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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헬싱키선언과 제약기업의 정보공개지난 196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헬싱키선언이 채택됐다. 헬싱키 선언은 세계의사회가 규정한 윤리강령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연구에 대한 원칙을 담는다. 헬싱키선언은 임상시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준수해야 할 윤리원칙을 제시한다. 헬싱키선언에는 연구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은 임상시험의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도 명시됐다. 객관적인 연구 수행과 함께 연구 결과의 공개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승인받은 임상시험계획은 658건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2건의 새로운 임상시험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하루에 2건의 임상시험이 종료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찜찜한 상상을 해본다. 과연 매일 쏟아지는 임상시험의 결과가 모두 공개될까. 긍정적인 결과만 발표된 것은 아닐까. 연구자의 의도에 맞춰 편향된 결론만 발표되는 건 아닐까. 물론 많은 연구자나 기업들이 환자들에 최적의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양심에 따라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고의로 불리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은 늘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06년 발표된 한 연구를 보면 1992년과 2002년에 발표된 542건의 정신과 약물 임상시험을 조사한 결과 제약사가 후원한 임상시험 중 78%가 해당 업체의 약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이에 반해 독립적인 임상시험에서는 제약사 의약품에 긍정적인 결과가 48%에 불과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실제로 수행된 임상시험과 결과가 발표된 임상시험 건수에 대한 통계는 찾을 수 없지만 체감적으로 긍정적인 연구 결과에 비해 부정적인 연구 결과는 많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에 제출한 임상시험 중단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의약품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했다고 보고한 건수는 총 166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임상시험 계획은 총 2230건이다. 제약사나 바이오기업들이 중도에 포기한 임상시험을 모두 정부에 보고했다면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의 성공률이 90%를 웃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상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성공률에 10% 안팎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임상시험에 실패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사례가 많을 것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기업의 정보 공개에 대한 논란은 비단 임상시험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활동 및 경영상 주요사항의 경우 점검 대상 163곳 중 95.1%에 달하는 155곳이 기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개발비 중 정부보조금을 구분하지 않거나 신약개발 연구프로젝트의 향후 계획을 기재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이후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뒤늦게 사업보고서 정정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개발 활동과 계획, 경영상 주요 계약 등에 대한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했다. 연구개발비 중 정부보조금 정보를 별도로 기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일부 업체는 한 해 동안 투자한 연구개발비 중 정부보조금이 30%를 웃도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 활동에 상당 부분 쓰인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연구개발 정보 공개를 더욱 확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약기업들의 기업 활동을 공적인 영역으로 분류하는 시선이 많다.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사들이 개발한 많은 의약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로 약값을 깎아주기도 한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정보 공개 확대가 더욱 시급한 이유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다. 아직도 많은 현장에서 실무자간의 은밀한 정보 공유로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유 없이 치솟는 주가와 뒤늦게 공개되는 유리한 정보, 연일 치솟는 주가와 함께 뒤늦게 알려지는 합병 소식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은 땅을 치곤 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자본을 쥔 세력과 정보를 가진 기업 간 은밀한 작업이 펼쳐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나마 기업들의 정보 공개에 대한 인식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언제부턴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임상 실패 소식도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정보도 많아지는 추세다. 