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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쟁 약물 '뒷담화'와 외자사의 품격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의 대외활동을 보면 아무리 이슈를 쫓는 기자라 할 지라도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적지않다. 기자간담회, 미팅에 참석할 때, 보도자료를 확인할 때면 경쟁제품에 대한 직·간접적인 깎아내리기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애써 편한 제품명을 놔두고 굳이 약제 '성분명'을 구사하며 나름의 중립성(?)을 지켜왔던 키닥터들의 멘트도 강해지고 있다. 다양한 임상을 통해 자사 의약품의 우수성,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널리 알리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연구 결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닌 미루어 짐작되는 '예측'을 갖고 경쟁 제품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 직접비교임상이 아닌 임상 결과로 내성, 부작용, 효능 면의 평가를 내린다거나 또 백신의 면역원성에 대한 비교임상을 예방효과의 우위로 분석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또 아직 국내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제품의 해외 데이터만을 갖고 국내에 출시된지 오래된 품목을 비교하는 경우, 상대 측의 적응증 확대가 갖는 의미에 대한 폄하 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물론 경쟁제품에 대한 질문을 쏟아 붓고 대결구도를 부추기는 언론에도 책임은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경쟁제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중립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왔던 제약사들의 경향이 바뀌고 있고 되레 먼저 나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약 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그만큼 신약에 대한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약은 외자사의 자부심이다. 굳이 'OO보다 좋다'가 아니어도 충분하다. '다국적제약사의 품격'이 유지됐으면 한다.2015-10-15 06:14:50어윤호 -
동네약국 지갑 털고, 제약회사 생살 깎겠다는 것인가정부가 '구입가미만 판매 금지 규정(약사법 시행규칙 44조)'을 없애려하는 것은 가격을 두고, 약국은 약국대로, 제약회사는 제약회사대로 무한 출혈경쟁, 이전투구를 하라는 적극적인 주문과 다르지 않다. 달리말해, 동네약국에겐 구입가대로 파는 것도 못마땅하니 제로마진도 포기하라는 요구에 다름아니며, 제약회사에겐 최저가 입찰에서 1원 낙찰도 부족하니 할 수 있다면 '전단위 경쟁'까지 하라고 신작로를 깔아주는 꼴이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지금보다 더 경제적으로 구매활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겠지만, 이는 주먹구구만 해봐도 근시안적 소탐대실임이 금세 드러난다. 주춧돌이 눈에 거슬린다고, 이를 빼내 건물을 무너뜨리자는 것과도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염려되는 지점은 바잉파워 면에서 뒤쳐지는 동네약국의 몰락이다. 판매력 높은 대형약국과 동네약국이 제약회사나 도매업체로부터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는 가격은 애초부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가격경쟁은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이고, 동네 곳곳에 포진해 소비자들을 맞는 소형약국은 견딜 재간이 없게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해 당연히 대형약국 쏠림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소형약국은 경영난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싼맛에 대형약국을 찾게될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동네약국이 하나 둘 사라지게 될 것이다. 가격경쟁 분위기에 편승해 대형약국이 일부 미끼 품목으로 가격유인을 할 경우 양상은 한층 심각해 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네의원에서 처방을 받고도 나중에는 대형약국을 찾아 거리로 나서야 할 판이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아예 동네의원조차 멀리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곧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도 마땅한 해법이 없는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한 예다. '구입가미만 판매금지 조항'이 사라지게 되면 제약회사 또한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될것이다. 진원지는 지금도 1원 낙찰로 인해 적잖은 문제가 유발되고 있는 대형병원의 전문의약품 입찰시장이다. 만약 '구입가 미만 판매 금지 조항'마저 사라지게 되면 최저가 입찰제, 구매력 높은 대형병원의 그칠줄 모르는 저가구매 욕구, 이를 부추기는 정부의 저가구매 장려금제가 어우러져 출혈 경쟁은 막장까지 갈 게 틀림없다. 문제가 내재화돼 있는 상황에서도 입찰시장 질서가 그나마 꾸역꾸역 가고 있는데는 구입가미만 금지조항의 긍정적 역할 때문이다. '할 수만 있다면 1전에라도 낙찰시키려'는 도매업체의 원초적 욕망을 견제하고, 그나마 일부 품목이나마 적정 입찰 하도록 견인하는 장치가 바로 약사법 시행규칙 44조다. 