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 이번 정부도 국산신약 지원한다지만[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출범 2개월이 넘은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산업 육성을 약속하면서 국산신약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방안에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민관 합동 5000억원 규모 펀드를 연내 조성하고, 임상 2상 단계에 접어든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국비 1조5000억원을 포함해 2조2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정부도 신산업 육성이라는 목표를 통해 바이오산업 육성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지원금액 숫자만 다를 뿐 바이오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는 정권이 교체돼도 동일해 보인다. 어쨌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점만으로도 기대는 된다. 그럼에도 바이오산업 육성과 신약 지원이 반쪽 또는 말로만 외치는 구호는 아닌지 의심이 든다. 사실 제약·바이오산업이야말로 국가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산업이다. 국가가 급여를 통제하는 건강보험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국내 제약기업을 지원하고, 신약 개발 기업은 더 밀어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바이오산업 육성 또는 신약 개발 지원 방안을 보면 가장 중요한 약가 또는 급여지원 정책이 빠져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신약 개발 완성까지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안은 보이지만, 그 이후 시장에 내다 팔 때는 어떤 지원책도 보이지 않는다. 실제 그렇다. 기업이 국가 도움도 받으면서 정성스럽게 만든 신약들은 급여를 매길 때는 가치가 이상하게 떨어진다. 올해 급여 등재에 성공한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나 치매약 성분을 경구제에서 패취제로 바꾼 아이큐어-셀트리온의 '도네페질 패취제'는 종전에 쓰던 약보다 가격이 오히려 저렴하다. 건강보험급여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단계에서 기존 약보다 싸야 급여 등재가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저렴한 약가를 극복하고 판매를 많이 하면 되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일단 출발부터 불리해진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많이 판매해도 사용량-약가 연동제 등 사후 관리제도를 통해 약가는 또 조정될 수도 있다. 이래저래 처음부터 높은 약가를 받는 게 유리한 구조다. 제약업계도 약가 지원이 빠진 산업 육성은 반쪽 지원대책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이전 정부에서 구상한 '혁신형제약업체에 대한 약가우대' 방안은 외부 연구용역을 완료하고도 언제 공개될지 기약이 없다. 제약업계는 벌써부터 실질적인 지원방안은 빠지지 않겠느냐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 강국 육성은 정말 어려운 과제다. 우리나라가 나름 자국 산업을 갖추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많이 뒤쳐져 있다. 대학 정원을 늘려 인력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반도체산업 육성 의지 정도는 돼야 커질 수 있는 산업이다. 그럼에도 한번 육성하면 오랫동안 국민을 먹여 살리는 산업임에는 분명하다. 로슈, 노바티스를 가진 스위스, 테바의 이스라엘 등 강소국가들의 사례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정말 진지하게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약가 지원책을 빠트려선 안 된다.2022-07-29 16:50:36이탁순 -
[기자의 눈] 일동제약의 발빠른 대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지난 20일 일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가진 코로나치료제 '조코바'의 일본 긴급승인이 무산됐다. 장 종료 후 전해진 소식에 일동제약은 21일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후 물량이 잠기면서 하한가로 마감했다. 시총은 1조원(1조2억원)을 간신히 유지했다. 이튿날도 하한가로 직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곳곳서 나왔다. 수 개월 간 조코바에 일동제약 주가가 춤을 췄기 때문이다. 일동제약 주가는 '일본 시오노기와 조코바 공동 개발' 소식을 알린 지난해 11월 17일 이후 요동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10월 6일 2999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올 4월 7일 1조9481억원까지 치솟았다. 6개월 새 6.5배 상승이다. 끝없이 올라가던 일동제약 시총은 조코바 일본 긴급승인 지연으로 제동이 걸렸다. 2조원에 육박하던 시총은 2개월 보름여 만인 6월 23일 7531억원까지 내려왔다. 긴급승인 기대감이 재반영된 7월18일에는 1조5412억원까지 올라갔다. 다만 보류가 결정되고 첫 거래일인 7월 21일에는 1조2억원까지 급하강했다. 일동제약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하한가를 맞은 21일 장 종료 후 조코바 개발 전략 변경 공시를 냈다. 일본보다 먼저 국내서 조코바의 긴급승인 추진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당초는 일본 긴급승인 후 국내 긴급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조코바 3상 투약은 완료된 상태다. 마지막 투약 환자의 추적 관찰은 이달 말 마무리된다. 