정부도 정보 공개 확대를 적극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임상시험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는 사례에 대한 벌칙을 신설했고, 임상시험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임상시험 정보 등록제도도 추진 중이다.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의식 변화가 절실하다. 아직도 많은 기업이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환자나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숨기는 것은 아닐까. 국민들이 낸 세금과 건보료를 사업에 활용하면서도 기업의 잇속을 챙기는 데에만 열중하는 것은 아닐까. 의약품의 개발 단계에서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 알려왔던 정보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사례는 없었는지 되돌아 볼 때다.2018-06-26 06:15:12천승현 -
[기자의 눈] 늦은 밤 나홀로약국에 '도넛'이 필요하다전에 읽은 어떤 글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도넛과 경찰관의 상관관계였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경찰관은 항상 백인에, 우람한 어깨와 잔뜩 나온 배를 하고는 경찰차에 기대 서서 도넛을 먹고 있는데, '미국 경찰은 왜 도넛을 많이 먹을까'가 그 글의 시작이었다. 미국 70, 80년대 한창 패스트푸드 붐이 일 때, 많은 도넛 가게들도 함께 융성했는데 이들의 고민은 심야시간 치안이었다. 가뜩이나 넓은 땅에 개인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미국 사회에서, 심야에 강도가 침입할 리스크를 안고 24시간 영업을 하려니 도넛가게 사장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민은 '어떻게 하면 경찰관이 가게를 더 많이 들르게 할 것인가'로 이어졌고, 몇몇 주요 도넛가게들이 경찰들에게 커피와 도넛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도넛가게를 들르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강도와 도둑은 조금씩 도넛가게를 멀리하게 되었단다. 우리가 알 수 있는 표면적인 '도넛 마케팅 스토리'는 이렇게 위트있지만, 이런 스토리가 만들어지기까지 미국의 수많은 도넛가게 종업원과 사장은 심야 강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가 현장에 있었다면 차마 눈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상황이 도넛가게에서 벌어졌을 거란 얘기다. 그 참혹한 일이 최근 우리나라 포항에서 재연됐다. 심야도 아닌 주말 저녁 시간, 약사와 종업원이 함께 있었음에도 이들은 난데없이 침입해 칼을 휘두른 괴한에게 상처를 입었고 어린 자녀의 엄마였던 30대 종업원은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돈을 노린 강도도 아닌, 조현병 환자임이 유력하지만 절박했던 그 상황에 괴한을 제압할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심야에 문을 연 상점,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약국뿐 아니라 어디나 이런 범죄에 노출돼있다. 우리 사회 전반의 치안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은 물론 옳다. 그러나 심야에 문을 여는 약국처럼 여직원과 여약사 종사자가 많으며, 몸이 아픈 국민들에게 절실한 공간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있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상황에 맞는 '도넛'을 개발할 때다. 약사회와 경찰청의 공조도 좋고, 경비업체와의 MOU 체결도 생각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도넛'처럼, 순찰을 도는 경찰이 한번이라도 더 들를 기회를 약국이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약국에 오는 경찰에게 무상으로 드링크를 제공하는 벤치마킹은 어떨까. 대관절 약국에서 일하던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약사사회가 이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심야시간 약국을 지키는 약사와 직원은 언제까지나 불안하고, 불안하고, 또 불안할 수밖에 없다.2018-06-25 06:29:30정혜진 -
[기자의 눈] CAR-T 강국, 중국이 전하는 메시지"당신의 암은 완치됐습니다." "그럴리가요, 다발골수종은 치료법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니요, 당신은 완치된 것이 확실합니다." 외신에서 전하는 다발골수종 환자 크레이그 체이스(Craig Chase, 57세)와 중국 암전문의의 대화다. 체이스는 중국 장쑤성인민병원에서 치료받은 최초의 미국인으로, CAR-T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에 6주간 참여한 뒤 3년간 앓아온 다발골수종 완치 진단을 받았다. 체이스는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7)에서 다발골수종 환자의 반응률이 94%에 달한다는 난징레전드바이오텍의 발표를 접한 뒤 고심 끝에 중국 임상연구 참여를 결심했다고 한다. 