대형병원 원내 입찰의 결과는 궁극적으로 원외처방으로 이어져 이를 포기하기 힘든 제약회사들은 '마음대로 가격을 적어낼 수 있는 도매업체들의 볼펜 끝'에 따라 춤출 수 밖에 없다. 알려진 것처럼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약들이 유통가를 휘젓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하나부터 열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통제를 가하는 보건산업과 보건의료시스템에서 '공정한 거래'는 공급자들이 무한 출혈경쟁을 하도록 유인해 소비자가 싸게사도록 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과 보건의료 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적정 생태계를 관리,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정거래일 것이다. '국민이 싸게살 수 있다는데 무슨 토를 다느냐'는 식의 주장은 포퓰리즘의 구호에 불과하다. 구입가 미만 판매 금지 조항의 해체는 시장 자율경쟁의 첨병이라는 판매자표시가제(오픈프라이스제)와도 크게 어긋난다. 판매자표시가제는 대형약국이든, 소형약국이든 구입능력 등 각자 공급자 처지에 맞게 가격을 책정해 경쟁하라는 뜻이다. 여기에 구입가미만 판매 금지조항이 덧붙는 것은 자율경쟁의 기반에서 제로마진까지 소비자를 위해 내놓아도 좋다는 의미다. 제로마진 이하의 경쟁을 금지하는 것은 공급자, 다른 말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원들에게 '최소한의 산소호흡기'를 나눠준 것이나 한가지다. 구입가미만 판매금지 규정은 '싼게 비지떡'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로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2015-10-13 06:15:41데일리팜 -
[기자의 눈] 배려라는 약사, '삐끼 영업'이란 환자최근 기자에게 한통의 메일이 날라왔다. 자신을 약국의 한 고객이라고 밝힌 발신인은 "요즘 대형병원 인근 약국들에 '삐끼' 영업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발신인은 한장의 사진도 첨부했다. 사진에는 커뮤니티에서 서울 아산병원을 다녀온 환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곳 문전약국들의 승합차 호객과 관련된 대화였다. 환자들은 한마디로 약국의 도를 넘은 서비스가 "무섭다"고 입을 모았다. '약국 삐끼 승합차 아저씨들 따라가도 되는건가요'를 제목으로 한 커뮤니티 글에 네티즌들은 자신도 같은 경험을 겪었다며 두려웠다고 했다. 승합차를 병원 앞에 세워두고 약국이나 터미널까지 바래다준다며 손짓하는 기사들이 두렵고 따라가도 되는건지 꺼려졌다는 거다. 서울 아산병원을 비롯한 일부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의 도를 넘은 호객행위와 승합차 서비스는 분명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심심하면 언론의 타깃이 되고, 잊을만하면 보건당국의 적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이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들을 기습 단속해 약사 20명과 운전자 40명 등 60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이번 단속으로 사실상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 대부분은 적발 대상이됐고, 이곳 약국장과 직원 다수가 법적 제재를 받게 된 셈이다. 약국의 호객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언제든지 법의 잣대를 드리대면 처벌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취재하고 그곳 약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이 있다. 그 과정이 곧 환자들을 위한 배려이자 서비스라던 약사들의 말이다. 병원 특성상 약국과의 거리가 멀고 대형병원인 만큼 장기 처방 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다는 게 그들의 생각. 자정을 위해 승합차 서비스를 없애니 오히려 환자들의 불편과 민원이 폭주해 지역 보건소도 난감해 했다는 게 그들의 말이었다. 의료, 약료 문제에 있어선 언제나 환자 편의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환자라고 밝힌 발신인의 메일을 보며 약사들이 말한 '서비스'는 오히려 그들의 이익을 위한 이기심이 불러온 변명에 불과하진 않을까 생각해 봤다. 환자를 위한 서비스, 그 뒤에 따라오던 다른 약국들과의 경쟁 속 생존을 위해 멈출 수 없다던 그 말이 오히려 그곳 약사들의 속내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배려도 도를 넘어 상대를 불편하게 했다면 분명 민폐다. 수년간 이어져 온 민폐 서비스가 약사사회를 위해서도, 환자를 위해서도 강제가 아닌 자정에 의해 사라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2015-10-12 06:14:49김지은 -
