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0여년 前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사망한 한 10대 남성 매춘부의 냉동사체로부터 떼어낸 조직들을 검사한 결과 HIV가 원숭이류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학설이 도전받게 됐다고 미국의 과학자들이 지난 12일 밝혔다.

美 튤레인大에서 미생물·면역학 교수로 재직중인 로버트 개리 박사는 지난주 濠洲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 바이러스학회 학술대회 석상에서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HIV가 AIDS라는 무서운 전염병으로 창궐하기에 앞서 인체 내에서 수백년 동안 변형을 거듭해 왔음을 시사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현재는 일반적으로 AIDS 바이러스가 50~60여년 前 침팬지로부터 비롯된(came from) 것이라는 학설이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 균주가 인체 내에서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오랫동안 변형을 거듭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지난 68년에는 15세의 한 흑인소년이 병명미상의 질병으로 세인트루이스 병원에 입원한 바 있는데, 그후 이 소년은 현재는 AIDS와 관련된 암으로 인식되고 있는 카포시 육종(Kaposi sarcoma)으로 진단됐었다.

개리 박사 연구팀은 이 소년으로부터 떼어낸 조직샘플을 동결시킨 후 여기에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존재함을 확인하고, 지금까지 알려져 왔던 것에 비해 HIV가 10년 이상 앞서 존재했었다고 밝혔다.

개리 교수는 "HIV가 인체조직 내에서 확인된 것은 HIV가 알려져 왔던 것에 비해 느린 속도로 변형되어 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발견이 HIV가 침팬지로부터 기원하는 변종일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같은 학설이 이제 도전받게 됐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濠洲 AIDS연맹 로빈 고르나 이사는 "HIV의 기원과 관련하여 제기된 학설들 가운데 가장 급진적인 견해 중 하나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같은 내용이 HIV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있어 얼마나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것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questionable)"고 덧붙였다.
(cnn 8. 12字 "Old AIDS case challenges chimpanzee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