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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첨단바이오법, 이제부터 시작이다지난 8월 27일 드디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단바이오법)'이 공포됐다. 2016년 6월 의원 입법으로 처음 발의되어 오랜 기간 논의되고 준비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임상연구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제품화에 이르는 전주기 안전관리 지원체계가 별도로 마련된다는 점에서 그간 이 법률의 제정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발자 일정에 맞추어 허가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사전 심사하는 맞춤형 심사, 다른 의약품보다 우선하여 심사를 진행하는 우선 심사, 그리고 중대한 질환이나 희귀 질환에 사용되는 경우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을 시판 후 수행할 것을 조건으로 2상 임상 자료로 허가하는 조건부 허가 등 소위 패스트트랙을 통하여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허가& 65381;심사기간을 3.5~4.5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공포된 법문을 면밀히 살펴보면, 지금과 비교하여 과연 이 법이 첨단바이오산업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한다. 맞춤형 심사, 우선 심사 및 조건부 허가는 이미 기존에 약사법의 하위 법령이나 고시 등으로 운영되고 있던 제도들이고, 이것을 통해 탄생한 것이 “인보사” 아니였는가. 뿐만 아니라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제조·품질관리기준이나 시판허가 후 장기간 추적관리도 사실 새로운 것이라고 보여질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첨단바이오법을 뜯어보면 아래의 법률 운영 체계 및 조직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첨단바이오의약품규제과학센터와 같은 기존에 없던 조직이 생기고, 새로운 업종에 대한 허가 등 규제만 만들어진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인체세포등을 채취하고 이를 검사·처리하여 재생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첨단재생의료세포처리시설’이나 인체세포등을 채취·수입하거나 검사·처리하여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원료로 공급하는 ‘인체세포등 관리업’에 대한 허가와 같은 신규 규제 제도들이 생겼는데, 이 또한 이 법의 가장 큰 수혜자가 규제당국은 아닌가 하는 허탈함을 갖게 한다. 앞으로 규제당국은 첨단바이오법의 운영을 위해서 ‘사람이 부족하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또 조직 늘리기에 급급할 것인데, 과연 그것이 첨단바이오산업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우려가 깊다. 법이 없어서 못하는 일도 있지만, 법이 있어도 안되는 일도 있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법이 출발했다고 하니 이왕 만들어진 법, 앞으로 원래 취지에 맞게 첨단바이오의약품산업 진흥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2019-09-02 06:15:14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불확실성의 제약환경과 황금열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증권시장 격언 중 '시장에 항거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장이 무너지거나 폭등하는 상황에서 편협한 자기 판단과 예견/재단을 삼가라는 뜻이다. 한자성어로 표현하면 당랑거철(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빔)과도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금언은 헬스케어산업에도 정확히 들어맞는다. 지난 30년간 한국제약산업은 8배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1988년 연간생산 기준 2.3조에서 2017년 17.3조원을 기록했다. 산업적 성장의 이면에서는 개별 제약사들의 팽창과 도태라는 희비가 양존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실증적 사례는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제약산업의 180도 판도변화다. 그야말로 당시 전문의약품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명확한 시그널이 지속됐지만 D사와 Y사 등 일부 제약사들은 변화와 변신에 둔감했고, 매출과 기업 브랜드 등을 막론하고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시대의 흐름을 읽었던 H사 M사 등은 일약 수직상승해 30위권 상위제약사에 이름을 올렸고,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한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 품목 수는 평균 11% 증가하고 있고, 일반의약품은 -1.97%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문약:일반약 생산 비중은 83.4: 16.6이며, 유통 비중은 90:10로 나타났다. 1987년 이후 내국인의 특허 출원 수와 신약의 발매 그리고 R&D 투자비의 증가를 볼 때 물질특허제도 강화는 국내 제약산업의 혁신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88년 물질특허제도 강화 이후 국내 제약업계의 특허 출원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5년경에는 80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내국인의 특허 출원건수는 연평균 27.7% 증가했다. 이는 1999년 국산 1호 신약인 SK케미칼 항암제 선플라주의 탄생에 크게 기여했고, 2018년 현재 30개의 국산신약과 100품목의 개량신약 개발의 주춧돌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도 제약기업의 성장 가능성 바로미터를 특허팀의 존재 유무와 역량에 둘만큼 중요한 업무와 비전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제약산업의 3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59%다. 