곧바로 데이터를 분석해 3분기 탑라인 결과를 낸다는 것이 두 회사의 전략이다. 일동제약은 일본 승인 여부를 기다리지 않고 국내 긴급승인에 도전할 전망이다. 일동제약의 발 빠른 정보 제공에 주가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전일 하한가로 3만7400원이던 주가는 장중 한때 4만850원까지 치솟았고 결국 3만8600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7일 종가는 4만1400원까지 올라섰다. 제약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R&D 정보 전달은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R&D와 주가가 연동된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의 조코바 2번째 일본 긴급승인 보류에 대한 발 빠른 대처는 투자자 혼란을 잠재우는데 공을 세웠다. 특히 가장 공식적인 루트로 여겨지는 공시를 통한 회사 입장 전달은 시장의 정보 목마름 니즈에 부합했다고 할 수 있다. R&D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하려는 일동제약의 기업 문화까지 엿볼 수 있었다. 물론 향후 주가 향방과 조코바 승인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기업의 R&D 정보 전달 노력은 칭찬해도 마땅하다. 그것이 설령 주가 방어용이라도 말이다.2022-07-28 06:13:16이석준 -
[기고] 약사는 국민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화상투약기 실증특례 승인 이후 쓰리알코리아 박인술 대표와 대한약사회 조양연 부회장이 삼프로TV에 출연하여 각자 입장을 펼쳤지만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서울시약사회 노수진, 방상원, 이윤표, 한은경 4명의 상임이사가 한자리에 모여 언론 등 대중매체에 출연하는 약사들에게 힘이 되고자 몇 가지 사항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보았다. 1. 심야에 약이 급히 필요할 때가 있다. 응급실 갈 정도는 아닌데 약국 문은 닫혀 있다. 이럴 때 대안이 있는가? 22시에서 익일 1시 사이에 응급약 수요가 꾸준히 있지만 약국 경영 차원에서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기에 약사 개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의 공적 지원을 통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심야 시간대 보건의료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약사회는 권역 별로 공공야간약국 모델을 제시하여 시범사업 중에 있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상담을 통해 일반약 투약을 하거나 심각한 증상에 대해서는 응급실 진료를 안내 한다. 공공야간약국은 국가에서 국민 건강권 향상을 위해 정부 예산을 들여 공적 영역에서 운영해야 마땅하다. 서울시 공공야간약국 2021년 운영 실적에 따르면 의약품 판매와 전화상담이 총 17만9151건이 이뤄졌다. 2013년 부천시약사회는 야간약국 시범사업을 통해 심야 시간대 경증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지 않고 약국을 이용할 경우 야간약국 1곳당 연 3억2,394만원의 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고, 국민 의료비 또한 연 1억9,431만원을 줄일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만일 이 부분을 개인 또는 기업에게 맡기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편의점에서 야간 시간대에 물건 값을 올리겠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라. 보건의료의 민영화는 불필요한 약물 소비와 약가 인상으로 귀결되어 국민에게 그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2. 화상투약기를 통한 의약품 비대면 투약에 왜 반대하는가? 의약품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약사법이 변경되거나 수정될 수 있는 예외 사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정확한 용량과 사용법을 지켜야 기대한 효과를 얻고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는 약사법을 통해 약사에게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고 면허권을 받은 약사에게는 책임이 뒤따른다. 약사법에는 약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관련 의무가 명시되어 있으며 이를 어겼을 때는 처벌을 받는다. 이는 약사와 약국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약사법 50조는 의약품 판매 행위가 약국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제한하고 있다. 약사와 환자의 직접 대면을 통한 충실한 복약지도, 의약품 직접 전달을 통해 약화사고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약사면허 제도의 핵심이다. 약사는 그동안 책임감으로 약을 다뤄왔고 엄중한 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법 취지에 공감하기에 감수해 왔다. 그런데 화상투약기를 포함한 갑작스러운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허용은 기존 약사법의 취지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며 그간 약사들이 받아온 처벌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또한 화상투약기는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의 최우선 원칙인 국민 안전을 지키고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반대해 왔음에도 편의를 우선으로 하는 과기부의 경제기술적 논리로 규제특례를 승인 받았다. 