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약가제도 약발 다했나...주춤하던 제네릭 허가 다시 급증
기사입력 : 21.03.03 06:20:55
0
플친추가

2월 전문약 제네릭 허가 319개...작년 5월 이후 최다

아토젯·자누비아 제네릭 무더기 허가

후발 진입시 약가하락...신규 제네릭 약가선점 경쟁 확산 전망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약가제도 개편 이후 주춤하던 제네릭 허가건수가 다시 급증했다. ‘아토젯’, ‘자누비아’ 등의 제네릭 제품들이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은 허가건수를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제약사들이 약가제도 개편을 대비해 사전에 미리 제네릭을 장착하면서 신규 허가 공백이 발생했다. 하지만 대형 제네릭 시장이 열리면 약가선점을 위해 제네릭 허가 속도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전문의약품 제네릭 허가건수는 319개로 집계됐다. 1월 허가건수 102개보다 3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50개 안팎의 제네릭 허가 건수를 기록하다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한달 제네릭 허가건수가 300개를 넘은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만이다.

 ▲월별 전문의약품 제네릭 허가 건수(단위: 개,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젯과 당뇨치료제 자누비아와 같은 대형 제품들의 제네릭이 무더기로 진입했다.

지난달에만 제약사 89곳이 무려 총 256종의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허가받았다. MSD와 종근당이 판매 중인 아토젯의 제네릭 제품이다. 아토젯의 재심사기간이 만료된 지난 1월22일 이후 허가를 신청했고 동시다발로 판매승인을 받았다. MSD의 자누비아가 오리지널 제품인 시타글립틴 성분의 당뇨치료제도 44개 허가받았다.

제네릭 허가건수 추이를 보면 2019년 초부터 급증했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5488개로 월 평균 323개에 이른다.
2018년 1년 간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1110개로 월 평균 93개로 집계됐다. 1년새 허가건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허가가 폭증했다.

작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규제 움직임도 제네릭 허가 급증을 부추겼다. 식약처는 2019년 4월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안을 통해 공동생동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원 제조사 1개에 위탁 제조사 수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의 철회 권고로 공동생동 규제 강화는 불발됐지만 지난해 초 생동 규제 강화 계획이 공개된 직후 제네릭 허가 신청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개편 약가제도 시행 이후 제네릭 허가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5월 427개에 달했던 제네릭 허가 건수는 6월 73개로 급감했다. 작년 7월 74개, 8월 51개, 9월 45개, 10월 43개, 11월 58개, 12월 69개 등 7개월 동안 월 평균 58개의 제네릭이 진입했다. 종전 약 1년 반 동안의 월 평균 제네릭 허가 건수의 1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5월 급여등재 신청 제품까지 종전 약가제도를 적용받는다. 6월부터 허가받고 급여등재를 신청한 제네릭은 새 약가제도 적용으로 낮은 약가를 받는다는 얘기다. 6월부터 신규 제네릭 허가 건수가 급감한 배경이다.

최근 신규 허가 제네릭의 급증은 전 공정 제조 위탁 제네릭이 주도했다. 올해 1월 허가받은 제네릭 102개 중 83%에 달하는 84개는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이다. 지난달 허가 제네릭 375개 중 85%인 319개가 위탁 제네릭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허가받은 전문약 제네릭 중 위탁 제품의 비중은 각각 26%, 38%, 70%에 불과했다.

 ▲월별 전문의약품 제네릭 허가 중 위탁 제품 비중(단위: %,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난달 허가받은 아토젯 제네릭 업체 89곳 중 직접 생산하는 제약사는 9곳에 불과하다. 대다수 업체들은 생동성시험을 직접 실시하지 않아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없는데도 제네릭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최근 허가받은 자누비아 제네릭 제품들은 모두 신일제약이 생산한다. 자누비아 제네릭은 특허문제로 2023년 이후 약가등재와 판매가 가능하다. 허가를 미리 받고 추후 신속하게 약가를 등재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제네릭 허가 감소는 기존의 폭발적인 제네릭 허가에 따른 일시적인 허가 공백으로 파악한다.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가급적 최대한의 제네릭을 장착했고 약가제도 개편 이후 허가건수가 한시적으로 주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사들이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을 집중적으로 허가받은 결과 추가로 뛰어들만한 영역이 크게 줄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 약가제도 개편으로 기존 제네릭 시장의 후발 진입은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많게는 100개 이상의 업체가 진입한 기존 제네릭 시장에는 후발주자로 진입하면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계단형 약가제도의 세부 규정을 보면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아토젯과 같은 대형 신규 제네릭 시장의 개방 여부에 따라 일시적으로 폭발적인 제네릭 허가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관측한다.

아토젯 제네릭 시장의 무더기 진출은 시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아토젯의 처방금액은 747억원으로 전년보다 13.5% 증가했다. 2018년 454억원에서 2년새 60.6% 성장률을 나타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아토젯과 같이 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원가구조가 지나치게 열악한 제품이 아니라면 제네릭의 동시다발적인 시장 진입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제네릭 진입 시기에 따라 약가는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약가 선점을 위한 퍼스트제네릭 지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아토젯의 경우 종근당이 동일 성분의 리피로우젯을 개발했고 이미 제약사 22곳이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을 허가받은 상태다. 이 시장에 오리지널 업체와 함께 총 113개사가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구축됐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미 제네릭 시장이 형성된 영역에서는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에 따른 약가 하락으로 추가로 진출하는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형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약가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많은 업체가 동시다발로 진입하는 현상이 반복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관련기사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약가제도 약발 다했나...주춤하던 제네릭 허가 다시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