[기자의 눈]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미련 버려야건강보험증 부정사용으로 누수되는 연간 건강보험 재정 누수액은 13억원 규모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금액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원 이상 천문학적 금액이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추정이 있지만 말그대로 추정일 뿐이다. 반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공단 의뢰 연구 중간결과를 보면 IC칩을 내장한 전자보험증을 도입하는 데 48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손가락 셈법을 하면 13억원 막으려 4800억원을 쓰자는 논리로도 들린다. 같은 상임위 문정림 의원은 전자주민증도 국민들이 반발해 거부됐는데 더 민감한 정보가 담겨질 전자건보증을 사회적 논의절차도 없이 건보공단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닌 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런 물음표는 김성주 의원이나 문정림 의원의 생각에 그치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구동성 전자건보증 도입을 경계하거나 우려하는 지적을 쏟아냈다. 그런데도 건보공단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자료에서 IC카드 도입이 DUR과 비교해 감염병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며 여전히 전자건보증 도입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우려섞인 목소리에 뒷걸음질쳤던 건보공단 국감장에서의 성상철 이사장의 모습과 사뭇 다른 태도다. 전자건보증은 개인질병정보 유출 가능성 때문에 국민 정서상 거부돼 왔던 이슈였다. 그래도 과거 DUR시스템이 없었을 때는 이런 부정적인 우려도 있었지만 나름 유의미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적어도 응급상황에서 신속히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전자건보증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DUR시스템을 통해 환자 약력정보가 포괄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앞으로는 3개월치 이력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이 확장 보완된다. 관건은 본인확인이다. 현 종이건보증은 가입자 1명의 보험증에 피부양자가 일괄 기재돼 있다. 가입자와 피부양자 개개인에게 종이 건보증을 내주지 않는다. 반면 전자건보증이 도입되면 가입자 뿐 아니라 피부양자 개개인에게 IC카드를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상정할 수 있다. 5000만개 이상의 전자건보증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소요될까. 여기다 재발급 비용은? 또 가입자나 피부양자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이용할 때 신분증처럼 이 전자보험증을 항상 지참할 수 있을까. 의료기관과 약국은 진료 또는 조제전에 전자보험증에 박힌 사진을 통해 수진자 본인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있을까. 사실 DUR 사전점검이 의무화되고 현 시스템이 더 확대 발전된다면, 그리고 최동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진자 본인확인 의무가 의료기관과 약국에 부여된다면 막대한 비용이 투여되고, 개인정보 유출우려까지 있는 전자건보증은 별다른 효용이 없어질 수 있다. 적어도 증 도용이나 대여가 전자건보증을 도입하는 가장 큰 명분 중 하나라면 더욱 더 그렇다. 결국 건보공단이 무자격자의 부당한 건보이용을 제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진료단계에서부터 수진자 본인확인이 이뤄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지, IC카드 세계를 엿보는 게 아니다. 미련은 미련으로 남기고 버릴 건 버리자.2015-10-08 06:14:50김정주 -
바이오 1세대 벤처창업자들, 새도전 나서야추석과 함께 2015년도 세 분기가 지나갔다. 오래 기억에 남을 해이면서, 다가올 향후 5년간 갈 방향이 제시되고 있는 한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의 조류가 바다위 바람의 흐름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심해의 흐름으로 결정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도 쉽게 바람과 그로 인한 잔물결에 시선과 관심을 빼앗기는 경향이 있다. 제약바이오 시즌 2014년과 2015년의 특징을 생태계 참여자들의 변화를 중심으로 몇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1. 새로운 자본가들의 출현 한국에서 바이오에 투자하는 자금은 2000년도부터 꾸준히 창업투자사(venture capital) 자본이었다. 창투사가 운영하는 펀드에 자금을 공급하는 출자자 (보통 LP, limited partner)들의 구성을 본다면 한국 VC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의 현재 펀드들의 LP를 보면 직간접으로 정부와 연관된 자금은 거의 없다. 실리콘밸리 및 그를 뒷받침했던 VC들이 캘리포니아에 먼저 형성된 것이 Capitol Hill (워싱턴 정치가)와 가장 멀리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VC는 정부와는 상관없는 투자그룹이다. 일본도 일부 정부 연관 자금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순수 민간 재무투자가 혹은 일부 전략적투자가들의 자금이다. 이에 비해서, 한국은 아직도 대부분 펀드들의 시작이 정부에서 출발한다. 정부부처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 혹은 모태펀드 등에서 펀드가 설계 되고, 공모가 나가면, 창업투자사들이 해당 펀드의 운용사(GP, General Partner)가 되고자 응모를 한다. 정부 혹은 모태펀드에서 응모 VC 들을 심사해서 운영사로 선정하면서, 전체 펀드 규모의 30% 내외를 출자하기로 약정을 한다. 운용사로 선정된 VC들은 전체 펀드의 나머지 부분을 민간에서 모집하게 되나, 사실 국민연금 등을 고려하면 순수 민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한국 VC들은 활동의 제약이 많다. 여성펀드, 지역펀드, 청년펀드, 등등…. 