공공야간약국과 함께 화상투약기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 과정은 반드시 전체 약사를 대표하는 약사회와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데 이번 화상투약기 시범사업 승인은 그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아 매우 우려된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보건의료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의약품 안전 사용과 사고 예방의 전문가인 약사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 3. 왜 약 배달 어플을 반대하는가? 정확하고 안전한 투약 환경이 훼손되고 지역 약국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마스크 대란 당시 우리나라 약국들은 공적마스크를 전 국민에게 혼란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하였다. 노인, 어린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구매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감염병 시기에 공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진료 받은 후 처방약 배송 어플에서 지정하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약국에서 처방약을 택배로 받는 인구가 늘어나면? 소화제나 진통제도 어플에서 주문해서 배달시킨다면? 온라인약국, 더 나아가 대기업약국(영리약국)이 등장할 것이며 지역 약국은 살아남기가 힘들어 은행 영업지점이 줄어들 듯 약국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역 약국이 사라지면 두통약 하나도 인터넷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인터넷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인과 장애인들은 응급 상황에 대처할 장소를 잃게 된다. 우리 국민들은 복용 약물과 건강검진 결과 등 각종 건강 관련 정보를 무료로 손쉽게 문의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약료서비스 기관을 잃게 된다.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4. 약사들이 국민 불편을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국민 편의성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은 1)처방전 리필제 2)성분명 처방 의무화 3)응급피임약, 탈모약, 위장약 등 일부 전문약품의 일반약으로 전환 추진이다. 노약자가 별다른 검사 없이 똑같은 처방을 받기 위해 매달 병원을 방문해야 하거나 똑같은 성분의 약임에도 불구하고 처방전에 표시된 특정 제약회사의 약을 찾아 헤매는 일이야말로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다. 안전성이 확보된 품목의 일반약 전환도 국민 편의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인 약사법이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재정 절감을 가로막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이처럼 국민건강을 향상시키고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대상은 외면하고, 실효성도 없는 화상투약기를 도입하기 위하여 대면원칙이라는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 글은 서울시약사회 노수진, 방상원, 이윤표, 한은경 상임이사가 논의한 내용을 방상원 이사가 정리한 내용이다.]2022-07-27 12:00:00방상원 약사 -
[기자의 눈] '무법' 조장하는 정부·뒷짐 진 약사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세계적 감염병 창궐이 가져온 국내 보건의료 체계 변화와 그로 인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이란 조건으로 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책들은 논란을 계속 양산해 내는 추세다. ‘한시적 허용’이라는 이름으로 지속 중인 비대면 진료, 그로 인해 파생된 중개 플랫폼의 운영은 이제 국회, 의약계 전문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까지 한목소리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별다른 제한이나 명확한 규정도 없이 그간 굳게 닫혀 있던 둑을 허물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도출되고 있지만 정부는 관련 공고를 재고할 계획도, 그에 따른 제제 방안을 마련할 방침도 없는 듯 하다. 의료기기인 자가검사키트 관련 정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점마다 눈앞 상황에 급급해 내놓는 정부 방침은 전국의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오미크론 발 코로나 확산세가 거셌던 지난 4월에도 자가검사키트 대란은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한 차례 곤욕을 치렀던정부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나아진 부분을 찾을 수 없다. 엄연히 의료기기는 판매업 신고를 한 곳에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법과 규정이 존재하지만 ‘예외’라는 미명 하에 구입 편의를 위한 미봉책을 내놓는 데 급급한 듯 하다. 이 같은 상황에 일선 약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약사회의 대응은 어떤가. 정부가 ‘모든 편의점’의 자가검사키트 판매를 허용한다는 발표를 했을 때 약사 회원들은 허탈감을 넘어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지만, 그에 따른 약사회의 대응이나 반응은 없었다. 이런 시책이 나오기까지 과정에서 마스크에 이어 자가검사키트까지 방역용품의 주된 판매처이자 공급처인 약국에 대한 정부의 고려나 협의가 없었던 점은 분명 약사회로서도 뼈아파해야 할 지점이었다. 하지만 약사회는 이렇다 할 입장 하나 내놓지 않았다. 약사회 한 핵심 임원은 “정부의 과학방역 정책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자조 섞인 말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뿐이었다. 이쯤 되면 약사회는 과연 현재의 회원 정서를 읽고는 있는지, 읽으려 노력은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코로나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8월 말이면 확진자가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약사들은 오늘도 확진환자를 대면하며 감염병과 맞닥뜨리고 있다. 정부의 ‘예외’를 가장한 미봉책을, 약사회의 무책임을 받아들이기만 하기엔 민초 약사들의 인내도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2022-07-27 06:00:00김지은 -