이를 10년 단위로 나눠서 보면 1988~1997년: 13.7%, 1998~2007년: 5.45%, 2008~2017년: 4.25%로 집계된다. 저성장 시점의 이벤트로는 1998년 IMF: -4.1%, 2000년 의약분업: -5.9%, 2012년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일괄약가인하): -2.5% 등으로 대별된다. 여기서 생산량에 주목해보면, 1994년 GMP 의무화 제도 도입 전에 비해 후는 2.3배 증가하고, GMP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투자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7.41배 증가한 점도 특이점이다. 지난 30년간 규제와 제도변화에 따른 한국제약산업의 성장과 퇴보 요인을 분석한 결과 선제적 대응 또는 진취적 적응에 앞장선 곳이 혁신 제약사로서의 면모를 다하고 있다는 점은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한 국가에서 제약산업의 성장, 시장의 진입과 퇴출, R&D 및 혁신의 방향성, 규제에 대한 영향 등을 알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역사적 흐름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향후 30년 후의 경쟁적 이점의 필수조건은 새로운 컴파운드(NCEs), 연구개발 역량(R&D capability), FDA 승인 획득 능력(ability to obtain FDA approval) 등으로 대별된다. 역사적 거울로 반추할 때, 어쩌면 이는 새 시대 그리고 불확실성이 난무한 지금의 정책에 맞설 유일한 무기가 아닐까.2019-09-02 06:13:02노병철 -
[기자의 눈] 국내제약,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이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수익성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상장제약 72개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약 20%가 감소했다. 특히 유한양행(-98.4%), GC녹십자(-24.3%), JW중외제약(-49.2%) 등 대형제약사의 부진이 눈에 띈다. 이들은 대규모 R&D 투자가 영업이익 감소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매출액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 약화가 기업의 위기와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특히 R&D 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기업의 가치는 더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액 축소가 불가피해 전체 국내 제약산업의 불황을 야기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더욱이 신약개발 성공률이 낮아 투자 대비 이익을 담보할수 없어 연구개발 사업 외 다른 분야에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상품 비중을 줄이고, 제품 비중을 높여 이익률을 담보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품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위수탁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내수용 제품개발에도 신경을 써 기술수출을 위한 신약R&D 투자비를 상쇄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장 분위기를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몇 있다. 특히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갈수록 외국계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도입하는 숫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 약화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적 매출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상품 증가는 장기적으로는 자체 시장개발 능력을 떨어뜨릴 뿐더러 계약취소로 인한 리스크도 잔존한다. 영업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후발의약품 경쟁에 뛰어드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그나마 대형 제약사들은 후발의약품 선별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묻지마 제네릭 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한때 내수성장의 일익을 담당했던 염변경의약품이나 복합제 역시 특허와 규제, 시장경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기다. 모쪼록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성공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CEO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수익성 강화를 위한 다각도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2019-09-02 06:11:39이탁순 -
[기자의 눈] 규제완화 급물살, 약사가 주도하려면[데일리팜=정혜진 기자] 며칠 전 과기부가 종이처방전 전자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약국은 물론 관련업체도 적지 않게 놀랐다. IT기술과 시스템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가능하도록 준비됐으나 관련 규제와 보건의료 단체들 반대로 수년 째 말만 무성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전자처방전은 병원과 약국은 물론 보건의료 업계 전반의 판도를 단숨에 바꿔놓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졌기에 정부도 선뜻 시행 의지를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과기부가 '규제완화'와 '4차산업혁명'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발표한 시범사업 계획에 그간의 반대 의견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약사사회와 직결된 또 하나의 굵직한 규제완화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식약처가 건기식의 소분과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했고, 이는 지금 약국가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로 거론된다.