다. 규제와 행정이 맞닿는 영역에서 이제는 로펌이 개입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형 로펌들이 보건복지부 등 유관 부처 출신 전관들을 앞다퉈 영입하는 모습은 씁쓸함을 남긴다. 물론 개인의 전문성을 살린 재취업을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 기업 입장에선 복잡한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해줄 전문가가 절실하다. 로펌 역시 시장 수요에 맞춰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는 게 자연스런 판단이다. 엄격한 고위공직자 취업 심사를 거쳤다면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 현상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서글픈 모순이 존재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정부에서 제도의 틀을 설계하고 제약바이오산업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규제 문턱을 높였던 이들이, 퇴직 후에는 정반대의 편에 서서 그 규제를 우회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컨설팅하는 모습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그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설계했던 이들이 로펌의 이름으로 방어 논리를 개발한다. 기업은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그 논리를 산다. 정책 변화가 거듭될수록 이러한 기이한 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자원 배분이다. 연구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쓰여야 할 비용과 자원이 규제 대응과 법률 검토에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구조는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책이 기업들의 혁신 경쟁이 아닌 규제 대응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라면, 근본적인 설계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 약가제도 개편의 목적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제약바이오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그러나 약가제도 개편의 최대 수혜자가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조직이 아니라 대형 로펌이라면, 제도 설계와 추진 방식이 적절했는지 다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2026-07-09 06:00:40김진구 기자 -
림카토 암질심 재도전 성공...퍼제타주 급여확대 재논의[데일리팜=정흥준 기자]큐로셀의 CAR-T 치료제 '림카토주(안발캅타젠 오토류셀)'가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6차 암질심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신약 급여 기준은 큐로셀의 CAR-T 치료제 '림카토주(안발캅타젠 오토류셀)'만 심의했다. 림카토주는 지난 5월 암질심에서 급여기준 마련에 실패했지만, 약 두 달만인 6차 심의에서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 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의 치료’로 기준이 마련되며 급여 등재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급여 확대는 덱사메타손+시클로포스파미드+에토포시드+시스플라틴(DCEP)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으로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한국로슈의 유방암치료제 퍼제타주(퍼투주맙)은 ‘조기 유방암 국소진행성, 염증성 또는 초기 단계(지름 2㎝ 초과 )인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서 트라스투주맙 및 화학요법과 병용투여’로 급여 확대하려고 했으나 이날 암질심에서는 재논의하기로 결론지었다.2026-07-08 18:34:51정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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