[기자의 눈] 당뇨약 선의의 경쟁과 긍정적인 시너지[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자동차 제조사 포드와 페라리는 1960년대 자존심을 건 레이싱 경기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싱 우승으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려 했던 미국 자동차의 대명사 포드와 스포츠카에 모든 것을 건 페라리가 레이스에서 만나 정면 승부를 벌였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1966년 르망24시에서 포드가 페라리를 꺾었다는 스토리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후에도 절치부심한 페라리가 포드를 꺾는 등 양 사는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며 모터스포츠 대회를 흥하게 했고,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이뤘다. 제약 산업에도 선의의 경쟁을 통한 다양한 발전 사례가 있다. 최근 주목을 받는 건 SGLT-2 억제제다. 두 제약사의 선의의 경쟁 속 SGLT-2 억제제 시장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제2형 당뇨병에서 심부전으로 앞다퉈 영역을 확대하며 표준 치료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신장병에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약 1년 차이로 국내 등장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인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은 SGLT-2 억제제 시장의 양대 산맥이다. 두 약제 외에도 얀센의 '인보카나' 한독 '슈글렛' MSD '스테글라트로' 등이 있지만 인보카나는 시장에서 철수했고, 슈글렛과 스테글라트로는 점유율 합계가 3%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내분비내과 뿐 아니라 심장내과·신장내과 전문의들까지 SGLT-2 억제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된 데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베링거인겔하임의 공이 크다. 양 사가 엎치락 뒤치락 하며 다양한 대규모 임상 결과를 내놓으면서 SGLT-2 억제제의 입지를 크게 변화시켰다. 자디앙은 당뇨병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데이터를 발표하며 관심을 높였다. 이어 포시가가 심부전 치료 효과를 입증함으로써 SGLT-2 억제제의 영역 확대에 기여했다. 특정 약제의 효과인 줄 알았던 의심의 눈초리는 SGLT-2 억제제 계열에 대한 신뢰로 바꼈다. 두 약제의 경쟁적 시너지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포시가가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서 치료 효과를 먼저 입증했다면, 자디앙은 심부전 환자의 절반에 달하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 최초로 유의한 효과를 확인했다. 만성 심부전은 신약 개발이 까다로운 분야로 꼽히는데 그 중에서도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더욱 개발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제가 전무했다. 15년 만에 등장한 심부전 치료 신약 '엔트레스토'가 첫 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지만, 3상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반면 SGLT-2 억제제 자디앙은 박출률 보존군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자디앙의 데이터는 지난 22일 전면 개정된 국내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 SGLT-2 억제제가 박출률 경도감소·보존 심부전에서 엔트레스토보다 더 권고되는 주요 약제가 된 강력한 계기가 됐다. 아직 전체 데이터가 발표되지 않은 포시가도 함께 권고 약제로 올랐다. 심부전에서 한 획을 그은 SGLT-2 억제제의 다음 무대는 신부전이다. SGLT-2 억제제의 신장 보호효과는 앞선 임상의 하위 분석 연구에서 짐작되는 바였다. 신부전의 첫 발도 포시가가 먼저 뗀 상태다.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사구체여과율 25~75㎖/min/1.73㎡인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우수한 신장 보호 효과를 입증해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어 자디앙도 지난 3월 만성 콩팥병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해 조만간 적응증 확대가 기대된다. 20년 만의 신약 등장에 신장내과 의사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SGLT-2 억제제가 신장병에서 기본 약제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 하나의 약제가 독주하는 상황이었다면 SGLT-2 억제제는 지금처럼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입지를 다지기 힘들었을 수 있다. 한쪽에서 새로운 효과를 발견하면 다른 쪽에서 이를 입증하고, 새로운 영역에 더 빨리 진입하기 위해 임상에 속도를 내면서 8년 만에 SGLT-2 억제제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당뇨병, 심장병에 이어 신장병에서도 두 약제가 발전적 경쟁 관계로 긍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길 바란다.2022-07-26 06:15:33정새임 -