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그간 우리나라의 건기식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주장을 계속 제기해왔다. 건기식 시장은 몇년 사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더 많은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 있는 추세에 맞추기 위함인지 정부는 시장 활성화,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 두가지만 보아도 약국이 직면해있는 변화의 물결은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 변화 앞에서 약사사회는 '반대'만을 내세우며 지금 사회에 머물러 있자고 해야 할까. 전자처방전은 IT시스템에 의한 것이므로 개별 약국들이 어쩌지 못할 지 몰라도 건강기능식품은 다르다. 규제 완화는 약국이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약국이 나서서 '상담을 거친', '개인 맞춤형', '나에게 꼭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는 없을까. 한 약사는 "이미 국민 대다수가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 시장은 날로 커지는데 우리는 '약이 최고다'라고만 외쳐야 되겠느냐"며 약국이 국민의 건강관리자로 직능을 확대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반드시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약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이 약사는 "반대하기보다는 약국이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기업이 얼마나 세련된 시스템을 선보이겠느냐. 하지만 약국은 전문성이 있고 단골 고객을 공략할 수 있다. 약사가 나서서 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도 완화가 옳고 그름을 다투던 단계는 이미 지나갔다. 지금 반대한다고 정부가 추진하던 변화를 철회할 리 만무하다. 종이문서의 전자화, 건강 관련 산업의 활성화는 이미 앞으로의 변화이며 세계적 추세다. 변화하지 말자고 지금의 것을 붙잡고만 있기보다 막을 수 없다면 신속하게 받아들여 약사가 주도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때이다.2019-08-28 06:14:29정혜진 -
[데스크 시선] 누구를 위한 신약개발인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부쩍 커지는 분위기다. 주로 신약개발 경험이 없는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뉴스 하나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거나 추락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도 주가가 휘청거리는 경우도 많고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주가가 치솟기도 한다. 분명 며칠 전 악재로 주가가 폭락한 기업이 어느 날 아무 이유없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현상도 종종 목격된다. 마치 거대한 도박판이 연상되기까지 한다. 시가총액 규모가 큰 바이오기업의 주가 급등락은 다른 제약바이오주의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정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출렁일 때 해당 기업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주주들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게재된 경우가 많다. 주로 ‘주주님께 알려드립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통해 주주들에 각종 이슈에 대해 해명하는 방식이다. 신약개발 경과 소개와 함께 장밋빛 비전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약 개발 임상시험에 차질이 빚어졌거나, 예상치 못한 실패가 닥쳤을 때에도 기업들은 가장 먼저 주주들에게 사과의 뜻을 내비친다. 물론 기업이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상세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만 일부 바이오기업은 사업 활동의 목표가 주가 부양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닌지 불편한 감정이 들 때가 있다. 대다수 바이오기업이 매진하고 있는 신약개발은 환자에게 획기적인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신약개발의 성공 여부보다는 주가 흐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때로는 애초부터 신약개발이 아닌 주식을 활용한 돈벌이 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 아닌지 하는 의심마저 들 때가 있다.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약이라는 그럴 듯한 아이템으로 포장해 주식 시장에서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헷갈릴 때도 많다. 연구자가 아닌 투자자가 바이오기업의 요직을 맡으면서 오직 주가부양만을 위해 정교한 메시지를 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신마저 들기도 한다. 이미 많은 바이오기업 임직원들이 주가 급등 이후 회사를 그만두면서 주식을 팔아 수백억원대의 수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많은 바이오기업은 주식시장 상장을 신약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인식한다. 상장을 통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상장 이후에는 증자와 사채발행 형식으로 자금 조달이 더욱 수월해진다.