정책적 의무사항이 있어서, 회사의 성장성 자체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그리고 후보기업의 발굴과 검토 및 승인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매우 보수적 기준으로 보게 된다. 이런 성격의 반민반관 펀드를 운영하는 민간 VC들이 국내 바이오 분야에서의 자금의 공급 측면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였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개인 재력가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투자기업들을 발굴하고, 평가 및 자금집행하면서 자금공급 측면에서의 기존 VC들의 독점체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특징은 대부분이 순수하게 투자를 통하여 부를 쌓은 금융자본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기존 VC들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바이오벤처들의 다양한 필요에 대해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투자를 이끌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신흥 투자가들이 '바이오분야를 기존 VC보다 기술적으로 더 잘 이해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가-바이오기업가 관계를 좀더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좀더 과감한 바이오벤처들에게 자금공급을 하고 있다는 소식들이고, 좀더 상호 협조적 관계설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이러한 변화에 대해 오랫동안 바이오업계의 유일한 자금원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기존 VC들이 응답할 차례인 것 같다. 2. 기존 VC 들의 투자 영역 확대 작년부터 기존 VC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VC들은 해외 투자 실적이 차츰 쌓이고 있고, 후발 주자들도 해외투자 영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는 VC들이 운영하는 펀드의 규모가 커지고, 국내 신규투자 후보기업들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비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도 요인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 VC들도 내부역량도 쌓이면서, 중국뿐 아니고, 미국 쪽으로 투자의 대상을 넓히는 추세는 아주 뚜렷해지고 있다. 해외 투자를 통한 VC들의 식견제고는 향후 국내 바이오벤처들에게 상당히 건설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보면 투자가들에게 투자후보기업을 공급하는 주체가 그 동안은 '국내 연구자들'이 유일하여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면, 이러한 독점관계도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그 동안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독점적 자금공급원인 VC들'에게 '독점적 기회 제공자'로서 특권을 누렸다. 국내 VC들이 해외 투자를 할 여력이 없었던 상황에 대한 반사이익이라고나 할까? 이제 더 이상 한국 VC들도 한국 과학만을 바로보고 있지 않다는 것은 바이오벤처들에게는 좀 힘든 상황이 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바이오벤처들의 실력제고를 유도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다. 3. 기웃거리는 바이오1세대 여기서 필자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바이오벤처 1세대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2000년 초반 혹은 중반에 IPO를 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벤처들의 창업자들이다. 필자가 늘 주장하는 것은 이 분들이 '자신이 창업한 벤처'에 묶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빨리 그 회사로부터 나와서 '전문적 식견을 가진 엔젤투자자 겸 멘토'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분들이 경험한 '10여년간의 기업가로서의 경험'은 본인들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자산'이다. 그런데, 우리 자본시장은 이런 분들이 M&A 를 통해 회사를 팔거나, 현금화하는 것에 부정적인 듯하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분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우리 한국 바이오의 생태계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다. 바이오벤처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1세대들이 빨리 '식견이 있는 전문 인큐베이터로서의 엔젤투자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조금씩 그러한 징조들이 보이고 있다. 