[데스크시선] 비대면이 유발한 안전-편의 논란[데일리팜=김정주 기자] 그야말로 비대면의 시대다. 시간을 투자해 직접 만나서 일을 처리해야만 했던 것들이 이제는 음식과 생활용품부터 관공서 업무, 교육, 문화, 부동산 중개에 이르기까지 상당수를 언택트 방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게 했다. IT의 발달과 함께 비대면에 길들여진 찰나, 감염병 창궐은 이를 산업적으로나 생활 습관 면으로나 우리가 가진 상당수 관습과 생활 패턴을 편리와 편의에 더 빠져들게 했다. 코로나19와 함께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비대면 진료와 조제는 당초 목적이 물리적인 접촉을 통한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에서 비롯됐다. 병의원과 약국에 환자들이 몰리면 그만큼 감염의 위험이 더 높았다. 요양기관을 오가면서 들르는 또 다른 장소까지 고려할 때 나와 접촉자, 미지의 제 3자까지 N차 감염의 위험에 모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지극히 안전 우위의 비상조치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나 경험자들이 느낀 것은 형상화 할 수 없는 안전성보다 뚜렷한 실체가 드러나는 편의성이었다. 이쯤되면 비대면의 시대라기보다 비대면의 '창궐'이란 말이 오히려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편리한 비대면 판매-구입의 거래 패턴은 그 분야에 산업계 진출도 촉진한다. 음식 배달이나 쇼핑 배송의 영역을 넘어 의약품도 그렇다. 그간 팔 수 없어서 못 판 게 아니었고, 기술력이 없어서 적용 못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비대면 약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시작으로, 이제는 약국에 비대면으로 화상투약기가 설치된다고 하더니 그 다음으로 편의점 약 자판기 얘기까지 솔솔 나오고 있다. 편하게 약을 사 본 일부 소비자 단체가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요구하는 것처럼 편의성, 안전성 우위보다는 편리함이 생활의 제일 덕목으로 뒤바뀌고 있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기술이 아무리 향상해도 우리 사회가 하지 않거나 적용을 철회한 분야가 있다. 의약품이나 주류, 담배가 그렇다. 주류와 담배는 연령 제한 판매라는 선을 그어 안전한 소비를 추구했다. 법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자판기 설치도 하지 않도록 해왔다. 의약품도 맥락은 같다. 그런데 비대면을 방패 삼아 도미노처럼 각 분야들의 지각이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반의약품 13개 품목이 안전상비약이란 새 이름을 달고 편의점으로 나간 지 10년이 지난 지금, 24시간 운영 점포가 아닌 곳에서 파는 것도,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제품이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그런 실태가 회자되는 동안 정부나 시민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의약품에 걸맞는' 정기 실태점검을 제대로 하거나 안전 점검을 촉구한 바 없다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목 확대 요구가 계속 있다는 게 헛웃음거리다. POS에 잡히는 매출과 수량에 대한 빅데이터 빼곤 그 외의 공적 실태분석조차 나온 게 없다. 의약품을 구하려면 굳이 병의원에, 굳이 약국에 가도록 장치를 걸어둔 것은 우리 사회가 약만큼은 문턱을 만들어 가급적 세심하게 복용하기로 약속한 일종의 규칙이다. 편의성이 안전성을 이길 수 없다는 원칙이기도 하다. 비대면 진료와 조제를 한시적 혹은 제한적으로 묶어둔 것 또한 감염병 비상 상황에서 그나마 더 안전하고자 하는 사회의 선택이었다. 즉, 이 분야에서만큼은 더 안전하고자 일시 도입한 비대면 시스템과 편리함의 정점인 자판기는 태생부터 결이 다르단 얘기다. 안전성 우위의 문제를 놓고 단순한 논란거리로 평가절하 하려는 프레임을 씌워서도 안된다. 이것이 산업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와는 확실히 구분해야 할 이유다.2022-07-25 22:55:40김정주 -
[기자의 눈] 확진자 30만명 위기...약국 방역대책은 없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가 재유행 하면서 약국가도 바빠졌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만명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인부담금 지원 중단, 감기약 품절사태, 약국 근무자 감염 노출 등을 놓고 약국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최근 BA.5 변이 확산과 면역 감소 시기 도래, 거리두기 해제 영향 등으로 인한 여름철 재유행에 대비한 방역·의료 지침을 내놓고 있다. 검사·진료·치료제 처방이 한번에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을 7월 말까지 1만개로 확대하고,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선제 검사 강화와 면역 및 외출·외박 제한 등 조치를 조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키트 판매처 역시 2만4000개 약국과 4만8000개 편의점으로 확대됐다. 식약처는 오는 9월까지 전국 4만8000개 편의점이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가 없더라도 키트를 취급·판매할 수 있도록 한시 허용키로 했으며 감기약 수급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신속한 생산·수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치료제 역시 이달과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 순차 도입하기로 했다. 