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주주들로부터 유치하는 바이오기업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바이오기업 입장에선 회사를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주가에 긍정적인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다른 제조업의 부진을 만회해줄 수 있는 새로운 희망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쏟아지는 악재로 기대감이 점차 불신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신약개발은 과학의 영역이다.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임상자료를 통해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임상시험 성공과 보건당국의 허가절차를 거쳐 시장에서 팔리는 매출로 상업적 가치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단 한번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신약 성과를 도출한 적이 없다. 험난한 과정을 뚫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이후 또 다시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업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기업들마다 발표하는 긍정적인 비전이 실현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신약개발은 주가가 아닌 환자의 치료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 기업들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신성한 신약개발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된다. 돈을 벌고 싶어하는 욕망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 중인 신약이 가치가 있다면 일확천금은 따라올 수 밖에 없다. 바이오기업들은 주가 상승률보다는 과학적인 수치로 신뢰를 축적해야 한다.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메시지는 '선동'일 뿐이다.2019-08-26 06:15:54천승현 -
[칼럼]약사회, 대정부 협상력·홍보전략 아쉽다재작년 12월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복지부 회의 도중 품 속에서 칼을 꺼내 자해한 사건이 있었다. 편의점약 품목 조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부가 품목 확대 쪽으로 결론을 몰아가자 논의를 어떻게든 중단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쓴 것이다. 약사라면 유쾌할 리 없는 일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이 사건이 약사회의 협상력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의약분업 이후 십수 년 동안 대약이 추진한 정책 중 실현된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에는 대약이 지금보다 강한 대정부 협상력을 지닐 수 있었다.병의원이 충분히 확충되지 못해 지역약국이 사실상 일차의료의 한 축을 담당했고, 정부도 약국의 이러한 역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국이 지역주민과 친밀한 관계여서 여론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던 것도 정치권이 약사를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에 한몫 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못하다. 대약이 정책 협상력을 높이려면 두 방향으로 노력이 필요하다. 하나는 약사가 국민에게 쓸모 있음을 보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특히 국민 신뢰는 장기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약사는 분명 국민 건강을 위해 필요한 직능이지만 의사처럼 대체불가능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사회가 상대 직능의 견제를 넘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우호적인 여론이 매우 필요하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반성할 부분이 있다. 한약분쟁 이후 언론에서는 약사를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 집단'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이 때문에 대약이 언급하는 각종 정책이 자기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치부되거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약사사회 전체로 볼 때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신뢰받는 전문가’로 인지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단적으로 언론에서 약에 관한 인터뷰를 약사가 아닌 의사가 하는 것을 흔히 본다. ‘약에 대해서는 약사가 전문가’라는 인식이 확고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로서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약사는 인체에 적용되는 모든 물질의 전문가임에도 흡입기 살균제 문제 등 각종 안전문제가 터졌을 때 약사들의 주도적인 역할이 적었던 것은 아쉬운 면이 있다. 대약은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 발생했을 때만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평소 국민 안전이 걸린 사안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전문가로서 권위와 신뢰가 쌓이게 된다. 최근 MBC에서 약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대약도 이를 활용해 여러 홍보 노력을 하는 모양이다.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드라마를 통한 간접적인 이미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국민이 직접 약국을 이용하면서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이다. 특히 불법을 저지르거나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일부 약국은 약사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약사사회의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홍보 전략과 전문성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대약 회무 중 가장 전문성이 떨어지는 영역이 홍보가 아닐까 한다. 