이분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고, 또 주변에서 이러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좀더 가시적인 움직임들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투자가들과 바이오기업가들은 자전거의 양바퀴와 같이 서로가 필요하고, 일방의 수준이 상대방의 수준을 유도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본공급 독점체제'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새로운 성격의 투자들의 출현)는 징조와, '과학공급의 독점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 (국내 기존 VC들의 해외투자 확대)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바이오의 가장 큰 자산인 '1세대 벤처창업가'들이 전문적 인큐베이터로 활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은 이제 한국 바이오가 한단계 질적 성장을 할 준비가 다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새로운 한국 바이오 시대의 서막이다. 2015년 여러가지 뉴스와 출렁이는 주가들 밑에서 새로운 바이오 시대의 징조들을 살짝 훔쳐보며 2016년을 준비해본다. 이제 더 많은 과학자들이 창업을 준비할 때이다.2015-10-06 12:15:00데일리팜 -
근무약사 퇴직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퇴직금을 포함해 월 400만원을 지급하고 4대보험 본인부담금 및 근무약사 갑근세(이하 갑근세)는 약국장님이 부담하기로 구두로 계약하고 한 5년 정도 친하게 지내며 일하신 근무약사님이 갑자기 일을 그만두면서 계약과 달리 퇴직금을 달라고 하면 약국장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지 않아도 될까요? 만일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억울(?)하겠지만 퇴직금을 지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4년에 한 약국에서 실제 있었던 사례로 계약 당시인 2009년에는 대부분의 약국이 퇴직금에서 자유로웠던 때 이므로 이러한 근로계약을 하신 약국장님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컬럼에서도 언급했듯이 퇴직금의 분할지급 및 중간정산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퇴직금은 꼼짝 없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아직도 많은 약국장님들이 근무약사가 부담해야 할 4대보험 본인부담금과 갑근세를 약국장님이 부담하는 형태로, 후진적인 형태의 근로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진적 근로계약은 세무상 문제 뿐만 아니라 노무상으로도 많은 문제와 다툼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사항 입니다. 그러면 근무약사 한명을 채용하면 월급 외에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어떻게 될까요? 예들들어 근무약사 한명에게 월 4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채용할 경우 추가적인 부담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연급여 4800만원 외에도 추가적으로 1536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이 발생하게 됩니다.(대략적으로 채용한 근무약사의 4달치 월급에 근접하는 금액입니다.) 이중 4대보험 본인부담금과 갑근세를 합한 670 만원은 약국장님이 부담할 금액은 아닙니다. 그런데 기존처럼 4대보험 본인부담금과 근무약사 갑근세를 약국장님이 내주는 형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분할해서 이미 지급한 것으로 여겼던 퇴직금까지 추가적으로 약국장님이 책임을 진다면 결국 1070 만원의 부담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법대로 4대보험 본인부담금과 갑근세는 근무약사님이 납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기존의 4대보험과 갑근세를 약국장이 책임을 진다는 관행을 한번에 바꾸기 어렵다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조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번째,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작성 하십시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시간외 근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을 근로자가 요구하면 법적으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 근로계약서 작성은 약국장님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입니다 두번째, 하나는 양보하고 하나는 받아 내십시요. 무슨 말인가 하면 퇴직금은 지급하고 4대보험 본인부담금과 갑근세는 근무약사님이 부담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 하라는 것 입니다. 이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4대보험 본인부담금만은 본인이 지급하는 것으로 하여 근로 계약서를 작성 하도록 하십시요. 퇴직금과 4대보험 본인부담금의 가액이 거의 같습니다. 다행히 올해부터 약대가 6년제로 바뀐 이후 첫 졸업생이 배출되어 근무약사를 구하시기가 예전보다는 수월해졌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새로이 근무약사님을 채용하실 때는 기존의 관행대로 계약하시지 말고 적어도 4대보험 본인부담금은 근무약사에게 전가 하십시요 세번째, 퇴직금은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매년 비용처리 하십시요. 퇴직연금, 특히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퇴직연금에 납입한 모든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국세청은 적격증빙분석을 통해 세무조사 및 서면조사를 실시하는 사례가 증가 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합법적인 적격증빙으로 인정 받을 수 있으며, 퇴직 시 퇴직금을 한번에 지급하고 비용처리 하는 방법 보다 매년 퇴직연금에 납입한 일정한 금액을 비용처리 하므로 소득률 관리차원에서 좀더 유리하며(퇴직금을 지급한 해는 소득률이 떨어 질 수 있음) 납부한 퇴직연금만큼 적격증빙금액이 증가하므로 국세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적격증빙분석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음 컬럼에서는 그 동안 다뤘던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보고 약국의 인사관리에 대해 재고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2015-10-06 12:14:52데일리팜 -