방역과 의료를 두루 고려한 정책으로 보여지지만, 최근 정부 정책과 지침에서 약국이 사라진 지 오래다. 키트를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 흡사 코로나 증세와 유사한 냉방병 환자들, 양성 확인을 하고 약을 구입하거나 조제하러 온 사람들이 한 데 어우러지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의 경우 약국 방문 전 약국에 전화를 하라'거나 '확진자의 경우 의료기관과 약국 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용수와 드링크를 비롯한 음식물 섭취가 제한된다'는 등의 홍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약국 내에서 약이나 드링크를 복용하는 환자가 있어도 실내 음식물 섭취가 허용된 상황에서 약국이 개별 환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면진료 허용에 따라 약국도 투약안전관리료와 대면투약관리료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과 약국에 맞는 방역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약국가의 요구사항이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시약사회가 서울 지역 약국 72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3.7%인 459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총 확진자 669명 가운데 약사는 324명, 비약사는 345명이었다. 코로나가 재유행하면서 다시 약국 내 확진자도 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가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활동보고서(백서)'에서도 한 의사는 대면진료에 대한 위험성을 정부가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의 후기를 남겼다. 지침 상 확진자와 일반 환자의 동선을 구분해야 하지만 공간적 여유가 없는 약국에서는 현실적으로 이 같은 구분이 쉽지 않고, KF94 마스크 착용과 장갑 착용을 제외한 고글, 안면 보호구, 일회용 방수성 긴팔 가운 착용 등은 일반 약국에서 적용하기 쉽지 않은 지침이기도 하다. 정부가 대면진료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일일 30만명 확진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확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필수 시설인 약국에 대해 정부와 약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적어도 수많은 확진자와 유증상자를 접촉하는 약사들이 '소외돼 있다, 방치돼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와 약국 이용에 대한 올바른 홍보가 필요한 때다.2022-07-22 16:15:02강혜경 -
[기자의 눈] 배달전문약국과 약사회 민생 회무[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비대면진료 한시적 허용으로 등장했던 배달전문약국들이 운영 위기에 놓였다. 약사회는 회원 징계, 정부는 플랫폼 가이드, 국회는 강화된 법안 발의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전문약국이 등장한 이후 약사사회 논란은 계속 돼왔다. 약사단체는 설득을 위해 약국을 수차례 방문했고, 각종 위법행위 민원부터 시위, 청문회까지 배달전문약국 저지에 힘을 쏟아부었다. 물론 아직도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의 경악과 우려는 꽤 사그라든 모습이다. 그렇다면 배달(전문)약국은 왜 탄생해야 했을까. 물론 한시적 허용 공고라는 정책적인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선후배, 동료들의 비판을 온몸으로 받으며 운영을 이어가는 약사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때 더 풍성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배달전문약국 중 한 곳은 코로나로 병원 출입문이 폐쇄되면서 폐업을 한 약사가 운영하고 있다. 또 배달전문약국으로 알려진 4곳 외에도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약 배달에 참여하는 약국의 숫자는 훨씬 많다. 지역 모 약사는 "약국도 어려운데 이거라도 해야죠"라며 복수의 플랫폼 제휴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약국 경영난이 약 배달 동참에 명분이 될 순 없지만, 약사사회와 등지면서 이 같은 선택을 하는 데엔 정책적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적 이유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약사 수는 연 평균 2.6% 증가했다. 또 활동하는 약사 중 약 80%는 약국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10년 약사의 연 평균 임금은 2.9% 증가했고,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전년 대비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도 신규 약국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매년 약 1800~1900명의 신규 약사 배출과 약국가 쏠림에도 불구하고, 근무약사 고용이 힘들다는 현장의 불만에서 결국 과열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복지부 실태 조사 중 약사 대상 설문에서 ‘1년 이내 이직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개국약사 10.7%, 근무약사 24.1%는 그렇다고 답했다. 개국약사는 경영 상 어려움을, 근무약사는 낮은 보수를 첫 번째 이직 이유로 뽑았다. 현재 대한약사회와 시도지부약사회는 각종 정책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 비대면진료부터 화상투약기, 전자처방전, 성분명처방과 각종 규제완화 정책 대응에 숨가쁜 회무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약사 근무 환경의 개선 문제, 고정지출 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난, 약국 경영난 타개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 고민, 젊은 약사들이 개국 또는 진로 결정 앞에서 부딪히는 각종 어려움을 들여다 보는 시간은 부족해 보인다. 당장의 정책 현안을 해결하는 것 만큼이나 환경적 문제를 고쳐가려는 고민이 동반돼야 하는 시기다.2022-07-21 18:35:59정흥준 -