특히 약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인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약업계 현안에 대해서는 약사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인 홍보 전략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 영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편의점 상비약 투쟁이 한창이던 2011년에는 대약도 이를 고려했다. 그러나 투쟁 국면이 끝나자 곧 흐지부지돼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약사회의 홍보는 개별 정책을 알리는 것을 넘어 약사 브랜드 형성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수단을 개발하고 통합해 운용해야 한다. 한마디로, 단편적인 시도가 아닌 장기적 전략과 큰 그림이 필요하다. 홍보 전략의 혁신을 통해 약사가 신뢰받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더 강한 정책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본다.2019-08-25 18:57:45데일리팜 -
[기자의눈]국민건강 담보로 한 건기식산업 성장[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최근 건강기능식품 산업 성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식약처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제조·판매·광고 등 시장 전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산업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우려가 되는 점은 파격적인 규제완화가 연이어 발표되는 와중에도, 허위과대광고와 부작용 관리 등 안전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건기식 부작용 관리에 대한 문제는 작년 11월 국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보고된 건기식 이상사례는 2893건이었다. 그러나 이중 원인규명이 이뤄진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건기식이 의약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 대해선 약사들도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급격한 시장 성장, 소분판매 등 파격적인 규제완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부실한 부작용 관리체계는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건기식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문제다. 건기식을 먹고 의약품 복용을 끊었다는 위험천만한 광고성 글들이 SNS로 무차별 확산되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의 광고 행태는 광고인지, 체험기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교묘해졌다. 세계 건기식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진 중국도 의약품 영역을 침범하는 건기식에 대한 문제에 봉착해있다. 이에 중국은 2020년 1월부터 건강(기능)식품 라벨에 특별알림란을 넣고 '치료효과 없음'을 기재하도록 하는 규정을 고시했다. 특별알림란은 전면의 30%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도록 했다. 의약품과 건기식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에 대한 구별도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는 의약품과 건기식, 건강식품의 경계가 모두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농수상식품유통공사 건기식 인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건기식을 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약 10%를 차지했다. 또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식품을 이름만 다르고 같은 의미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52.7%로 과반을 넘겼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건기식 광고에 대한 규제 역시 완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식약처가 인정한 공인검사기관 검사결과만 광고에 활용할수 있었다면, 앞으론 업종별·분야별 전문시험기관 등의 검사 결과도 가능해진다. 또한 동물실험 결과에서의 작용기전도 광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의약품과 건기식에 대한 구분이 더 희미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건강을 담보로 한 건기식 시장 성장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규제는 완화하되 모니터링은 강화하겠다'는 와닿지 않는 말은 답이 되기 어려워보인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기점검을 하고 안전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2019-08-25 18:38:50정흥준 -