[사설] 면피용 약가제도 개선협의체는 안된다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는 5일 '2016년 3월 약가인하' 정부 수정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종전 1년 유예를 강력하게 주장해온 제약협회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기간 7개월(2014년 2월~2014년 8월) 거래 내역과 장려금 지급 실거래가 상환제도 시행기간 5개월(2014년 9월~2015년 1월) 거래내역을 분리 적용함으로써 사실상 손실을 줄여주겠다는 정부 수정안에 도장을 찍어 '약가인하 논란의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강경했던 제약업계가 마음을 돌린데는 이처럼 구체적 수정안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 보다는 복지부의 약속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수정안이 마지막이라고 압박하면서도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다. 정부-산업계간 약가제도협의체를 구성해 실거래가 조사기간 및 조정주기, 구입가 미만 불법 판매, 입원환자용 원내의약품 공급차질, 청구실적이 아닌 공급내역 기준 약가인하 등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 협의체'는 문제의 실체에 다가서기 위한 진정한 논의와 대화, 협의의 장보다 '팽창할대로 팽창한 압력밥솥의 수증기를 빼내는 압력추같은 출구노릇'에 더 가까웠던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약가제도협의체가 면피용이라는 우려를 씻고 제 역할을 하려면 '산업발전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라는 시소(SeeSaw)의 균형점'을 찾는다는 정부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래야만 매년 약가인하하자(정부)는 안과 3년에 한번하자(산업계)는 의견이 상충할 때 서로의 입장을 충실히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기 때문이다. 약가인하로 인한 부수적 피해처인 약국에 관한 어려움도 들을 수 있는 장치 또한 필요하다.2015-10-06 06: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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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행정독재' 비판받는 차등수가 폐지변신술도 이쯤대면 제천대성과 견줄 법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의료질평가지원금' 신설안을 내놨다. 당시 복지부는 의사 선택비용(선택진료비)을 축소하는 대신 우수한 의료기관 선택비용을 건강보험 급여체계로 전환한다고 신설 취지를 설명했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투입되는 비용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건정심은 선택진료비 등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의료기관의 손실보상 필요성 등에 공감해 원안대로 수용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지난 2일 복지부는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다시 건정심 회의장에 올렸다. 이번엔 의원급 의료기관 진찰료 차등제를 폐지하는 대안이 됐다. 수가차감 형태의 의원급 진찰료 차등수가제는 폐지하고 의원급보다는 병원급 이상의 적정 진료시간 확보 유도를 위해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에 차등수가제 구조를 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6월 복지부가 안건 상정한 차등수가제 폐지안을 부결시켰더니 3개월만에 반쪽짜리거나 아니면 엉뚱한 해법을 대안이라도 내놓은 것이다. 복지부 대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먼저 의료질평가지원금의 용도는 선택진료비 급여화에 따른 병원 손실보상용이었다. 이 지원금도 의사에게 주던 선택진료비 중 일부를 병원에게 보전해 준다는 취지의 이해안되는 수가항목이지만 그 부분은 차치해 두자. 지난 6월 건정심 회의에서 차등수가 폐지에 반대했던 위원들은 차등수가를 의원 뿐 아니라 병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용 차등수가제를 고민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기왕에 신설하는 수가에 병원만 엮고 의원은 제외시키는 방안을 대안이라고 들고 나온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차등수가 폐지에 반대한 위원들이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 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 설령 복지부 주장대로 의사 1인당 외래 진찰횟수 등을 의료질평가지원금 지표로 삼는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해도 차등수가 폐지논란이 병원 외래 진찰료 차등화가 초점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안치고는 너무 옹색하다. 