체이스의 사례는 중국이 CAR-T 세포치료제 분야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음을 드러내는 예로 자주 회자된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에서 진행 중인 CAR-T 관련 임상건수는 116건으로, 미국(96건)과 유럽(15건)을 돌파할 정도로 최근 몇 년새 CAR-T 관련 임상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비교적 유연한 규제부터 저렴한 인건비, 정밀생산 분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 우위를 차지할 확률이 상당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길리어드의 예스카타 2종이 미국에서 판매 중이지만, 아직까지 기술 초기단계여서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존슨앤드존슨(J&J)의 계열사 얀센 바이오텍이 작년 말 레전드바이오텍과 CAR-T 치료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이후로는 상업적 성공에 대한 신뢰감도 쌓여가는 듯 하다. LCAR-B38M의 임상데이터를 접한 J&J의 피터 레보비츠(Peter Lebowitz) 박사가 "(데이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블루버드바이오와 세엘진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보다 우수해보인다"고 극찬했다는 후문도 있다. 한 때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취급을 받았던 중국이 혁신적인 CAR-T 세포치료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요소를 거론한다. 그 중 하나는 CFDA(중국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의 규제정책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약개발 승인절차를 개선하고 혁신신약에 대한 우선심사와 특허보상 등을 강화하는가 하면, 글로벌 제약사에서 근무하던 해외 인재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정책을 펼치면서 신약개발 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레전드바이오텍을 필두로 우시바이오로직스,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 등 눈에 띄는 기업들이 하나둘 등장한 건 꾸준한 투자와 지원정책의 결과물인 셈이다. 최근 막대하게 유입되고 있는 해외투자금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15억 인구에서 비롯된 저렴한 인건비와 신속한 피험자 모집요소가 더해졌을 때 중국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갖는 잠재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국내 기업들이 5~10년 뒤 중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않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CAR-T 치료제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군에서 혁신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개별 기업들에게는 남다른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용을 얻기 위한 노력이, 정부에게는 보다 유연한 바이오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2018-06-21 06:28:35안경진 -
[칼럼] 공동판촉 뛰어넘은 국내제약 R&D 협업 롤모델국내 리딩기업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희귀질환치료제 공동개발 소식은 국내제약사 협업 방식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시그널이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최근 희귀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기업의 R&D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은 MOU 체결 이후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 협력 관계를 유지하지만,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한 만큼 추후 양사간 협업 시스템은 임상단계로 확대될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희귀질환치료제'라는 니즈를 갖고 있는 국내 상위제약사의 이번 결정은 제약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기업간 짝짓기는 코프로모션과 코마케팅이 주류를 이뤘다. 더 엄밀히 말하면 다국적사와 국내제약사 간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국내 상위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간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코프로모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영업력은 국내 상위제약, 제품력은 다국적사'라는 선입견은 오랫동안 코프로모션 형태가 고착화됐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다보니 부작용도 속출했다. 다국적사의 '돈 되는' 제품을 가져오기 위해 제살깎기를 감수했던 국내 제약사들의 마진 전쟁은 제약산업의 흑역사였다. 그러나 이번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R&D 협업 소식은 향후 제약사간 제휴 패러다임 변화와 협업 체계 다변화를 예고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다행스럽게도 그간 제약사들의 손잡기는 진화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다국적사들은 차츰 국내 상위제약사만을 파트너로 선택하지 않고 의원영업에 강세를 보이거나, 특정질환군에 경쟁력이 있는 중견제약사들과 속속 제휴관계를 맺고 의원시장을 공략했다. 또 마케팅과 영업분야에서 국내사-국내사간 눈에띄는 코프로모션 계약들도 등장했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제약사들의 인식 전환이 한 몫을 했다. 