[기자의 눈] 감기약 생산 증대와 약가 인하의 역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이틀 연속으로 7만명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7월 첫 주부터 매주 확진자가 두 배로 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 국내 일일 확진자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감기약·해열진통제·진해거담제 등이 다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일반약이든 전문약이든 가리지 않고 품절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연초 확산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수급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수급난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자, 정부도 조치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달 1일부터 감기약 생산 모니터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4일자로 모니터링을 종료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정부가 다시 제약업계에 생산을 독려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일각에선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전문의약품으로 감기약·해열진통제·진해거담제 등을 생산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들이 문제로 지적하는 포인트는 '사용량-약가 연동제(PVA)'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란, 처방이 급증한 의약품의 보험약가를 최대 10% 인하하는 제도다. 문제는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현장에서 처방이 크게 늘었고, 그 결과 상당수 감기약·해열진통제·진해거담제가 사용량-약가 연동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한시적으로 늘어난 사용량 때문에 약가가 반영구적으로 인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코로나 관련 의약품은 사용량-약가 연동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는 사용량-약가 연동제 협상 대상에는 포함하되, 산식 보정을 통해 적절히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코로나 치료 목적 의약품의 범위가 불분명하고, 산식 보정을 통해 한시적인 사용량 증가 부분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할 수 있겠느냐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 측은 간담회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입장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제약업계에선 분통을 터뜨린다. 급할 땐 정부 주요 인사들이 공장을 방문하고 증산을 요청하더니, 이제 와선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정부의 이중적인 입장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일각에선 "이대로라면 생산량을 굳이 늘릴 이유가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적지 않은 제약사가 수익성이 낮은 감기약의 생산라인을 늘렸다. 국가적 보건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큰 뜻에 따른 결정이다. 제약사들은 최근의 코로나 재확산에 맞춰 주요 의약품의 생산량을 재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행정처분의 과징금 대체나 약사감시 중단 같은 유명무실한 지원이 아니라, 코로나 관련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이다. 국가적 보건 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는 정부의 유연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2022-07-21 06:16:57김진구 -
[기자의 눈] 코로나 3년, 규제고삐 풀린 비대면 진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불법 약국들이 정부 규제를 비웃으며 의료법과 약사법을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를 틈타 사실상 비대면 진료를 향한 규제 고삐가 느슨히 풀린 데다,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렇다 할 제도화 채비나 정비를 제 때 하지 않은 탓에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지만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현행법이 엄히 규정하는 약국 내 의약품 조제·판매, 약사 직접 복약지도·조제, 전문의약품 광고·알선 금지, 약효동등성 입증 의약품 대체조제 등이 비대면 진료 시행 과정에서 위반되거나 혼란에 빠졌다.