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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에 빠져서...한국에서 약사가 된 일본여성
기사입력 : 22.11.24 0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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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인터뷰] 김에리 부산 구포부민병원 약사

다니던 일본 무역회사 그만두고 인제대 약대에 외국인전형 입학

"한국 약국이 더 버라이어티 해…언젠가 내 약국 개국하고 싶어"

 ▲김에리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국 약사면허를 손에 쥔 일본인이 있다. 부산 구포부민병원에서 근무하는 김에리 약사(36·인제대 약대)는 고베 출신이다. 그의 일본 이름은 나카타 에리지만 남편 성을 따 김에리가 됐다.

일본에 불었던 욘사마 열풍은 그를 대한민국 약사로 성장하게 하는 데 지대한 요인이 됐다. 겨울연가에 빠져 드라마를 보며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한 그는 교환 학생으로 한 번, 워킹홀리데이로 또 한 번 한국을 오가며 한국에 대해, 한국 사람들에 대해, 한국 음식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과 친구들 역시 그의 한국사랑을 익히 알았지만 그가 직장까지 버리고 한국에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짐작하지 못했다.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 와 약대에 입학하면서 인생 2막을 열게 됐다. 가족 특히 어머니의 반대가 컸지만 그는 2012년 인제대 약대에 외국인 전형으로 입학하게 됐다.

"학창시절 약대 진학을 놓고 갈등한 적이 있었지만 문과를 선택했고 대학 졸업 후 무역회사에서 근무를 하게 됐죠.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매일 아침 들었고, 약대 편입을 고민하던 찰나 한국인 약사 언니로부터 한국에서 약사로 지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듣고 바로 실행에 옮기게 됐죠. '한국에서 약사로 지내면 어떻겠냐'는 권유가 오늘의 저를 있게 했죠."

현재는 한국어 구사도 능숙해지고, 면허도 취득했지만 그의 학창시절은 지금처럼 행복하지 않았다.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를 하고, 외국에서 외국어로 수업을 듣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덜컥 합격은 했지만 수업을 따라가느라 하루 하루가 멘붕이었다는 것. 하지만 그는 다시금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고, 외로운 타국에서 교수님과 동기, 선후배들이 커다란 지지자가 됐다.

그는 한국어능력시험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TOPIK 6단계를 취득하며 한국인 정도의 구사 능력을 갖추게 됐고, 마침내 2019년 약사면허를 손에 쥐게 됐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린 시절의 에리 약사.


일본과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제도나 시스템을 논하는 데 있어 비교 대상이 되는 데 대해, 그는 한국의 시스템이 더 버라이어티하고 다이나믹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의약품 분류체계 등을 차치하고 보더라도, 일본은 보통 약사가 법인 등에 소속돼 월급약사 개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직장인 같은 느낌이에요. 반면 한국의 개국약국은 일본에 비해 약사 개인의 역량이 강조되고 끊임없이 자기개발과 공부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약사에 대한 위상도 한국이 더 높고요."

김 약사도 개국에 대한 꿈을 안고 있다. 개국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개국약국에서 토요일마다 근무를 하고 있다.

"병원약사로서 나날도 재미있어요. 처음 외래 환자 복약을 할 때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말 많이 떨렸어요. 하지만 단 한 번도 저에게 '외국인이세요?' '뭐라고요?' 반문하는 분 없이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실 때마다 뿌듯함이 듭니다. 제가 있는 병원의 경우 재활환자들과 중증환자들이 많다 보니 비교적 복약이 반복되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일반 약국의 경우 단기처방이 많고, 일반약 문의도 많다 보니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요."

그의 꿈은 한국에서 받았던 따뜻한 마음과 은혜를 약사로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갚아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가진 건강과 약에 대한 정보를 환자들, 함께 아이를 키우는 또래 엄마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또 제게 SNS를 통해 문의 주시는 일본인들과도 함께 공유하며 약사로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강혜경 기자(khk@dailyphar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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