쓸만한 제품을 개발한 이후 '나홀로 영업'을 고집했던 국내사들이 이제는 함께하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고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내사들이 제네릭 위주의 제품개발 전략에서 탈피해 경쟁력있는 품목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국내사간 제휴 관계가 늘어난 주 요인이다. 해서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희귀질환치료제 공동개발 MOU를 계기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 집중됐던 제약사간 협업관계가 R&D 분야로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한과 녹십자도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내 제약산업계의 오픈이노베이션 롤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동제약 신약 ‘베시보’는 LG생명과학이 개발해 임상 2상이 완료된 B형간염치료신약을 일동제약이 가져와 임상 3상과 신약허가, 영업 마케팅을 전담한 의미있는 협업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제약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소형제약사들의 생산 및 연구개발 분야의 협력 체계 구축과, 국내제약사 간 영업 및 마케팅 분야 코프로모션, 다국적사의 국내제품 역 도입 계약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제약시장 흐름속에서 국내 상위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 움직임은 또 다른 성공스토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2018-06-20 06:30:15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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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방문약사제가 의사 처방권 침해일까일명 방문약사제도라 불리는 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 간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사업'이 연일 논란이다. 직능 간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대한의사협회가 개입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지난 8일 중복처방, 약물부작용 방지 등 투약관리 시범사업 실시를 위해 약사회와 MOU를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번 사범사업은 지난 3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3개월의 논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방문약사는 약국이 조제료 외 부수적인 상담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식 재택약사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는 상담료 몇 천원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교통비가 더 들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약사회가 여러 논란을 예상하고도 총대를 맨 이유는 약물의 올바른 사용과 투약관리에 대한 약사의 역할과 책임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건보공단 보도자료만 놓고 보면 방문약사 시범사업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혈압·당뇨병·심장질환·만성신부전 질환자 중 약품의 금기, 과다 중복투약 대상자를 선정, 방문 투약관리를 진행하는게 핵심이다. 건보공단 직원이 지역약사회 소속 약사와 함께 4회에 걸쳐 대상자 가정방문을 나선다. 이 때 약사의 역할은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중복처방과 약물부작용을 없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여기서 의협이 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14일 나온 1차 성명서를 보면 방문약사제도가 의사의 처방권, 국민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했다. 약사가 임의로 환자 의약품 투약에 개입하고 처방에 간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방문약사의 역할을 '약물의 올바른 사용관리, 유사약물 중복검증,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이라고 정하고 있다. 이 같은 역할은 현재 약국 내에서도 이뤄지고 있으며, 의약분업제도 내 환자들은 의료기관에서 받은 처방전에 대한 복약지도는 약사에게 받고 있다. 의협의 주장대로 라면 현재 약사들이 약국에서 하고 있는 복약지도도 '처방에 대한 간섭'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건보공단이 해명자료를 내자 의협은 다음날(15일) 바로 2차 성명서를 낸다. 방문약사의 역할로 규정한 약물의 올바른 사용관리는 의사들이 의료기관 안에서 복약지도료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3분 진료' 꼬리표를 떼지 못한 의료기관의 복약지도 수행을 과연 수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와 함께 의협은 대부분의 의원에서 적용 중인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을 꺼내들며, 중복처방과 금기사항 등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DUR 시스템을 이용한 처방·조제 변경률은 12.5% 수준에 불과했다. 2017년 1년 동안 5773만1000건의 처방전에 대해 경고창(팝업)이 제공됐지만, 이 가운데 724만5000건(12.5%)만 변경됐다. DUR 점검 의약품은 동일성분중복, 병용금기, 연령금기, 임부금기, 효능군중복, 노인주의, 분할주의, 용량주의, 투여기간주의, 안전성 관련 사용중지, 안정성 관련 사용주의, 비용효과적인 함량 사용 대상 등 12항목이다. 