[기자의 눈]"인보사 안전하다"는 논문을 못 믿는 이유[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 22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가 모처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인보사케이주의 안전성 관련 기사가 쏟아진 덕분이다. 코오롱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들이다. 내용은 그간 코오롱 측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코오롱 측은 미국의 정형외과계열 학술지인 '서지컬 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실린 한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새로운 세포 기반 유전자 요법의 안전성 및 효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인보사 세포 중 하나가 임상을 승인받을 때 보고된 세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10년 이상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데다 안전성을 의심할 만한 증거가 없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진은 "세포 착오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 치료제는 여전히 안전하다"며 "무릎 골관절염 치료를 위해 잠재력 있는 이 약을 계속 사용하고 연구하기를 기대한다(We look forward to the continued use and investigation of this potential 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 for the treatment of knee osteoarthritis)"고 밝히며 논문을 마무리했다. 논문의 내용보다 중요한 부분은 그 다음이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A. 몬트 박사는 authors' disclosures를 통해 후원업체를 소개했는데, 여기에서 낯익은 이름이 발견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티슈진(TissueGene)'이다. 연구내용의 중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 등에 따르면 그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주도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설령 연구자의 양심에 따라 연구가 중립적으로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인보사 사태의 실체는 바뀌지 않는다. 인보사 사태의 본질은 허위자료로 허가를 받아 환자와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없다는 논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주장에 불과하다. 이 논문이 피해를 입은 환자와 소액주주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도 아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반성하기를 기대한다.2019-08-23 06:15:46김진구 -
[기자의 눈] 정부·약사회, 공직약사 철학 세우자[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국가, 지자체 공무원으로 일하는 약사의 현실을 취재해야겠다는 결정을 한 배경에는 내가 만나온 일선 공직약사 특유의 얌전함이 있었다. '혼자 튀면 안 된다'는 공직사회 내 암묵적 합의 때문이었을까. 취재 차 접하게 된 공직약사 대부분은 이슈나 정책 관련 직접적인 설명이나 견해를 내비치기 보다는 조직 내 상급자 결정에 따르거나 원론적 설명 뒤에 서길 원했다. 의약품 전문가이자 사회적 엘리트로서 자부심을 대내외 어필하길 즐기던 여느 약사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에 공직약사의 처우를 소재로 한 취재는 자못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공직약사의 면허수당과 진급 등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취재차 만난 여러 약사들은 이같은 노파심을 단숨에 깨뜨렸다. 약사면허 수당이 34년째 월 7만원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의사, 수의사, 간호사 등 타 직능 수당이 주기적으로 오른 것과 20년 넘게 공직약무를 수행해야 가까스로 지자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실태를 토로하는 약사들의 표정에는 켜켜이 쌓인 애환이 서려있었다. 단순히 면허수당 인상폭이 반영된 봉급 상향과 상위 직급을 따내 보다 나은 공직생활을 보내기위한 약사 개인적 이익 보다는 '직능 파워게임'으로 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아쉬움이 깊었다. 나아가 공직약사 부재로 인한 국가, 지자체 약무공백에 대한 우려감도 적잖이 내비쳤다. 보건의료 산업 내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첨단 의약품 등 신약 출시와 만성질환약·마약류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연일 보도되는데도 서울을 제외한 일선 지자체 보건소에 약사 한 명이 없어 고품질 약무를 펼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일각에서 약사를 마치 월급과 진급에 매료된 몰지각한 직능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면서도 제대로 된 약무 행정을 펼치기 위해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고 공직약사가 자긍심과 사명감 속 공무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특히 약사 스스로 공직에 발들이길 꺼렸던 과거 약사사회를 반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취재에 응한 약사들은 하나같이 오늘날 다양한 직렬 내 공직약사의 낮은 경쟁력을 약사 스스로에게서 찾았다. 실질적 부와 사회적 명예를 위해 공무원으로서 약사 역할을 소홀히 해 스스로 공직약사 입지를 좁힌 측면을 약사사회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약사사회 스스로 노력과 국가, 지자체가 바라보는 공직약사 철학이 결합돼야 약무공백으로 인한 국민적 피해 최소화와 공직약사의 불합리한 처우 개선이란 두 과제가 함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지자체는 공직약사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해 전반적인 수요를 늘리고, 약사는 공직약사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며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일단 약사 대표단체인 대한약사회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인사혁신처가 소통면을 넓혀야 한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 8도에 약무공백이 발생한 지점은 어딘지, 공직약사가 왜 필요한지, 타 직능과 형평성 문제는 정말 존재하는지 등 긴급진단이 필요한 시기다. 튀는 것을 좀 처럼 꺼리는 공직사회에서 이같은 진단을 토대로 각 직역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무작정 '공직=사명감'이란 등식으로 불합리한 처우 개선에 소홀하거나 사회적 필요성 판단을 미뤄서야 미래 공직약사의 사회적 양산과 약무공백 해소는 요원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2019-08-20 18:00:07이정환 -