차등수가 적용을 받은 요양기관 대부분이 의과 의원과 약국이고, 약국의 조제행위 자체가 균질화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차등수가에 민감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치과의원, 한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 전체와 약국에 도입된 제도를 의과 의원만 제외시키는 것도 명분이 없어 보인다. 결국 '우는 아이나 성난 민원인 달래기' 식으로 복지부가 공급자단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선택하도록 선택지를 주고, 표결로 대사를 치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특히 가입자단체 위원들의 주장처럼 차등수가제에 대한 복지부의 태도는 이해되지 않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건정심은 설립취지는 물론이고 그동안 운영 과정에서 합의를 최우선으로 해왔다. 소수의 반대의견도 존중해 숙려기간을 두고, 적절한 대안을 찾으면서 이견을 좁히거나 해결해 왔다. 그런데 차등수가 폐지안은 3개월여 만에 두번의 표결이 강행됐다. 그것도 이번엔 무기명이 아니라 찬반여부를 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건보공단, 심사평가원 측 위원들은 일사분란 찬성표를 행사했다고 한다. 차등수가는 전체 요양기관에 적용되지 않는다. 의과의원 10곳 중 2~3곳, 약국 10곳 중 2곳 정도가 이른바 '손실'을 입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손실' 운운하는 이들 기관은 적어도 의약사 1명당 일평균 75건 이상 진료 또는 조제하는 요양기관이다. 시쳇말로 잘 나가는 의원과 약국인데, 차등수가 폐지는 곧바로 이들 기관의 '순이익(없던 것이 생겼다는 점에서)'으로 귀결되고, 같은 금액만큼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를 이들 기관에 더 지급해야 한다. 막말로 이 제도를 그냥 놔두면 건보공단은 매년 800억원 가량 급여비를 절감할 수 있다. 폐지주장이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반대입장을 표명하거나 발전적인 해소방안이라는 명분으로 무언가 다른 장치를 남겨두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가입자들의 돈을 관리하고 지급해야 할 돈이 새 나가지 않도록 심사를 담당하는 보험자 기관들이 복지부와 손발을 맞췄다니 납득 안되는 행동이긴 마찬가지다. 가입자단체 위원들은 이날 복지부가 건정심의 정신을 무시하고 '행정독재'를 일삼으려 한다고 발끈했다. 4명의 위원은 표결처리에 불만을 품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협의기구의 3주체 중 하나이면서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가입자)을 대표하는 가입자단체들을 이렇게 밖으로(퇴장) 내몰면서까지 복지부가 14년이나 이어온 차등수가제, 그것도 '의과 의원만을 위한 차등수가제 폐지'를 밀어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하필 의사 장관에, 의사 건보공단 이사장, 의사 심사평가원장이 재직중인 상황에서. 우리는 그 속내가 궁금하다.2015-10-05 06:14:50최은택 -
[기자의 눈] 국민의료 향상 위한다면 협의체 공개를시작부터 대외비. 주제는 국민의료 향상. 최근 의료계와 한의계 대표인사로 구성된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가 암암리에 구성됐다. 보건복지부는 8월 초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측에 부회장 급 이상의 대표자를 협의체 구성원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의체 내용을 아는 사람도 각 단체 당 2~3명에 불과했다. 그 만큼 대외비였다. 모든 과정은 조심스러웠다. 각 직능단체별로 '모른채' 하고 있지만, 협의체 구성의 이면에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의계는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중 가장 큰 현안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손꼽고 있다. 이 사안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의료계는 입장이 달라진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밑져야 본전인 주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협의체를 통해 단 하나의 현대의료기기라도 빠져나간다면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반발하는 의사들로부터 제39대 집행부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협의체를 구성해놓고,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꼴이 됐다. 복지부는 지난 9월 3일 열린 협의체 상견례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 구성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무산됐다. 회의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 말을 빌리면, 의협의 반대 때문이었다. 두 차례 모임을 가진 협의체 진행 상황을 놓고 보면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내부에서는 투쟁과 협박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며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협의체는 협의체 다워야 한다. 각 직능 간 이해갈등은 내려놓고, 협의체 명칭 답게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할 때다.2015-10-02 06:14:49이혜경 -