사실 DUR 점검만 제대로 이뤄져도 건보공단이 따로 약사회와 방문약사 시범사업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의협은 오늘(18일) 3차 성명서를 통해 또 다른 반박 논리를 개발했다. 방문약사 시범사업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 빅데이터의 경우 유출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선 건보공단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민감정보 빅데이터의 경우 비식별로 유출 우려가 없지만, 방문의 경우 환자를 특정할 수 있어 개인정보 식별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의협의 세 차례에 걸친 성명서가 약사 직능에 대한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방문약사제도는 허용할 수 없으니 의약분업폐기, 선택분업전환을 꺼내드는 대응 방식부터가 문제다. 건보공단과 약사회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제 막 MOU를 맺고, 계획안을 조율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도 있다. 이번 사업을 맡은 건보공단 건강관리실 건강지원부의 역할은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의료이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의사와 약사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환경을, 이번에도 역시 '밥그릇 싸움' 때문에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2018-06-18 06:29:20이혜경 -
[데스크시선] 주52시간 근무제와 일용직의 눈물새롭게 추진되는 제도와 법률 시행에는 늘 사회적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2000년대 초중반 도입된 주5일 근무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업은 생산성 악화에 기인한 고용 하락을 명분으로 반대 입장을 폈고, 노동계는 삶의 질 향상을 주장했던 때가 엊그제 얘기만 같다. 결론적으로 주5일 근무제는 큰 부작용없이 잘 안착돼 새로운 근로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15년여가 지난 2018년 7월 1일, 대한민국 노동환경의 일대 변혁이 예고돼 있다. 주52시간 근무제의 시작이다. 이 제도의 핵심 골자는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노동자의 권익 실현과 일자리 창출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 정부가 마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달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된다. 50~299인 기업은 2020년 1월 1일, 5~49인 기업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도입 시기의 차이일 뿐 사실상 우리나라 모든 법인(기업)에 해당되는 법제도다. 개정안은 '일주일은 7일'이라는 내용을 명시하면서 주 최대 근로시간이 현재 68시간(평일 40시간+평일 연장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에서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16시간이 줄어들었다. 현재 주 68시간은 고용노동부가 주 단위를 '평일 5일'로만 해석하고, 토·일요일은 법정근로시간 계산에서 제외해 휴일 근로로 각 8시간씩 더함에 따른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강행 규정이기 때문에 노사가 합의해도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 만약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은 분명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보장하는 법적 안전장치로 작용할 것이다. 워라인을 고수하는 억대 고액연봉자와 경제적 기반이 여유로운 직장인들은 환영할 만 하다. 물질적 풍요와 안락한 노후가 보장된 직장인(노동자)이 아니더라도 굳이 지금보다 적게 일하라는 데 싫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최근 시행도 되기 전, 여러 산업군에서 불가피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도심과 수도권 위성도시를 오가는 통근버스 배차 대란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당분간 시민들의 상당한 불편과 고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선진국형 노동법으로 대다수 노동자들의 권익 실현 기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하위 10% 사회안전망이 요구되는 사람들에겐 치명적 악법일 수 있다. 일하고 싶어 하는 그야말로 돈을 더 벌고 싶어 하는 일부 노동자들의 밥그릇을 빼앗을 염려가 있다. 20여년 전, H제과 공장 재경팀에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현지 공장은 관리직을 제외하면 지역 거주 아주머니 또는 필리핀 근로연수생 등으로 구성된 일용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몇몇 아주머니들과 해외에서 온 근로자들은 잔업과 특근을 도맡아 했다. 실수로 잔업 수당 몇 만원이 누락되기라도 하는 날엔 자신이 관리하는 잔업일지를 증거자료로 가져와 정정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필자는 퇴근 시간과 주말만 기다리는데 반해 그들은 잔업과 특근을 지상 최대 과제로 수행하는 여전사를 방물케 할 정도였다. 그들이 잔업과 특근에 목숨을 걸었던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암 투병 중인 남편의 병원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서, 필리핀에 두고 온 5식구의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서, 서울로 유학 보낸 자녀들의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저 마다의 이유는 다양했지만 목적은 한가지였다. 