[칼럼] 정부의 약제비 적정관리 패러독스신약개발 실패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만분지 일의 성공확률이라 해명해도 국민적 기대가 크다 보니 실망감도 이에 못지 않다. 제약은 과학의 한계가 분명히 있음에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혹독해서 규제 강화의 빌미가 되고 민심도 금새 차가워진다. 의도와 무관하게 고혈압약 원료가 생동규제의 계기가 되고 일괄인하 때 사라진 계단식 약가제도를 되살리고 있다. 내친 김에 가산제 폐지 등과 같은 밀린 청구서도 슬며시 섞여 눈앞에 놓여있다. 이 와중에 공단으로부터 재정손실에 대한 청구서를 받아 든 제약사들도 있어, 예측하기 어려운 앞날에 대한 업계의 고민만 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제도개편은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재평가를 포함한 약제비 적정관리 방안에도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에 복지부가 2019 OECD보건통계(Health Statistics)를 인용한 보도자료에 눈에 띄는 내용이 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의약품 판매액과 소비량(구매력환산지수)이 634달러로 OECD평균인 472달러보다 34% 높다는 것이다. 팩트 체크를 해보니 해당 사이트에는 다른 자료도 있었다. 복지부가 인용한 OECD 의약품 소비량 통계에는 미국(1220달러), 프랑스(653달러) 등이 누락되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은 원내처방이 제외되었고 영국과 이탈리아는 일반의약품이 제외된 수치다. 그리고 일본은 국내 생산약제만 들어 있는 등 자료의 신뢰도에 의문점이 있다. 정부가 인용한 통계에서 멕시코는 90달러인데 반해 두 번째 자료에는 251달러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두 번째 통계에서는 2017년 국민 1인당 소비량(구매력환산지수)의 경우 오히려 한국(599달러)이 OECD평균인 601달러와 비슷하고 영국과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대다수 선진국의 수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두 자료를 비교할 때 20% 이상 큰 차이를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두 사이트 링크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stats.oecd.org/Index.aspx?ThemeTreeId=9 https://data.oecd.org/healthres/pharmaceutical-spending.htm indicator-chart 가끔은 통계가 가져오는 후속 조치에 대해 트라우마를 겪다 보니 합리적인 의심이 들 때도 있지만 이처럼 내용이 상이한 통계가 동시에 존재할 경우에는 자료의 선택권을 넘어 인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비슷한 예로, 지금도 전체 의료비 중에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질 때 약품비와 약제비를 혼동해서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약제비는 약품비에 관리료, 조제료 등 행위료가 포함된 영역이다. OECD는 약제비 통계(한국 21%, 회원국 평균 17%)만 제공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순 약품비(25%)와 혼동하기 쉽다. 비교대상에 따라 차이가 더 벌어져 편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얼마 전 국회 상임위 업무보고에서도 한 의원이 국내 약품비를 OECD 주요국가의 약제비와 비교하여 지적한 적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실해 보인다는 점이다. 바이오헬스를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겠다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국가비전을 선포했다. 전 부처가 합심해서 제약산업을 지원한다는데 이런 날을 언제 상상이나 했겠는가.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구 구백만의 스위스나 천백만 정도의 벨기에도 수십조에 이르는 글로벌 제약사들을 여럿 키워왔다. 내수시장이 작아도 제약강국이 될 수 있으니 전세계 시장에서 2% 남짓 차지하는 우리나라도 무한 가능성이 있다. 과거의 행태를 벗어나 인내심을 갖고 긴 호흡을 가지면 확실히 제약산업은 나라 밖이 금밭이요 꽃길인 것이다. 정부의 방향성은 산업발전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기업이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는 규제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제도개편을 반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직권조정은 다르다. 개편된 제도는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앞으로 출시하는 신규 제품부터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직권인하도 마찬가지다. 그 당시 정부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된 가격에 대해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여 후향적으로 인하시키는 조치는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다. 정부가 산업육성의 신뢰를 보여줄 좋은 기회다. 그 동안 관행적으로 답습해온 재평가와 직권조정 등 약제비 적정관리 방안에 대해 한번쯤 변하는 모습을 이번 정부가 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 다양한 'NO NO 캠페인'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제약업계가 외치는 'NO 인하' 외침도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2019-08-20 13:38:0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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