[칼럼] 대체조제를 수익모델 삼는 제약사가 있다면만약, 국내 한 제약회사가 제네릭 의약품과 대체조제를 권장하는 홍보물을 만들어 약국에 비치하는 용기를 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건보재정 절감에 앞장섰다며 정부 표창을 받게될까? 순진한 생각이다. 상 대신 부도에 직면하고 말것이다. 확률 100%다. 처방권을 가진 의료계에 공공의 적으로 찍혀 어떤 약도 처방받지 못할테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일본은 흥미롭다. 대체조제를 운운하며 홍보물까지 만드는 제약회사 조차 너끈히 활동하는 관용성 때문이다(한정선 약사의 일본 의약환경 리포트, 데일리팜 소개). 어이없게도 의사처방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대체조제 만을 수익모델로 삼는 제네릭 회사 설립을 상상해 본다. 대체조제가 갖는 장점들, 그 중에서도 값은 싸면서 효능은 다를 바 없는 제네릭 의약품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마음껏 홍보하는 회사 말이다. 이 회사 성공의 제일 조건은, 약국이 지금과 다르게 의지를 갖고 대체조제에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도 그리 기대할만한 원군은 못된다. 약국도 오랜세월 위, 아래, 옆의 심기를 살피며 대체조제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제도'라는 게 있다.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생동성이 입증된 제네릭 의약품으로 약국이 대체조제를 하면 장려금을 주는 제도다. 대상 약제만도 8600개에 이른다. 이렇게 정부가 제네릭을 권장하는데도, 국민들은 '대체조제'를 잘 알지 못한다. 얼마전 서울시약사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 건강서울 페스티벌을 열었는데 적잖은 시민들이 "대체조제가 뭐예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설사 안다손쳐도 이 제도에 대해 호두껍질처럼 단단한 의구심을 풀지 않았다. 대체조제란 말을 마치 '사과로 처방된 것을 배로 조제한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자체가 너무 알려지지 않은데다, 대체조제를 하면 마치 목숨이 위태로운 것처럼 위험성을 과대포장해 울타리를 치려는 의료계의 그간 대응이 한 몫한 탓도 있다. 해서 약사들은 "대체조제라는 용어는 틀렸다. 동일성분 조제다"라고 소리내 외쳐보지만, 찻잔속 태풍일 따름이다. 약사들은 법으로 문제를 풀겠다며 절차를 간소화한 대체제도 관련법을 원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체조제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만한 흥미로운 변화가 국내 제약산업계로부터 번져 나오고 있다. 가격에 극도로 민감한 국내 제약회사들의 제네릭 의약품 가격 경쟁이다. 최근 만성B형간염치료제인 엔테카비어 성분의 바라크루드 제네릭 의약품들이 저가 경쟁을 펼쳤다. 이 의약품 뿐만 아니라, 근래 1~2년 새 제네릭 가격은 제약사간 저가 경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가발전하는 것이다.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아등바등하던 예전 모습과 다르다. 하지만 이는 광범한 현상이라기 보다, 환자선택권, 다시 말해 'ㅇㅇㅇ으로 처방해 주세요'라고 환자가 의사에게 입김을 불어 넣을만한 질환의 품목군에서 나타나는 제한적 현상일 뿐이다. 한데 따져보면 숨겨진 함의는 파괴력이 작지 않다. 만약 환자가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을 알게되고,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제네릭 저가경쟁엔 그야말로 불이 붙을 것이다. 연구개발력이 더 많이 들어간 신약은 높은 가격, 특허가 풀린 제네릭의약품은 초저가라는 미국식 체계로 이행될 것이 틀림없다. 부수적으로 이 보다 더 선명한 R&D 방향성 제시 정책은 없을 것이다. 저가 제네릭 경쟁의 화룡점정은 대체조제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일 것이다. '영주사과라는 처방을, 충주사과로 바꾸어 바구니에 담아주는 게 대체조제'라는 단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누구나 아다시피 영주사과나 충주사과나 품질면에서 대동소이다. 한데 희한하다. 정부는 제네릭 가격이 낮아지고, 그렇게되면 건보재정을 적정하게 쓰는데도 좋은데, 달랑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제도'만 던져놓고 아무런 추가 정책을 펴지 않는다. 대체 이 제도의 목표가 뭔지 의심이 들정도다. 처방약이 없을 때 약국이 보유한 의약품으로 조제하라고 둔 'SOS 제도'인지, 산업을 위한 '제네릭 활성화 대책'인지,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보완적 하부 정책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정부는 대체조제에 관한 정책 홍보 등에 적극적인 노력은 기울이지 않으면서 다루기 편한 약가만 손대고, 소소한 인센티브로 약국의 고군분투를 끌어내려는 시늉만 할 뿐이다. 해서 제약회사들이 대체조제를 권장하고 다닐 수 있는 일본 의약환경이 부럽고, 또 의료계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운 '대체조제용 의약품만 생산, 판매하는 회사'까지 상상해보는 허튼짓을 하게 만든다.2015-09-25 12:1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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