그때보다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지금도 공장 현장엔 그런 분들이 남아 있을까. K제약 공장장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예전보다는 아니지만 몇분 계시다는 대답이 돌아 왔다.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열심히 사시는 모습에 그 옛날 감동이 밀러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일하고 싶어도 돈을 더 벌고 싶어도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20년 차 제약공장 생산직 근로자 연봉이 40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잔업과 특근을 풀로 뛰었을 경우, 약 30%의 임금 상승효과가 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그들의 신성한 땀의 댓가 1200만원을 박탈한 셈이다. 그렇다면 근무시간 단축의 또 다른 목적이라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은 어떨까. 향남제약 공장 소재 제약기업 공장장 상당수는 자동화시스템으로 빠른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JW중외제약의 경우 글로벌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공장 자동화 설비를 갖추며, 국내 제약사들의 생산시설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아이러니한 법제도다. 좋은 것 같으면서도 합목적성에는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원인은 한가지다. 52시간 초과 근무를 불법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시간에 매몰돼 함정에 빠진 것이다. 주 38·52·68시간이 포인트가 아니다. 시간외 수당과 특근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착취·착복·편취하는 것이 불법이다. 차라리 하루 8시간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1분이라도 초과 근무를 하고, 주말에 특근을 할 경우, 무조건 통상 임금의 1.5~2배를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52시간 근무제'였더라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무엇을 놓쳤고, 어떤 점을 다시 한번 고민해 미생이 아닌 완생의 주52시간 근무제를 재창출해야 할 시점이다.2018-06-18 06:29:20노병철 -
[칼럼] BTS 빌보드 1위가 헬스케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방탄소년단(BTS)의 앨범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18년 5월 마지막주)를 했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차트 1위를 한 것은 빌보드 78년 역사상 처음이고 우리나라도 물론 처음이다. 성공비결은 기존 kpop이 댄스음악위주인 반면 BTS는 글로벌 트랜드에 맞쳐 힙합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을 결합한 익숙한 비트, 케이팝특유의 칼군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팬덤(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형성 등이라고 한다. 한편 BTS의 선전은 가요계 등 문화산업뿐만이 아니고 한류로 인해 국내 화장품, 뷰티산업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문화산업의 성장으로 뷰티.화장품, 일부 일반의약품의 성장이 이어질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산업 중 게임산업의 성장은 청소년의 정신건강관리같은 헬스케어의 신영역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헬스케어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업 중에는 문화산업외에 IT산업이 있다. IT산업은 모든 산업이 생산과 서비스의 지능화를 촉진시켜 4차산업화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특히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기술이 진단과 신약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얼마 전 국내에서 개최된 IT전시회에는 미래의 IT기술 전시와 세미나가 있었다. 주요 내용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가상/증강현실, 빅데이터, 블록체인등이다. 이렇듯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미래 전망을 할 때 타산업의 동향 파악이 중요하며 그것을 다시 소비자(환자)의 수요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의 수요를 보여주는 통계로는 한국은행의 가계별 소비 동향이 있다. 이 지표를 보면 최근 10~20년 동안 늘어난 소비 부문 중 으뜸은 의료보건이다. 의료보건의 소비성장률은 최근 10년 연평균 소비성장률(2.04%)에 비해 3배인 6.51%로 놀랄만한 수준이다. 다음으로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부문은 오락문화의 성장률(3.41%)이다. 그에 반해 교육의 성장률은 & 8211;1.16%, 주류 및 담배의 성장률은 0.47% 수준으로 평균에 비해 낮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의료보건은 고령화 추세의 진전에 따라, 오락 문화 부문은 1인당 GDP성장과 이로 인한 재미욕구 확대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우리가 헬스케어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수요동향과 타산업의 성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편 40, 50대 두명의 직장인이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차트 1위를 했다는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한 직장인이 “방탄소년단이 몇 명이지?”묻자 다른 직장인이 “6명인가 잘 모르겠는 걸” “내가 마지막으로 관심있게 본 아이돌은 소녀시대라 잘 모르겠네“. 이런 평범한 직장인의 대화를 들으면서 방탄소년단(BTS)의 새앨범을 유튜브를 통해서 들어봤다. 한번 들으니 잘 모르겠다. 여러번 더 들어봐야겠다. 느낌이 올지는 모르겠다.2018-06-18 06:21:08데일리팜 -