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취합한 약사법 위반 사례만 추린 게 이 정도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면, 비대면 진료가 현행 약사법과 의료법 골격에 균열을 일으킬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는 진작 감지됐다. 일단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 허용했을 뿐 규제·관리·감독 기관인 복지부는 추가로 세부 규정을 정비하거나 신설하는 데엔 미흡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발기부전약이나 향정신성 비만약, 탈모약, 여드름 치료 호르몬제 등을 앞세운 광고를 집행하며 환자 약물 부작용 위험 수위를 크게 높여도 이렇다 할 규제 가이드가 없어 지켜볼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복지부는 국정감사에서 향정약 등의 비대면 진료·처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국회 비판이 제기되고 나서야 급하게 규제를 정비하는 만시지탄 태도를 보였다. 그 이후에도 비대면 진료의 안정적 운영이나 현행법과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부족했다. 기민하지 못한 조치는 결국 비대면 진료를 현행법 근간을 뒤흔드는 초법적·초규제적 존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 진료 관련 약사법·의료법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군데군데 기워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복지부는 지금도 비대면 진료·조제 중개 플랫폼 지침서를 만들기에 정신이 없는 상태다. 비대면 진료 대응에 부족했던 건 국회도 마찬가지다. 일단 정부가 시행한 정책 감시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국회 본연 역할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나아가 국회는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을 단 두 건 발의하는 데 그친 데다 충분히 논의하는데도 실패했다. 그마저도 정권 교체 전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에서만 두 건이 발의됐고,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비대면 진료 관련 규정을 바로 세우려는 법안 발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반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강병원 의원이 비대면 진료 법안을 대표발의하는 과정에서 복지부가 세부 조항 구축에 소관 부처로서 입장을 충분히 개진한 것은 칭찬할 부분이나, 추후 좀처럼 심사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국회와 정부 모두에 책임이 있다. 의료계와 약사사회는 발의된 비대면 진료 법제화 법안 두 건이 국회 서랍 속에서 늦잠을 잘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의사와 약사 입장에서 당장 경험하지 못한 비대면 진료의 격랑을 아무런 반발이나 두려움 없이 수용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의료계와 약사사회는 벌써 구어가 된 4차산업혁명시대 무작정 거부할 수만 없는 비대면 진료·처방·조제와 관련해 선제적 대안을 마련해 국회와 정부에 제시하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경제가 마비되면서 비대면 진료가 국민 일상 깊숙이 스며든 이후 코로나 완화로 인해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지금까지 의료계와 약사회는 이렇다 할 제언을 하거나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비대면 진료·처방, 약 배달 원천 반대'란 표어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데 열중하진 않았나. 어쩌면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을지 모르겠다. 현행법이 광범위하게 훼손됐다는 점에서 비대면 진료의 국내 연착륙은 한 차례 실패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비대면 진료량은 거침없이 늘어났지만, 관련 규제와 법제화에 대한 고민은 반비례했다는 사실에 정부와 국회, 의약계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개선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당장 필요한 것은 현행법을 위협하는 비대면 진료·조제 행태를 정부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막고 재발을 방지하는 일이다.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국회에서 심사 기일을 기다리고 있는 비대면 진료 법안의 꼼꼼한 검토다. 두 가지 숙제와 동시에 해야 할 일은 비대면 진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복지부, 국회, 의약계가 진척 없는 갈등을 반복하지 않고 점진적 합의와 현명한 제도 만들기에 힘을 합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 소비자들은 비대면 진료·처방·조제가 주는 편익과 효능감을 지난 3년 동안 직접 체감했다. 이젠 정부, 국회, 의약사가 비대면 진료 안팎에 안전한 울타리를 세워 편익, 효능감을 넘어선 안정감을 건네야 할 때다.2022-07-20 14:59:18이정환
오늘의 TOP 10
- 1개량신약 약가개편 무풍지대...70% 가산율 유지 가닥
- 2"50만명 데이터 분석…콜린알포, 임상적 유용성 재확인"
- 3식약처, 메트포르민 951개 품목 허가사항 변경 추진
- 4특사경이 공개한 약국 적발사진 보니…위생상태 '심각'
- 5한풍제약 매출 1000억 첫 돌파·이익 2배…폐기손실 23억
- 6'삼쩜삼'이 부른 대리인 약제비 영수증 셔틀에 약국 몸살
- 7깔창이 환자 상태 읽는다…월 처방 1천건 피지컬AI의 가능성
- 8"지역약국 다 죽는다"…인천 분회들, 창고형약국 조례 추진
- 9뺑뺑이 방지 vs 약국 밀어주기…플랫폼 재고정보 공개 논란
- 10'포스트 케이캡 찾아라'… HK이노엔, 신약연구소 수장 교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