[칼럼] '벨기에'가 부럽다면, 국내 제약도 변해야한다정부의 신약개발 지원에 대한 롤모델을 논할 때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는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벨기에는 인구가 1100만명으로 세계 78위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면적도 30528㎢로 우리나라 경상도 면적 수준이다. 이 작은 나라가 인구 당 임상시험 수 세계 1위고,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는 글로벌 신약의 5%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반전이다. 벨기에 총 수출액의 10% 이상은 의약품이 차지하고 있고, 벨기에 정부의 신약개발 R&D 투자 규모는 총 15억 유로(1조 8750억 원)에 달한다. 신약개발 투자금액은 벨기에 전체 제약 바이오산업계 R&D투자액 25억 유로(3조 1250억 원)의 40%에 육박한다. 이 같은 성과의 근본은 벨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와 정책지원에서 나온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 신약개발 R&D 투자액이 1조 3000억 원이지만 전체 규모의 92%인 1조 2000억 원을 제약산업계가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 8%인 1000억 원 정도만 정부의 지원(2015년 보건산업 연구개발실태 조사분석, 보건산업진흥원)금액이다. 국내 제약산업계는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비중을 현재 민간 투자의 8% 수준에서 최소 2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국가 연구개발 투자 대폭 확대가 절실하다는 제약산업계의 지속적인 건의가 서서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약개발연구조합 등 제약단체가 최근 복지부 등의 의뢰로 진행하는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을 위한 설문조사'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협회측은 오는 18일까지 제약기업·바이오벤처·학계·의료계 등을 대상으로 신약개발 지원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 조사는 복지부가 시행중인 신약개발 지원사업이 올해 또는 내년 종료됨에 따라 신규 사업을 기획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트렌드와 연구역량을 감안, 향후 10년의 국가신약개발지원 전략과 운영방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내 신약개발 수준 및 정부 지원사업 진단, 비임상 부문 개선필요 및 인프라 강화 방안, 임상 부문 개선필요 및 인프라 강화 방안, 오픈 이노베이션 및 글로벌 진출 현황·수요, 신약개발 수요(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계획)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R&D 과제를 어느정도 오픈해 달라는 취지다. 그래야 정부에서도 R&D 투자지원 금액을 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정부의 신약개발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우려되는 부문도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R&D 프로젝트를 모두 공개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협회가 의욕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제약기업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미온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해서 정부의 신약개발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번만큼은 국내 제약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의 투자지원이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제약 바이오산업계도 ‘할일은 했다’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제약산업계는 과거와 달리 어느정도 글로벌 토양이 마련됐다. 이젠 정부 R&D 투자지원 규모 확대와 자금의 효율적 배분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만큼 일선 제약기업들도 달라져야 한다. R&D 설문조사에 적극 참여해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은 제약사나 정부 둘 중 하나가 노력한다고 해서 갖춰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도 제약업계 의지를 확인하고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책을 통해 제약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하고, 제약업계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이 필요하다.2018-06-15 06:30:15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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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워라밸 외치던 제약사, 다 어디갔나이상하게 작년말부터 '휴무일'을 확대하겠노라 홍보하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직원들의 '연가'를 제대로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어찌보면 당연한 조치라 홍보거리도 아니다. 하지만 한창 더울때 기계 안 돌갈때만 '반짝 쉬던' 제약사들이 갑자기 직원들에게 연가를 보장해 연말휴가나 자율휴가를 준다하니 갑작스럽지만 환영할 만 했다. 정권이 바뀌고 사회 전반적으로 노동 효율성과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일명 워라밸)을 중시하는 풍토가 형성되면서 제약사들도 이에 동참하는 듯 했다. 하지만 7월1일부터 시행하는 주52시간 근무시간 단축에 대응하는 제약사들을 보니 '워라밸'을 외친 제약사들이 진심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영업사원들에게 오래 근무한다는 '티'를 내지 말도록 하는 '꼼수'에 정말 기가 찬다. 거래처 방문을 확인하는 시스템인 '콜'을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6시 이후에는 찍지 말라거나 근무시간 이후에는 법인카드 결제를 하지 말라는 지침들이 그렇다. 어떤 회사는 공식적으로만 9시부터 6시까지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늘 하던대로 오전 7시까지 출근하라는 데도 있다고 한다. 제약회사에 주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이 실제로 주40시간 이후 초과 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았는지도 의문이다. 분명한 건 기업들이 초과 근무 수당을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괜히 잘못걸려 사용자가 법적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다만 주52시간제 적용에 따른 부작용이 있다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13일 지방선거날에도 쉬지 않고 일한 제약사들이 여럿 있었다. 아직까지 근무시간은 실적과 비례한다는 인식이 제약업계에 그대로 남아있다. 분명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사용자 입장에서는 주52시간 근무가 탐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을 이끄는 다수의 종사자들이 느끼는 워라밸 수치로 볼 때 주52시간 근무시간은 여전히 길다. 참고로 OECD 국가 중 근무시간이 짧기로 유명한 독일은 주38.5시간 근무제를 적용하고 있다.2018-06-14 06:30:00이탁순 -
[데스크시선] 공급거부 의약품, 약인가 총인가최근 일부 외자 제약사들의 자사 의약품 공급 중단 또는 지연으로 환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원성이 줄을 이었다. 게르베코리아의 리피오돌울트라액(아이오다이즈드오일)과 한국오츠카제약의 아이클루시그(포나티닙염산염)가 그것이다. 이들 약제는 보험급여 의약품으로, 특히 국내에서 대체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사회적 문제로 커질 위기에 놓였었다. 게르베코리아의 리피오돌은 퇴방약으로,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리피오돌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약가조정을 신청했다. 리피오돌은 2012년 약가조정 신청으로 가격을 일부 보전받은 바 있지만, 업체 측은 2015년 이후 수입 원가상승 등 손실을 주장하며 기존 약값의 5배 인상을 요구하며 공급을 하지 않았다가 지난주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의 통과로 퇴방약의 지위를 포기하고 보통의 약가협상 절차를 밟게 됐다. 아이클루시그는 3세대 표적항암제로,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된 약제다. 두 달 전 보험상한가를 결정하고 급여목록에 등재된 이후에도 업체 측이 공급하지 않았다가 환자들의 격렬한 반발과 정부의 주시 이후 오늘(11일)부터 시판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두 약제의 공급차질 상황은 각기 이유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환자 입장에선 공급거부였다. 이웃 나라 또는 외국에는 버젓이 공급되는 약제가 시장이 좁고 상대적 저가로 책정된 우리나라에서 공급이 지연 또는 차단됐던 이유는 결국 약가 불만족일 것이다. 생명을 살리려는 의약품이 도리어 총과 칼이 되는 순간이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의약품이 사실상 사회적으로 공공재로 인식되는 것은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환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볼모로 인식하게 만들고 이를 막으려는 정부조차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신속하게 제도를 고치고 재발을 막을 수 있을 법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복지부는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리피오돌을 계기로 퇴장방지약지정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아이클루시그는 급여상한가계약서상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태는 일단락된 것 같아 보이지만 이제 시작인 셈이다. 환자들은 과거 글리벡과 푸제온 공급거부 사태를 트라우마처럼 안고 있다. 기술력 있는 다국적제약사들이 약가를 올려받기 위한 전략적 공급거부로 벌어지는 피해는 다양한 목소리로 표출된다. 환자단체들은 강제공급 실시와 병행수입 조치를, 시민사회단체에선 특허권을 획득한 의약품에 대한 과도한 특혜 부여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다. 나라 간 통상무역 상황에 따라 국민들의 모든 니즈를 수용할 순 없겠지만, 공공재로서의 의약품을 하나의 '무기'화시키는 이 같은 역사가 또 다시 되풀이되지 않게 굳건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숙제이자 의무다.2018-06-11 06:29:20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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